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방주' 기반의 신작, '명일방주: 엔드필드'가 최초 공개 이후 1년만에 새롭게 영상을 공개했다. 최초 공개 당시 전작 명일방주와 달리 '엔드필드 공업', 그리고 '탈로스2'라는 새로운 세력과 배경이 등장하고 디펜스가 아닌 실시간으로 필드를 탐사하는 게임으로 전환된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한 어떤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추측만 가능했던 가운데, 이번 티저 및 게임플레이 데모를 통해 개발사 하이퍼그리프가 '명일방주: 엔드필드'에 구현하고자 하는 요소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침식'과 '아겔로스', 그리고 '명일방주'와 연결고리

전작 명일방주는 테라 행성의 발전을 가져다줬지만 불치병인 '광석병'까지 가져온 오리지늄, 그리고 광석병 감염자와 비감염자의 갈등이 이야기의 핵심이었다. 사태가 점점 커지면서 먼 옛날부터 테라 행성에 존재해왔던 위험한 존재들까지도 언급되지만, 그 기원을 파헤치는 과정에서도 오리지늄으로 인해 발발한 분쟁과 이를 막기 위한 로도스 아일랜드 대원들의 노력이 계속 언급되고 있다.

그 핵심 소재인 '오리지늄'이 PV나 여러 자료에서 대지 위에 기둥처럼 솟아난 검은 광석으로 묘사가 된 만큼, 비슷한 요소가 보였던 명일방주: 엔드필드 최초 공개 PV에서도 오리지늄 혹은 그와 유사한 광물이 있을까 하는 추측이 있었다. 그리고 그 추측은 이번 티저를 통해서 사실로 드러났다. 오리지늄을 시설 내부에 보관한 것뿐만 아니라, 융합로를 활용해 동력원으로 쓴다는 언급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토대로 '명일방주'에서 겪었던 것과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리라는 걸 추측할 수 있었다.


▲ 이거 아무리 봐도 오리지늄 느낌이 나는데

▲ 역시 오리지늄이었군...가만 이거 또 광석병 얘기 나오는 건 아니겠지?

그러한 추측처럼 엔드필드에서도 유사한 현상인 '침식'이 언급됐다. 단어 뜻 그대로 내부로 무언가가 침투해 퍼지면서 점차 오염을 퍼뜨리는 현상으로, 광석병과 달리 '침식'은 유기물뿐만 아니라 무기물에도 영향을 미친다. 티저 PV에서 지표면에 검은 기둥이 아닌 보라색으로 물든 원뿔형 돌기둥이 솟아난 지형이 여럿 보이는데, 이는 침식 현상이 일어난 지역으로 추정된다. 광석병 그리고 오리지늄과의 관계성은 아직 미지수이다.

골렘 혹은 원석충과 유사한 느낌의 생명체는 티저를 통해 '아겔로스'라는 이름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인류가 탈로스2에 도착하기 전부터 존재하던 토착 생물의 일종으로, 무리를 지어서 거점을 습격할 정도의 지적 능력을 보유했다. 중간중간 인간형의 다른 존재들과 같이 다니는 모습이 확인됐으나, 그들이 인류인지 혹은 아겔로스의 또다른 종류의 개체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 아겔로스라는 이름이 공개된 적 개체 외에도

▲ 전작에 적으로 등장했을 법한 디자인의 무언가도 보인다. 정체는 아직 불명

'명일방주: 엔드필드'라는 제목처럼, 이번 작품에서 유저는 로도스 아일랜드가 아닌 '엔드필드 공업'이라는 곳의 관리자로 등장한다. 전작의 박사처럼 동면에서 깨어났지만, '박사'와 동일인물인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개발사에서는 이를 의식한 듯, 영상 마지막에 '뭐라고 불러야 할까'라고 내레이션을 언급하면서 유저의 관심을 유도했다. 다만 성별이 불분명하게 묘사됐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남/여 성별을 골라서 다른 대원들과 함께 전장을 직접 누비게 된다.

