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은 2023년에도 기록적인 성장을 이뤘다. 일일 최대 동시접속자 3,360만 명이 넘는 숫자도 그렇지만, 거기서 나오는 돈의 규모 역시 더욱 커졌다. 작년 스팀 내 게임 전체 수익은 늘었고 높은 매출을 달성한 게임도 더 늘었다. 300만 달러 이상의 총수익을 기록한 게임은 500개가 넘는다. 5년 전보다 2배 많은 수치다.

스팀 덱을 통한 UMPC의 활성화도 한몫했겠지만, 스팀이라는 플랫폼의 성장은 곧 PC의 성장 그 자체를 드러낸다. 언제 안 그랬느냐마는 이제는 정말로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 돼버렸다.

그러는 와중에 양대 하이엔드 콘솔 플랫포머 둘이 멀티 플랫폼을 향후 전략으로 깃발을 세웠다. Xbox 독점 타이틀의 PS 출시가 루머로 먼저 돌았고 MS 게이밍 필 스펜서 대표를 비롯해 핵심 임원이 이를 인정했다. 신임 사장이 된 소니의 토토키 히로키는 PS5 게임의 PC 이식 주기를 더욱 앞당기길 원한다고 실적 발표에서 밝혔다.


‘독점’ 콘텐츠는 곧 콘솔 영향력으로 꼽혔다. 앞다투어 재능있는 스튜디오를 인수했고, 대형 독점을 자신들의 기기에만 출시해 주목도를 높였다. 당연히 독점을 서서히 허무는 ‘멀티’플랫폼 출시는 콘솔 사업의 암울한 미래를 그리는 듯 보인다. 물론 콘솔이 없는 PC 게이머라면 반길 뉴스겠지만.

하지만 플랫폼 홀더들은 여전히 잘 나간다. 이번 회계연도에도 30조 원 매출 달성이 확실한 소니, 35%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보인 닌텐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는 하지만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는 Xbox 등 커지는 시장 규모만큼의 실적 상승을 받아들이고 있다.

단순히 과거 여러 번 제기됐던, 그리고 해외 언론에서 다시금 불붙은 콘솔 시장의 망조쯤으로 단순 해석해서는 안 되는 모양새다. 오히려 이런 매출 성장세에서 PC 진출, 멀티 플랫폼에 관한 계획을 그리는 각각의 복잡다단한 배경을 뜯어야 그림이 그려진다.


소니/SIE - PlayStation5탄탄하지만 비싼 독점, PC 판매로 수익 확대

공식적인 루트로 나온 양사의 발표가 있었지만, 완전한 독점 체제의 붕괴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서로 전략도 다른데 소니는 PC로의 확장을 먼저 그린다.

소니는 전임 대표 짐 라이언 임기 중 ‘호라이즌 제로 던’을 시작으로 플레이스테이션 스튜디오에서 만든 퍼스트 파티 게임을 PC로 출시해왔다. 그리고 사업의 확장을 위해 콘솔 게임의 PC 이식을 전문으로 하는 포팅사도 인수했다. 다만, PC 이식 주기는 게임마다 다른데 짐 라이언도 독점 게임은 늘리면서 포팅에 시차를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 PC 팬들이 게임을 즐기는 데 2~3년 정도는 기다릴 수 있다며 인기 타이틀의 이식 주기를 넓게 가져가길 원했다.

하지만 2024년이 문제다. ‘파이널 판타지7 리버스’처럼 PS 진영에서 기간 독점으로 출시되는 외부 개발사 게임이 있긴 하다. 하지만 소니는 올해 플레이스테이션 스튜디오가 선보이는 ‘갓 오브 워’, ‘마블 스파이더맨’ 급 대형 IP의 후속작은 없다고 못 박았다. 매출 기대치가 높은 타이틀 부재는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한다.

▲ 서드파티 이상으로 대형 독점 타이틀로 PS5 구매를 이끄는 소니

끝나가는 현세대 콘솔 주기, 그리고 준비 중인 새로운 콘솔 역시 부담이 크다. 일단 소니 내부에서도 2024년을 콘솔 사이클의 후반부로 잡았다. 어느덧 출시 5년차를 맞은 만큼 판매량도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콘솔 판매량의 점진적인 감소 시작, 여기에 핵심 타이틀 공백이 함께 생기게 됐다.

