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하면 떠오르는 추억이 참 많습니다. 캠프파이어에 도란도란 모여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오백 골드를 벌기 위해 양털 깎기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죠. 많은 분이 마비노기에서 비슷한 감성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마비노기 특유의 자유로운 판타지 라이프와 게임 플레이는 다른 게임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늘 궁금했습니다. 이렇게 독특한 게임을 만드는 회사, 데브캣은 어떤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곳일까 하고요. 일반적으로 게임은 개발사의 성향을 그대로 따라가기 마련입니다. 창작물이 창작자를 따라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죠. 현재 차기작 마비노기 모바일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데브캣은 게임처럼 자유롭고 개성 넘치는 곳일까요?

2020년 넥슨에서 분사 후 개발 스튜디오로 우뚝 선 데브캣입니다.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개개인이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는 데브캣의 이승재 기술본부 본부장과 권도영 피플실 실장을 만나 데브캣이 추구하는 회사 분위기와 인재상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 왼쪽부터 이승재 기술본부 본부장 권도영 피플실 실장


먼저 데브캣에서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해서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권도영 실장 : 데브캣에서 인사 총무 전반과 경영 지원 전반을 담당하는 피플실 실장을 맡고 있습니다. 예전에 넥슨 인사실에 근무하다 넥슨 네트웍스 경영지원실을 거쳐 데브캣에 합류했습니다.

이승재 본부장 : 2007년 넥슨에 입사한 이후 2011년도에 데브캣으로 오게 됐고요. 현재 기술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사내의 모든 프로그래머가 게임 개발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고 조금 복잡한데요. 기술본부는 회사 내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유지 보수하는 팀과 마비노기 모바일을 개발하는 프로그래머들이 있는 곳으로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기혜연 팀장 : 데브캣의 브랜드실 커뮤니케이션팀에서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넥슨에서 분사 이후 벌써 2년이나 지났네요. 현재 회사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떤가요.

권도영 실장 : 데브캣하면 떠오르는 고양이 이미지와 비슷한데 약간 조용하면서도 되게 장난스러운 느낌이에요. 차분하면서도 활기 넘친다고 해야 할까요. 사내에 전사 채팅방이 있는데 거기서 대표님이든 신입 사원이든 활발하게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장난치고 그렇습니다.

또, 캣다방이라는 편의 시설을 만들었는데 그곳에서 많은 분이 모여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거나 함께 게임도 하고 있어요. 코로나 때문에 전사 제택 할 때는 서로 왕래하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다들 일상 회복됐으니 다양한 내부 활동을 펼치는 중입니다.

아, 그리고 서로 인사하는 분위기도 정말 좋은 것 같아요. 회사가 너무 크면 인사를 해도 저 사람이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런 느낌 때문에 서로 어색할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분사 이후에는 이곳에 데브캣 사람들밖에 없으니 지나가면서 인사도 자연스럽게 하고 잡담도 활발하게 하는 등 함께 꿈을 키워나가는 일원이고 회사 전체적으로 살아 숨 쉬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이승재 본부장 : 저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회사 곳곳에서 이곳은 데브캣이라는 것을 들어내는 형태로 꾸며져 있다 보니 의식적으로 우리 회사라는 느낌이 듭니다. 또, 넥슨에 있을 때는 면접 같은 외부적인 업무를 진행하면서 다른 지원 부서와 접점이 많았는데 다른 직원은 그렇지 못하니까 모르는 부서 직원을 보면 낯선 사람으로 느끼는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분사 이후에는 다들 아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있어서 편안한 분위기입니다.


넥슨 스튜디오에서 일했을 때와 분사한 현재를 비교하면 어떤 점에서 효율이 높아졌다고 생각하나요.

권도영 실장 : 저는 2005년에 넥슨에 합류했는데요. 그때 당시의 넥슨과 현재 데브캣은 인원 규모에서 큰 차이가 없었어요. 그리고 당시 체계나 제도도 많이 이완된 상태였죠. 그때 기억나는 것 중 하나가 면접 보고 돌아가는 길에 빵집에서 연봉 계약하고 입사를 했을 정도였어요. 그전에는 제조업에서 근무했는데 비교하면 근무 환경도 많이 달랐고 하나씩 배워가면서 발전하다 보니 현재의 넥슨이 됐거든요.

