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즈컨 2023을 앞두고 디아블로4 유저들 사이에서는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 '신규 직업이나 배경을 포함한 확장팩이 공개될 것이다', 혹은 '신규 시즌에 대한 단서가 뿌려질 것이다' 등 여러 예측이 이루어졌다.

실제 오프닝 세레모니에서 디아블로4는 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유저들이 예측한 핵심 내용 대부분이 블리즈컨 2023을 통해 공개됐다. 발표 시간이 길진 않았고 자세한 내용도 담기지 않았으나,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었다.

확장팩 '증오의 그릇' 출시 일정은 2024년 말이다. 지금이 23년 11월이니, 앞으로도 1년 정도의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제 디아블로4에게는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가에 대한 숙제가 주어졌다. 블리즈컨 현장에서 로드 퍼거슨(Rod Fergusson) 총괄 매니저와 조 셜리(Joe Shely) 게임 디렉터를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로드 퍼거슨 총괄 매니저(좌) / 조 셜리 게임 디렉터(우)


Q. 디아블로4는 출시 이후 완성도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확장팩이 출시되기 전까지 분위기를 반전할 자신이 있을까?

조 셜리 :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시즌을 지나오며 여러 피드백이 있었는데, 내부적으로 게임이 나아질 수 있는 방향성에 대해 의견을 주는 것을 매우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 한국 팬들이 이야기한 것 중 던전 몬스터 밀집도에 대한 것이 있었는데 이를 반영한 바 있고 시즌 2의 피의 수확에도 영향을 줬다. 피드백에 대한 반응과 함께 게임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캠프파이어 챗에서도 종반부 콘텐츠에 대해 여러 번 언급했는데, 장기적인 기반이 될 수 있는 엔드 콘텐츠를 추가해 나가고 싶기 때문이다. 시즌 2의 보스 레이드가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이번에 공개된 지르의 도살장도 이러한 방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시즌 3에는 리더보드도 추가되며 아이템에도 지속적인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시즌 2에도 여러 수정이 있었지만,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추가로, 아이템과 보상과 관련하여 기본적으로 인게임에서 비교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특히, 다른 요소에 의존하는 조건적인 어픽스가 있는 경우 빌드 내에서 활용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내 캐릭터에서 빌드나 아이템을 사용했을 때 그 변화가 잘 느껴지고 나만의 빌드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시즌 전반에 걸쳐 엔드 게임 아이템은 매우 높은 우선 순위를 두고 살펴보고 있다.

로드 퍼거슨 : 앞서 자신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는 플레이어들과 탄탄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 2나 개막식에서 언급한 사항도 플레이어들의 목소리에 대한 반응이며 이 또한 플레이어들과 관계를 이루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캐릭터 슬롯, 탈것 개선, 비술사 마법부여 옵션 미리보기 등이 플레이어들의 의견을 기반으로 탄생한 기능이다.

플레이어 커뮤니티와 소통하고 패치노트를 빠르게 제공하면서도 종반부 콘텐츠, 아이템 개선을 잘 해낼 것이다. 디아블로4는 라이브 게임이기에 개발자뿐만 아니라 플레이어들이 함께 이 게임을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통은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Q. 하나 이상의 확장팩을 기대해도 될까? 또, 신규 직업은 정말 처음 보는 메커니즘을 담고 있게 되나?

로드 퍼거슨 : 1개 이상의 확장팩이 준비되고 있으며 2번째 확장팩의 작업도 시작됐다. 우리 팀의 구조를 말하자면 수영장에 여러 레인이 있듯, 한 팀이 라이브 서버 작업을 하고 다음 팀은 홀수 시즌 작업을, 또 다른 팀은 짝수 시즌을 담당한다. 여기에, 다른 두 팀은 각각 첫 번째 확장팩과 두 번째 확장팩을 준비하고 있다. 5개 팀으로 구성되어 이를 바탕으로 여러 작업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방대한 분량의 콘텐츠를 함께 작업하는 것이 내부적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최대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기도 하다. 블리즈컨이라는 좋은 기회가 있어 새로운 발표를 할 수 있게 됐는데, 내년 여름에는 확장팩에 대한 더 다양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조 셜리 : 과거를 돌이켜보면 특정 직업이 다시 등장하지만 이전보다 조금 더 새로워진 메커니즘이나 게임 플레이 요소를 갖추기도 했던 것 같다. 물론, 이러한 방식도 직업을 만드는 좋은 방법이지만, 증오의 그릇에서는 완전한 새로움을 선보일 예정이다. 팀 내부적으로도 창의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로드 퍼거슨 : 사실, 이전에 받았던 질문 중 하나가 직업에 대한 정보를 자세하게 알릴 것이 아니면 왜 미리 공개하냐는 것이었다. 확장팩 지역이 디아블로2에서 익숙하게 봤던 지역이기에 이를 바탕으로 부두술사에 대한 추측이 있을 것 같았다. 디아블로 시리즈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직업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이번에 발표하게 됐다.


