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키보드 선택에 관대한 편이다. 찰찰찰 데시벨이 높은 청축만 빼고, 텐키리스 배열이라면 어떤 키보드를 던져줘도 곧잘 썼기 때문이다. 편의성 넘치는 기능이나 휘황찬란한 RGB LED에 딱히 관심이 없기에 내구성 똑 부러지는 가성비 제품 하나 집어 어디 키가 눌리지 않을 때까지 혹사시키고 진득하게 사용하는 스타일이다. 하이엔드? 7만 원대 키보드 잘만 쓰고 있는데 굳이?
덕분에 키보드 예산을 줄이고 다른 제품에 힘을 싣는다. 하이엔드 키보드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단지 이유를 대자면 상위 제품으로 올라 갈수록 응당 그에 맞는 성능 향상 체감이 있어야 하는데, 그럭저럭 가성비 제품 쓰면서 "여기서 더 빨라질 수가 있나?"라는 의문과 함께 업그레이드 아닌 옆그레이드라고 치부해서다. 차라리 '높은 프레임이 게임을 이긴다(Frames Win Games)'는 황회장님의 뜻을 이어 받아 모니터나 그래픽카드에 조금 더 투자를 하고 말지.
그러다 가끔은 상상도 못한 정체를 가진 제품이 나와 편협한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꾸기도 한다. 내 기억이 맞다면 2019년이 맞을 거다. 당시 갓나온 스틸시리즈 사의 에이펙스 프로 제품 특징이 '민감도가 조절되는 키보드'였다. 민감도 조절이라니, 다소 충격적이었다. 별도의 설정 버튼을 누르면 변신 로봇처럼 '위이잉' 소리를 내며 물리적으로 스위치 내부 스프링 강도가 변하는 기술인가?
변신은 어림도 없는 소리. 이후 제품 리뷰를 진행하며 알게 된 사실이지만, '옴니포인트' 스위치를 통해 키 입력 높낮이를 자유롭게 설정이 가능한 재밌는 기술이었다. 최소 3.6mm부터 최대 0.4mm까지 입력 지점을 바꿀 수 있다니까 이를 잘만 이용하면 게임에서도 장비빨을 세울 수 있겠다라는 평가를 내렸었고. 입력 지점을 높게 잡으면 0.001초라도 더 빠르게 입력하니까 게임에서 이길 확률이 희박하게나마 더 올라간다는 결론.
명색이 하이엔드 급인데 저런 기능 달랑 하나 있다면 섭하다. 모든 하이엔드 키보드가 그렇듯 표준 기계식 키보드와 비교했을 때 기본적인 스펙 자체가 뛰어나기도 하다. 에이펙스 프로도 8배 빠른 반응 속도, 5배 빠른 동작 인식을 가졌다고 하니 말이다.
(출처 - 랜드로버 사용설명서 유튜브)
그렇게 나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던 옴니포인트 스위치가 2.0으로 진화하여 스틸시리즈 에이펙스 프로 TKL 2023(이하 에이펙스 프로 TKL)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자세한 스펙이나 특징은 후술할 예정이라 요점만 간단하게 슥슥 훑고 가자면 2-in-1 키 입력 기능이 탑재되어 하나의 키에 2개의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표준 기계식 스위치보다 최대 11배 빠른 반응 속도, 10배 빠른 동작 인식을 갖췄다.
2-in-1 키에 대해 슈팅 게임으로 예를 들어보자. 걷기와 질주 키를 Shift에 동시 배치하고 싶다? 2-in-1키를 통해 얕게 누를 때 걷기, 깊게 누를 때 질주 키로 설정하면 된다. 수류탄 장착(G키 얕게), 수류탄 핀 뽑기(G키 깊게)도 가능하고. 다른 장르에서 응용해 보자. 기술1-기술2 콤보를 하나의 키에 배치하고 동일 키를 얕게 눌러 기술1 발동, 깊게 눌러 기술2를 매끄럽게 발동할 수 있다는 것. 어디까지나 정답은 아니고 활용하기 나름이다.