현재 데브캣은 명실상부 대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넥슨에서 분사했기 때문에 체계나 제도가 굉장히 잘 갖춰져 있는데요. 그런데 분위기는 넥슨의 초창기와 비슷한 것 같아요. 데브캣은 오래된 업력을 가진 곳임에도 서로 격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연스러운 환경이 갖춰져 있다 보니까 게임 개발 이야기도 편하게 나누는 거죠. 분사가 이러한 환경을 만드는 데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데브캣은 현재 마비노기 모바일 버전을 개발 중인데 근황을 알 수 있을까요.

권도영 실장 : 개발에 관한 얘기는 여러 상황상 공유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현재 기대해 주시는 만큼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데브캣의 전체 인원은 어느 정도인가요.

권도영 실장 : 지금은 230명 정도 되고요. 적어도 당장 올해 말까지 30~40명 정도의 개발 직군을 더 뽑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채용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개발 전문 스튜디오라서 갖는 장점이나 데브캣만의 어필 포인트가 있을까요.

이승재 본부장 : 축적된 것이 크지 않을까 싶어요. 축적이라고 하면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데요. 가령, 프로젝트가 종료되면 모두 흩어지면서 프로젝트 진행 중에 쌓인 것들은 개인에게만 축적되고 서로 협력해서 만들었던 무언가는 사라지면서 복원이 안 되거든요. 반면, 저희는 사람들을 흩어버리지 않고 노하우를 계속 쌓아가면서 개발을 했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에 축적되는 부분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권도영 실장 : 기본적으로 넥슨에서 분사했으니 체계나 제도는 전부 넥슨 수준으로 맞춰져 있기는 한데 그래도 우리 내부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채용 프로세스 설계나 내부 업무 방식의 결정을 우리만의 방식과 논의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구성원들의 몰입도나 참여도도 훨씬 높은 것 같아요. 또, 지원 조직 관점에서 말하기 불편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서로 간에 의사소통도 편하게 하고 의견도 자유롭게 내는 분위기도 있고요. 활발하게 수평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구조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데브캣하면 마비노기라는 이미지가 강하잖아요. 그렇다 보니 입사하는 분들도 마비노기에 대해 기대감이나 실제로 내가 개발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입사를 하는 분들이 계실까요. 그리고 실제로 입사할 때 마비노기를 오랫동안 플레이 했으면 플러스 요인으로 되는지 궁금합니다.

기혜연 팀장 : 저희 팀 입사자 중에서 마비노기 네임드 플레이어로 활동했던 직원이 있어요. 그분은 실제 이력서에 마비노기를 몇 년 동안 플레이했고 데브캣에 입사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노력했다는 걸 어필했는데요. 그래서 실제로 면접을 봤을 때 그 부분에서 굉장히 높은 점수를 드렸었죠. 지금도 마비노기에 대해서 정말 잘 알고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권도영 실장 : 실제로 회사 내에 오랫동안 마비노기 팬이었던 직원도 많이 있는데요. 어떤 직원은 마비노기에서 인연이 닿아 결혼까지 하기도 했어요. 게임만 잘한다고 입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 차원에서 저희 게임을 잘 아는 분들과 함께할 때 결과적으로 팬들의 기대에 더 부응할 수 있지 않나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마비노기를 오랫동안 플레이하면 플러스 요인이긴 합니다. 아무래도 제품에 대한 이해가 있다는 것이니까요. 베데스다처럼 게임 내 세계관을 꿰뚫고 관련 업무를 전반적으로 하는 분이 많을수록 좋죠. 이건 좀 다른 얘기지만 게임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이 게임을 좋아해야 하느냐에 대해서 한 번 논란이 된 적이 있잖아요. 개인적으로 답은 없는 것 같지만 내가 만드는 제품을 사랑하고 거기에서 얻었던 감동과 재미를 다른 사람들도 느꼈으면 좋겠다고 하는 분들이 저희 데브캣에는 많은 것 같습니다.

