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끝자락에서 감히 여쭙습니다. 2010년 상반기 국내 게임계를 뒤흔든 키워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미우나 고우나 스타크래프트2를 언급하시겠지만, 저라면 1초의 고민도 필요 없이 '소셜게임'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이 대답은 괜히 있어 보이려고 자료 몇 가지 뒤져서 섣불리 도출한 결과가 아닙니다. 상반기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수많은 분들을 많나 인터뷰하고, 다양한 게임들의 행사에 참가해서 취재 활동을 펼치는 과정에서 온몸으로 체감한 거대한 흐름에 대한 솔직한 고백입니다.


게임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면 어디라도 소셜게임과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고, 혹시나 공식 컨퍼런스라도 하는 날이면 행사 시작 전부터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참석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한 겨울인데도 실내 공기가 너무 더워 창문을 활짝 열어야 할 정도로, 그 뜨거운 열기는 좀처럼 경험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 요새 아이폰 유저치고 이 게임 모르는 유저가 없다는..




비단, 오프라인뿐만이 아닙니다. 온라인 상에 소셜게임을 연구하는 다양한 소모임들이 조직되고, 트위터에 누군가 소셜게임에 관한 소식을 새로 올리기만 하면 그 글을 본 수 많은 사람들이 서로 리트윗(Retweet)해 서로 공유하는 현상들은 소셜게임을 그냥 한때 유행 혹은 '붐'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파급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위룰(We Rule) 모르면 간첩'이라면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겠죠.


인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신입기자부터 임원진까지 위룰과 비주얼드 블리츠라는 악마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지난 번 회선 공사 때문에 인터넷이 잠시 끊겼을 때는 너도 나도 아이폰을 꺼내 들어,온 사무실에 보석들이 부딪히는 맑고 고운 소리가 울려 퍼지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소셜게임에 대한 관심이 개발자, 게임사를 넘어 일반 대중에게까지도 크게 확산되고 있는 이 때, 수년 전부터 자신의 블로그에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소셜게임에 대한 정보들을 나 홀로 꿋꿋이 구축해나갔던, 지금은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소셜게임의 에반젤리스트이자 스페셜리스트로 당당히 활동하고 있는 '전설의 에로팬더', 김보상씨를 만난 것은 어떻게 보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을지도 모릅니다.



▲ 전설의 에로팬더로 활동하고 있는 김보상





= 전설의 에로팬더... 닉네임이 몹시 난해하다.

"예전에 샤이닝로어라는 게임을 했었는데, 그 때 최종몬스터가 93레벨, 전설의 핑크팬더였다. 외형은 물론 이름까지 상당히 인상적이어서 닉네임으로 쓰려고 했는데 핑크팬더는 좀 심심한 감이 있더라. 그래서 전설의 에로팬더로 바꿨다. 에로틱한 이미지 보다는 코믹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싶었다.



= 예전부터 게임을 좋아했나?

"예전에는 패키지, 비디오 게임 위주로 가끔씩 플레이 했었다. 본격적으로는 눈뜨기 시작한 것은 인터넷 회사를 다니면서부터. 그때 회사가 투자를 많이 받은 회사였는데,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로부터 재투자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었다. 우연히, 그쪽 일에 참여하게 되었고 자료들을 살펴보면서 특이하고, 재밌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무래도, 순수한 게이머라기 보다는 비즈니스적인 측면에 더 많은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라그라로크부터 WoW, 아이온, 에버퀘스트2, 반지의제왕 온라인까지 웬만한 온라인 게임들은 다 해봤다. 아이온만 빼고 만렙도 다 찍었다. 그렇다고, 하드코어하게 플레이 한 것은 아니다.



= 소셜게임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나?

처음은 2002년도부터였고, 2006년부터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와 소셜게임이라는 주제로 포스팅을 해왔다. 그 때는 전혀 주목 받지 못했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었기에 느낀 그대로, 믿는 그대로 계속 써왔다.


=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소셜게임을 꺼내면 전설의 에로팬더가 자동으로 튀어 나올 정돈데.

