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비티가 '라그나로 온라인' 서비스 20주년을 맞이해 유저 행사 '스무 살의 라그나로크 페스티벌'과 기자 간담회를 31일 개최했다. 간담회는 라그나로크 20주년 행사장인 SJ쿤스트할레 인근에서 오후 3시 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인터뷰이로는 전민우 개발 총괄 PD, 김종훈 개발 PM, 김성진 PM이 참석했으며,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향후 개발 방향 및 업데이트 내용 발표 후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됐다.


라그나로크 '신 공성전' 추가 "눈치싸움만 일으키는 '원샷원킬' 없앴다"

▲ 전민우 라그나로크 온라인 개발총괄 PD

라그나로크 온라인 20주년 업데이트 핵심은 '신 공성전' 추가다. 전민우 PD는 "기존 공성전은 눈치 싸움만 하다가 한방에 승부가 나는 대결로 변질돼 공성전 재미가 반감됐다"라며 "재미를 되살리기 위해 '신 공성전'을 준비했다"라고 소개했다.

전 PD는 기존 공성전을 개선하는 방법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플레이어 레벨이 너무 높아지고 아이템 역시 상향평준화된 상황에서 기존 공성전 개편은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그라비티는 새로운 데미지 공식과 전용 PVP 아이템을 사용토록 하는 '신 공성전'을 준비했다.

신 공성전은 업데이트 이후 매주 토요일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된다. 방식은 기존 공성전과 틀이 비슷하다. 수성 측은 입구부터 방어할 수 있지만 전략에 따라 엠펠리움 방에 수비를 강화할 수 있다. 공성 측은 외성부터 엠펠리움 방까지 차례대로 공략해야 한다. 공격 측 중 엠펠리움을 파괴한 길드가 성을 차지한다.


▲ '반드시' 전용 장비를 장착해야 한다

신 공성전은 성 하나를 두고 여러 길드가 경쟁한다. 기존 공성전이 성 4개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신 공성전을 준비하는 유저는 '시작의 정원' 지역에서 아이템과 스킬 등을 정비할 수 있다. 신 공성전에 나서는 유저는 반드시 전용 PVP 장비를 장착해야 한다. 해당 아이템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인게임 재화인 제니로 구매할 수 있으며, +20까지 강화할 수 있다.

▲ 신 공성전 시작점은 4곳이다

신 공성전 시작점이 4곳 이어서 전보다 넓고 복잡해졌다. 외성과 내성으로 나뉜 구조는 전과 유사하다. 신 공성전에는 장애물이 있어 공성 측이 고려해야 한다. 반면 수성 측은 장애물을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신 공성전에 승리한 길드는 '헤로스리아 던전' 버프를 얻는다. 해당 길드장은 '헤로스리아의 선물'을 매일 얻을 수 있다. '헤로스리아 던전'은 일반 유저도 들어갈 수 있는 PK 던전이다. 승리 길드는 공격과 방어 버프로 PK 던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 신 공성전 보상 시스템 구조도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에 신규 에피소드와 환영의 회랑, 콜라보 던전 등 다양한 MD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다. PvE 개선, 내비게이션 개선, 캐릭터 코스튬, 카드 관련 사용성 추가 등 이용자 편의를 개선하기 위한 업데이트도 실시한다. 전 PD는 "20살의 라그나로크를 1살처럼이라는 마음으로 서비스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20년 이상 서비스를 이어 나갈 수 있는 라그나로크를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질의응답 전민우 PD "20살 라그나로크, 1살처럼"


라그나로크 20주년을 맞이하는 소감이 궁금하다.

= 하나의 게임을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서비스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시간 꾸준히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사랑해 주신 유저 여러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욱 좋은 모습을 선보이고자 계속 개선해 나가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


'스무 살의 라그나로크, 1살처럼' 슬로건이 어떤 의미인가?

= 슬로건의 의미에 대해 약간의 오해가 생긴 것 같다. 라그를 20년 전으로 되돌리겠다는 것보다는 게임 초기의 재미를 찾자는 의미를 담은 슬로건이라고 볼 수 있다. 당연히 오랜 기간 서비스되며 상대적으로 성공한 업데이트, 실패한 업데이트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은 좀 더 다듬고 보완하는 의미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 일환으로 이번 업데이트는 우선 공성전의 재미부터 되찾아갈 예정이고 그다음부터는 순차적으로 은 사냥과 아이템 파밍의 재미 등을 찾아갈 예정이다.


게임 엔진도 20년이 됐다. 클라이언트 업데이트 계획이 있을까?

= 쉬운 일은 아니다. 계획이 아예 없지는 않다. 내부에서 '사이드 잡' 프로젝트로 진행 중이기는 하다. 라이브 대응을 하면서 클라이언트를 전면 개편하는 게 쉽지 않더라.