신규 입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을 보면 마비노기를 좋아했는데 현재 모바일 버전의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거나 혹은 평소에 게임을 하면서 추가하고 싶었던 시스템을 실제로 구현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은 지난하고 힘들 수 있지만 그만큼 오픈했을 때 느끼는 희열도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덕업일체'의 표본으로 볼 수 있는 직원이 많은 편


데브캣에서 선보인 게임은 모두 평범함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렇게 특별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원하는 인재상이 있을까요. 정말 솔직한 답변 바랍니다.

이승재 본부장 : 정말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요. 저희가 생각하는 첫 번째 인재상은 함께 일할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시너지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텐데요. 일단 사람은 저마다 자기만의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단점이 없는 사람보단 장점이 분명한 사람을 뽑고 그다음에 사람들끼리 서로 가진 장점을 통해 동료의 부족한 단점을 메꿀 수 있으면 더 좋은 게 나온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앞서 말했듯 마비노기를 많이 한 것도 그 사람의 장점이 될 수 있겠죠. 물론, 마비노기를 하지 않은 점이 단점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데브캣에 입사하기 전에는 마비노기를 안 했으니까요. 마비노기 플레이 여부에 따라 데브캣에 오면 안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의미를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의미란, 업무를 진행할 때 결과적으로 나의 작업물이 게임에 어떻게 들어가는지, 플레이어가 어떻게 플레이를 할 것인지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가령, 프로그래머가 뭔가 만들면 기획자가 데이터를 입력해서 게임으로 조립하고 아티스트가 툴을 써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들게 되는데요. 이때 프로그래머라면 주어진 기획서만 갖고 그냥 옮기는 것이 아니라 만들기 전에 고객의 니즈와 편의성 등을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경쟁보단 서로 협력하는 자세입니다. 회사에는 많은 사람이 있고 사람마다 장단점이 다릅니다. 이때 동료를 바라보는 시선이 장점을 먼저 보는지 단점을 먼저 보는지에 따라 행동이 달라질 수 있거든요. 누군가 실수를 했을 때 "저것도 못하네" 혹은 "내가 도와줘야 하겠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내부적으로 경쟁해서 이기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으면 회사가 게임 업계에서 경쟁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비슷한 의미로 거짓말하거나 숨기는 것도 하면 안 되겠죠.

권도영 실장 : 같은 색깔의 색연필만 있다면 하나의 색으로 편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양한 색상의 색연필이 있다면 다루기 어렵겠지만, 훨씬 더 예쁜 그림을 그릴 수 있죠. 이처럼 회사에는 다양한 사람이 섞여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야 하니까 그만큼 배려와 존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중요한 것은 협동심과 서로 존중하는 자세


그렇다면 채용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요. 혹시 면접에서 자주 물어보는 단골 질문도 있나요.

권도영 실장 : 대부분 회사가 비슷할 거에요. 서류 심사하고 과제 심사와 인성 검사가 있고 면접을 보게 되는데요. 다른 회사와 차이가 있다면 저희는 과제를 직접 만들어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만들어야 우리에게 가장 맞는 사람을 뽑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내부적으로 대회 문제처럼 만들어서 출제하고 이후에 서로 피드백을 나누면서 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도 필요하므로 인성 검사 결과로 합격 여부를 결정하지 않아요. 면접이나 인성 검사에서 약간 연류된 점이 있다면 전문 능력만 높다고 뽑는 게 아니라 채용 예정 부서장과 유관 부서가 모여서 입사 이후 어떤 방식으로 회사 적응을 도울 수 있을지에 관해 얘기한 후 채용 여부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이승재 본부장 : 면접에서 중점으로 보는 점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되는지 입니다. 가령, 프로그래머라면 기술적인 지식과 일하는 방법을 물어보는 편인데 어떤 질문에 대해서 정확한 답변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정 질문에서 자꾸 빗겨나가는 답변을 하면 내가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계속 얘기를 꺼내야 하니 서로 힘들어 질 수 있죠.


개발을 위한 직원을 채용할 때 이건 반드시 충족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나요.

