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하루에 SNS 또는 유튜브 쇼츠를 얼마나 보나요? 저는 하루 평균 3시간 정도 보는 것 같습니다. 제 알고리즘에 따라 나오는 다양한 게시물과 영상을 보고 있으면, 종종 신작 게임 광고가 나오곤 합니다. 사실 저는 모바일보단 PC 게임을 선호하기 때문에 제 취향이 아닌 이상 눈길이 잘 가지 않더라고요.

게다가 게임 광고가 나오면 '건너뛰기' 버튼을 누르기 바빠 아무리 궁금해도 다운로드까지 이어진 적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애써 부인하던 와중, 이제는 꿈에 나올 정도로 너무 많이 보인 모바일 게임들이 있었습니다. 이쯤 되니 한번은 해보라는 것 같은 계시로 보여서 다운로드했습니다.

제 알고리즘에 가장 많이 뜬 게임들은 '동글동글 거위 헬스장', '버서커 키우기', '라스트 워: 서바이벌',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총 4개입니다. 특히, 이 게임들은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알고리즘에 광고로 가장 많이 뜬다고 하더라고요. 궁금하지만, 정작 잘 안 하는 알고리즘 광고 모바일 게임들을 모두 짧게 플레이한 뒤 느낀 점과 함께 한 줄 평을 남겨봤습니다.


동글동글 거위 헬스장
우선 이 게임은 제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습니다. 저는 거위가 그려진 양말이 있을 정도로 거위에 진심입니다. 좋아하는 동물에 요즘 하고 있는 헬스까지 접목해서 그럴까요? 다운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모바일 게임이라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직접 해 보니 이 게임의 매력을 이제야 알 수 있었습니다.

이 게임은 퍼즐과 경영이 합쳐진 게임입니다. 허름한 헬스장의 점장이 된 제가 '택구'라는 거위와 함께 헬스장을 꾸려가게 됩니다. 플레이 방법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퍼즐 판에 있는 공구함을 눌러서 나오는 물건들의 짝을 맞추면 끝입니다. 이때 어느 정도 몇 수 앞을 내다보면서 퍼즐을 풀면 이후 납품할 때 수월해지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헬스장을 점차 꾸며갈수록 새로운 손님들이 모습을 보이는데 회원님들 구경하는 맛도 쏠쏠합니다. 직장인 거위부터, 뽀글이 등 다양한 회원들이 저희 헬스장을 방문하는데, 다들 토실토실해서 운동이 필요해 보이긴 하더군요.

다만, 이 게임의 단점은 바로 '진행 속도'입니다. 해당 게임은 헬스장에 있는 작은 물품까지 모두 다 퍼즐로 획득해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모바일 게임 특유의 속도감, 빠른 진행을 원하는 분에겐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한 줄 평: 거위들과 함께 언제 끝날지 모르는 헬스장 꾸미기

▲ 택구랑 함께 끝이 안 보이는 헬스장을 경영하는 점장님이 됐다

▲ 퍼즐을 풀면 새로운 거위를 얻고, 헬스장에 오는 거위들을 보며 힐링도 가능하다


버섯커 키우기
최근 들어 이 게임의 광고를 정말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다운하는 즉시 뽑기 쿠폰을 준다고 하면서 말이죠. 해당 게임은 사냥을 통해서 유저 즉, 버섯을 성장시켜야 합니다. 버섯은 몬스터를 사냥하며 코인을 모으는데, 이 코인은 각종 장비를 뽑기 위해 누르는 램프의 레벨을 올릴 수 있습니다. 램프의 레벨이 높으면 높을수록 강력한 아이템이 나오며, 장비들을 팔아 얻은 경험치로 버섯의 레벨이 올라갑니다.

만약 스테이지 클리어에 실패할 경우 도감 채우기, 더 높은 등급의 장비 뽑기, 버섯 또는 펫 강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더욱더 강력하게 버섯을 키울 수 있습니다. 많은 유저들에게 친숙한 해당 게임 방법은, 수집형 RPG의 대표 플레이 방법이라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그래픽과 어색한 번역 문구, 반복 전투까지, 다른 모바일 게임과 크게 다른 점이 없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이상한 것은 버섯 용사의 최종 진화 형태였습니다. 제 머리로는 전혀 이해가 안 되는 성장 루트를 보니 오히려 디지몬의 여러 진화 루트가 정석이라고 할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게다가 자세히 보니 디자인들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캐릭터를 연상케 하더라고요.

