'사필귀정', 지난 3월 20일 바람의나라:연 쇼케이스에서 나온 키워드다. 7월 15일이면 2주년을 맞은 바람의나라:연은 상반기에는 신규 직업 궁사, 공성전 업데이트와 함께 신규 및 복귀 유저를 위한 급속 도약 등 신규 콘텐츠를 추가하면서, 전리품 분배 방식 등 그간 유저들이 불만을 제기했던 사항을 하나하나 개선을 약속했다. 그리고 2주년 업데이트는 새로운 내용을 발표하기보다는 기존의 문제점을 개선에 초점을 맞춰서 발표를 이어갔다.

물론 개선에 초점을 맞춘다는 말이 신규 업데이트를 배제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달마다 궁사 업데이트, 공성전, 하우징 시스템, 협동 레이드 등 신규 콘텐츠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또의 입을 빌려 유저들의 의견을 심문 형태로 듣는 콩트를 비롯해 로드맵 발표, Q&A, 키워드 토크 등 그간 바람의나라:연이 부족한 점을 되짚고 이를 어떻게 발전시켜나갈지 고민하는 비중도 상당히 높았다.

쇼케이스 이후, 인벤에서는 4월 7일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고쳐나가면서 '바람의나라'다움을 다시 찾아가겠다고 밝힌 슈퍼캣의 이태성 디렉터와 조승모 기획팀장에게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슈퍼캣 조승모 기획팀장(좌), 이태성 디렉터(우)


Q. 4월 7일에 신규 직업 '궁사'가 추가되는데, 어떤 직업인지 좀 더 소개하자면?

조승모: 궁사는 전투에서 여러 다양한 보조 기능으로 서포팅을 하면서, 일반 공격 자체를 강화해서 적을 공격하는 그런 포지션으로 메커니즘을 구성했다. 쇼케이스에서 공개한 '멀티타겟팅'은 기술을 사용할 때마다 타겟팅 개수가 늘어나는 기능으로, 바람의나라 원작의 느낌을 모바일에서 살리기 위해 새롭게 만든 기능이다.

또한 원작에서 궁사는 스킬 사용 순서나 기술 사이사이에 평타를 얼마나 섞느냐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 이 복잡한 메커니즘을 모바일에 맞춰 컨트롤은 단순화하되 원작의 느낌을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기술을 지정한 순서대로 사용하는 연계 시스템도 추가했다.


Q. 궁사와 더불어서 이번 상반기 큰 업데이트 중 하나가 공성전인데, 그와 관련해서 좀 더 소개 좀 부탁한다.

이태성: 처음 공성전을 개발할 때 가장 중시한 게 원작의 공성전을 어떻게 모바일로 옮겨야 할까 하는 점이었다. 바람의나라 원작에서 공성전이 재미있다는 평이 많았는데, 이를 모바일 디바이스에 어떻게 옮겨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모바일 환경상 복잡한 건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러다가 오리지널 아이덴티티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원작의 룰이나 진행 방식은 최대한 유지하고자 노력했다. 원작에서 즐기신 분들은 모바일에서 잘 구현했다 생각할 것이고, 안 해보신 분들은 일반적인 공성전과는 다른 재미를 느끼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다만 PC에서 키보드로 플레이하던 때의 룰을 도입한 거다보니, 모바일로 어떻게 풀어갈지 아직도 고민이 많다. 그래서 지금 열심히 테스트하면서 준비하고 있으며, 곧 선보이고자 한다.