반도체 생산 단가 증가 역시 이익률에 악영향을 끼친다. 토토키 히로키는 이전 세대와 달리 PS5는 수명 주기가 길어질수록 부품 가격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미 한 차례 소비자가를 올린 PS5다. 비용 증가에 맞춰 가격을 높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차세대 콘솔 역시 전망이 밝지는 않다. 공정 미세화를 통해 반도체의 다이 크기가 작아질수록 칩의 수율과 비용 부분에서의 이점이 생긴다. 현 세대 콘솔이 이러한 다이 크기를 통해 비용 절감을 구현해 전 세대 대비 준수한 성능 향상과 비용에서의 큰 상승 없이 콘솔을 판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트랜지스터 구조를 3D화하며 얻은 공정 효율화가 끝을 보이며 차세대 콘솔은 더 높은 가격, 그러면서도 더 적은 성능 향상이 예상되고 있다.


게임의 개발 비용 증가도 꽤 뼈아프다. 최근 인섬니악 내부 문건 유출로 공개된 ‘마블 스파이더맨2’의 개발 비용은 3억 달러 이상이었다. 마블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의 개발 비용인 2억 1,200만 달러도 있다. 2023년 영화 제작비 1위인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가 3억 4,000만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2023년을 넘어 지금까지 제작된 모든 영화 중 제작비가 3억 달러 이상인 영화도 고작 10개 정도다. 게임의 개발비가 얼마나 높은지 실감하게 하는 숫자다.

하지만 분명 독점의 가치는 여전하다. PS 진영의 이용자는 꾸준히 늘었다. 최근 공개한 월간 활성 유저(MAU)는 1억 2,300만 명이다. 2021년 자료긴 하지만 스팀의 1억 3,200만 명과 비교하면 단일 플랫폼인데도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포기할 수 없는 수치다. 반대로 말하면 더 큰 규모의 활성 유저 풀이 있는 스팀 시장에 게임을 출시한다면 높은 기대 수익이 발생한다.

토토키 히로키는 앞서 짐 라이언 체제보다 더 이르게 PC로의 독점작 이식을 원한다고 말했다. 자체 플랫폼 경쟁력을 지키면서 스팀 시장에서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기간이 지금의 이식 간격인 2, 3년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지금 소니 수뇌부의 판단임 셈이다.

확실한 건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는 기기 판매용 독점 게임 개발보다는 고전적인 비스니스를 벗어나 콘텐츠 사업으로 게임 영역을 넓히려는 계획이 공개됐다는 점이다.

▲ 높게는 4억 달러까지 점쳐지는 차기작의 책정 개발비는 큰 부담이다


MS게이밍 - Xbox Series X|S 윈도우도 우리 거, 어디서나 Xbox인데 콘솔패스는 못 잃어

MS는 소니보다 먼저 Xbox 사업의 방향성을 틀었다. 잘 알다시피 게임패스를 통한 구독 시스템의 강조는 Xbox 사업의 핵심이 된 지 오래다. 문제는 성장 속도가 생각보다 더디다는 점이다.

2020년 1,000만 명의 Xbox 게임패스 구독자는 2022년 1월 2,500만 명으로 늘었다. 가파른 성장세에 2030년까지 1억 구독자 달성이라는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2024년 2월 밝힌 수치는 3,400만 명이다. 둔화한 성장 속도가 체감되는 수치다.

그런 와중에 공개한 독점 타이틀의 멀티 플랫폼 발표는 마치 Xbox의 사업 전략의 엄청난 변화를 그릴 것처럼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는 Xbox의 애매한 포지션 탓에 독점과 멀티 플랫폼의 선택은 여전히 복잡한 셈법에 거쳐 이루어진다.

MS 게이밍이 지난 16일 팟캐스트를 통해 공개한 Xbox 사업 계획에서 멀티 플랫폼으로 풀리는 독점 타이틀은 ‘씨 오브 시브즈’, ‘하이파이 러시’, ‘펜티먼트’, ‘그라운디드’ 등 4개다. 당장 멀티 플랫폼 출시로 비약적인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타이틀들은 아니다. 오히려 멀티 플랫폼화로 기대할 법한 대작인 ‘스타필드’와 ‘인디아나 존스: 그레이트 서클’의 독점 해제 루머는 선을 그었다.

