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은 임포스터가 아니었습니다"

임포스터 신드롬(가면 증후군)이란, 자신의 성공과 지위가 스스로의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운으로 얻어졌다고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심리를 일컫는다. 이러한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성공의 요인을 자신이 아닌 외부로 돌리는 경향을 보이며, 실력이 없는 자신은 지금껏 주변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스스로를 일컬어 자격 없는 사람, 협잡꾼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독일 쾰른에서 진행된 데브컴 2022에서는 게임 업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다섯 명의 개발자들이 모여, 임포스터 신드롬을 겪었던 사례와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방법, 나아가 자신의 자존감을 잃지 않으며 이와 공존하는 방법에 대한 공유하는 패널 토크가 진행됐다.


느끼는 감정의 범위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임포스터 신드롬은 주로 자신이 스스로 생각했을 때 충분히 좋은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느끼는 감정이며, 무언가에 대해 잘하는 척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실력없는 자신을 알아채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같은 감정을 말한다.

패널들은 물론, 토크에 참여한 이들 대다수 또한 이러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다고 답했는데, 실제로 미국에서 출판된 폴린 클라인스의 저서 '가면 현상'에 의하면 미국에서 성공한 이들의 70%가 위와 같은 감정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현장에 참석한 패널들은 저마다 임포스터 신드롬을 겪은 사례를 설명하면서도, 이 증후군이 근본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자신의 작업물을 비교적 겸손한 태도로 바라보도록 한다는 점에 있어 어느 정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패널로 참석한 게임 디자이너 쉴러 뉘르 카라슬란(sule nur Karaaslan)은 "게임업계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다음 단계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작업물에 대한 피드백을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스로 실력이 의심될 때는 적극적으로 멘토나, 주변의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또한, 토크에 참여한 개발자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멘토를 찾고, 그들로부터 피드백과 조언을 얻는 것을 가장 추천했다. 이를 통해 자신을 의심하는 심리적 부담을 한 층 덜 수 있을뿐더러, 자신의 위치와 능력을 계속 상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믿을만한 멘토를 찾는 자체가 힘이 들 수 있다. 스모디지털의 시니어 레벨 디자이너인 마르트 판데르스트라위크(Mart van der Struijk)는 놀랍게도 트위터에서 이러한 멘토를 찾아볼 수 있다며, #Gamedev를 통해 검색해 업계의 잔뼈 굵은 베테랑들 중 조언을 하는 데 열려 있는 이들의 연락처가 모여 있는 스프레드 시트를 참고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타인과 자신을 지속적으로 비교하며 자신의 자존감을 낮추는 임포스터 신드롬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스스로 극복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현장의 패널들은 "당신이 당신이 속한 위치에 있는 것은 운이 아니라 실력 때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당신 또한 당신 옆 자리에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훌륭한 사람이다"고 조언했다.

피닉스랩스의 제네럴 매니저를 역임하고 있는 르네 기틴스(Renee Gittins)는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에 대해 자신의 부족함이 더욱 드러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비교를)회피하는 사람이 많은데, 비교가 언제나 나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상대가 가진 스킬셋과 행동력, 어떤 업무에 대한 접근 방향 등 영감을 얻거나 본받을 수 있는 점은 자신의 성장의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임포스터 신드롬은 이러한 감정을 전혀 경험하지 않았던 이들에게도 어떤 자극으로 인해 발현할 수 있다. 갑작스럽게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을 때나, 아니면 새롭게 구직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경우 나타난다.

패널들은 이처럼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의심하는 심리를 극복하는 데에는 자신의 안전 지대(comfort zone)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실패할 용기를 갖고, 타인에게 질문하는 것이 처음에는 두려울 지라도 계속하다 보면 어느 새 많은 성장을 이룩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