지난 5년 동안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다보니 현재, 소셜게임과 SNS에 대한 컨텐츠가 1200개 가량 누적되어 있더라. 최근 소셜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면서, 이리 저리 자료를 찾고 공부하다 보니 결국 검색을 통해 내 블로그로 오게 되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면서, 다양한 문의가 몰리기 시작했고,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면서 정보를 공유하다 보니 5월에는 소셜게임 컨퍼런스까지 직접 주최하게 되었다. 음...



▲ 전설의 에로팬더 블로그, http://www.2ndfinger.com/




=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최근 그 관심만큼이나 소셜게임의 개념이 상당히 혼동되고 있다. 국내 온라인 게임 유저들에게 소셜게임에 대해 설명한다면 뭐라고 하겠는가?

나도 그랬지만 국내 온라인 게임을 주로 하던 유저들이 소셜게임을 볼 때는 '질 낮은 게임'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설명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애써 해본다면...


지금까지 시간을 소비한다는 것은 상당히 부정적인 측면이 강했다. 생산의 반대의 개념으로 여겨지니까. 하지만 최근 긍정적인 소비라는 개념이 강조되면서 별 다른 고민 없이 쉽게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꺼리"의 수요가 많아졌다.


예를 들어, 친구끼리 WoW를 같이 한다면 서로 깊은 유대관계가 있겠지만 현실 상 모두가 WoW를 할 수는 없다. 게이머들이야 금방 적응 하겠지만 비게이머들은 다운로드와 설치부터 애를 먹기 시작해서, 설치가 다 끝난 후에도 플레이에 필요한 사전지식을 습득하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소셜게임은 WoW 같은 메인컨텐츠를 즐기고 있는 중에도 서브컨텐츠로 누구나 쉽게 타인과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엔씨소프트의 경우 아이온의 일부를 빼서 서브 게임으로 제작 중인데, 이런 서브게임은 비게이머인 여자친구와도 함께 공감할 수 있다.


소셜게임은 플레이 타임 자체가 영속적이지만 중간 중간 끊을 수 있다. MMORPG를 즐기면서도, 전장 대기시간, 로딩시간 동안 잠깐 잠깐 가볍게 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잠깐, 소셜게임, 여자친구.. 이.. 이 부분 좀 자세히 설명을 해달라.

예전에 WoW를 하면서 알게 된 동생들이 있는데, 동생들 대부분이 WoW 때문에 여자친구와 문제가 있었다. 같이 만나서 PC방을 가도 몇 시간씩 말도 없이 혼자 레이드를 하는데 좋아할 여자친구가 누가 있나. 심지어는 말 시키면 짜증내는 경우도 있는데. (웃음)


해결 방법을 찾던 중, 그 동생이 네이트 앱스토어에 있는 소셜게임을 여자친구에 소개시켜주고, 같이 즐기다 보니 게임에 대한 갈등이 자연스럽게 해소됨을 느낄 수 있었단다. 비게이머인 여자친구가 게임을 하는 남자친구를 어느 정도를 이해하게 되고, 게임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는 실제 에피소드다. 남자친구 본인도 직접 소셜게임을 해보면서 육성과 꾸밈의 재미도 알게 되었고.



= 에이, 육성과 꾸밈은 남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많이 오해하는 부분인데 온라인 게임회사 매출 구조표와 더 깊숙한 데이터들을 살펴보면 치장용 아이템에 남자 유저가 더 많이 쓰는 걸로 되어 있다. 네이트 자료보면 소셜게임에 한 달에 40만 원씩 쓰는 사람도 있는데 뭘.



▲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을 통해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네이트 앱스토어




= 온라인 게임을 주로 즐겨왔던 입장에서 볼때 방금 언급한 온라인 게임과 소셜게임의 연결, 상당히 흥미롭다.

지속적이면서도 강한 인상을 주는 재미는 게임이라는 형태를 띠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내의 현실은 너무 한정적이고 오직 하나에 집중된 형태가 많다.