이승재 본부장 : 당연하겠지만 1순위는 실무 역량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고 이를 충족한 상태에서 다른 것을 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권도영 실장 : 저 같은 경우에는 우리 문화와 잘 맞을까를 먼저 보고 그다음에 서로 대화를 나누는 일이 많다 보니 상대방에게 상처 주지 않는 말솜씨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 본심과 달리 말투에 따라 상대방이 상처를 받거나 오해를 받을 수 있는데요. 직설적인 화법을 쓰더라도 서로가 이해하고 있다면 괜찮겠지만 사실 우리가 메시지를 훨씬 더 부드럽게 주고받을 수 있으니 이 점을 생각하는 분이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독창적인 게임 개발을 위해 특별히 중요하게 여기는 조직 문화가 있다면 소개 부탁합니다.

이승재 본부장 : 본인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생각을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는 조직에서 만들어지기 너무 쉽거든요. 그 이유는 내가 의견을 냈을 때 무시 당하거나 비난받지 않을까 하는 데서 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그 두려움을 없애주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다른 하나는 자기 생각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두려운 건 직책이 높아질수록 제가 내린 의사결정의 여파가 커지잖아요. 제가 어떤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몇 달 동안 다른 사람들이 고생하는 상황이 늘 수 있다는 말이죠.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는데요. 이때 현실적으로 두려운 점은 내 의견에 대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따르는 상황입니다. 이걸 피하고자 평소 제가 속한 조직 사람들에게는 일상적인 호칭으로 본부장님이라 부르지 못하게 하고 있어요. 권위에 의존하게 되면서 생각이 갇히게 되는 상황을 피하려고 합니다.


앞서 업무 공간을 직접 설계했다고 했는데 직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권도영 실장 : 캣다방이 가장 인기가 좋은 것 같아요. 가보면 대형 멀티비전이 있는데 거기서 공유하고 싶은 영상을 올려서 같이 보는 분도 있고 안마 의자도 있어서 다양하게 활용되는 중입니다.

기혜연 팀장 : 공간을 설계할 때 여러 가지로 고민을 되게 많이 했어요. 심지어 수유실 겸 여자 휴게실을 따로 만들기도 했는데요. 회사 내에 여성 직원이 생각보다 많아서 만들게 됐고 현재 많은 직원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 회사 내에 다양한 식물을 뒀는데요. 예상보다 신입 직원 설문 조사에서 회사에 식물이 많아서 좋다는 답변이 많았었어요, 현재는 식물 관리 업체를 따로 쓰면서 관리하는 중입니다.

▲ 누구나 자유롭게 쉴 수 있는 캣다방


그렇다면 데브캣만의 복지 시스템은 무엇이 있나요.

권도영 실장 : 연봉이나 복지는 기본적으로 넉슨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 외에 데브캣만의 복지라고 한다면 일단 역에서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 건물이 자리 잡고 있고요. 캣다방과 스낵방에서 무료로 간식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스낵바의 만족도가 높은 편인데요. 음식의 종류도 다양해서 먹고 싶은 걸 마음껏 골라서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사내 동호회가 많이 활성화되어 있기도 합니다. 저희 직원 규모에 비하면 동호회가 많은 편인데요. 거의 전 직원의 절반 이상이 동호회에 가입되어 있고 지금 8개 이상의 다양한 동호회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물론, 동호회 참석은 자유이니 하기 싫으면 안 해도 그만이고 하고 싶은 걸 서로 찾아서 하는 편입니다.

기혜연 팀장 : 넥슨에 있을 때는 구내 식당이 있었는데 현재는 없거든요. 그래서 1만 원 정도의 모바일 식권을 지원해주고 회사 근처의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운동 시설 이용을 원하면 지원금도 드리고 있어요.


'워라밸'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지만, 개발 직군은 변수가 많아 이를 지키기 힘든데요. 데브캣은 어떤 편인가요.