라그나로크가 한국 시장과 세계 시장에서 각각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 라그나로크 온라인 이전의 MMORPG는 대개 남성의 비율이 높은 장르였다고 생각한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아기자기한 감성이 이러한 장벽을 허물었고, 남녀노소 모두 MMORPG를 보다 가볍게 접할 수 있게 만든 계기가 된 것 같다. 또한, 게임의 서브 컬처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생각되는데 저희 그라비티가 2003년도에 오프라인으로 모여 즐길 수 있는 라그 페스를 시작했고 거기서부터 2차 창작물을 유저들이 직접 제작하고 즉매하는 문화가 생겨났던 걸로 기억한다.

한 예로,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인 소드 아트 온라인의 작가분도 데뷔 전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오랜 시간 즐기셨고 그 경험을 토대로 프로에 데뷔하셨다고 들었다


20주년 업데이트의 가장 큰 특징 한 가지를 고른다면?

= 20주년 업데이트 중 키 업데이트는 역시 신 공성전이다. 어떻게 보면 이미 공성전이 있는데 왜 또 신이라는 이름을 붙여 공성전을 만드는가 궁금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앞선 발표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20주년이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가장 재미있던 시절의 라그나로크 온라인으로 되돌아가자! 라는 모토로 하나씩 되짚고 있다.

MMOROG의 꽃은 역시 공성전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많은 유저들이 즐겁게 즐겨야 하는 콘텐츠인데 오랜 기간 서비스를 하다 보니 점차 강력해진 유저들의 공격력으로 인해 PVP가 서로 간에 한방 싸움의 느낌으로 초반과 많이 달라진 면이 있다. 그러다 보니 공성전의 재미가 많이 반감했기에 이를 보완한 새로운 공성전을 개발하게 됐다.


업데이트 내용 중 레벨업과 파밍 등 점점 성장하는 느낌을 되살린다는 언급이 있다. 이 부분에서 지금은 성장 부분이 덜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설명 부탁드린다.

= 게임이 재미있으려면 게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냥이 즐거워야 하는데 그 사냥이 지금 얼마만큼 즐거운가에 대한 부분을 되짚어보던 중 성장의 재미와 파밍의 재미 등 여러 부분을 검토했었다. 다른 부분보다 현재는 파밍의 재미가 많이 약해졌다고 생각하는 만큼 파밍의 재미를 다시금 되살려보자는 목표를 두고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추가되는 신규 공성전에서 성을 차지했을 때 얻게 되는 특혜나 어드밴티지가 무엇인가? 과거 성에서 얻을 수 있었던 신급 아이템 제작 재료보다 더 월등한가?

= 존 공성전에서 얻던 신급 아이템은 당시 밸런스에 맞게 제작되었었다. 신 공성전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들은 일정 기간마다 당시의 밸런스에 맞는 보상으로 제작되어 제공될 예정이기에 성능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공성전에서 성을 차지한 길드는 헤로스리아 던전이라는 PK 던전에서 버프를 받게 될 것이고, 해당 길드의 길드 마스터는 헤로스리아의 선물을 추가로 더 얻게 된다. 이외에도 성 보유 길드원 대상 이펙트, 길드 마스터의 동상 등 꾸미기 효과 같은 부분도 내부적으로 고려 중이다.


신규 공성전이 도입되면 어떤 양상이 나타날지 궁금하다. 전략성&균형은 좋아지겠지만 플레이 시간이 늘어나 유저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 기존 공성전과는 확실히 전략이 달라질 것이라 자부한다. 아무래도 기존 공성전은 대상 성이 4곳이었기에 전력의 분산과 어느 성을 공략할지에 대한 눈치 싸움이 있었다.

하지만 신 공성전은 하나의 성을 두고 전력으로 부딪혀야 한다. 외성부터 엠펠리움까지 가는 맵도 전보다 넓고 복잡한데다 엠펠리움 방의 오픈 방식도 달라졌기에 다양한 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기존처럼 한방 싸움이 아닐 것이라 다양한 직업군을 활용해 어떻게 싸우는 것이 더 유리할지 등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시간이 늘어나는 부담에 대해서는 기존 공성전 대비 많이 늘어난 것은 아니기에 그렇게까지 부담될 거라 생각되진 않는다. 실제 업데이트 후 유저분들의 반응을 보고 지나치게 부담이 된다면 생각되면 조정을 할 수도 있다.


PvP와 PvE 모두 직업 밸런스에 많은 유저들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신 공성전이 직업 밸런스 조정에 어떠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가? 또한 공수성 오브젝트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 한방 싸움이 아닐 때에는 직업 균형이 어느 정도 밸런스를 유지한 상태로 직업 간 상호 상성이 있었다. 점차 유저들의 레벨과 스킬, 아이템 등 스펙이 상승하며 어느 순간 한방 싸움이 됐기에 크게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신 공성전부터 이 부분을 개선해 직업 균형은 다시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에도 수시로 세부 조정을 하며 밸런스를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공성전 오브젝트는 외성부터 엠펠리움의 방까지 진행하는 과정 중간중간 통행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다. 장애물에 따라 유저가 직접 공격해 부술 수 있는 장애물도 있으며 다음 장소로 진입하기 위해 문의 계폐역할을 하는 장치 등 다양한 용도의 장애물이 있다.