예전에 북미의 모 블로거가 소셜게임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가지 조사를 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소셜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이 한, 두달 지나고 나니 더욱 새로운 것을 원하더라는 것이다. 근데, 아쉽게도 그 다음 단계가 현재로서는 없다.


쉽게 즐길 수 있던 소셜게임을 플레이하던 유저들이 갑자기 WoW나 아이온으로는 못 간다. 그렇다고 온라인 상의 관계에 푹 빠져있던 유저들이 콘솔게임으로 가기는 또 어렵다. 그렇다면 뭔가 중간단계가 나와야 하는데, 이게 핵심이다. 소셜플랫폼 사업자인 네이트, 네이버가 온라인 게임업체인 엔씨, 넥슨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다.



= 그런 관계 속에서 소셜게임의 역할은 어떤 것이 바람직하나.

닌텐도를 생각해보자. 한때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때문에 완전히 몰락했었지만 비게이머를 포용하면서 그것을 뛰어넘는 성장을 이뤄냈다. 온라인 게임업체를 만나보면 주로 두 가지 목표를 이야기한다. 신규 유저를 유치하는 것, 게임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것.


예전에 지하철을 타고 직접 유저들을 만나면서 인터뷰를 해보았는데, WoW나 아이온 유저들은 지하철 안에서도 항상 게임 속 사정에 궁금해 했다. 이미 경매장 프로그램이 모바일로 나온 것처럼, 소셜게임을 하나 만들어서 생산활동만 할 수 있게 해줘도 그들의 욕구는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앞서 말한 대로 여자친구도 관심을 가질 수 있고.


소셜게임은 온라인 게임에서 비게이머를 유입시키고, 기존 유저들의 관심을 좀 더 붙잡아 둘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부정적인 인식도 마찬가지. 기능성 게임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소셜적인 기능성 게임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을 벗어나서도, 소셜게임은 연결성이라는 측면에서 비즈니스적인 가능성이 많다. 어떤 업체든 소셜게임과 만났을 때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다. KT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웹, IPTV, 스마트폰에서 활용할 게임컨텐츠를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TV에 MMORPG를 붙이기는 어렵지 않겠나.



▲ 아이폰앱, 아이온템, 이런 형태의 소셜게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 외국에 비해 한국의 소셜게임이 많이 뒤쳐졌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고, 시장을 징가가 이끌어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징가도 페이스북도 오버해서 높게 평가할 필요는 없다. 그들도 미래를 예측해서 소셜게임을 만들지는 않았다. 그냥 게임을 만들다 보니 성공을 하게 된 거지. 지금은 뭐 소셜게임의 중요성을 둘 다 충분히 알고 있겠지만.


소셜이라는 단어로 세 가지를 구분할 때, 첫 번째가 이메일과 같은 다이렉트성 1:1 커뮤니케이션이고, 두 번째가 팬사이트 같은 커뮤니티, 세 번째가 컨텐츠 단위의 온라인 게임이다. 그런 면에서 어느 나라의 개발자들이 가장 경험이 많을까? 타인과의 관계, 그 미묘한 밸런스. 사실 그런 노하우는 전 세계를 통틀어 국내 개발자들이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소셜게임의 수익모델을 보자. 크게 광고와 부분유료화로 나눠지는데, 부분유료화는?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늦게 시작한 것은 맞지만, 현재 기존 온라인 개발사를 비롯해서 수많은 업체들이 소셜게임 제작에 뛰어 들었다. 가을쯤 제대로 경쟁이 붙기 시작하면 꽤 괜찮은 결과물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웹 뿐만 아니라, IPTV, 스마트폰 등 플랫폼도 무궁무진하다.


더불어, 온라인 게임만으로 수익구조를 만들어가던 기존 매체들도 소셜게임을 소개하는 역할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 가을부터는 소셜게임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열릴 텐데, 소셜게임을 소개하고 여론을 선도하는 역할을 누군가는 해야 하지 않겠나. 소셜게임은 온라인 게임보다 글로벌화가 쉽다. 예를 들어 아이폰용으로만 개발해도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플레이 할 수 있다. 시장과 매체 활동 범위의 규모가 완전히 다르다.


