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LCK를 즐겨보는 팬이라면 모두가 기다렸을 매치업이 성사됐습니다. 지난 스프링의 결승 대진이었죠. T1과 젠지 e스포츠의 섬머 정규시즌 1라운드 경기가 진행됐는데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소문이 무색하게 3세트 내내 치고받는 접전이 이어졌습니다.

T1의 탑 라이너 '제우스' 최우제 선수는 승리한 2, 3세트 모두 나르를 플레이하며 적재적소에서 멋진 활약을 펼쳤습니다. '신'인 탑 라이너라는 별명답게 중요한 매치에서도 '제우스' 선수만의 존재감을 뿜어댔죠. 특히나 이즈리얼이 잘린 후 펼쳐졌던 바른 앞 한타에서는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괴력을 뿜어내며 T1의 승리를 견인했습니다.

경기 후 만난 '제우스' 선수는 중요한 매치에서 승점을 따왔기 때문에 한결 마음이 가벼운 모습이었는데요. 마침 500승을 달성한 '페이커' 이상혁 선수에게 남길 말이 있냐는 질문에 다소 황당한 대답을 들려주었습니다. 과연 '제우스' 선수가 했던 말은 무엇일까요? 지금 바로 영상을 통해 확인하세요.


영상 링크: https://youtu.be/fx56I6TgRUc

Q. 승리 축하드립니다.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하신 소감 먼저 들어볼게요.

오늘 젠지를 상대로 이겨서 정말 기분 좋지만, 팀원들이 잘 해줘서 이긴 기분이 들어요. 저 자신에게 아쉬움이 남기 때문에 기쁨 반, 아쉬움 반인 것 같습니다.


Q. 1세트는 젠지에게 선취점을 내줬어요. 패배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큰 이유는 조합적인 부분에서 왔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싸움을 좋아하는 조합이었는데 상대는 딜러진이 사거리가 길고 강한 챔피언들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우리 조합이 이니시에이팅에 좋은 조합이 아니었기 때문에 잘 성장한 젠지의 딜러진에게 종일 맞아서 힘들었습니다.


Q. 반면 2, 3세트는 모두 나르로 활약하며 승리를 가져왔습니다. 밴픽에서 나르를 선픽하는 장면도 나왔는데요. '제우스' 선수는 현재 나르를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가요.

나르가 내구성 패치 이후로 기민한 발놀림을 많이 들기 시작했어요. 나르는 변신 할 때도 체력이 차는데, 기민한 발놀림으로도 체력을 회복할 수 있어서 유지력을 높일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메타에서 탑 라인전을 길게 하는 그런 그림이 자주 나오는데, 이때 나르의 유지력을 다른 챔피언들이 따라올 수 없어요.

라인전 이후 단계에서도 다재다능하기 떄문에 좋은 픽으로 평가하고 있어서 선픽으로 가져왔습니다.


Q. 3세트 마지막 바론 둥지 한타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팀원들과 어떤 콜을 주고받았나요.

이즈리얼이 그라가스 이니시에이팅에 죽었을 때는 바론을 주고 다음 플랜을 짜야 하나 생각했는데,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보니까 상대방이 나르를 잡을 딜이 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대충 상황을 저질러 놓으면 '오너' 선수가 교전 각을 잘 보기 때문에 같이 싸웠습니다.


Q.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LCK 통산 500승을 달성했어요. 루키의 입장인 '제우스' 선수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왔나요.

500승이라는 숫자가 잘 체감이 되지 않아요. 엄청난 세월의 흔적이라고 해야 하나? 되게 경이로운 기록인 것 같고, 저도 그 모습을 본받아서 오래오래 할 수 있는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습니다.


Q. 500승을 달성한 '페이커' 선수에게 한 마디 하자면?

오늘 경기 끝나고 상혁이 형한테 '토르'를 보러 가자고 했는데... 상혁이 형은 마블 영화를 하나도 안 봤다고 하더라고요. 자꾸 '빅토르' 라고 하길래... 당황스러웠습니다.


Q. '제우스' 선수가 패배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 한 바 있어요. 지금까지의 패배에서는 무엇을 배웠다고 생각하시나요.

MSI에서는 사실 패배 그 자체를 통해 배웠다기보다는 대회를 치르면서 임하는 마음가짐을 배웠어요. 광동전 패배에서는 챔피언의 티어 정리를 배운 것 같습니다.


Q. T1에는 '페이커' 선수나 '벵기' 감독같은 베테랑들이 많아요. 함께 생활하며 어떤 점들을 배우고 계신가요.

두 분 모두 프로게이머를 오래 하시면서 많은 메타를 겪어 보셨잖아요. 그래서 패치를 통해 변경 점이 있을 때 적응을 빨리하시고, 어떻게 해야 할지 아는 것 같아요. 그런 점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Q.경기 승리 후, 조 마쉬 대표가 SNS를 통해 '제우스' 선수에게 스테이크를 빚졌다는 말을 남겼어요. 이전에 두 분이 나눈 얘기가 있었나요?

▲출처: twitter.com/JoeMar

아뇨, 딱히 그런 얘기는 한 적이 없는데... 그냥 젠지를 이겨서 기분이 좋으신 것 같아요. 저는 돼지고기를 더 좋아하지만, 스테이크도 좋죠.


Q. 요즘 솔로랭크에서 '탑 타릭'이 굉장히 핫해요. '페이커' 선수 역시 개인방송에서 타릭으로 제이스를 솔로킬 내는 장면도 보여줬고요. '제우스' 선수가 생각하기엔 어떤가요?

탑 타릭은 연습 과정에서 몇 번 시도해보긴 했어요. 숙련도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타릭을 잘 다룰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현재 패치에서 치유감소 효과가 너프를 당했잖아요. 그래서 타릭의 힐량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타릭이 한타에서 너무 좋잖아요. 그런 점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챌린저 스트리머인 '애디'씨와 친구 추가가 되어있어서 가끔 얘기하는데 자꾸 쉬바나 좋다, 타릭 좋다... 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한 번쯤 써 볼 생각은 해봤습니다.


Q. 마지막으로 남은 경기에 임하는 각오가 궁금합니다.

1라운드도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남은 경기 잘 치르고 싶어요. 2라운드에 다시 쟁쟁한 팀들과 맞붙는데 그때도 잘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고, 연승도 잘 이어 가보겠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