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강릉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2 LCK 서머 스플릿 결승전이 펼쳐진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미드 라이너 대결의 주인공 '페이커' 이상혁과 '쵸비' 정지훈은 만남만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선수들이다.

두 선수가 결승에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 스프링, 서머, 2022 스프링에 만나 모두 '페이커'가 승리한 바 있다. 그리고 또 재밌는 점은 '페이커' 이상혁은 지금까지 LCK 결승에 12번 진출해 10번 우승, 2번 준우승으로 무려 83.334%의 승률을 자랑한다.

반면, '쵸비' 정지훈은 5전 5패. 0%다. 데뷔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괴물이 되어간다는 평가를 받고, 라인전 최강, 4년 연속 다른 팀으로 롤드컵 진출 등, 경이로운 기록, 모습을 보여주는 '쵸비' 정지훈인데, 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 '페이커' 이상혁 역대 LCK 결승 전적

12전 10승 2패 83.334%

HOT6 Champions Summer 2013 우승
PANDORA TV Champions Winter 2013-2014 우승
2015 SBENU LoL Champions Korea Spring 우승
2015 SBENU LoL Champions Korea Summer 우승
2016 꼬깔콘 LoL Champions Korea Spring 우승
2017 LoL Champions Korea Spring 우승
2017 LoL Champions Korea Summer 준우승
2019 스무살우리 LoL Champions Korea Spring 우승
2019 우리은행 LoL Champions Korea Summer 우승
2020 우리은행 LoL Champions Korea Spring 우승
2021 LoL Champions Korea Summer 준우승
2022 LoL Champions Korea Spring 우승

■ '쵸비' 정지훈 역대 LCK 결승 전적

5전 0승 5패 0%

2018 LoL Champions Korea Summer 준우승
2019 스무살우리 LoL Champions Korea Spring 준우승
2019 우리은행 LoL Champions Korea Summer 준우승
2020 우리은행 LoL Champions Korea Summer 준우승
2022 LoL Champions Korea Spring 준우승

앞서 이야기했듯, 두 선수의 결승 승률은 83.334% VS 0%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쵸비'의 징크스가 이번에도 반드시 이어질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팬들 뿐 아니라 전문가들 역시 젠지의 우승을 예측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젠지의 폼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2022 시즌을 기준으로 스프링은 T1의 절대적인 강세였다. 전승 우승, 세트 연승 기록 등, MSI까지도 누가 뭐래도 T1이 LCK의 최강이었다. 그러나 서머를 기준으로 서로 그래프가 교차하기 시작한다.

'오너' 문현준과 '케리아' 류민석의 환상적인 맵 장악, 든든하게 미드에서 버텨주는 '페이커' 이상혁, 그리고 언제나 상수인 탑 '제우스' 최우제, '구마유시' 이민형 또한 큰 문제 없이 자신에게 찰떡인 메타 챔피언들을 잘 다뤄 단점이 없는 팀이었다.

또한, T1은 경기 양상이 단순한 흐름보다는 실수가 자주 나올 수 있더라도 조금 더 복잡하고, 어려운 양상으로 흘러갈 때 장점이 많은 팀인데, 그런 점들이 스프링부터 MSI까지 쭉 이어졌다고 보인다. 반대로 젠지는 T1에 비해서는 조금 딱딱하지만, 흔히 말하는 '체급'에서는 더 뛰어나다.

그런데 서머 스플릿에 들어오며 올해 처음 맞추는 호흡적인 측면도 훨씬 좋아졌고, 메타도 스프링에 비해 굉장히 단순해지면서 젠지의 칼이 더욱 갈고 닦여 날카로워졌다. 이런 과정으로 인해 T1은 스프링보다 폼이 살짝 떨어졌고, 젠지는 오르면서 서머는 젠지가 1황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그만큼 젠지의 분위기가 좋다.


눈에 보이는 지표면에서는 '쵸비'가 월등하다. 물론, '쵸비'가 '페이커'를 결승에서 만날 때마다 지표에서 밀린 적이 없긴 하지만, 지금은 '쵸비'가 있던 그 어느 팀보다 좋은 팀원들을 만났다는 게 가장 큰 변수다.

그리고 '페이커'는 지표로 평가할 수 없는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플레이가 강점이다. 특히나 이번 시즌에는 그랬다. 로밍을 통해 반드시 유효타를 내지 않더라도, 움직임 하나로 상대 바텀에 수비적인 포지션을 강제한다든가 그런 것들로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한 부분이 상당하다.

이번 결승 미드에선 아지르, 탈리야, 리산드라, 사일러스 등, 주류 픽 외에 결승이라는 특수성과 두 선수 모두 엄청난 챔피언 폭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조커픽이 등장할지도 관심사다. 양 선수 모두 이번 결승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 미디어데이 당시 '페이커'는 "스프링 결승은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좋은 컨디션으로 임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한다. 최근 미드 중요성이 커졌는데, 좋은 승부를 해보겠다"고 말했고, '쵸비'는 "매번 결승에서 패배했다. 이번에는 이길 수 있다는 느낌이 들고, 예전에는 내가 부족했고, 팀적인 기여도에서 밀려 패배했다. 지금은 다르다"고 각오를 밝혔다.

두 팀의 미드 라이너의 대결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페이커'는 "스프링 맞대결에서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좋은 컨디션으로 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한다. 요즘 미드의 중요성이 커졌는데, 좋은 승부를 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젠지 '쵸비' 정지훈은 "많은 결승에서 만나서 매번 패배했다. 이번에는 이길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전에는 내가 상대 미드보다 부족했고, 기여도에서 밀려서 패배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많이 보완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 선수의 최근 분위기를 보면 인기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윤대협과 서태웅이 떠오른다. 두 선수 모두 다른 스타일, 매력으로 멋진 플레이를 선보이는 선수인데, 윤대협은 다방면에서 팀을 위해서라면 어떤 포지션이든 소화하려고 하며, 시야를 넓게 볼 줄 안다.

반대로 서태웅은 1:1에 특화됐으며, 뛰어난 피지컬로 상대 에이스를 제압한다. 순수 농구라는 스포츠에서 두 선수의 능력만 놓고 보면 서태웅의 손을 들어주지만, 농구는 5:5게임이고, 1:1 돌파는 득점을 위한 하나의 수단인데, 만화에서 서태웅은 후반부에 윤대협의 조언을 듣고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지금의 '쵸비'가 바로 그걸 터득해 한 단계 더 발전할 가장 적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페이커'의 83.334%에 비해 전혀 부족함이 없는 0%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