Q. 본편과 비교했을 때 확장팩의 볼륨은 어느 정도가 될까?

조 셜리 : 자세한 것을 밝히긴 어렵지만 디아블로4는 오픈월드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메마른 평원 암석과 모래가 많고 해안가를 배경으로 한 지역에서는 또 다른 느낌을 받아볼 수 있다. 이번 확장팩은 정글을 배경으로 하기에 시각적으로 또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로드 퍼거슨 : 일반적인 범주로 넘어가면 새로운 지역, 직업을 선보이는 것 자체가 신규 캠페인과 대규모 콘텐츠를 필요로 한다는 말이 될 것 같다. 시즌, 확장팩의 차이에 대한 질문을 받아본 적 있다. 개인적으로는 확장팩을 더 범위가 큰 요소라고 생각한다. 또, 시즌은 무료고 확장팩은 일정 지불이 필요하기에 그만큼 더 방대하며 흥미로운 캠페인을 담고 있어야 한다. 재미있는 메커니즘의 직업도 담겨야 할 것이고 아직 밝히지 않은 부분까지 포함해 플레이어들이 기대하는 콘텐츠를 준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


Q. 컨트롤러 조작과 키보드, 마우스 플레이 여부에 따라 조준 등 편의성에 차이가 있던 것 같다. 이런 부분은 플레이어가 선택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조 셜리 : 컨트롤러 유형별로 서로 다른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조작 정확도에, 컨트롤러는 방향을 조금 더 자유자재로 설정할 수 있는 것 같다.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플랫폼과 상관없이 좋은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컨트롤러 플레이어들을 위한 편의성을 제공하면서도 키보드와 마우스를 소외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강령술사의 시체 타겟팅 개선과 같이 키보드와 마우스 유저를 위한 방향을 살펴보고 있다. 지속적으로 의견을 듣고 있으며 작업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

로드 퍼거슨 : 접근성과도 이어지는 이야기인 것 같다. 마우스를 사용하기 어렵더라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W/A/S/D 조작 시스템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Q. 악의 반지가 다시 추가된다. 이처럼 추후에도 이전 시즌의 시스템이 돌아올 수 있을까?

조 셜리 : 합리적으로 느껴진다면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 시즌제의 장점 중 하나는 이전 시즌을 플레이하지 않아도 같은 출발선에 선다는 점이다. 악의 반지의 경우, 강령술사 유저들에게 굉장히 좋다는 평가가 있었다. 2시즌도 이런 케이스를 살펴보고 있는데 지옥 물결에 피의 수확에서 배운 것을 반영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중이다. 또, 보스 레이드와 비슷하게 영속적으로 남을 수 있는 종반부 콘텐츠나 아이템 관련 사항을 추가할 계획도 있다.


▲ 시즌 1 악의 심장 효과를 일부 계승한 악의 반지가 추가된다


Q. 우버 릴리트를 파티로 공략해도 업적을 받을 수 있었는데, 업데이트로 제한이 생겼다. 힘든 플레이를 강요한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조 셜리 : 릴리트의 메아리는 내 캐릭터, 내 빌드의 위력을 뽐낼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 싶었다.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하는 재미, 조합하는 재미도 분명 있기에 향후 등장할 리더보드는 1인뿐만 아니라 2인, 3인, 4인 등의 분류를 갖춘다. 매주 변경되는 던전도 있기에 파티로 즐기게 되면 공략을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여러 재미를 경험하게 될 것 같다. 업적 획득 조건의 경우, 살펴보겠다.