▲ 원작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여러 모로 고심한 신규 직업, '궁사'

▲ 공성전은 원작의 룰을 기반, 그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자 고민 중이다


Q. 궁사 이후 신규 직업 출시 계획도 궁금하다. 어떤 직업을 염두에 두고 있나?

이태성: 이전에 격투가라는 오리지널 직업을 선보였는데, 많은 분들이 궁사 타이밍인데 왜 격투가가 나왔냐는 말씀을 하시더라. 당시에 궁사도 제작 중이었고, 그러면서 추가로 새로운 재미를 주고 싶었는데 아쉬운 마음에 원작에 없는 직업을 개발했었다. 이 부분을 유저분들께 설명드리면서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이제 궁사를 출시하는데, 그 이후 직업은 여러 가지로 고민 중이다. 원작에 있는 직업은 물론이고, 바람의나라:연의 오리지널 신규 직업을 또 추가하는 등 여러 방향으로 고려하고 있다.


Q. 사또가 심문하는 컨셉의 5대 죄악 영상이 신선하다는 평이 많았다.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이태성: 넥슨 측과 얘기했을 때 나온 거긴 한데, 유저들이 커뮤니티에 몇 대 죄악 이렇게 해서 올린 글이 있다. 예전에 업데이트할 때마다 유저들이 무언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마다 1대죄, 2대죄, 이런 식으로 써서 정리한 것들인데, 그게 항상 올라오더라.

유저들이 그렇게 정리해서 건의하신 것이니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말씀드리고 소개해야 하는데, 그걸 어떤 식으로 설명드려야 할까 싶었다. 서신, 라이브 방송은 계속 해왔던 방식이라 유저들에게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느낌일 것 같았다. 그래서 좀 더 재미를 주기 위해서 고안했다. 또 이렇게 소통하면 좀 더 관심있게 봐주시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영상을 기획할 때 소탈하고 친밀하게 다가가자고 키워드를 잡았다. 이윤상 배우를 섭외한 것은 그분이 렛츠고 시간 탐험대에서 사또 역을 맡을 때 소탈하면서도 친근감 있게, 그러면서도 멤버들을 문책하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그분이 유저에 빙의해서 죄를 따지고 우리가 반성하는 그런 컨셉에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5대 죄악 몇 대 죄악 이런 것들 자체는 유저들이 인터넷에서 만든 밈이다. 이를 피해갈 수도 있지만 그보다 밈을 받고 이를 정확히 짚은 뒤에 피드백하겠다, 해결해나가겠다고 말씀드리는 게 이번 쇼케이스의 목표였다. 이를 딱딱하게 가기보다는 친근한 기조로 다가가고자 했다.



Q. 지난 쇼케이스에서는 매크로나 핵 문제가 언급이 안 됐는데, 이와 관련해서 어떻게 조치해나갈 것인지 궁금하다.

이태성: 매크로나 핵은 대처를 하지 않았던 적은 없다. 지속적으로 대처를 하고 있다. 유저들이 원하는 건 판매하는 사람에 대한 제제가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일 텐데. 그건 현재 경찰 조사 중이다. 이전에 발표한 이후에 법적 조치는 계속 하고 있다. 다만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말씀드리기 어려웠다.

법적 조치를 하게 되면 그 과정은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결과는 말씀드릴 수 있지만, 그게 나오기 전에 과정은 말씀드릴 수 없다보니 상황을 일일이 말씀드릴 수 없었다. 그렇지만 지속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실제로 법적 조치를 발표하고 난 이후에 프로그램 배포자 중 한 명은 배포하지 않겠다고 하더라. 유저 중 몇몇이 그 전에 배포된 프로그램을 쓰는 사례가 있다는 건 인지하고 있으며, 감지되는 대로 제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계속 바람의나라:연에서 불법 인가 프로그램 관련 제재가 왜 이렇게 늦고 대응도 늦냐는 불만이 많다. 감지되면 최대한 빠르게 잡고 있긴 한데, 오인할 확률이 있어서 좀 더 면밀하게 검사하다가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유저 입장에서 이건 매크로인데 왜 안 잡냐 할 텐데, 감지가 되면 검증을 우선 거친 뒤 그게 끝나는대로 바로 제재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겠다. 해킹 및 불법 프로그램에 계속 대응하고 방어해야 한다는 건 숙명인데, 그 부분은 손을 놓고 있지 않다.