▲ 전작과 달리 얼굴도 공개되고 성별도 고를 수 있는 '관리자'

엔드필드 공업의 자세한 설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인공이 속한 부서인 '프로토콜 복원 부서'는 구시대의 유적을 탐색해 잃어버린 프로토콜 기술을 회수, 복원하는 부서다. 이들이 탈로스2에 가게 된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으나, 어찌 되었든 유저 그리고 엔드필드 공업의 대원들과 유저가 고용한 탐사원들이 탈로스2에 가서 침식 현상을 비롯해 그곳의 여러 지역을 탐색하는 것이 '엔드필드'의 주요 목적으로 보인다. 대원들의 세부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첸치엔위'라는 캐릭터가 첸과 비슷한 뿔을 갖고 있고 거기다가 유사한 스타일의 쌍검술을 구사하는 만큼 '명일방주'의 등장인물과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지 주목된다.

▲ 어 이 익숙한 디자인은 HOXY 어릴 적의..."네가 알 필요 없다?"

▲ 아무리 봐도 이건 패트리어트 같은데...아니면 그 조상인 다른 웬디고?

▲ 성이 첸 씨에다가 저 쌍검 그리고 뿔

▲ 그리고 저 검술까지 ㄷㄷㄷ


태그가 아닌 MOBA식 액션을 풀 3D에 맞춰 개조하다

2D 디펜스 RPG였던 전작과 달리, 엔드필드는 최초 공개 당시부터 실시간 RPG를 강조한 작품이었다. 그만큼 게임플레이의 핵심인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심사였다. 특히 첫 PV에서 필드를 돌아다니면서 오브젝트 위에 올라가는 장면과 메뉴 인터페이스만 보여준 만큼, 엔드필드에서 보여줄 실시간 전투가 어떤 스타일일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 등장한 캐릭터 중심의 크로스플랫폼 오픈월드 액션 RPG는 통상 태그식으로 진행됐지만, 이번에 '명일방주: 엔드필드'는 팀원 4명이 동시에 필드에 등장한다. 유저가 한 명을 컨트롤하고 나머지는 AI가 유저의 뒤를 따라오면서 자동으로 전투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캐릭터가 공격해야 할 타겟을 유저가 지정해주거나 혹은 유저의 캐릭터가 가는 대로 다 같이 이동하게 하는 키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 4인 파티로 편성

▲ 태그식이 아닌 다 같이 필드에 나와 협동해서 전투하는 방식이다

스킬 구성은 캐릭터마다 추격기와 주력기, 궁극기 세 종류의 스킬을 갖고 있으며, 주인공인 관리자를 제외하면 주력기는 하나씩만 공개됐다. 40레벨이 출시 버전에서 최종 레벨일지 확인할 수 없는 만큼, 스킬 수는 현 단계에서는 속단하기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통상 다른 파티원이 AI로 움직이는 유형의 수집형 RPG는 유저가 조작하는 캐릭터 외에는 자동으로 스킬을 난사하고 궁극기 정도만 별도로 교체하지 않아도 사용 여부를 정할 수 있지만, '엔드필드'는 모든 캐릭터의 스킬을 유저가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르다. 하단 인터페이스에 각 캐릭터의 순번에 따라서 스킬이 배치되어있으며, 해당 스킬을 누르면 메인으로 조작하고 있던 캐릭터와 해당 스킬을 사용하는 캐릭터의 위치가 바뀌면서 스킬이 발동해 적을 타격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는 주력기가 발동하지만, 게이지가 차면 해당 캐릭터의 스킬이 배정된 키를 누르면 궁극기가 발동하게 된다.