로드 퍼거슨 : 협동 콘텐츠를 좋아하는 만큼, 릴리트의 메아리는 굉장히 수준 높고 어려운, 그리고 성취감을 주는 콘텐츠로 자리하길 원했다. 하지만 골드 등의 보상 획득만을 위해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이 있었다. 낮은 레벨임에도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한 예다. 아마, 이것이 변경의 한 이유가 된 것 같다.


Q. 장비 세팅 프리셋 개발 계획이 있을까?

조 셜리 : 많은 질문을 받은 질문이다. 내부 UX팀에서 장비를 교체하는 과정이 쉽게 이루어지도록 고민하고 있다. PVP나 저항 세팅, 보스 세팅 등 게임 내에서 여러 장비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생겼는데,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잘 해결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


Q. 시즌 2가 시작된 지 2주 가량이 지났는데, 지르의 도살장을 이제야 공개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조 셜리 : 지르의 도살장은 디아블로4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의 종반부 콘텐츠다. 블리즈컨 현장에서는 많은 플레이어들을 만나고 또 이야기하고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다. 플레이어들이 엔드 게임 콘텐츠를 어떻게 즐기는지 살펴보며 미래에 선보일 콘텐츠를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고민할 수 있다. 또, 블리즈컨은 팬들을 위한 자리이기에 이런 기회를 통해 이야기를 직접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기쁜 일이며 기회다.

로드 퍼거슨 왜 지금인지에 대한 두 가지를 말해야 할 것 같다. 첫 번째는 지르의 도살장이라는 콘텐츠가 모든 시즌 콘텐츠를 즐긴 뒤 만나는 것으로 기획됐다. 100레벨, 시즌 여정을 마쳐야 하기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시즌 초반보다는 충분히 즐긴 상황에서 선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개발 과정과도 연관이 있다. 유저 피드백에 빠르게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말하고 있는데, 피드백을 받은 이후에 기획하고 추가하는 것까지 개발 시간이 요구되기도 한다. 다음 시즌으로 넘기는 방법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기다리지 않아도 즐기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다듬는 과정이나 테스트 등을 충분히 거쳐 잘 만들어 내고 빠르게 선보이고 싶었기에 지금 이 시점이 됐다.


▲ 피의 눈물은 지르의 도살장에서 드롭되는 고유 문양이다


Q. 디아블로4에서 두리엘의 비중이 적어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스토리 등 추가적인 요소가 있을까?

조 셜리 : 두리엘은 굉장히 단순한 캐릭터다. 고통의 군주로 직접적이면서도 단순하계 설계되어 있다. 디아블로4에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여러 팬들이 서로 다른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정 팬들의 애정 어린 캐릭터를 듣는 것 자체가 흥미로운 일이다. 이러한 소통은 미래의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Q. 확장팩에 메피스토가 언급되었는데 이전 플레이어들에게 보물 고블린처럼 여겨지기도 하는 보스다. 조금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선입견을 깰 계획이 있나?

조 셜리 : 릴리트처럼 더욱 강해져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며 스토리상 충분히 그럴 여지가 있다고 본다. 물론, 더 어려워진 만큼 좋은 보상도 준비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조 셜리 : 시즌 1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한국 플레이어들이 전해주는 피드백이 빠른 경우가 많다. 이런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소중하며 가치 있는 일이다. 앞으로도 피드백을 잘 살피고 경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

로드 퍼거슨 : 이전에 한국을 방문해 팬을 만났을 때 크게 느낀 것 중 하나가 한국 플레이어들은 매우 뛰어난 게임 스킬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었다. 어느 나라보다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기에 이를 발휘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할 텐데, 지르의 도살장 같은 콘텐츠를 어떻게 즐기게 될 지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또, 시즌 3에 추가되는 리더보드를 통해 친구, 혹은 전세계 플레이어와의 경쟁을 하게 될 텐데 여기에도 한국 유저들이 많이 오르게 될 것 같다. 남아있는 시즌 2, 그리고 새로운 시즌 3에서도 한국 플레이어들의 활약을 기대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