▲ 팟캐스트에서 향후 전략을 소개한 필 스펜서 대표

사실 MS가 이번 발표를 통해 Xbox 콘솔 사업을 계속해나가기로 밝힌 만큼 독점 콘텐츠의 보유 역시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는 MS가 영국 규제기관에 관련 서류를 제출할 당시부터 이어진 핵심 기조다.

Xbox는 게임 시장을 크게 3개로 분리한다. 하나는 ‘사이코너츠2’나 ‘폴아웃76’처럼 게임 커뮤니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게임. 반대로 ‘콜 오브 듀티’나 ‘마인크래프트’처럼 거대한 시장 규모를 가지고 여러 디바이스에서 플레이된 게임. 그리고 ‘스타필드’나 ‘레드폴’처럼 신규 IP에 열성적인 게이머에게 어필할 수 있는, 혹은 싱글 플레이 게임이거나 잠재고객이 불확실한 타이틀.

MS는 앞선 두 부류는 독점이 주는 가치가 작지만, 세 번째 부류는 높은 독점 가치를 지닌다고 문건에 적어 올렸다. ‘스타필드’ 이후로 기대작으로 꼽히는 ‘인디아나 존스: 그레이트 서클’, ‘엘더스크롤6’ 등의 타이틀은 그대로 독점 체계를 유지할 모양새다. ‘플레이어를 끌어들일 만한 가치가 적거나, 라이브 서비스 중심의 게임처럼 독점을 풀어 얻는 이득이 더 큰 경우 멀티 플랫폼화’라는 계산 결과를 내놓은 셈이다. 그리고 필 스펜서가 또다시 '스타필드'의 멀티 플랫폼 가능성을 열어두며 앞서 언급한 독점 타이틀의 등급 역시 달라질 수 있음도 시사했다.


그렇다고 MS가 콘솔 기기 중심의 하드웨어 판매 시장을 강화하는 건 또 아니다. Xbox 에브리웨어 전략에 맞춰 자사 퍼스트파티에서 출시되는 신작 게임은 앞으로도 게임패스로 선보인다. 콘솔에서는 여전히 Xbox에서만 게임패스가 지원되지만, MS의 또 다른 플랫폼인 윈도우, 즉 PC에서의 이용 역시 가능하다.

기기 판매에서 이미 엄청난 숫자를 달성한 닌텐도 스위치, 비슷한 시기 출시됐지만, 어느덧 판매량이 두 배 가까이 차이 나는 PS5 등에 밀려 Xbox는 3개 주요 콘솔 플랫폼 홀더 중 기기 보급 3위다. 이 상황을 콘솔 게임패스로 뒤집기엔 무리가 있다. 결국, 완벽한 콘텐츠 비즈니스로의 변화도, 콘솔 중심의 독점 게임 제공도 어정쩡한 상황이다.

당초 게임패스의 목표는 기존 DVD 렌탈 경제를 완전히 뒤바꾼 넷플릭스에 있었다. 하지만 지켜보는 2시간의 영화가 아니라 십 수 시간을 제공해야 하는 게임 콘텐츠의 근본적인 구조. 그리고 직접 경쟁하는 소니의 고전적인 게임 서비스. 영화 이상의 자본을 투자해도 실패가 반복되는 퍼스트파티 게임. 그리고 콘솔이 없어도 즐길 수 있게 만들어버린 윈도우 게임 서비스 등이 겹치며 Xbox는 애매한 줄타기를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게임패스가 기대했던 성장을 계속했다면 모르겠지만, 결국은 성장 둔화가 눈에 띄니 말이다.


닌텐도 - Nintendo SwitchIP 경험치가 다른 독점, 스위치2 늦어도 덜 급해

양사의 콘솔 전쟁과는 마치 다른 시장에 있는 듯한 닌텐도의 상황은 좀 다르다. 닌텐도의 핵심은 독점 콘텐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닌텐도는 MS의 엑티비전 인수 당시 시장경쟁 이슈에도 소니와 달리 MS의 직접 경쟁 대상으로 꼽히지 않았다. 사실 현세대에 들어서며 소니-Xbox는 콘솔에 AMD Zen2 아키텍처를 동일하게 사용하며 성능과 구조가 비슷하다. 이와 달리 닌텐도 스위치는 거치형이라는 용법 자체를 거부하고 하이브리드로 선보였다. 성능도 두 현세대 기기와 비교하면 모자라다. 다만 이 성능 격차가 강점으로도 작용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닌텐도 스위치의 성능은 비교적 저렴한 판매가를 형성할 수 있게 만들었다. 비용 절감에 따른 구조 단순화와 빌드의 허약함도 휴대용을 품은 스위치에서는 ‘가벼운 무게를 위해’라는 말로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저렴한 가격, 그리고 작은 기기 크기는 기기 보급이라는 점에서 큰 이점을 제공한다.

