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게임 개발자 타쿠미 슈는 국내에서도 인기 있는 추리 게임 '역전재판 시리즈'의 창시자로 불리는 자입니다. 법원을 소재로 한 독특한 컨셉과 짜임새 있는 레벨 디자인 그리고 "이이있소!"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추리 게임 장르에 전반적으로 큰 영향력을 보여왔죠.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2010년 타구미 슈가 완전 신작으로 개발한 또 다른 추리 게임이 존재합니다. 사건과 죽음 그리고 유령, 빙의를 소재로 기존의 게임과 완전히 차별화된 어반 판타지를 보여줬던 '고스트 트릭'이 그 주인공이죠. 메타스코어 83점에 유저 평점 9.7을 기록하며, 플레이 해본 유저들 사이에선 호평뿐이었지만 당시에는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아쉬움이 많았었는데요.

2023 닌텐도 다이렉트에서 리마스터 출시가 깜짝 발표된 뒤 닌텐도 스위치를 포함해 PC, PS, Xbox 플랫폼과 공식 한국어를 지원한다는 소식이 공개되면서 기대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오는 6월 30일 출시 될 '고스트 트릭 리마스터'는 원작과 비교해서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리마스터를 하게 된 계기와 변화점 그리고 특징 등에 대해 리마스터 개발을 맡은 오리지널판 디렉터 타구미 슈(Shu Takumi)와 리마스터 디렉터 아쓰시 마루야마(Atsushi Maruyama), 리마스터 프로듀서 이즈미 신고(Shingo Izumi)를 통해 물어보고 답하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 좌측부터 프로듀서 이즈미 신고, 리마스터 디렉터 아쓰시 마루야마, 오리지널판 디렉터 타구미 슈


새롭게 추가된 일러스트, 배경음악, 고스트 퍼즐, 챌린지

Q. 한국어가 수록되지 않았던 원작이 출시된 지 10년만에 리마스터 버전으로 한국에 출시되는 만큼 본 작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이즈미 신고 = 역전재판 시리즈의 창시자 '타쿠미 슈'가 제작한 미스터리 게임의 명작 '고스트 트릭'이 고해상도 그래픽과 새로운 사운드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추가 요소도 몇 가지 수록되어 있으니, 모쪼록 플레이해 주셨으면 합니다.


Q. NDS 및 모바일 버전 출시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고스트 트릭’을 HD리마스터를 하여 출시하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이즈미 신고 = 이식 요청이 많이 접수되었고 플레이해 주신 유저분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13년 전에 즐기지 못했던 분들이 모쪼록 플레이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이번 이식을 결정한 이유입니다. 따라서 이번 이식에서는 멀티 플랫폼 지원과 아시아 언어의 추가 지원을 실시하였습니다.

또한 원작이 발매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어느 시대, 어느 나라, 어떤 하드웨어로 플레이해도 변하지 않는 '보편적인 재미'를 가진 타이틀이라는 부분도 컸습니다.



Q. 고스트 트릭에서는 영혼이 되어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는 독특한 시스템을 채용하였는데,고스트 트릭의 개발을 시작할 당시 어떻게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시스템을 구축하셨는지 그 과정을 짧게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타쿠미 슈 = 처음에 있었던 이미지는 '군중극'처럼 수수께끼 같은 사람들을 바깥에서 관찰하고, 그들이 안고 있는 비밀을 풀어 나가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래서 첫 기획에서는 게임의 무대가 맨션이었고, 그곳에 사는 주민들을 관찰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때, "관찰을 할 수 있는 주인공은 어떤 존재일까?"라고 생각했을 때 떠오른 것이 '영혼'이라는 아이디어였습니다.


Q. ‘챌린지’를 포함한 새로운 요소들이 추가되었다고 하는데 추가 혹은 변경된 콘텐츠들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추가적으로 원작과 HD리마스터 버전의 차이점이 궁금하며, 이번 리마스터 버전이 기존 고스트 트릭을 플레이 해본 유저와 해보지 않은 유저 각각에게 어떤 매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아쓰시 마루야마 = 오리지널 버전에서의 새로운 요소로, '일러스트', '배경음악', '고스트 퍼즐', '챌린지'라는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일러스트'에서는 게임 속 배경 전경이나 인상적인 장면의 영상, 캐릭터 일러스트를 볼 수 있으며, 나아가 원작 초기에 검토되었던 캐릭터 디자인 일러스트나 각 장면에서의 캐릭터 움직임을 검토했던 아날로그 자료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배경음악'에서는 게임 내에 등장하는 오리지널 BGM과 어레인지 BGM을 비교하며 들을 수 있습니다.

'고스트 퍼즐'은 캐릭터가 움직이면서 조각을 조작하며 갖추는 퍼즐 게임입니다. 통상 퍼즐과는 달리, 조각의 연결을 생각해야 해서 난이도가 높습니다.

'챌린지'는 게임 속의 파고들기 요소이기도 하며, 도전하면 통상 플레이로는 볼 수 없는 캐릭터의 대화를 보는 계기로도 작용하기 때문에 부디 컴플리트를 목표로 해 주셨으면 합니다.

신규 유저에 대한 매력 요소는, '죽음을 회피하고, 운명이 갱신됨으로써 이어 나가는 스토리'를 고해상도로 처음 체험하며 즐길 수 있다는 부분이겠네요. 그러니 플레이 전의 스포일러에 충분히 주의해 주셨으면 합니다. 예전에 즐겼던 팬들의 체험 차이로는, 최신 게임기에서 BGM의 어레인지와 고해상도화로 더욱 깔끔하고 쉽게 즐길 수 있게 된 고스트 트릭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겠네요.