Q. 쇼케이스 이후 복귀하겠다는 유저들을 커뮤니티에서 자주 볼 수 있었는데, 그간 신규 및 복귀 유저를 위한 보상을 개선해달라는 의견이 많았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설명한다면?

이태성: 어떻게 보상해야 할지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 유저마다의 시간대, 노력대, 레벨대에 따라 보상받아야 할 게 다 다르기 때문에 공통적으로 책정하기 어렵지 않나. 고민이 많다.

조승모: 쇼케이스 직후로 신규 복귀 유저 대상으로 지원, 출석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보상은 최근의 장비 스펙 및 재화 소모량을 기준으로 책정했으며, 궁사 출시 후에는 급속 도약으로 500레벨까지 바로 가고 7일 동안 꾸준히 하면 초급속 도약으로 565레벨까지 갈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4월 7일 TS 쿠폰을 출석 형태로 받아갈 수 있게 이벤트로 준비 중이다. 그외에도 일일임무 이벤트를 하면 획득하는 주화가 있는데 이를 상점에서 전용 재화나 재료, 장비 등으로 교환할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태성: 신규, 복귀뿐만 아니라 기존 유저들을 위한 이벤트도 있다. 3월부터 번잉사냥터로 특정 레벨 구간대 유저들이 플레이를 할 때마다 보상을 더 주고, 사냥에 필요한 버프도 지원하고 있다.


▲ 급속 도약, 초급속 도약으로 신규, 복귀 유저들이 캐릭터를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Q. PVP 밸런스를 유저와 소통해서 주기적으로 패치한다 밝혔는데, 어떤 식으로 소통을 이어갈 건지 유저들에게 좀 더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조승모: 특히나 PVP는 밸런스가 굉장히 중요하고, 그 밸런스는 또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보니 소통에 굉장히 조심스럽다. 아직은 준비 단계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려운데, 올해 안으로 유저들을 모셔서 밸런싱을 위한 소규모 그룹 테스트를 비공개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신청하신 분 중에서 몇 분을 선정해서 오프라인으로 초청한 뒤, 저희가 이후 적용하고자 하는 밸런스 패치를 미리 적용한 버전을 유저들이 테스트한 이후 그분들의 데이터를 같이 분석하고 통계를 내면서 피드백을 거쳐 밸런스를 맞춰보고자 준비하고 있다.

이태성: 그간 우리가 유저에 협조를 요청하고 또 소통한다고 해도 직접적으로 하는 게 없었는데, 이번에 온라인으로나마 쇼케이스를 하고 유저를 초청하지 않았나. 더 나아가 오프라인으로 그렇게 PVP 테스트를 거친 뒤 유저와 직접 소통하고 데이터를 보면서 고쳐나가는 그런 방향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넥슨과 협업하기로 했고, 넥슨에서 새로 사옥에 마련한 테스트실을 대여해서 그곳에서 유저들을 모시고 진행하는 방향으로 안을 마련하고 있다. 아직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고 있어 당장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조금 추이가 괜찮아지면 그렇게 진행하고자 한다.

모든 콘텐츠를 다 그렇게 하는 건 어렵지만 PVP, 공성전 등은 최대한 대면으로 해서 유저 의견을 더 가까이 듣고 방향도 같이 고민해나가겠다. 아무래도 보안 이슈 때문에 이런 건 온라인으로는 어렵고, 오프라인으로 해야 하니 좀 시일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


Q. 하우징 시스템 업데이트도 준비 중이라고 했는데, 좀 더 소개 부탁한다. 어떤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나?

이태성: 하우징 시스템의 키워드는 유저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지금 많은 유저들이 가장 원하는 게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해서다. 유저들이 사냥을 조금이라도 안 하면 뒤쳐진다는 생각 때문에 사냥 위주로 계속 하고 있다보니 콘텐츠가 없다거나 혹은 재미가 없다는 그런 의견을 주시는데, 아무래도 그건 당장에 해결하긴 어려운 이슈다. 물론 이를 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래도 그 사이에 유저들이 좀 더 여유를 갖고 즐겁게 놀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준비한 게 하우징이다.

