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상암 에스플렉스 센터에서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스트리트 파이터5 국가대표 미디어데이가 진행됐다.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 게임을 위해 서울시에서 마련한 연습 공간에서 3차 훈련에 돌입한 스트리트 파이터5 국가대표 김관우, 연제길과 강성훈 감독의 각오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코로나19로 연기됨에 따라 지난해 선발전을 통해 국가대표가 된 김관우와 연제길의 훈련도 1년이 훌쩍 넘는 장기전이 됐다. 스트리트 파이터5 국가대표 팀을 이끄는 강성훈 감독은 "준비는 작년부터 계속 하고 있었다. 합숙 훈련도 1, 2차를 거쳐 이제 3차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일에는 한국e스포츠협회의 지원을 받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피파온라인4 국가대표 팀과 함께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강성훈 감독은 물론 김관우와 연제길은 본선 경기장과 비슷한 환경에서 진행한 현지 적응 훈련이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고 강조했다.

연제길은 "내가 (현장에서) 어떤 것에 약하고, 어떤 것에 강한지. 그리고, 대기를 하면서 어떤 걸 생각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됐다. 본 경기에서 더 잘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전했고, 김관우도 "그간 큰 무대에 서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적응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강성훈 감독은 국내 e스포츠에서는 '마이너' 종목으로 평가 받는 격투 게임이 아시안게임을 통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강 감독은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걸 새삼 실감하고 있다. 많은 도움을 주신 한국e스포츠협회, 한국스포츠과학원에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 선수들 잘 보필 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미디어데이에서 진행된 스트리트 파이터5 국가대표 팀과 Q&A 전문이다.

Q. 그간 연습 과정은 어땠나.

강성훈 감독 : 준비는 작년부터 하고 있었고, 합숙도 1, 2차를 거쳐 3차를 진행 중이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다.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은 성적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관우 : 1, 2차에서 이미 많은 연습을 했고, 3차 훈련을 하면서 플레이가 완성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환경에서도 실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많은 선수들이 도와주고 있다. 우리 선수단도 노력해서 실력을 갈고 닦고 있다.

연제길 : 감독님, 김관우 선수가 말씀하신 대로 1, 2차는 이미 진행했고, 지금은 훈련의 마지막 단계를 거치고 있다. 웬만하면 지지 않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컨디션 관리만 철저히 하면 메달 따올 수 있을 것 같다.


Q. 합숙 훈련과 로드 투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어떤 정보를 얻었고, 어떤 부분을 보충하고 있는지.

강성훈 감독 : 익히 아시다시피 차기작 스트리트 파이터 6가 나온 상황이라 연습 환경을 꾸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폼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 부분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로드 투 아시안게임을 통해 직접 항저우에 다녀옴으로써 현지 환경을 익히고, 여러 정보를 얻었다. 만나보지 못했던 선수들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3차 훈련에서는 선수들이 상기해야 할 포인트를 뽑아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고, 전략과 전술을 가다듬는 단계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Q. (김관우 선수에게) e스포츠 국가대표 중 가장 긴 경력을 가졌다. 선배로서 본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있을 법한데.

김관우 선수 : 내가 나이가 많거나, 경력이 많거나 하는 건 전혀 생각하지 않고 플레이하고 있다. 선배로서 보여져야 한다는 것보다는 플레이어 대 플레이어로서 대결을 하고, 승리를 해야 한다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Q.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경계 되는 국가나 선수가 있다면?

강성훈 감독 : 역시 종주국인 일본이 강력하고, 대만, 홍콩도 강력하다. 동아시아권에서는 누가 나오든 강하다. 또, 로드 투 아시안게임을 가서는 일부 동남아 국가가 생각보다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선수들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데, 얼마나 준비를 해올 지가 관건일 것 같다. 얼른 본선에 가서 붙어보고 싶다.

연제길 : 1, 2, 3차 합숙을 진행하면서 그렇게 위협이 됐던 선수는 없다. 자신감 있는 상태고, 다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김관우 : 그동안 스트리트 파이터5를 오래 해오면서 겪었던 강한 상대도 있고, 보기 힘들었던 선수 중에도 강한 상대가 있었다. 후자에서는 파키스탄 선수가 있었다. 최근에 정보를 얻긴 했는데, 굉장히 강력한 상대가 될 것 같아 주의하고 있다.


Q. 공식 플랫폼은 PC다. 돌발적인 변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강성훈 감독: 오늘도 협회와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일단 컨트롤러 규정에 대해 확실히 숙지하고 갈 필요가 있다. 선수들은 여분 컨트롤러 2개와 연습용까지 총 3개를 가져가려 한다. 변수는 이미 우리 선수들이 많은 경험을 통해 학습되어 있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다만, PC 플랫폼 특성상 지연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세팅 시간이 오래 걸리면 선수들이 늘어질 수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대비하려 한다. 로드 투 아시안게임에 출전했을 때, 현지 스태프들이 격투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부드럽게 진행이 됐다. 본선에도 그분들이나 그에 준하는 분들이 오면 문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


Q. 현지 적응 훈련을 통해 느낀 점은?

강성훈 감독 :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현지화 훈련을 했고, 얻은 게 많다. 선수들도 느끼는 부분이 많았을 거다.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다. 로드 투 아시안게임을 위해 일본과 중국 경기장에 다녀왔고, 국내서 현지 적응 훈련도 한 만큼, 무대 적응은 어느 정도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김관우 : 현지 적응 훈련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큰 무대에 서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서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됐다. 대회 중에 대기 시간이 긴 경우가 많은데, 그 때 컨디션을 유지하는 법. 그리고, 현장의 조명이나 소음에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지 생각해 두고 있다.

