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게임쇼 E3가 위기다. 2020년, E3는 한차례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상황에서 E3는 끝내 행사 취소를 알렸다. 당시 E3의 이러한 결정의 많은 게이머들이 아쉬워했다. 전 세계에서 게임 신작을 가장 빨리 만날 수 있는 행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E3에게는 불행하게도 행사 취소의 영향은 적었다. 게임사들은 행사 취소 결정에 앞서 자체 디지털 쇼케이스를 마련해 게이머들을 맞이했다.

이후 2021년, E3는 온라인 행사를 통해 본격적인 복귀를 알렸다. 공개한 게임들 역시 하나같이 대작이라고 해도 무방할 게임들이었다. '엘든 링'을 비롯해 '아바타: 프론티어 오브 판도라',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속편', '진 여신전생5', '메트로이드 드레드', 그리고 베데스다가 25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IP '스타필드'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진 데 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E3로서는 못내 아쉬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었다. 행사 자체는 성공적이었으나 대부분 자체 디지털 쇼케이스를 E3라는 행사에 묶은 형태였기에 오롯이 E3의 성공이라고 하긴 애매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아마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 ESA) 역시 이 점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올해야말로 오프라인 행사를 열겠다고 한 ESA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으로 끝내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ESA는 이후 온라인 개최를 예고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마저도 취소했다. E3의 완전 취소.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다.

행사를 취소한 ESA는 내년(2023년) 여름에 있을 물리적, 디지털 E3 경험을 위해 모든 에너지와 자원을 할애할 것이라며, E3 2023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쌍방향 경험 제공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이러한 E3의 빈자리는 '섬머 게임 패스트'가 대신할 전망이다. 더 게임 어워드의 대표 제프 케일리가 진행하는 섬머 게임 패스트는 지난 2020년 E3가 취소된 당시 여러 게임사의 디지털 쇼케이스를 아우르는 행사로 처음 개최됐다. 지난 2021년에는 '엘든 링'의 신규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지난 2021년과 달리 올해에는 E3를 개최하지 않는 만큼, 섬머 게임 패스트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로 3회차에 접어든 섬머 게임 패스트인 만큼, 단순한 디지털 쇼케이스에 그치지 않고 신작을 공개하는 등 E3 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 제프 케일리는 "올해 이벤트(행사)는 매우 컴팩트할 것"이라고 사전에 밝힌 만큼, 많은 게이머들이 기대한 신작에 대한 소식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섬머 게임 패스트와 12월에 개최 예정인 게임 어워드는 미국, 캐나다, 영국에서 지정된 IMAX Live 극장에서 스트리밍으로 제공, 최상급의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섬머 게임 패스트 2022은 한국 시간으로 6월 10일 오전 3시부터 방송 예정이며, 본격적인 쇼케이스 및 이벤트 정보는 6월부터 섬머 게임 패스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