지역이 원체 많고 넓어서 유저들이 한 곳에 모이는 것 자체가 힘들긴 한데, 그렇다고 아예 소통이 안 되고 모이지도 않는 그런 건 MMORPG가 아니지 않을까 싶어서 여러 모로 고민했었다. 예쁜 집을 만들어서 자랑하고, 남들이 만든 집을 구경한 뒤 자극받아서 이것저것 꾸며보는 그런 감성도 노려보고자 했다. 그러면서 서로 모여서 같이 놀고 즐기고, 오목도 하고 그런 건 어떨까 생각이 많다. 그렇지만 아직은 개발 준비 중인 단계라, 어떤 것이 추가될지 말씀드리긴 어렵다.

조승모: 원작에서는 서로 모여서 놀다가 둘러싸서 일부러 가두기도 하더라. 그런 것도 재미라고 보기도 했고. 또 종종 유저들이 OX퀴즈를 직접 하면서 놀게 해달라 이런 의견이 있었는데, 유저들에게 질문의 전권을 다 줘버리면 종종 오해받기 쉬운 그런 상황으로 흘러가는 일이 많더라. 극히 일부겠지만, 악의를 가진 유저도 있을 수 있을 거고.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하기가 쉽지 않아서 자유를 얼마나 풀어줘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래도 하우징은 같이 놀고자 하는 사람들을 초대하니까, 그렇게 악의적으로 몰아가는 경우가 최소한으로 줄지 않을까 싶어서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 디렉터님 말씀대로 아직 개발 준비 중인 단계로,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다고 하겠다.


Q. 바람의나라: 연이 어느 덧 2주년을 앞두고 있지 않나, 그간 있었던 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인가?

이태성: 그간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 좀 생각을 다듬어봐야 할 것 같다. 게임사는 응당 좋은 게임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산적굴 때부터 해서 고생하신 분들을 보면서 죄송스럽고, 부족함도 느끼고 여러 감정을 느꼈다. 나 역시도 게이머고, 좋아하는 게임을 하다가 가끔 개발진이 불친절하거나 의도를 알 수 없는 업데이트를 할 때 슬프고 짜증나고 그랬으니 유저들이 그런 걸 이해한다. 그래서 나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통감과 유저의 심정에 대한 공감이 섞여 여러 모로 크리티컬한 걸 많이 느꼈다.

그런 상황이지만 업데이트 후 패치가 좋았다고 말씀하실 때 정말 힘이 나더라. 그리고 1주년 커피트럭은 정말 감사드린다. 큰 힘이 됐다.

조승모: 어머니와 아들, 부부끼리 같이하는 분들이 추억이 생각난다 하셨을 때 기운이 났다. 이번 업데이트 인정? 어 인정 이런 글들도 보면 정말 기분이 좋았고. 불매 운동 때는 슬펐다.

이태성: 사실 직접 만나뵙고 그래야 좋은 기억이 많을 것 같은데, 업데이트한 걸 보고 좋다 나쁘다 이런 기억을 떠올리니까 좀 낯선 느낌이다. 처음에 지스타 참가하고 그랬을 때는 코로나19가 오기 전이었는데, 그때만 하더라도 정말 출시하면 많은 걸 해보자 기획했었다. 주막도 빌려서 유저들을 초대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그런 걸 많이 생각했는데 코로나19 이후로 정말 많은 것이 제약이 생기더라. 그게 아쉬웠고, 그 상황에서 무얼 더 하지 못해서 더욱 아쉽다.