최근 소니 토토키 히로키 대표가 밝혔듯, 그리고 전통적으로도 독점 게임은 콘솔 기기의 보급을 목적으로 했다. 닌텐도 스위치의 특징은 게임 외에도 그 장점을 더한 셈이다. 그렇다고 독점 게임이 부실했던 건 아니다. 오히려 꾸준히 강점을 살렸던 독점은 닌텐도 스위치에 와서는 한층 강해졌다.

그간 닌텐도의 퍼스트 파티는 휴대용 기기와 거치 콘솔, 성능 격차가 큰 두 플랫폼에 따로 맞춰 게임을 개발해야 했다. 하지만 닌텐도 스위치가 그 둘의 특징을 한 기기에 담으며 개발 프로세스 역시 스위치 하나만을 위한 것으로 바뀌었다. 타 플랫폼으로의 확장 역시 고려하지 않아도 되니 퍼스트 파티 스튜디오의 개발은 오로지 스위치에 맞춰 진행된다.

▲ 휴대용과 거치 콘솔 하나로, 분산됐던 개발력도 하나로

독점에서의 또 하나 강점은 IP의 활용이다. 슈퍼 마리오, 젤다의 전설, 동물의 숲, 포켓몬스터 등 퍼스트파티, 독점 퍼블리싱 등 탄탄한 IP를 긴 시리즈 동안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성인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하는 타이틀 역시 있지만, 대부분을 전 연령대 유저를 대상으로 개발해온다.

어린 유저를 대상으로 하지만, 프랜차이즈를 꾸준히 이어왔기에 그 플레이어의 나이대는 확대된다. 이미 어린 시절부터 같은 프랜차이즈를 즐겨본 경험이 있기에 그걸 바탕으로 같은 IP의 새로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거다. 또 주요 타깃에 맞게 어린 플레이어들이 새롭게 유입되고, 그들이 성인이 됐을 때까지 프랜차이즈를 이어나가며 미래의 이용자 역시 확보하는 셈이다. 사실 정확히는 어린 유저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플레이어가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있겠지만 말이다.

닌텐도의 이런 이용자 연령 확대는 다른 플랫폼 홀더들이 가지지 못한 강점이다. 소니, Xbox는 상대적으로 회사 연혁이 오래되지 않았다. 여기에 회사를 대표하는 전통 프랜차이즈들은 두 플랫폼의 팬층을 공략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거대 타이틀이다. 당연히 개발 기간이 길어지고 다작을 선보일 여력이 남질 않는다. 개발 스튜디오가 자주 변경되는 점 역시 한 편의 실수가 팬덤의 이탈로 이어지기 쉬운 분위기를 만든다.

그렇다고 닌텐도처럼 스핀오프, 메인 시리즈와는 다른 방식의 비교적 무게감이 덜한 타이틀이 수백만 장씩 팔린다는 보장도 없다. 외부 스튜디오를 인수하며 덩치를 불렸기에 프랜차이즈 역사가 길지 못한 점도 있다.

▲ 장르 변주가 자유롭고 그게 또 너무 잘 되는 닌텐도 IP
반대로 언차티드 카드 레이싱이 잘될 거로 생각하긴 어렵다

물론 닌텐도도 2024년 매출 전망이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닌텐도가 올 초 주식이 급격하게 뛰어오르고, 최근 다시 급락한 데에는 닌텐도 스위치2의 출시 루머와 연기 루머가 시장 전체에 퍼졌기 때문이다. 신형 스위치는 이미 1억 대 이상 팔린 닌텐도 스위치를 대신해 새로운 기기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세대가 보여줄 고품질 게임으로 유저들의 관심 역시 끌 수 있다. 그래서 닌텐도 스위치 후속 기기는 중요하다. 이게 없다면 기대 매출의 하락은 너무나 분명하다.