이외에도 성을 차지한 길드의 어드밴티지로 재화를 통해 성에 미리 함정이나 바리케이드 등을 추가 배치, 다음 공성전 때 유리해질 수 있는 시스템도 계획했으나 내부 테스트 결과 수성 측이 너무 유리해지는 면이 있어 이번에는 추가하지 않았다.


PvE 역시 다소 사냥 효율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직업에 대한 밸런스 개선 계획이 있는가?

= 각 직군에 대한 밸런스 수정은 지난 수년간 계속해서 진행 중이며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서비스를 하는 내내 멈추지 않고 지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모든 직업이 공성전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될지 궁금하다.

= 공성전에서 되도록 모든 직업군이 각각의 역할을 맡아 수행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으나, PVP 밸런스를 처음 시도하고 있는 만큼 유저분들의 PVP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지속해서 피드백 받아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PvP를 하지 않는 유저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와 기존 콘텐츠 업데이트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린다.

= 경쟁 자체는 좋지만 유저끼리의 PVP를 부담스러워하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되기에 성좌의 탑처럼 도전 모드를 만들고 점수 혹은 타임 어택, 오래 생존하기 등으로 특정 조건으로 다른 유저들과 간접 경쟁을 할 수 있는 콘텐츠도 개발 검토 중에 있다.

그리고 기존 콘텐츠 업데이트 역시 메인 에피소드 등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며 환상총서와 같이 에피소드에서 다 풀지 못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MD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외에도 바르문트의 바이오 스피어와 고효율 높은 장비 아이템을 파밍 할 수 있는 컨텐츠 등도 계속 개발할 계획이다.


연말에 추가되는 에피소드 20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해당 에피소드가 향후 스토리나 콘텐츠 전개 측면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는지 궁금하다.

= 스토리의 경우 추후 공개됐을 때 유저분들이 신규 에피소드에 기대감을 가지고 더욱 재미를 느끼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리 말씀드리기 어려운 면이 있다. 다만, 조금만 말씀드리자면 에피소드 20에는 230레벨 이상의 고레벨 캐릭터 육성용 사냥터가 추가될 것이며 많은 분이 "미사용 카드가 창고나 인벤에 많다. 사용처를 늘려달라"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카드 사용처를 만들 예정이다.


20년 전의 라그나로크가 가지고 있었던 장단점이 있을 텐데 단점은 어떻게 극복했는가?

= 20년이라는 긴 시간을 서비스한 게임인 만큼 어느 정도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질문 주신 장단점에 대한 것이 어떤 점들을 말씀하시는지 와닿지 않아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것 같다.
어느 게임이든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어떤 형태의 단점을 극복했다고는 보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끝없는 편의 개선을 통해 20년간 많은 사랑을 받아온 라그나로크 온라인에 대한 장점을 더욱 부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20년 전 라그 온라인과 현재 라그 온라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게임의 변화는 너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것 같다. 20년 전과 현재의 가장 큰 차이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분들 아닐까 싶다. 당시에 20대였던 유저분들은 이제 40대이신 것으로 알고 있으며 실제 확인해 봐도 현재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즐기고 계시는 유저분들의 평균연령을 봐도 많이 높아진 상태이다.

그러다 보니 버튼이 작아서 누르기 힘들다거나 글자가 작아서 안 보인다는 건의도 받았었고 어릴 적 즐기던 라그나로크를 이제는 자녀와 함께 게임을 즐긴다는 분의 이야기도 들었었다. 너무 감사한 마음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전 연령을 다 커버하기 위해 UI나 편의성 등을 계속 개선해 나갈 것이고. 진입 장벽도 계속 낮춰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더 나아가서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향후 개발 방향성, 편의성 개선 부분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린다. 유저들에게 어떤 경험을 주고자 하는지?

=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서비스를 한 지 2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된 게임인 만큼 유저분들이 불편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초기의 재미가 약화한 부분들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많은 유저의 의견을 수렴해서 게임을 할 때 불편함을 최대한 줄이고 재미가 약화한 부분을 개선해서 예전의 향수와 새로운 재미를 드리려 노력 중이다.


편의성 개선의 경우 유저 피드백을 기반으로 진행해왔다고 알고 있다. 유저들이 가장 많이 개선해 주길 원했던 부분은 무엇이며, 이 의견이 어떠한 내용으로 게임에 반영되는지 알고 싶다.

= 편의성 개선은 상시로 하는 업데이트이기 때문에 가장 많이 원하는 부분을 특정 짓기가 다소 애매하다. 최근 가장 많은 요청 받은 내용이 오늘 발표에서 말씀드린 자주 사용하는 UI 관련 불편사항 개선이다. 이 부분을 편의성으로 보기 애매하지만 MOTP를 사용할 때의 불편함을 줄인다거나 상위 직업으로 전직했지만 모습이 많이 달라 이전 모습을 더 원한다거나 등 여러 가지 니즈를 최대한 수렴하여 들어드릴 계획이다.


오랜 기간 라그나로크를 즐겨온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유저 여러분의 끊임없는 성원에 덕분에 오늘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더욱더 즐거운 게임으로 유저분들의 성원에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