그런 와중에 쇼케이스 사연을 읽어보면서 정말 좋았고, 길 가다가 우연히 유저와 마주쳐서 인사를 나누고 응원도 받아서 좋았던 때도 있다. 인게임 모니터링할 때 잘한 부분을 말씀하시면 아무래도 그게 제일 기분이 좋지 않나 싶다. 물론 욕도 올라오긴 하지만(웃음). 이번 업데이트 이런 게 좋았다, 레이드 신경 써서 만들었네 이렇게 말씀하시면 힘이 난다. 이런 인게임 채팅이 올라올 때 제일 기분이 좋은 것 같고, 그런 기억에 모니터링하면서 항상 두근두근하는 것 같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오프라인으로 여러 가지를 하면서 유저들과 직접 뵙고 싶은 마음이다.


Q. 공성전, 도삭산 접전지, 서버 점령전 등 여러 콘텐츠 업데이트를 예고했는데 최상위권 유저만을 위한 업데이트가 이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더라. 기존 중상위권 유저를 위한 완충제를 꼽자면? 또 ‘적대’ 시스템에 대해서 어떻게 조절할 건지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이태성: 적대 시스템은 일부 유저만 즐기고, 무분별하게 피해를 입는 것도 사실이긴 하다. 그래서 없애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런데 쇼케이스 때 말씀드린 사항이긴 하지만, 많은 유저들이 얘기한다고 해서 없애기는 좀 어려운 사안이다. 이를 즐기고 있는 분들도 있기도 하고. 그래서 이를 없애기보다는 어떻게 무분별한 피해를 줄이고 유저가 대응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을 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

쇼케이스에서 질문하신 유저의 의견은 "적대 때문에 콘텐츠를 즐기지 못한다"였는데, 그 콘텐츠가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는데 적대 때문에 못 즐기면 문제가 있는 게 맞다. 그러니 그에 맞춰 우리가 대응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경쟁 콘텐츠라고 하면 그걸 유지하는 게 맞다고 보고 있고. 다만 그 분류가 아직 안 된 부분이 있다보니, 이를 구분한 뒤에 맞춤식으로 대응하고자 한다.

쇼케이스라는 자리가 아무래도 대형 키워드를 위주로 이야기하다보니, 중상층 유저들이 즐길 게 별로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 안에 중상위권 유저를 위한 여러 이벤트, 업데이트도 같이 준비하고 있다. 나 역시도 게임을 여러 개 하는데, 그 게임을 하다보면 보통 중간층 유저일 때가 많다. 그래서 다른 게임 업데이트할 때 최고 레벨을 확장하고 최상위권 콘텐츠 위주로 확장하는 경향을 보며 중상위층 유저들이 느끼는 박탈감 그런 것에 공감하고 있다. 그걸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계속 고민해왔다.

그 목표에 도달하는 긴 과정의 중간중간 놀거리를 만드는 게 관건일 텐데, 선필 토너먼트를 다시 만든 것이나 하우징 시스템에 여러 놀거리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그런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단순히 최상위권 콘텐츠만 업데이트하는 것을 벗어나서, 중간중간 그 단계까지 가기 전에 놀고 쉬고 그리고 다시 사냥하러 가는 그런 루틴을 만들고자 했다. 그 모든 게 다 연결되는 업데이트라고 생각해서 여러 가지로 준비하고 있다.

조승모: 일례로 환상의 섬이 최상위권을 위한 콘텐츠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안에는 추억의 도시락 콘텐츠 등 유저들의 추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내재되어있다. 특정 지역이 나오는 게 꼭 최고 레벨 확장 이런 것과 연결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여러 콘텐츠를 같이 업데이트하면서 중간중간 즐기는 그런 것도 고려하고 있다.


▲ 업데이트 중간중간, 최상위층 유저뿐만 아니라 중상위 유저도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요소를 담고자 했다


Q. 환수 천장 개선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마침 쇼케이스에서 2주년 업데이트 때 환수 천장 개선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 의도와 맥락을 설명한다면?