연제길 : 내가 어떤 것에 약하고, 어떤 것에 강한지. 그리고 대기하면서 어떤 걸 생각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됐다. 본선에 가서 더 잘할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다.



Q. 합숙을 통해 보완한 약점이 있다면?

강성훈 감독 : 약점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선수들이 생각하는 게 다를 거다. 선수들에게 따로 이야기한 것은 없고, 스파링 파트너에게 요구했다. 예를 들어, 도발하는 걸 싫어하니까 일부러 책상도 흔들고 일어나서 세리모니도 해 달라고 했다.

게임 내적으로는 약점이라고 할만한 부분이 크지 않아서 무대에 올라가서 본 실력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 연제길 선수에게는 기계 같은 플레이를 요구하고 있어서 약점이 보이지 않고, 김관우 선수는 워낙 꼼꼼한 스타일이라 약점이라고 할 게 없다.


Q. 어떤 성적을 기대하고 있나.

강성훈 감독 :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 까봐 이야기 한 적은 없는데, 충분히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다고 본다. 선수들이 합숙 훈련을 너무 잘 따라와 줬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선수는 전세계에 몇 없다고 생각한다. 도와주시는 분들도 너무 많고, 정말 약간의 운만 따르면 되는 상황이지 않을까 싶다.


Q. 하루에 몇 시간 정도 연습을 하는지.

강성훈 감독 : 중간에 쉬는 시간과 식사 시간이 있고, 길게 하면 13시간에서 짧으면 8시간 정도다. 필요에 따라서는 새벽이나 쉬는 날에 더 하기도 하는데, 이제는 시간을 지켜가려고 한다. 아시안게임은 오전 9시부터 경기가 시작될 예정이라서 한국 시간으로 오전 10시에 맞춰 적응하고 있다.

또, 한국스포츠과학원에서 심리 상담과 체력 단련, 영상 분석을 도와주고 계신다. 선수들이 심리 상담에 굉장히 큰 만족을 하고 있더라. 또, e스포츠는 체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데, 경기가 길어지면 결국 체력전이 된다. 우리 선수단이 나이가 적지도 않다. 영상 분석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 많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스포츠과학원도 e스포츠는 처음이기 때문에 좋은 선례가 됐으면 좋겠다.


Q. (연제길 선수에게) 자신감을 가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연제길 : 나는 원래 연습을 많이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생긴다. 합숙 훈련 뿐만 아니라 개인 훈련도 다양한 방면으로 많이 하고 있다. 때문에 컨디션이나 게임 외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웬만하면 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Q. 연습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김관우 : 나는 솔직히 없다. 충분히 해야 할 것을 했다는 생각이고, 따르기 힘든 요구는 없었다. 감독님도 무작정 힘들 게만 하는 게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다는 걸 충분히 아셔서 적절한 휴식을 주셨다.

연제길 : 나는 결혼하고 아이가 있어서 합숙이 힘들었다. 그래서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차가 막히는 걸 제외하고는 힘든 점은 없었다.


Q. 이번 아시안게임 일정은 추석 연휴와 겹친다. 가족들 반응은 어떤가.

연제길 : 흔치 않은 기회니까 기왕 가는 거 메달 목걸이 하나 가져오라고 하더라.

김관우 : 명절에 특별하게 뭘 하지는 않고, 9월에 내 생일이 끼어있다. 생일을 특별하게 보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강성훈 감독 : 국가대표 감독이 된 게 내가 태어난 이후 부모님께서 가장 좋아하신 일이지 않았나 싶다. 게임에 오래 몸담고 있는데, 그전까지는 부모님께서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아시지 못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걸 알게 되신 것 같다. 좋은 성적 거두면 잔치를 연다고 하시더라.


Q. 마지막으로 대회에 임하는 각오.

연제길 : 이렇게 큰 대회를 나가는 건 거의 처음이다. 큰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 기회를 잘 잡고 싶다. 자신 있게 가서 자신 있게 이기고 오겠다. 원래 내가 집에서 아이를 보는데, 자리를 비우게 됐음에도 그 빈자리를 잘 메우고 힘써주는 아내에게 고맙다. 보답하고 싶다.

김관우 : 남은 연습 기간 후회 없이 착실하게 임해서 좋은 성적 거두겠다. 응원해주시는 분들, 기쁘게 해드리고 싶고, 게임하는 걸 싫어하셨던 가족들에게도 뭔가 하나 해냈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잘하고 오겠다.

강성훈 감독 :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걸 새삼 실감한다. 한국e스포츠협회, 한국스포츠과학원 관계자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 선수들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 만큼, 좋은 성적 나왔으면 좋겠다. 아시안게임까지 선수들 잘 보필해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