Q. 게임 내에서 등장하는 효과나 연출 방식을 구상할 때 영감을 받은 작품들이 있었다면 소개를 부탁합니다.

타쿠미 슈 = 고스트 트릭을 제작할 당시, '역전재판'이 처음으로 무대극으로 상연되었습니다. 그것을 본 영향으로 '무대극을 보는 듯한 게임'이라는 비주얼 콘셉트가 생겼습니다. 그 결과, 스포트라이트를 사용한 연출 등의 아이디어로 이어졌죠. 또한, 이야기의 서술 방식은 당시에 본 영화 'THE PRESTIGE(Christopher Nolan 감독)' 등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Q. NDS 특유의 조작 방식 때문에 다른 기종으로 포팅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개발 과정에서 소개해 줄 일화가 있을까요?

아쓰시 마루야마 = 딱히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습니다만, 말씀하신 대로 UI 조정이 어려웠습니다. 게임 속에 표시되는 UI는 게임 플레이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디에', '어떻게' 표시할지를 UI 멤버들과 거듭 검토하며 개선하였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어려웠던 것은 조종의 표시였습니다. 빙의한 뒤 해당 사물을 조종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 시의 유저 시점을 고려하면서 개선을 실시하였습니다.


Q. 두 개였던 화면이 하나로 합쳐진 만큼 게임 디자인이나 플레이 또한 약간의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화면을 두 개에서 하나로 합치면서 신경 쓰고자 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아쓰시 마루야마 = 위 질문에서도 말씀드렸던 조작감과 UI 최적화를 꼽을 수 있겠네요.


10년 지나도 유일무이한 세계관 속 추리 즐겨주길 바란다

Q. 고해상도 비주얼이 제공되지만, 화면 비율은 기존과 동일하며 좌우 레터박스를 배경으로 덮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화면 비율을 조정하지 않으신 이유가 있었나요?

아쓰시 마루야마 = 고스트 트릭의 게임성은 현재 화면에 보이는 것의 정보가 난이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가로세로비를 바꿔버리면, 오리지널 버전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게 되어 난이도와 체험이 변하게 됩니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로세로비를 유지하였습니다.


Q. 4개의 플랫폼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만, 각 플랫폼 별로 어떤 플레이 경험을 전달하고 싶으셨는지 알려줄 수 있나요? 또한 전 플랫폼 모두 최적화가 고르게 이루어 졌는지 궁금합니다.

아쓰시 마루야마 = 어느 플랫폼 모두, 오리지널 버전의 체험을 최신 기종의 고해상도로 즐겨 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작하였습니다. NDS만 터치 플레이 기능이 있습니다만, 그 외 플랫폼에서 최적화된 게임 체험이 가능합니다.



Q. 고스트 트릭을 처음 해보는 유저를 위한 팁이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타쿠미 슈 = 죽음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액션을 관찰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액션을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퍼즐을 풀면서 그 이면에서는 시나리오도 진행되고 있고, 퍼즐을 풀면 이야기의 수수께끼도 동시에 밝혀지곤 합니다. 이 퍼즐과 시나리오의 연결성, 실시간성이 '고스트 트릭'에서 지향한 콘셉트입니다.


Q. 이번 HD리마스터 이후에 후속작을 내실 계획이 있나요? 혹시 고스트 트릭의 후속작이 출시된다면 ‘영혼이 되어 문제를 해결한다’는 시스템을 소재로 어떤 이야기를 그리고 싶으신가요?

이즈미 신고 = 지금은 '고스트 트릭'을 되도록 많은 분들께 전해드리는 일을 신경 쓰고 있기 때문에 향후의 일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속편 제작을 검토하고 싶을 정도로 많은 분들께서 본 작품을 플레이해 주셨으면 합니다. 개인적인 아이디어는 있습니다만, 여기서 말하면 실현이 어려워질 것 같아서 비밀로 하고 싶습니다.(웃음)

아쓰시 마루야마 = 계획은 없기 때문에 야망이 되겠습니다만, 이식 중에 '최신 하드웨어로 고스트 트릭을 만들 거면 이렇게 만들고 싶다, 저것을 넣고 싶다'와 같은 다양한 망상이 커져서 고스트 트릭의 속편을 만들어 보고 싶네요.

타쿠미 슈 = 미래의 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제작자의 의지, 회사의 방향성, 팬들의 목소리, 시대, 다양한 요소가 기적적으로 맞물려서 게임이 탄생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여러분의 목소리가 큰 의미를 가질지도 모르겠네요. 그때를 위해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유저에게 남기고 싶으신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합니다.

이즈미 신고 = 우선 유일무이하고 빼어난 스토리를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어 지원과 입문이라는 의미로 체험판을 준비하였으니 꼭 플레이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후에는 스토리의 스포일러를 보지 않도록 SNS에서 '고스트 트릭'을 검색하지 않는 등, 주의를 기울이며 발매일을 맞이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쓰시 마루야마 = DS판의 영혼 그대로, 고해상도화와 최신 하드웨어에 최적화되어 다시 태어난 고스트 트릭을 잘 부탁드립니다!

타쿠미 슈 = '고스트 트릭'은 2010년에 닌텐도 DS로 발매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 이상, 끊임없이 사랑해 주시고 이식을 희망해 주신 팬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이번에 최신 기종으로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10년이 지나도 유일무이한 세계관과 이야기를 꼭 즐겨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