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의 모바일 신작, 워크래프트 아크라이트 럼블이 그 첫 모습을 공개 한지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다. 현재 클로즈 베타 테스트가 진행 중이며, 생각보다 높은 난이도의 하드한 게임이라는 것에 많은 이들이 놀라기도 했다.

워크래프트 아크라이트 럼블은 개발 시작 단계부터 모바일 기기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블리자드가 모바일용으로 계획 및 설계한 워크래프트 세계관의 첫 번째 타이틀이다. 빠른 템포의 수집형 모바일 전략 게임이자 블리자드의 색을 입힌 타워 오펜스 게임이다.

이런 워크래프트 아크라이트 럼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인터뷰 자리가 마련됐다. 이번 인터뷰에는 비크 사라프 부사장&총괄 프로듀서(Vik Saraf, Vice President & Executive Producer)와 아담 커글러 어소시에이트 게임 디렉터(Adam Kugler, Associate Game Director)가 참여했다. 인터뷰는 국내 매체 다수가 참여한 그룹 인터뷰로 진행됐다.

▲ 아담 커글러 어소시에이트 게임 디렉터 / 비크 사라프 부사장&총괄 프로듀서



Q. 게임의 분위기 자체는 라이트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진행 시간이 짧다는 측면에선 캐주얼하지만, 플레이적 측면과 난이도 면에선 매우 하드한 편이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플레이해야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 같은데, 난이도 설정에 대한 기획 의도가 궁금하다.

아담 커글러: 블리자드 게임의 철학 중 하나가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것이다. 유의미한 게임 플레이를 가져가면서도 경쟁적으로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습득은 쉬우면서도 마스터는 어려운 것이 블리자드 DNA라고도 생각한다. 워크래프트 아크라이트 럼블 역시 컨셉 이해는 쉬움과 동시에 각각의 플레이어가 서로 다른 경험을 가져갈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했다. 플레이어 개인이 얼마나 게임을 잘하느냐에 관계없이, 누구나 즐겁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다.


Q. 블리자드가 기존에 제작했던 RTS의 요소들을 많이 가져오고자 한 것처럼 느껴졌다. 기존 워크래프트 RTS에서 어떤 부분들을 워크래프트 아크라이트 럼블에 녹여내려고 했는지 궁금하다.

아담 커글러: 기존 RTS 작품의 다양한 부분을 게임 내부에 녹여냈다. 예를 들어 워크래프트3에 존재하던 비행, 근접, 원거리와 같은 계열을 우리도 가져왔다. 경제 측면에서도 이런 시도를 해봤다. 다만 과거의 경우 경제 흐름이 조금 수동적이었던 반면, 워크래프트 아크라이트 럼블은 실시간으로 금 광맥이나 금화를 활용하는 등 능동적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런 다양한 것들을 녹여내 게임에서 충분한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별개로 계열의 경우에도 소수의 유닛과 진형만 두는 것 대신 그 상성을 통해 즐거운 혼돈을 느낄 수 있도록 해뒀다.

비크 사라프: PC에서 제공되었던 전략적인 게임 플레이를 모바일에서도 잘 구현했다고 생각한다. AAA급 게임 플레이를 모바일로 옮겨오고자 했고, 잘 된 편이다.


Q. WoW의 오랜 팬이라면 누구나 환영할 만한 맵 디자인이다. 맵 디자인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무엇인가? 또, 맵을 계속해서 확장할 계획이 있는가?

아담 커글러: 클래식 WoW의 경우 확실하지는 않지만, 다양하고도 즐거운 50여 개의 지역이 있었다. 이런 부분을 워크래프트 아크라이트 럼블에 어떻게 맞출까 고민하는 것도 도전적인 과제 중 하나였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염두에 두었던 것 중 하나가 플레이어에게 워크래프트 오리지널의 느낌의 여정과 동시에 여러 맵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주고자 했던 점이다. 각 맵마다 가벼운 느낌과 어두운 느낌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색채를 가져가려 노력했다.

또한 지금도 레이드를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플레이어들이 이러한 여러 콘텐츠와 폭넓은 캠페인을 플레이할 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게 목표 중 하나다.


Q. 맵에서도 전략적인 플레이 요소들이 눈에 띈다. 가령, 공격로가 한 화면에 모두 표현되지 않기에 계속 시점을 돌려야 하는데,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한편으로는 스트레스로 작동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와 관련하여 개발 의도가 궁금하다. 또, 미니맵 같은 편의성 기능을 도입할 생각이 있는지 듣고 싶다.

아담 커글러: 프로젝트를 처음 구상할 때에는 한 화면에 모든 것이 들어오도록 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워크래프트 아크라이트 럼블에서 선보일 다양한 맵들의 깊이감이나 심미적 아름다움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공간이 좀 더 필요하다 판단했다. 그래서 맵 디자인을 하면서 스크롤만으로도 전체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게끔 했다. 워크래프트 아크라이트 럼블은 미시적 부분보다는 거시적 전략이 중요한 게임이기에 각 미니의 움직임보다는 전체적인 움직임을 볼 필요가 있다.