한 줄 평: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버섯 용사의 전투 관람하기

▲ 조금 아쉬운 그래픽이지만, 장비를 바로 팔고 착용하는 것은 편했다

▲ 누군가 떠오르는 각성과 펫 디자인 그리고 정신없는 메인 화면


라스트 워: 서바이벌
오래 버티면 돈을 준다는 이 게임, 얼마나 어려운지 직접 해봤습니다. 이 게임은 좀비가 있는 세계관에서 기지를 확장하며 살아남는 것이 메인 콘텐츠입니다. 기지 확장을 위해서는 좀비와 전투에서 이겨 영토를 확장하면 됩니다. 만약 적의 전투력이 부족하면, 영웅들을 강화하거나 기지 내부에 있는 각종 건물을 업그레이드한 뒤 전투력을 올리면 됩니다.

해당 게임을 플레이하기 전에는 광고에서 보던 주요 전투 장면이 메인 콘텐츠인 줄 알았지만, 해당 전투는 극히 일부분이었습니다. 광고에 나오는 전투는 '팔콘 작전'이며 건물 본부 레벨이 올라야 열리는 콘텐츠입니다. 이외에도 길드 역할을 하는 '연맹', 기지 외부에 있는 물건 또는 생존자를 찾아내는 레이더 등 다양한 전투가 있었습니다.

다만, 오로지 내부적인 요소들로 전투력을 최대한 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게임 내에 유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채팅방이 있는데, 어디서부터 콘텐츠 진행이 되지 않는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너무 빠른 진행 속도 때문에 게임을 이해하는 데에 시간이 좀 더 필요했습니다.

한 줄 평: 광고에서 보던 전투가 다가 아니다

▲ 영웅들로 부대를 설정한 뒤 전투에 나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 부대 안과 밖을 관리하는 게 주요 일이며, 정문에는 들어오려는 좀비와 전투 중이다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해당 게임은 라스트워: 서바이벌과 컨셉을 제외하면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라스트워: 서바이벌이 좀비로부터 생존하는 게임이면,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은 추위와 맞서 싸워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해당 게임의 설정이 가장 맘에 들었으며,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게임입니다. 게임의 메인 스토리는 생존자들이 쉴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던 할아버지의 의지를 이어, 그의 가족들이 생존자의 마을을 운영하는 이야기입니다.

영주로 일하는 유저는 거대한 용광로를 중심으로 꾸려진 마을에서 생존자들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마을 성장에 필요한 물품들은 주로 전투 또는 마을 밖에 있는 동물들을 사냥해서 획득할 수 있고요. 이외에도 깜짝 이벤트로 마을을 습격하는 눈보라가 휘몰아치기 전에 모든 물자를 축적해야 합니다.

이 게임의 재밌는 포인트는 바로 '시청'의 역할입니다. 시청에는 '영주의 명령'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를 통해 주민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긴급 동원 명령은 특정 시간 동안 작업을 멈추지 않고 계속하게 할 수 있습니다. 마을을 위해서 생존자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이지만, 너무 남용할 경우 생존자의 기분 수치가 감소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민원 편지함에 들어온 민원을 보고 개선을 하며 생존자들의 만족도가 높으면 여론 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매력적인 요소들이 가득한 게임이지만, 반복되는 이벤트와 콘텐츠로 점차 흥미를 잃어갔습니다. 또한, 용광로의 일정 레벨이 지나면 적들의 약탈에서 마을을 지켜야 하는데, 복구에 생각보다 많은 자원과 시간이 들어가서 허탈한 기분이 들곤 했습니다. 오히려 자연과 맞서는 생존이 아닌 다른 유저와 싸우며 생존해야 한다는 점이 매우 아쉬웠습니다.

한 줄 평: 눈보라가 아닌, 약탈에서 마을 지키는 영주님의 이야기

▲ 영주로서 마을에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주민의 여론 조사도 있으니 주의

▲ 영웅을 성장시키면 더 강력해지며, 눈보라도 맞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