다만, 이런 분위기가 당장 소니나 Xbox처럼 독점 카드의 멀티 플랫폼화 카드를 만지작거릴 정도의 이슈로는 이어지지 않는 모양새다. 닌텐도는 일본 기업 중에서도 현금 보유량이 가장 높은 회사 중 하나다. 장기적으로 플랜을 유연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뒷심이 있다. 영업 이익률 역시 워낙 높다. 특히 독점을 통해 외부 플랫폼으로 나가는 수수료를 최소화한다. 독점 퍼스트파티 타이틀의 판매량이 출중해 소프트웨어 파워만으로 버틸 여력이 된다.

여기에 영화, 테마파크 건설 등 다양한 IP 확장 활동이 근래 이어지며 브랜드 파워도 높고, 건전한 편이다.



콘솔 안 망했습니다계산기 두드리며 서로 이익 따져보는 콘솔 3사
콘솔 시장을 떠받드는 3개의 플랫폼 홀더 중 둘이 비슷한 시기 독점 체계에 관한 변화 의견을 내놓자 일각에서는 콘솔 시장의 종말까지 언급됐다. 하지만 3사의 독점 전략 변화는 저마다 위치, 현 상황, 향후 전망까지 복잡한 셈법으로 애매한 선에서 계속된다.

다시 한 번 성능과 가격을 잡은 칩 제조 혁신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기기 판매 수익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바, 콘텐츠 중심의 비즈니스로 옮겨가야 한다. 그 목표가 독점의 멀티 플랫폼화다. 그러면서도 기기 중심의 기존 시장 역시 놓치고 싶지 않은 만큼, 소니와 Xbox가 저마다 다른 기간 독점, 게임 패스 콘솔 독점이라는 형태로 한계를 그리고 있는 셈이다.

▲ 독점을 없앤다기보다는 어떻게, 얼마나 유지할지로의 변화

오히려 독점보다 더 떠오르는 건 라이브 서비스와 퍼블리싱이다.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스팀보다 한참 늦게 플랫폼 사업에 뛰어든 후발 주자지만, 2023년 7,500만 명의 MAU를 기록했다. 엄청난 무료 게임 제공 행진이 영향을 미쳤지만, 사실 이용자 구축의 핵심에는 ‘포트나이트’가 있었다. 2023년에도 포트나이트의 매출은 16% 늘고 다른 게임의 판매는 오히려 전년 대비 13% 줄었다. 플랫폼의 지속적인 성장을 라이브 서비스 게임인 ‘포트나이트’가 이끄는 셈이다.

소니 역시 회계연도 2025년까지 10개 이상의 라이브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걸 위해 데스티니2의 번지까지 인수했다. 짐 라이언 전 사장도 모든 게임이 아니라 이중 일부의 성공으로도 큰 매출 성장을 이룰 것이라 내다봤다. 자체 IP 기반의 AAA 게임 개발, 여기에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얹어 스텝업을 노리는 식이다.

실제로 최근 큰 흥행을 거둔 ‘헬다이버즈2’의 성공도 소니에게는 변화하는 전략이 옳았음을 시사한다. 사실 최근 연이은 서버 혼란에서 알 수 있듯, 소니와 ‘헬다이버스2’ 개발진은 지금과 같은 큰 성공을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멀티 플랫폼, 정확히는 PS와 직접 경쟁 대상이 아닌 PC로 게임을 선보이며 라이브 서비스 게임 시장의 가능성을 체험했다.

에픽 게임즈 스토어의 성장을 이끄는 ‘포트나이트’, ‘헬다이버즈2’의 경험은 시장에서 라이브 서비스가 가진 영향력을 시사한다. Xbox가 ‘콜 오브 듀티’, ‘마인크래프트’를 독점 해제에 따른 불이익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고 판단한 것과 같다.

▲ 라이브 서비스의 성과가 게임의 콘텐츠 사업에서는 핵심이 됐다

퍼블리싱은 거대 자본이 투자되어야 하는 근래 게임 시장에서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이다. 막대한 개발비에 비하면 마케팅 비용 중심의 소비는 합리적이다. 또 프랜차이즈의 가능성이 엿보이면 퍼블리싱 과정의 투자를 확대, 인수 방식으로 자사 스튜디오로 만들 수도 있다.

작금의 독점 변화는 단순히 독점만이 아니라 이용자들의 게임 소비 행태에 콘텐츠 시장의 거대한 흐름이 변했다고 보는 게 옳다. 그리고 투자와 성공했을 때의 수익 규모가 동시에 커지며 위험성 높은 사업이 된 게임 시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은 변했고 기업도 변하고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