조승모: 환수가 사실 좀 많이 민감한 부분이라 접근이 쉽진 않았다. 비용도 좀 들고, 개인 편차도 있어서 자칫하면 박탈감이 들 수 있는 그런 요소였다. 그런데 그래서 말이 많더라. 누구는 적은 돈에 빨리 뽑는데 누구는 많이 과금해도 별로 못 얻는 그런 게 과연 좋은지, 또 자신이 재화나 비용을 쓴 만큼 가치가 보존이 안 되는 것 같다 등등 여러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그간 여러 가지로 개선을 해오긴 했다. 초기에는 환수를 캐릭터마다 따로 뽑아야 했는데, 이제는 계정 공유해서 흔히 말하는 배럭을 돌리기 쉽게끔 했다. 물론 게임 내 중요한 요소고, 여러 가지로 얽힌 게 많다보니 어떤 식으로 천장 개선을 해야 할지는 굉장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아직 어떻게 하겠다 말씀드리긴 어렵고,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라 하겠다.


Q. 자동사냥 부담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오프라인 전투를 키워드로 들었는데, 사냥터에 두고 자사 돌리면 접속 안 해도 알아서 서버에서 처리하는 그런 방식인지 아니면 다른 요소를 추가로 준비 중인지 궁금하다

조승모: 그간 MMORPG에서 흔히 오프라인으로 둬도 된다 이러면 보통 서버에서 알아서 처리하고 다시 켜면 그에 맞게 보상을 받는 그런 식이지 않나. 혹은 접속하지 않은 시간 동안 얻을 수 있을 거라 예상된 경험치나 보상을 정산해서 주는 방식이고.

바람의나라:연은 유저들의 플레이패턴이 24시간 풀로 돌리고, 그 와중에 PVP를 피해 사냥하거나 혹은 다른 유저를 노리고 PVP를 거는 물고 물리는 그런 구도다. 그런 상황에서 좀 피로도를 낮추는 방향이긴 한데, 콘텐츠로 엮어보자 이런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수면시간을 보장한다거나 그런 개념보다는, 오프라인 전투도 콘텐츠라 보고 설계하고 있다고 할까.100% 이렇게 하겠다고 확정된 건 없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태성: 서버에서 사냥을 처리하는 그 방식은 어렵지 않은데, 그보다 발전한 형태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사실 기존의 그런 오프라인 자사는 효율이 비교적 떨어지는 편인데, 그걸 유저들이 과연 하려고 할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 이 게임을 코어하게 하는 유저에겐 좀 괴리감이 들지 않을까 싶고.

이와 관련해서 대표BJ인 팡지훈을 비롯해 여러 유저들이 포럼에 이렇게 개선했으면 좋겠다 하고 정리한 글들이 올라오더라. 그걸 보면서 꽤 괜찮은 아이디어가 많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


Q. 최근 콜라보가 김성모 작가라던가 둘리, 열혈강호 등 기존 바람의나라 유저층이 향유하던 콘텐츠에 많이 치우쳐진 느낌이다. 호랑이형님처럼 새로운 유저층을 끌어들일 만한 콜라보도 생각해둔 것이 있나?

이태성: 많은 분과 얘기하고 있다고, 여러 가지로 열려있다. 김성모 작가와 콜라보는 유저들이 재미있어하지 않을까 싶어서 했는데, 하필 그때 좀 미진해서 밈도 터지고 그러는 바람에 좀 죄송스럽다.

최근에 둘리나 열혈강호처럼 바람의나라에 추억을 두고 있는 연령층이 알 만한 작품들과 콜라보를 하긴 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예전 작품에 추억도 있고 타겟층이 많다보니 그쪽으로 눈길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긴 하다. 옛날 국산 애니메이션이나, 둘리 외에도 여러 옛날 국산 만화와 콜라보를 염두에 두고 있다. 아직 결정된 건 없고 여러 가지 가능성만 열어둔 상태라 하겠다.