한국이 소셜게임에 늦었던 이유에는 '개방'이 없었다는 게 크다. 싸이월드라는 미국에도 없었던 대규모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이미 존재했지만 개방을 잘 활용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개발은 철학이 아니라 비즈니스적인 논리다. 그리고, 개방이 있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 인정이 필요한데, 한국은 하청업체 문화가 강하다. "내 플랫폼인데 내가 왜 개방을 하고 공유를 해야 하지? 내가 그냥 누구 시켜서 만들면 되지?"라는 질문들 말이다.


하지만, 최근에 담당자들과 만나보면 이러한 '개방'에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특유의 대기업 환경에서 급속도로 변화해 나가기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아무튼 조금 늦기는 했지만, 아직도 블루오션이 분명하다. 전 세계를 통틀어 소셜게임이 나온 지가 채 2년도 안됐는데 늦었다고 포기하는 건 우습지 않나.



= 국내는 특히, 네이트 싸이월드부터 네이버, 다음까지 기존 플랫폼들이 선점하고 있어서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가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모두가 플랫폼이 될 필요는 없다. 소셜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도 플랫폼이 많아지면 관리포인트가 늘어 부담된다. 현재, 국내 시장은 플랫폼들이 소셜게임으로 잘 나가는 개발사에게 간청하는 상황이다. 플랫폼인가 아닌가 보다는 비즈니스적인 찬스를 누가 더 잘 살리는가로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내가 알기로는 국내 굴지의 업체들 중에서도 소셜게임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회사가 상당히 많다.



▲ 성공한 소셜게임 회사의 대명사, 징가 - 그 이면에는 '베끼기의 달인'이라는 타이틀도.




= 소셜게임은 개발기간이 짧고, 비용이 적다고 들었다. 그래서 투자하기가 용이한 게 아닌가.

MMORPG와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다. 보통 대작게임에 30억 이상이 들어간다고 치면, 소셜게임은 1/10 수준도 안 될 것이다. 하지만, 투자까지 그런 식으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한 다섯 명이 개발하고, 개발기간도 3개월 남짓이니 투자비도 저렴하지 않나?'라고 질문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건 아니다.


소셜게임은 게임 하나 런칭한 후에 성공하면 손떼는 이런 서비스 형태가 아니다. 기존 컨퍼런스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나왔었지만, 첫 게임은 시발점일 뿐이다. 첫 게임이 궤도에 올랐을 때 재빠르게 두 번째 게임을 출시해 다시 시발점을 타고 흐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 번째 게임도 마찬가지. 즉, 연속적으로 런칭하면서 유저를 확보하고, 그 유저들을 이탈 없이 지켜내면서 새로운 유저를 유입시키는 전략을 꾀해야 한다.


세 팀 정도가 함께 돌아가야 하며, 서버 관리 등 추가적인 인원을 고려하면 30~40명 가량이 필요할 듯 싶다. MMORPG는 하나를 몇 년간 만들기에 리스크가 크지만, 소셜게임은 짧은 기간 동안 여러 게임을 만들기에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온라인 게임은 해당 퍼블리셔 하나에만 런칭하지만, 소셜게임은 자신의 의지만 있다면 모든 플랫폼에 들어갈 수 있다. 이 또한 성공률을 높인다.



= 직접 소셜게임을 만들 생각은 없나. 소셜게임과 관련 투자해주겠다는 의뢰도 많이 들어올 것 같다.

단일 컨텐츠는 잘 만드는 사람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잘 만들어진 컨텐츠로 어떻게 비즈니스를 만들어가는가에 관심이 많다. 가능성이 잇는 연결고리를 만들어낸다거나.


주로 업체들을 만나면 한국 소셜게임 시장의 전망이나, 괜찮은 업체들, 소셜게임 자체의 가능성에 대해서 물어보는데, 일단은 신뢰를 갖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워낙 소셜게임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다 보니 상장사의 경우 이슈만 엮어서 주가를 조작하려는 일부 사람들도 있다.