미니맵의 경우에도 생각은 해봤던 부분이지만, 추가할 경우 그것 자체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되고, 부담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스크린 외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쉽게 볼 수 있는 커서 같은 것도 생각했지만 결국에는 시각적으로 과도하게 고민할 부분이 없도록 만들었다. 게임 내에서 미니가 예상 가능한 속도로 움직이기에 지금 어디쯤에서 무엇을 하고 있겠구나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이렇게 맵 자체를 전략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것 자체가 워크래프트 아크라이트 럼블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비크 사라프: 맵은 여러 전투가 일어나는 전장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퍼즐로 볼 수도 있다. 맵에 존재하는 다양한 요소를 퍼즐처럼 활용할 수 있기에 굉장히 흥미롭고 전략적인 레이어가 될 수 있지 않나 싶다.


Q. 작은 조작으로 큰 전략적 차이를 만드는 기믹들이 엿보인다. 다만 실력 편차로 인해 대중성을 저하시키는 요소가 되진 않을지도 우려가 되는데 이에 대한 개발팀의 생각이 궁금하다.

아담 커글러: 개인적으로 워크래프트 아크라이트 럼블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가 플레이어들이 매일 헤쳐나갈 수 있는 퀘스트가 있다는 점이다. 매일 즐길 수 있는 이런 활동이 실력과 무관하게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될 것이다. 캠페인의 경우에도 다양한 난이도가 존재하지만, 이를 적합한 전략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상대 병력이 조금 더 강하더라도 전략이나 접근을 통해 풀어나가도록 제작했다.

본인만의 전략을 통해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점이 PvE의 강점이자 매력 중 하나다. 또한 일간 활동의 경우에는 난이도를 조금 낮춰 반복 가능하게 설계했다. 그렇기에 실력과 무관하게 각각의 순간마다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PvP 중심이 아닌 PvE 중심으로 게임을 디자인하게 된 이유가 있는가?

아담 커글러: 워크래프트 아크라이트 럼블은 PvE와 PvP 양쪽에 다 초점을 두고 있다. 다만 PvP의 경우, 플레이어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게임을 즐기다가도 다른 유저와 반드시 대결 해야 한다는 점이 허들이 될 수 있지 않나. 그렇기에 광범위한 PvE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페이스를 맞춰나가고,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져갈 수 있다. 물론 PvP 역시 다양하게 준비 중인데, PvE가 교두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비크 사라프: PvP 역시 매우 핵심적인 콘텐츠다. 베타 때 공개한 것보다 훨씬 광범위한 콘텐츠를 추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모든 플레이어가 언제든 자신만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PvE를 즐기는 이들도 PvP를 해보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고, PvP를 위주로 플레이하는 사람도 버스나 지하철에서 잠깐 가볍게 PvE 캠페인 한 판을 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해 플레이어가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게끔 하려 한다. 어떤 방식이든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Q. 길드 협동 콘텐츠나 레이드 등 어떤 소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는지 궁금하다.

아담 커글러: 협동 콘텐츠는 분명히 들어갈 것이다. 레이드와 던전 뿐 아니라 협동 PvP 등도 모색 중이다. 길드 콘텐츠 역시 다양하게 제공될 예정이다. 길드원들이 공유 목표를 가지고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어떻게 플레이하든 소셜을 통해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Q. 던전 컨텐츠를 플레이 해보니 낮은 레벨 시에도 보상을 가져갈 수 있고, PvE 콘텐츠와 잘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 WoW의 던전이나 기술 노하우 등 기획적인 영감을 받은 내용이 있을까?

아담 커글러: 워크래프트 아크라이트 럼블 프로젝트 합류 전 6년 정도 WoW 팀에서 근무했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하스스톤 역시 영감을 준 부분이 많다. 던전은 세계를 탐험하며 레벨을 올림과 동시에 점점 더 어려운 것을 제시하는 형태로 설계되었다. 총체적으로는 단순히 캠페인에서 결과를 얻는 것과는 다르게 던전을 통해 전략적인 무엇인가를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추후 레이드 콘텐츠 역시 플레이어들이 많이 사랑해줄 거라 생각하고 있다.


Q. 채광 시스템 덕분에 게임 플레이가 복잡 다양하게 흘러간다. 자원의 배치는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디자인 되는가?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을 넣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아담 커글러: 맵 상에서 각각의 경비탑이나 기지 등과 밸런스가 맞도록, 위치 상 조화를 이룰 수 있게끔 금 광맥을 배치 했다. 또한 여러가지 미니 중 금 광맥이나 보물상자와 같은 요소와 잘 어우러지는 특성을 가진 개체가 있다. 이를 통해 게임 플레이를 좀 더 재미있게 가져가도록 설계했다.