그렇긴 하지만 콜라보에 딱히 제약은 두지 않다. 다양한 걸 하고 싶다. 물론 넘사벽이거나, 너무 엉뚱한 건 좀 어렵긴 하겠지만 그래도 다양하게 보고 있다.

조승모: 어울린다 안 어울린다 그런 것보다는 게임이니까 유저들에게 어떻게 해야 더 재미있는 걸 보여줄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더 많다. 어울리는 것이든 안 어울리는 것이든, 또 안 어울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든 어떤 콜라보가 오더라도 유저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고민해서 접목하고자 한다.


Q. 쇼케이스 사연에서 보듯 바람의나라의 추억을 안고서 플레이하는 유저층이 많은데, 개발을 시작했을 시점부터 지금까지 원작의 그 감성을 살리면서도 바람의나라:연만의 느낌을 내고자 어떤 점에 주력해왔나 되짚어본다면?

이태성: 개발팀 내에서도 바람의나라에 추억을 안고 있는 분들도 많다. 그리고 게임을 만들면서 그 추억을 녹여내고자 했다. 퀘스트는 물론이고 배경이나 맵 등 여러 가지를 원작에 있는 걸 녹여내며 그 추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해왔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렇게 오고 나서 보니까, 결국 추억을 되새김질하려면 게임을 플레이할 때 여유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더라. 그런데 그 여유가 배제된 상태였던 것 같다. 쉴 새 없이 사냥 위주로 진행되다보니 추억을 느낄 틈도 없고 그래서 추억을 돌려달라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아닐까 싶었다.

물론 지금 모바일 게임 세대는 PC 온라인 게임 세대와는 좀 달라지긴 했고, 시스템적으로 그런 걸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다양한 콘텐츠를 잘 만들어서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지 않았나 싶었다. 그런 취지에서 쇼케이스에서 하우징이라던가 여러 가지를 말씀드렸던 것이다. 바쁘게 지내시는 와중에도 또 그렇게 사냥하고 그런 사이사이에 같이 즐기고 추억을 느낄 수 있는, 혹은 조금 더 돌아볼 수 있는 그런 것들도 보고 있다.


Q. 6월 협동 레이드를 언급하면서 유저 간 협동이 중요한 콘텐츠를 업데이트해나갈 것이라고 했는데, 이외에도 협동 콘텐츠를 준비하고자 하나 궁금하다.

조승모: 중간층 유저들이 경쟁만 한다, 지친다 이런 의견을 많이 주셨다. 그래서 협동 콘텐츠를 여러 모로 고민했다. 협동 레이드도 그 중 하나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로 가닥을 잡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고 컨셉만 잡아가고 있는 단계인데, 그 컨셉만 대략 말씀드리자면 그룹보다 더 많은 인원이 많아서 협동하면 할수록 더 보상이 많아지는 그런 형태의 콘텐츠도 고려하고 있다.

설장군이나 이런 걸 보면 특정 시간에 월드 유저처럼 캐릭터들이 다 모여서 임무하고 보스잡고 그러지 않나. 이처럼 많은 유저가 협동해서 플레이하게끔 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 상위권 유저에만 한정하지 않고, 유저의 '협동'에 포커스에 맞추고 있다.

▲ 경쟁 콘텐츠에 치우쳐져있다는 비판을 수용, 협동 레이드 등 다양한 협동 콘텐츠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Q. 보통 몇 주년 업데이트는 새로운 시작의 시기로 삼아서 여러 가지 새로운 콘텐츠를 앞세우지 않나. 바람의나라:연은 반면에 2주년은 새로운 콘텐츠보다 내실을 다진다고 했는데, 이런 결정을 내리기가 심적으로 부담이 됐을 것 같다.

이태성: 양사가 굉장히 큰 결정을 했다. 키워드를 사필귀정으로 잡은 이유가, 바람의나라: 연이 초창기엔 정말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나. 초기 6개월 동안은 그렇게 이어오다가 점차 유저들이 바람의나라:연에서 원하는 방향과 조금씩 빗겨나가게 되면서 유저들이 이탈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됐다.

