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세븐이 오는 9일 적용 예정이었던 잠재력 각성 업데이트와 관련해 전면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논란이 된 '잠재력 각성' 업데이트는 지난 3일 개발자 노트를 통해서 소개됐다. 개발진에 따르면 잠재력 각성은 제대로 활약을 하지 못하는 캐릭터를 조정하기 위한 새로운 수단으로 마련됐다. 중복 캐릭터를 사용한 일종의 캐릭터 한계돌파 시스템인 '기억각인'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으로, 해당 업데이트가 적용되면 기억각인과 잠재력 각성 단계에 따라 능력치뿐만 아니라 기존 스킬이 강화되거나 새로운 기믹이 생기는 식으로 영웅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된다.

▲ 9일 업데이트 예정이었던 잠재력 각성, 캐릭터 돌파 이후 추가 능력치 및 효과가 새롭게 추가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해당 내용에 대해 에픽세븐 유저들은 반대 의사를 표했다. 기존 영웅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를 내세운 패치였으나, 개발자 노트에 따르면 16주에 4개 페이스로 기존 캐릭터들을 패치하는 반면에 11월 9일 이후 출시되는 모든 신규 캐릭터는 바로 해당 시스템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에픽세븐은 그간 기억각인의 효율이 타 게임 대비 높지 않아 영웅의 소위 '명함'의 가치가 높았다. 그러나 이번 잠재력 각성으로 동일 캐릭터를 중복해서 뽑은 뒤 돌파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스펙의 격차가 더 커지는 만큼, 유저들은 새로운 과금 요소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재화를 얻기 위해 초보 유저가 접근하기 어려운 고난도 던전을 돌아야 하는 만큼, 신규 유저 진입장벽이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개발자 노트 발표 이후, 이와 같은 반대 의사 표명은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그리고 중국에서도 이어졌다. 글로벌 유저들은 청원 사이트인 change.org에 해당 업데이트 철회 요구 청원을 개설했으며, 이에 1,000명이 넘는 유저가 동의했다. 중국에서도 빌리빌리 등 여러 플랫폼과 커뮤니티에서 유저들이 업데이트 철회 요구를 올린 가운데, 한 중국 유저가 6일 중국 모금 사이트 azz.net을 통해 시위용 트럭을 보내기 위한 모금을 펼치면서 움직임이 가속화됐다. 하루도 지나지 않아 목표 금액인 550만 원이 모금됐으며, 이후 해당 유저는 한국 에픽세븐 유저들과 컨택해 11월 8일 판교 삼평동 스마일게이트 일대를 순회하는 트럭 시위를 진행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글로벌 서버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유저들이 반대 의견을 올린 가운데

▲ 한 중국 유저가 트럭 시위를 위한 모금을 진행했다

이러한 유저들의 연대에 스마일게이트는 오늘(7일) 18시 11분 업데이트 전면 철회 및 모든 스펙을 전면 폐기하겠다고 공지하는 한편,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정재훈 이사의 사과 영상을 올렸다. 정재훈 이사는 영상을 통해 "최근 업데이트 안내로 유저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잠재력 각성 업데이트를 철회하고 지금 이 시간부로 모든 스펙을 전면 폐기하겠다. 그리고 앞으로는 기억각인을 통해 영웅을 추가적으로 성장시키는 등의 유사한 방식의 업데이트를 진행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 정재훈 이사가 사과 영상을 올리고 업데이트 철회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