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게이머에게 있어서 가장 반가운 시기다. 1년의 중반에 접어든 시기인 만큼, 게임사들이 저마다 준비한 신작을 소개하거나 출시를 앞둔 게임들의 최종 담금질을 끝마치고 출시일을 공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올해는 개최를 취소한 세계 최대의 게임쇼 E3를 대신해 많은 기업들이 자체 쇼케이스를 통해 게이머들과 만날 예정이다.

소니는 오는 3월 PS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를 통해 서드파티 게임과 함께 PS VR2 등을 공개할 예정이며, 이어서 10일에는 제프 카일리가 진행하는 서머 게임 페스트가, 11일에는 지난해 독창적인 인디 게임들을 다수 선보였던 트라이베카 게임 쇼케이스가 진행된다. 해당 게임쇼에서는 컵헤드의 대형 DLC '컵헤드: 딜리셔스 라스트 코스'와 함께 다양한 게임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이어서 13일에는 Xbox@베데스다 게임 쇼케이스가 진행된다.

AAA급부터 인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게임들이 공개될 예정인 6월이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인디 게임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AAA급 게임 못지않은 재미로 무장한 인디 게임들을 이 자리를 통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게임명: 컵헤드: 딜리셔스 라스트 코스 (Cuphead: The Delicious Last Course)
플랫폼: PC, PS4, XO, NS
출시일: 2022년 6월 30일
키워드: #고전 애니메이션 #재즈 #런앤건 #한국어 지원

고전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게 하는 그래픽과 높은 난이도, 수준급의 게임성을 통해 화제를 모았던 게임 컵헤드가 5년 만에 대형 DLC '컵헤드: 딜리셔스 라스트 코스'로 돌아왔다.

본편에서 악마와의 최종 결전을 통해 저당 잡혔던 영혼 계약서를 태워버림으로써 자유의 몸이 된 컵헤드, 머그맨 형제. 자유의 몸이 된 그들은 새로운 모험을 떠난다. 무대가 되는 곳은 이전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미지의 잉크통 섬이다.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이곳에서 그들 형제는 셰프 솔트베이커를 만나고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잉크통 섬에서의 신나는 모험을 시작한다.

이 모험의 땅에서 그들은 새로운 무기와 마법의 부적을 비롯해 새로운 적, 그리고 동료를 만나게 된다. 본편 못지않게 독창적이면서도 기괴한 보스들은 악마를 쓰러뜨린 그들 컵헤드 형제도 쉽게 쓰러뜨릴 수 없는 강적들이다. 이들을 상대하기 위해선 새롭게 추가된 무기와 부적을 효과적으로 써야 한다.

새롭게 동료로 합류한 건 본편에서 영혼의 모습으로 등장했던 챌리스양(Ms.Chalice)이다. 애니메이션 '컵헤드 쇼'에서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챌리스양은 단순히 외모만 다른 캐릭터가 아니다. 컵헤드, 머그맨 형제와는 여러모로 차별화된 기술로 무장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게 있었으니, 바로 별도의 패리 없이 2단 점프가 가능한 부분이다. 본편에서 패리는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선 어려움에도 반드시 익혀야 하는 기술이었다. 패리를 통해 일반 점프로는 갈 수 없는 곳에 가거나 2단 점프로, 혹은 패리 그 자체로 공격을 피하는 데 쓰이곤 했다.

그러나 이처럼 중요한 기술임에도 타이밍을 익혀야 한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고 여러모로 게임의 난이도를 높이는 주범이 되기도 했다. 그랬던 게이머에게 있어선 챌리스양의 등장은 여러모로 반가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유롭게 2단 점프를 할 수 있어서 적의 공격을 피하기 훨씬 수월할뿐더러 일단 획득하면 DLC인 '컵헤드: 딜리셔스 라스트 코스'는 물론이고 본편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 미지의 잉크통 섬에서 컵헤드, 머그맨, 그리고 챌리스양은 어떤 모험을 하게 될까. 그리고 그들이 모험을 떠난 이유는 뭘까. 본편에서 보여준 1930년대 애니메이션의 손때 묻은 질감과 연출, 그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줄 예정인 '컵헤드: 딜리셔스 라스트 코스'다. 이번에는 무려 출시와 동시에 한국어를 정식으로 지원할 예정인 만큼, 전작을 즐긴 게이머들이라면 5년 만에 돌아온 이 대형 DLC를 놓치지 말길 바란다.