그럼에도 아직도 남아계신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 역시도 이러다 바람의나라 아이덴티티를 저버리는 것 아닐까 불안하시지 않을까 싶었다. 그 아이덴티티를 저버리는 건 안 될 일이니, 새로 업데이트를 하면서도 바람의나라:연을 그간 즐겨주시면서 원작에 대한 추억이 남아있는 그분들을 만족시킬 만한 답안을 먼저 적용해야겠다 싶었다. 그분들이 만족하시면 복귀 유저들도 오고, 복귀 유저들이 또 지인과 친구들과 같이 접속하리라 믿고 있다. 신규 유저도 물론 중요하지만, 떠난 분들의 발걸음을 다시 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조승모: 복귀한 분들이 업데이트 직후에 잠깐 복귀해서 가볍게 즐기는 건 그간 종종 봤는데, 그 상태에서 더 오래도록 남아있게 하는 건 정말 어렵더라. 잔류하게 하려면 이들이 왜 나갔나 분석하고, 이를 고쳐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전리품 분배라던가 PVP 밸런스 등, 그간 쌓여있던 안건을 고치면 돌아오셨을 때 더 오래,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 그래서 고쳐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이태성: 다음 주 다음 달 이렇게 당장 고치는 건 어렵지만, 올해는 이걸 키워드로 해서 길게 보고자 한다. 돌아오실 때 아무래도 꽃밭이 잘 가꿔져있으면 더 좋으실 것 아닌가. 떠났을 때 그대로의 잡초밭이면 다시 와서도 문제가 있다고 바로 나가버릴 테니, 그런 일이 없도록 고심하고 있다.

▲ 그간의 문제를 하나하나 차근차근히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Q.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이태성: 항상 죄송스런 마음이 앞선다. 개인적으로 바람의나라를 좋아하던 유저였다보니, 바람의나라:연 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정말 기뻤다. 개발자이자 디렉터로서 유저 피드백을 받고 응원도 받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으나, 제가 부족해서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아쉽긴 하다.

돌이켜보면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던 것 같다. 당장 닥쳐온 것을 수습하려고만 했고 그러다보니 본질에 대한 걸 많이 잊지 않았나 싶었다. 그래서 우리가 좋아했던 바람의나라가 무엇인지 고민했고, 개발진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게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늦어져서도 안 되는 일이지 않나. 한두 번의 대형 업데이트만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속적으로 고쳐나가면서, 지나온 길이 바람의나라의 정체성과 맞나 그것까지도 고민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개발팀에 바람의나라 원작 개발팀에 있던 분도 많고, 원작의 모든 요소를 담지는 못하더라도 '바람의나라'다움과 그 정체성을 계속 이어오고자 하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유저들이 잘했다고 칭찬할 수 있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지금은 죄인이지만, 반등을 노리겠다.

조승모: 출시하고 20개월 정도 지났는데, 그간 많은 일이 있었다. 이번에 쇼케이스는 특별히 1주년, 2주년 업데이트도 아니고 궁사가 나온 시점도 아니긴 했는데 온라인으로라도 어떻게든 유저와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에 진행했었다. 코로나19라 제한되긴 하지만, 그렇게 해야겠다 싶더라.

이번에 쇼케이스를 하면서 감동도 많이 받았고, 여러 가지를 느꼈다. 많은 유저들이 쇼케이스에 관심을 가져주셨고, 그러면서 굉장히 날카로운 지적도 해주시더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느낌이었다. 스스럼 없이 문제를 받아들이고, 내실을 다지겠다고 말한 만큼 올해는 작년에 실망하셨던 것에서 벗어나 나락에서 극락이 되도록, 사필귀정의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 유저들의 사랑에 항상 감사드리며, 그에 보답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