다 필요 없고 직관적인 효과를 기대한다? 물론 있다. 이미 앞서 제품명을 설명했듯 날카로운 유저라면 이미 눈치챘겠다. 스틸시리즈 에이펙스 프로 TKL, 텐키리스다. 기존 풀배열 에이펙스 프로 사용자라면 그야말로 고구마를 박스채로 씹고 사이다를 통째로 마신 입장일 거다.
희소식 하나 더. 기존 에이펙스 프로는 유선만 있는 반면에 에이펙스 프로 TKL은 유선뿐만 아니라 무선 버전 또한 출시하여 선택지를 넓히며, 무선 유저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가 됐다.
깔끔한 비키스타일, 게이머에게 최적화된 텐키리스 디자인
SteelSeries Apex Pro TKL 2023
키보드 유형 : 텐키리스 게이밍 키보드
연결 방식 : 유선
키배열 : 84키
스위치 : 스틸시리즈 OmniPoint 2.0(옴니포인트)
스위치 수명 및 반응속도 : 1억 회 키 프레스 / 0.54ms
키보드 구조 : 스텝스컬쳐2 / 비키 스타일 / 핫스왑(스위치 교체 가능식)
키캡 소재 : PBT 이중사출 키캡
호환 기기 : PC, Mac, Xbox, 플레이스테이션
소프트웨어 지원 : SteelSeries Engine
케이블 : USB C to A 패브릭 케이블
크기 및 무게 : 355 x 128 x 42(mm) / 960g
구성품 : 키보드 본체 / 탈착식 케이블 / 키캡 리무버 / 팜레스트 / 설명서
SteelSeries Apex Pro TKL Wireless 2023
키보드 유형 : 텐키리스 게이밍 키보드
연결 방식 : 유선 + 무선 + 블루투스(5.0)
배터리 : 내장 / 최대 40 시간 지속
키배열 : 84키
스위치 : 스틸시리즈 OmniPoint 2.0(옴니포인트)
스위치 수명 및 반응속도 : 1억 회 키 프레스 / 0.54ms
키보드 구조 : 스텝스컬쳐2 / 비키 스타일 / 핫스왑(스위치 교체 가능식)
키캡 소재 : PBT 이중사출 키캡
호환 기기 : PC, Mac, Xbox, 플레이스테이션
소프트웨어 지원 : SteelSeries Engine
케이블 : USB C to A 패브릭 케이블
크기 및 무게 : 355 x 128 x 42(mm) / 1070g
구성품 : 키보드 본체 / 탈착식 케이블 / 무선 동글 / 키캡 리무버 / 팜레스트 / 설명서
게이밍 특유의 날렵하고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다소 점잖은 외형이다. 자석이 추가된 팜레스트는 장시간 키보드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손목의 피로를 완화해 주며, 올바른 손목 자세를 잡도록 도와준다. 또한, PBT 이중사출 키캡이 적용되어 RGB LED 투과력은 약하지만, 상판 하우징이 없는 비키 스타일의 형태라 LED가 은은하게 아래로 뿜어져 나오는 게 마음에 들었다.
또한, 유선 키보드 기준 본체 뒤편에 숨어있는 키캡 리무버를 이용해서 키캡을 몇 개 뽑아봤는데, 이전 세대 제품과 동일하게 옴니포인트 2.0과 리니어 적축이 조합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펑션 키(F1~F12)와 네비게이션 키는 리니어 적축으로 구성됐으며, 나머지는 옴니포인트 2.0 스위치다. 스위치가 2가지로 나뉘어 타건감이 쉽사리 질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으나 화살표 방향키가 리니어 적축으로 포함된 건 아쉬웠다. 은근히 여러 장르의 게임에서 화살표 방향키를 사용하니까 말이다.