전체적으로 워크래프트3에서 영감을 받은 부분이 있는데, 맵을 디자인할때도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상대와 전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승패뿐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경제를 어떻게 컨트롤 해나갈 것인지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Q. 일종의 덱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사용성이 떨어지는 미니에 대한 데이터를 베타에서 수집하고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추후 공략 등으로 고착화되지 않도록 어떻게 구성을 다양화할 계획인지 듣고 싶다.

아담 커글러: 일단 믿을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이 용족을 즐겨 사용하더라(웃음). 게임에 있어 가져가고자 했던 것 중 하나가 다양한 지휘관이 각각의 미니와 시너지를 잘 낼 수 있도록 하는 점이었다. 그러기 위해 맵을 구성할 때부터, 한 번의 플레이 이후에도 다른 계열이나 전략을 통해 다시금 플레이하게 설계했다. 다양한 계열의 다채로운 병력을 구성해서 각각의 맵을 플레이하는 것이 워크래프트 아크라이트 럼블이 줄 수 있는 재미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PvP 콘텐츠에 있어서도 한 개 이상의 지휘관을 즐길 수 있게끔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이를 통해 여러 플레이 경험을 가져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지휘관의 특성이나 강점 등을 통해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비크 사라프: 지휘관이나 병력의 다양성이 또 다른 즐거움의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각 레벨을 플레이할 때 거기에 맞는 조합을 찾는 쾌감이 있을 것이다. 또한 하나의 지휘관 하에 병력 구성을 다변화하는 과정에서도 충분한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Q. 플레이어들에게 보다 다양한 보상을 줄 수 있는 콘텐츠의 추가를 고려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담 커글러: 현재 시점에서는 많은 것을 말해줄 수 없지만 당연히 준비 중이다. 매일 더 즐거운 혼돈을 느낄 수 있게끔 일일 콘텐츠를 앞으로도 추가할 예정이다.


Q. 다양한 개성을 가진 지휘관이 있는데, PvP에서 밸런스를 잡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밸런스에 대한 계획이 궁금하다.

아담 커글러: 밸런스와 관련해서는 확실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각각의 유닛에 플레이어가 노력을 들일 텐데, 너무 자주 변화하게 되면 분명 안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런칭 이후까지 밸런스 관련 부분을 타이트하게 가져가려 하고 있다.

또한 지휘관의 강점을 각각 잘 살릴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각각의 유닛마다 특성이 있고 지휘관, 미니간의 차이들이 게임플레이에 여러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우리의 철학 중 하나가 각 미니와 지휘관이 다른 미니와 지휘관에 있어 카운터가 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특정 유닛이 과도하게 강력해지지 않도록 다른 유닛이 그를 견제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그렇기에 어떤 미니나 지휘관에 상관없이 받아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고, 이를 살리기 위해 런칭 이후에도 여러 미니를 추가할 계획이다.


Q. 현재로선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된 과금 요소에 대한 도입 의도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게임의 과금 철학 또는 출시 후 과금 요소와 관련한 계획이 어떻게 되는가?

아담 커글러: 결제가 게임의 재미를 과도하게 훼손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너무 과하게 돈을 사용하게 되면 게임을 즐기며 여정을 거쳐가며 느끼는 재미가 반감이 될 것이다. 이를 지양하고자 하며, BM은 옵션으로만 가져가고자 한다. 플레이를 통해 더 좋은 보상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좀 더 정확히 설명하기 위해 두 가지 핵심 철학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플레이어들의 여정이 모두 다르기에, 고유하고 개인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게임에 쏟는 노력이 보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어딘가 막혔을 때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바로 답이 나오는 것보다는 개인이 플레이를 통해 해법을 찾아내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성장하면서 마주치는 모든 것들을 선택을 통해 가져가게끔 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처음 플레이 시 세 명의 지휘관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중간에도 제공되는 모든 보상은 선택을 통해 얻게 된다. BM의 경우 각각의 요소를 결제해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선택에 관련되도록 하자는 생각이 있었다. 이를 통해 게임에 대한 플레이어의 경험이 좀 더 긴밀하게 개인화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한다.

아담 커글러: 한국 팬들은 우리에게 정말 큰 영감을 준다. 아이들과 스타크래프트 월드 시리즈 결선을 보면서 많이 놀란 적도 있다. 워크래프트 아크라이트 럼블을 정말 즐겁게 만든 만큼, 한국 팬들도 즐겁게 플레이하길 바란다.

비크 사라프: 한국 팬들에게 하루빨리 게임을 선보이고 피드백을 듣고 싶다. 과거에 한국 게임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기에 한국 게임 시장과 팬들이 얼마나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하루빨리 한국 팬들의 값진 피드백을 듣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