권도영 실장 : 기본적으로 넥슨과 같이 내 마음 읽기 같은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요. 회사 근처에 따로 상담센터 계약을 맺어서 별도의 승인 필요 없이 가서 다양한 심리 진단과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선택적 근로도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코어 타임은 11시에서 4시가 있지만, 선택적 근로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요. 관련해서 초과 근로가 그렇게 많이 발생하는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승재 본부장 : 사람들로부터 최대한의 능력을 끌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늘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일하면서 봤을 때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사람들의 능력이 감소하더라고요. 관련해서 실제로 경험도 했고요. 따라서 아웃풋을 최대화하려고 하다 보니 사람들을 잘 쉬게 해야 하고 무리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한편, 사람이 언제 무리하게 될까를 봤을 때 몇 가지 요인이 있어요. 개발이라면 최초에 세웠던 계획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때 발생하는데요. 기술 관점에서 코드의 품질을 관리하는 게 나중에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야근으로 시간을 메꿔야 하는 걸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코드 품질 관리에 많이 투자하고 있고 계획 단계에서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낭비 없이 개발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 안마 의자와 게임기 등 다양한 편의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NDC 2022에서 강연하신 피플 매니지먼트 개론을 감명 깊게 봤습니다. 좋은 반응도 이끌어내셨는데 강연을 준비하실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나요.

이승재 본부장 : 내부에서 2019년에 처음 했던 강연인데 처음 준비했을 때와 올해 준비했을 때의 마음가짐이 조금 달랐습니다. 처음에 준비했을 당시에 제가 마비노기 모바일에 들어가게 됐을 때인데 당시 리더들이 젊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굉장한 일들을 해낸 거에요. 그런데 업무적인 부분과 달리 매니지먼트 쪽에서는 시행착오를 겪고 힘들어하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그때 내가 옛날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웠던 걸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개발팀의 직책자로서 기초 원리 교재가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게 됐습니다.

올해는 예전과 살짝 다른데요. 발표를 보고 나서 나도 저런 회사에 가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를 바라면서 준비했습니다.


스트레스 쌓일 일이 많은 현대 사회에서 이를 관리하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강연 내용 중 스트레스가 심하면 오작동한다는 말이 와닿았는데요. 평소 나만의 특별한 스트레스 관리법과 팀원의 스트레스 케어 노하우 등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승재 본부장 : VR 게임이 정말 최고입니다. 제가 운동을 정말 싫어하는데 나이를 먹다 보니 운동을 안 하면 내가 빨리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 근데 운동을 하긴 싫고 해서 찾다가 VR을 한 번 해봤는데 생각보다 몸을 많이 움직여요. 약간 VR을 게임 기기라고 생각한다면 부족한 점이 많은데 특별한 운동기구라고 생각하면 정말 좋습니다. 한 번 몸을 움직이면 땀도 나고 스트레스도 풀리는 재미가 있어요. 그래서 한 번은 팀원들에게 추천도 하고 사람들 앞에서 사용 방법에 대해 발표도 하고 그랬었습니다.


지금까지 매니지먼트를 하시면서 팀원과의 관계 중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을까요. 또, 매니지먼트가 팀의 능률 향상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친다고 보시나요.

권도영 실장 : 구글의 옥시젠 프로젝트가 좋은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는 많은 사람이 모여 하나의 꿈을 가져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구심점이 될 사람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구심점이 되는 사람은 결정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데요. 동양권은 존경할 수 있는 리더를 원하는데 생각보다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이럴 때 매니지먼트를 통해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면 어려운 기간을 단축할 수 있겠죠. 결국, 리더 본인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행복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프로젝트의 성공과 회사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승재 본부장 : 몇 년 전에 하나의 팀에서 여러 가지의 일을 하는 작은 조직이 있었는데 점점 규모가 커지면서 하나로 유지하기 어려워졌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일하는 기준으로 팀을 쪼갰었는데요. 그랬더니 그전까지 일을 잘하셨던 분이 다른 곳으로 회사를 옮겼습니다. 알고 보니 본인은 프로그래머와 함께 일하면서 배우는 게 있었는데 이제는 팀이 분리가 돼서 할 수가 없으니 그런 선택을 했더군요. 당시에는 그걸 몰랐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렸던 건데 정말 후회를 했죠. 이후로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둬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데브캣을 딱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무엇일까요.

권도영 실장 : 저는 캠프파이어가 떠오르네요.

이승재 본부장 : 마비노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기혜연 팀장 : 주황색 고양이요!

▲ 마비노기의 자유로움은 사내 분위기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