게임명: 오버로드: 이스케이프 프롬 나자릭 (OVERLORD: ESCAPE FROM NAZARICK)
플랫폼: PC, NS
출시일: 2022년 6월 16일
키워드: #메트로배니아 #액션 어드벤처 #라노벨 원작 #한국어 미정

오늘날 일본의 만화나 라노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를 굳이 하나 꼽는다면 '이세계 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테이터스라는, 이제는 밈이 된 요소를 비롯해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주인공이 특수한 능력을 얻어서 이세계의 부조리 등에 맞선다는 이세계 전이는 이제는 새로울 것도 없는 장르다. 그런 가운데 등장한 마루야마 쿠가네 작가의 '오버로드'는 여러모로 기존의 라노벨과는 궤를 달리한 라노벨이다. 주인공부터가 정의의 편이 아니며, 저항할 수 없는 절대적 존재로서 학살을 자행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기존의 라노벨과는 여러모로 달랐던 '오버로드'는 천편일률적이었던 이세계 전이 장르에 지루함을 느꼈던 독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오버로드: 이스케이프 프롬 나자릭'은 그러한 원작 라노벨을 바탕으로 한 게임이다. 게임의 무대는 원작의 주인공 아인즈 울 고운의 본거지 나자릭 지하대분묘다. 다만, 게임의 주인공은 아인즈가 아니다. 라노벨과 달리 게임의 주인공은 클레멘티느다. 나자릭 지하대분묘에서 기억을 잃은 상태로 깨어난 클레멘티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아인즈에 의해 어떠한 실험에 강제로 참가하게 된 상태다. 기억상실로 자신의 능력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된 그녀는 이제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탈출하기 위해 자신의 장비와 힘을 되찾아야 한다.

메트로배니아 장르인 '오버로드: 이스케이프 프롬 나자릭'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타이틀의 부제인 나자릭 지하대분묘에서의 탈출이다. 물론, 온갖 몬스터와 악질적인 함정이 가득한 이곳에서 탈출하기란 쉽지 않다. 이를 위해선 먼저 잃어버린 장비를 되찾아야 한다. 장비를 얻을수록, 그리고 그 과정에 잊어버린 무술과 마법을 기억해내면서 클레멘티느의 활동범위 역시 넓어진다. 화염 마법을 익히면 앞을 막는 불꽃의 벽을 무사히 통과하고 봉인을 풀 수 있고 얼음 마법으로는 적을 얼려서 발판으로 만드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클레멘티느는 잃어버린 기억과 마주한다.

탈출 못지않게 중요한 게 바로 이 잃어버린 기억이다. 클레멘티느의 기억은 기억의 조각이라는 형태로 이곳저곳에 숨겨져 있다. 어떻게 기억을 잃어버렸는지, 이곳에 온 이유는 뭔지. 그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선 기억의 조각을 찾아야 한다. 물론, 그 여정은 고되다. 아인즈의 강력한 수하들이 클레멘티느의 앞길을 막아서고 있기에 무기를 업그레이드하고 지금껏 얻은 무술과 마법을 총동원해 그들을 쓰러뜨리고 나아가야 한다.

'오버로드: 이스케이프 프롬 나자릭'은 원작의 팬이라면 더없이 반갑고, 그렇지 않더라도 메트로배니아 장르로서 준수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게임이다. 무엇보다 오리지널 스토리로 라노벨 원작자 마루야마 쿠가네 작가가 직접 검수에 참여한 만큼, 스토리텔링 측면에서도 원작의 팬들에게는 여러모로 반가운 선물이 될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명: 카드 샤크 (Card Shark)
플랫폼: PC, NS
출시일: 2022년 6월 3일
키워드: #타짜 #어드벤처 #음모 #한국어 지원

"동작 그만 밑장빼기냐"

영화 타짜에서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저 대사는 돈은 물론이고 때로는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타짜들의 냉혹한 세계를 단 한마디로 표현한 명대사다. 여기 그러한 타짜의 세계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게임이 있다. 단, 영화 속 타짜의 세계는 아니다. 중세의 끝이자 근대의 시작을 알린 18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카드 샤크'가 그것이다.

카드 샤크는 카드 게임에서 승리를 위해 속임수를 쓰거나 기술을 쓰는 사람을 일컫는 속어다. 사실상 타짜의 영어식 표현이라고 해도 무방하고. 플레이어는 이제 막 '밑장빼기'같은 초급 기술을 배운 타짜로 일확천금의 꿈을 품고 카드판으로 향한다. 초급 기술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플레이어가 배울 수 있는 기술은 다양하다.