▲ 주인공은 주력기 두 개 중 하나를 골라서 배정하고

▲ 다른 대원들은 주력기가 하나다

크로스플랫폼 오픈월드 RPG에서는 스킬이 캐릭터가 바라보는 방향 혹은 적이 있는 곳에 맞춰 자동으로 발동하지만, 엔드필드는 MOBA처럼 스킬을 누른 뒤 그 스킬이 나갈 방향을 지정해줘야만 스킬이 발동된다. 에어본, 기절 등 MOBA 유저에게 친숙한 상태 이상도 영상에서 엿볼 수 있다. 또한 적 체력 하단에 있는 게이지를 깎아내면 '브레이크'가 되어 기절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나, 어떤 공격이 브레이크를 유발하는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위험 지역을 개척하며 넓혀가는 오픈월드 RPG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 그리고 '원신' 이후에 등장한 캐릭터 중심의 오픈월드 RPG = 자유도 높은 오픈월드라는 인식이 커졌다. 실제로 그 이후로 등장한 중국발 오픈월드 RPG 다수가 다양한 지형을 타고 오르고 활강하는 필드 이동의 높은 자유도를 보여줬던 만큼, 오픈월드 신작하면 자연스럽게 이런 스타일을 예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엔드필드는 현 단계에서는 그런 스타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통상 자유도가 높은 오픈월드 게임들은 개방된 영역 맵에서 검게 칠해둔 영역을 찾아보기 어렵다. 어떻게 해서든 지나갈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만 얻을 수 있는 요소들을 배치하면서 유저들이 좀 더 탐색해게끔 유도한다. 그러나 이런 요소가 없는 경우에는 진로 탐색이 편하게 지나갈 수 없는 구역은 검게 칠하곤 한다. 명일방주: 엔드필드는 후자였고, 따라서 절벽을 타고 올라가거나 활강하는 요소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지도를 봐도 원신 스타일보다는 스타레일 스타일에 가깝다

한편, 이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엔드필드에서는 여러 장치가 마련되어있다. 우선 지형지물에도 영향을 끼치는 '침식'이라는 현상을 언급하면서 아무런 준비 없이 멋대로 돌아다닐 수 없다는 설득력을 제시했다. 필드에 등장하는 인간형 적 대부분이 마스크나 여러 방호 장비를 갖추면서 이런 요소를 더욱 부각시켰다.

다만 아군은 관리자를 제외하면 마스크 등을 착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몰입감이 저해될 여지가 있었고, 이를 타파하기 위한 두 번째 수단으로 '개척'이라는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관리자가 전력이 연결되지 않아 설비가 가동하지 않은 구역을 지날 때는 체력이 계속 줄어든다. 그러다가 관리자가 전역 중계기에서 전선을 들고 이동, 송전탑을 세워서 그곳에 연결한 뒤 시설을 복구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없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력 공급은 단순히 침식으로부터 방지하기 위한 수단을 넘어서, 각종 이동 수단 및 편의 시설을 이용할 때도 필수적인 요소다. 송전탑을 세워서 인근 중계기의 전력을 끌어온 뒤, 지프라인을 연결해서 절벽과 언덕 너머의 다른 거점까지 빠르게 이동하는 장면들이 영상에서 소개됐기 때문이다. 거점에서는 여러 수집한 아이템을 창고에 보관하거나, 정비소에서 장비와 아이템을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텃밭을 꾸며서 농사도 지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듯 위험한 지역을 탐사하면서 전력을 공급하고, 시설을 하나하나씩 꾸려나가면서 위험 지대를 극복하고 탈로스2의 행성을 조사해나가는 '개척'의 테마를 보여주는 것이 '엔드필드'의 특징이라고 하겠다.

▲ 전력을 공급해서 지프라인을 다시 연결, 빠르게 이동하거나

▲ 채집물을 수집해서 텃밭을 가꾸고

▲ 정비소를 가동해서 여러 수집 재료로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

▲ 각종 육성 재료를 얻을 던전이나 반복 요소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전작의 PRTS가 설마 여기에도?

개발사 하이퍼그리프가 이번 지스타 2023에 최초로 참가하지만, 현장에는 하이퍼그리프의 또다른 신작 '팝유컴'과 '엑스 아스트리스'가 참전한다. 아쉽게도 '명일방주: 엔드필드'는 현장에서 보지 못할 예정이다. 이번 PV와 데모 영상 또한 최초 PV와 달리 한국어 더빙 없이 각각 일본어, 중국어로만 공개되어있어 아직 빌드를 다듬는 중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사막 지역 위주로 대충 훑어보았던 최초 공개 시점과 달리, 여러 지형을 직접 탐사하면서 개척하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테스트 시기 발표를 기약 없이 기다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명일방주: 엔드필드에 대한 소식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계속 업데이트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