내구성과 편의성도 챙겼다. 에이펙스 프로 TKL은 알루미늄 합금 프레임이 적용돼 다소 거친 표면이지만 그만큼 견고하다는 뜻. 덕분에 키보드 자체 무게도 가벼운 편이며, 통울림도 적다. 또한, 3단 조절이 가능한 높낮이 기능은 특히 스텝스컬쳐2 디자인과 잘 어울리며, 우측 상단의 OLED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스틸시리즈 GG 소프트웨어 설정으로 시스템 온도나 디스코드 메시지 또는 게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모니터 보다가 뜬금없이 키보드를 향해 시선을 아래로 내린다는 게 조금 웃기긴 하지만, 없는 것보다야 낫지 뭐.
여기까지 보여준 건 유선 제품에 불과하다. 무선 제품은 동글이 포함되어 포장이 유선과 약간 다르며, 몇 군데 상이하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다. 그 외 나머지 특징이나 디자인은 유선과 동일하니, 차이점만 빠르게 훑어보도록 하겠다.
스틸시리즈 GG로 속도좀 올려볼까
성능은 최고! 하지만 미쳐 날뛰는 환율을 막을 수가 없어..
디자인과 마감, 그리고 성능 어디 하나 빠질 것 없이 하이엔드다. 특히 텐키리스, 비키 스타일, 이중사출 PBT 키캡이 적용됐으며, 팜레스트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R사의 헌츠맨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디자인 면에서 공통점이고, 사용자 입맛에 맞게 최적의 세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차이다. 내 손에 맞는 장비가 곧 최고의 성능이 아니겠는가.
스틸시리즈 에이펙스 프로 TKL은 옴니포인트 2.0 스위치가 탑재되어 일반 기계식 키보드와 비교했을 때 최대 11배 빠른 반응 속도, 10배 빠른 동작 인식을 갖췄다. 전작(옴니포인트 스위치)은 최대 8배 빠른 반응 속도, 5배 빠른 동작 인식인 것을 따져보면 상당한 개선이 이뤄진 셈이다.
또한, 옴니포인트 2.0은 키 입력을 인식할 수 있는 거리가 0.2mm부터 3.8mm까지며, 0.1mm 당 작동 지점이 있어 37곳 중 사용자가 원하는 지점에 키 인식 지점을 설정할 수 있다. 여기에 1개의 키에 2개의 명령을 할당이 가능한 2-in-1 키를 활용해 다양한 설정이 가능하다는 점이 메리트다.
단점은 가격과 적응기.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무선 버전 39만 9천 원이고 유선 버전이 32만 9천 원이다. 권장 소비자 가격 자체은 189.99 달러지만 최근 가파르게 오른 환율 때문에 가격이 껑충 뛰어오른 것.
개인 차가 있겠지만 옴니포인트 2.0 기능에 대해 적응하는데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사용 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기자의 경우, 게임 내에서 실수를 연발했다. 하지만 이 키보드에 완벽하게 적응을 한순간, 이를 통한 활용도는 무궁무진하지 않을까란 평가를 내리고 싶다.
옴니포인트 2.0으로 업글 완료! 스틸시리즈 Apex Pro TKL 2023 리뷰 기사를 보시고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 중 한 분을 추첨하여 해당 리뷰에 사용된 스틸시리즈 Apex Pro TKL 2023 (유선)을, 이벤트 참가자 전원에게는 10베니를 지급해드립니다. 기사 내용과 관련없는 댓글은 추첨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벤트 상품 : 스틸시리즈 Apex Pro TKL 2023 (1명, 리뷰 사용 제품) / 참가자 전원 10 베니
- 이벤트 기간 : 2022년 10월 19일(수) ~ 2022년 10월 25일(화)
- 당첨자 공지 : 2022년 11월 2일(수) 기사 본문에서 발표
☆ 당첨자 ☆
Wank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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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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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ky@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