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은 정말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어요.”

롤드컵 참가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젠지 e스포츠 정글러 ‘피넛’ 한왕호가 말했다. ‘피넛’은 2016년 락스 타이거즈 시절 월드 챔피언십에 참가했던 경험을 떠올렸다. 당시 락스 타이거즈는 우승 후보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조별 리그에서 충격적인 2패로 LCK 팀 중에서 가장 힘들게 8강에 진출했다.

2022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도 ‘피넛’의 말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피넛’ 한왕호가 속한 LCK 1번 시드 젠지 e스포츠가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거치고 올라온 LPL 4번 시드 RNG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는 LCK가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 당한 첫 패배이기도 하다.

패배의 이유에 대해서 대체로 밴픽 문제가 많이 거론된다. 이는 경기를 직접 뛴 선수들도 같은 생각인 듯하다. 패배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쵸비’ 정지훈 미드-정글의 밴픽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며 운을 띄웠다. ‘쵸비’는 “우리 미드, 정글 조합이 다소 수동적이었다”라고 평가하면서 상대 미드, 정글의 발이 풀리는 걸 막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젠지 e스포츠의 패배가 LCK 팬들에게 안겨준 충격은 크다. 그러나 다행히도 LCK 리그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일단 긍정적이다. LCK의 1일 차 종합 성적은 2승 1패, 같은 날 출전한 T1과 담원 기아는 1승을 거뒀다.

T1과 담원 기아의 승리는 신인 선수들이 활약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T1은 탑 라인의 ‘제우스’가 EDG 탑 라인을 말 그대로 박살 내면서 팀에 승리를 안겼다. 담원 기아는 서포터 ‘켈린’이 바텀에 힘을 준 G2를 상대로 초반부터 대활약하면서 압승했다.

그룹 스테이지 2일 차 대진은 여러모로 LCK 팀에게 긍정적이다. 일단, 패배한 젠지 e스포츠가 2일 차 경기에서 휴식을 갖는다. 밴픽도 수정하고 팀 분위기도 추스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1일 차 경기에서 승리한 T1과 담원 기아는 2일 차 경기에 바로 출격한다. 대진은 쉽지 않지만, 이긴다면 기세를 탈 수 있다. 이밖에 DRX도 그룹 스테이지 첫 출격에 나선다.

“롤드컵 동안 누가 먼저 성장하느냐가 정말 중요해요.”

‘피넛’ 한왕호는 지난 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EDG를 예시로 들었다. 지난 대회에서 EDG의 우승을 예견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또한, EDG는 모든 경기에서 풀세트를 치를 만큼 힘겹게 승리했다. 그러나 EDG는 끝까지 살아남았고, 2021 월드챔피언십의 우승팀이 됐다.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롤드컵에서 살아남으려면, 성장해야 한다. 최후의 승리자가 되기 위해 성장하려는 LCK 팀들의 드라마는 2일 차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그룹 스테이지 2일 차 일정

1경기 RGE VS DRX - 9일 오전 6시
2경기 EG VS G2
3경기 FNC VS T1
4경기 EDG VS C9
5경기 TES VS GAM
6경기 DK VS JD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