'돈을 줄테니 직접 만들어 봐라'등 별의별 제의가 많은데 상호신뢰가 없이는 아무 것도 안된다 싶어, 지금은 컨퍼런스 준비에 집중하고 거의 아무도 만나지 않고 있다.



▲ 뭔가 열심히 강의하는 듯한 전설의에로팬더님과 열심히 수업들 듣는 Niimo 학생 아니 기자




=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뭔가 직접 해보려는 게 아닌가.

일부러 업체들을 만나고 다닌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소셜게임에 대한 조언도 해주지만 10원 한푼 받은 적도 없다. 5년 전과는 다르게 지금은 내 말에 잘 귀 기울여 주는 것이 무척이나 신나더라. 예전에는 이상한 소리 한다는 취급도 많이 받았었는데. (웃음)


그런데, 그렇게 업체별로 만나다 보니 뭔가 미약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개별 미팅을 통한 에반젤리스트의 역할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고, 그래서 소셜게임 컨퍼런스를 한번 주최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소셜게임 관련 컨퍼런스가 종종 열리기는 했었지만 특정 업체에 의해서 주도된 것들이었다. 예를 들어 네이트가 하면 다른 데는 잘 안 온다. 하지만 중립적인 입장에 있는 내가 하면 보다 큰 판이 만들어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는 5월 24일 열리게 되는데 이런 컨퍼런스를 계기로 실력있는 소셜게임 회사들이 더욱 주목 받고, 또 투자 받는 기회를 만들어내고 싶다. 중국과 한국에 쏠린 관심이 한국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다행이 많이들 도와 주셔서 무사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가장 큰 목표가 소셜게임 컨퍼런스를 무사히 마치는 것 뿐이다.



= 만나본 업체들 중에서 소셜게임에 관심이 많은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있었나.

엔씨소프트 곧 첫 번째 결과물이 나올 것 같고, 한빛소프트, 위메이드, YS 온라인 웬만한 회사는 다 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 중에 엔씨소프트가 그나마 가장 긍정적이었다.



= 평소에 플레이하고 있는 마음에 드는 소셜게임이 있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는 없다. 최근 에버플래닛을 하고 있는데 숨겨진 명작이더라.



▲ 넥슨의 에버플래닛




= 블로그를 보면 다양한 포스팅이 있는데 일반인은 작성하기 힘든 현황 조사와 관련한 것들이 많다. 심지어는 지하철 안에서 수십, 수백명의 유저들과 직접 만나면서 작성한 글도 있던데

집념이랄까? 사람이 궁금해지면 뭔가 알아보려는 노력을 하게 되는데, 나는 "소비자들이 진짜 그런가?"에 대한 질문이 너무 궁금하다. '소비자들이 이 현상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는게 맞나,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가 맞나'와 같은 호기심들.


현재는 컨퍼런스 준비 때문에 잠시 중단되어 있는데, 이런 조사는 꾸준히 하고 있다. 사람을 안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특히, 소비자는 더 어렵다. 꾸준히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다보면 나중에는 특정 현상에 어떻게 반응하게 되는 지 알 수 있게 된다. 절친이 되면 그 사람이 어떻게 나올지 충분히 알 수 있듯이 말이다.



= 마지막으로 소셜게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개발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단도진입적으로 말하겠다. 고민 그만하고 일단 깃발을 꽂으라. 지금은 기회다. 98년쯤에 벤쳐붐이 일었는데, 그때는 거품이 맞았다. 뭔지도 모르고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게임이 뭔지, 인터넷이 뭔지, 커뮤니티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 없지 않나.


10년간 산업이 진행되어 오면서 상업적으로 성과를 거둘만한 아이템들이 다양한 측면에서 성장해왔다. 만약에 고민만 하다가 시작할 포인트를 놓치게 되면 얻어갈 과실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로가기] 전설의 에로팬더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