밑장빼기, 가짜 섞기 등 온갖 손기술은 물론이고 영화 타짜에서 자신의 반지를 이용해 패를 훔쳐보던 고광렬처럼 자신의 앞에 높인 은쟁반을 활용해 패를 훔쳐보는 기술까지. 말 그대로 온갖 기술을 배우고 쓸 수 있다. 물론, 제아무리 뛰어난 타짜라고 해도 100% 승리는 보장할 수 없는 법. 손기술 외에도 상대의 패를 아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웨이터를 매수하고 그와 자신만의 사인을 만들어서 상대의 패를 파악한다면 그 판의 승리는 당신의 것이리라.

이렇게 처음에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소소하게 사기를 치던 플레이어는 이윽고 점차 기술을 익히면서 큰 판이 벌어지는 곳으로 향한다. 물론, 소박하게 부자가 되고 싶었던 플레이어와 달리 시대는 플레이어를 단순한 타짜로 놔두지 않는다. 타짜로서 명성을 얻은 플레이어의 소문은 왕의 귀에까지 닿게 되고 이윽고 왕과 카드 게임을 하게 된다.

다만, 조심해야 한다. 왕과의 카드 게임은 물론이고 다른 판에서도 그렇지만, 도박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기술을 쓰는 카드 샤크는 그 누구보다도 증오스러운 존재일 뿐이다. 기술이 들통 나는 순간 오함마, 아니 온갖 흉흉한 무기들이 플레이어의 목을 향할지도 모른다. 인생을 건 한방. 들키지 않고 승리하기 위해선 테이블에 자리한 인물들의 표정 변화가 행동 또한 예의주시해야 한다.

격정의 시대. 단순히 일확천금을 노리던 카드 샤크에서 왕과 귀족들이 얽힌 음모를 마주하게 된 플레이어는 과연 어떤 비밀을 알게 될까. 타짜라는 독특한 소재가 매력적인 '카드 샤크'는 오는 6월 3일 한국어로 정식 출시된다.





게임명: 실트 (Silt)
플랫폼: PC, NS
출시일: 2022년 6월 1일
키워드: #심해 #퍼즐 어드벤처 #흑백 #한국어 미정

코즈믹 호러로 유명한, 이 분야의 대표주자 H.P. 러브크래프트는 "인간이 느끼는 가장 오래된 감정은 공포이며, 그러한 공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공포는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이다"라고 한 바 있다. 실제로 인간은 알 수 없는 걸 두려워한다. 어둠을 두려워하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그 안에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트'는 이러한 미지의 공포에서 출발한 게임이다. 다만, 어둠이라고 해도 조금 다르다. '실트' 속 공포의 근원은 단순한 어둠이 아닌, 한치의 빛도 닿지 않는 심해이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한 명의 잠수부가 되어서 홀로 심해를 돌아다니며, 자신이 심해에 묶인 채 있었던 이유는 뭔지, 그리고 기괴한 생명체들과 미지의 폐허, 고대의 기계들의 정체가 뭔지 잊힌 비밀을 파헤쳐야 한다.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심해지만, 플레이어 역시 그저 무력한 존재인 건 아니다. 플레이어는 심해 속 생물들을 조종할 수 있는 특별한 힘을 지녔다.

플레이어의 빛은 생명체를 조종하는 힘을 지녔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심해 괴수라는 명칭이 부족하지 않은, 온갖 괴수부터 독특하게 생긴 해양 생명체에 이르기까지. 온갖 생명체를 조종해 길을 뚫는 둥 퍼즐을 풀고 더욱더 깊은 심해로 내려가며, 심해의 비밀을 마주하고 풀어야 한다.

'실트'는 유혈이 낭자하고 잔인한 연출과 점프스케어를 통해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호러 게임과는 정반대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실트'의 분위기는 고요하고 잔잔하다. 흑백의 세상이라서 유혈이 낭자하지도 않으며, 심해 괴수가 등장하는 연출 역시 그저 담담하게 표현했다. 다만, 그렇다고 그게 '실트'가 무섭지 않은 게임이란 건 아니다. 어찌 됐든 '실트'의 장르는 호러다. 호러 게임이 무섭지 않다는 건 그 게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랄 수 있다.

대신 '실트'는 직접적인 연출이 아닌 게임이 지닌 특성을 통해 으스스한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심해 속 생명체들은 시도때도없이 플레이어에게 압박감을 주며, 흑백으로 점철된 비현실적인 분위기는 어지간한 호러 게임 못지않은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과연 심해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기괴한 분위기가 일품인 '실트'는 6월 1일 정식 출시된다.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지만, 게임의 분위기상 언어압박은 덜할 것 같으니 관심이 있는 게이머라면 곧 출시될 '실트'를 해보길 바란다. '림보', '인사이드'를 재미있게 즐긴 게이머들이 있다면 '실트' 역시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