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국내에선 모바일 게임 = 부분유료화, 랜덤박스, 뽑기, 광고 수익 모델 이런 것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곤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름이 널리 알려진 개발사에서 만든 모바일 신작 거의 대다수가 이 모델을 채택했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이 게임, '엑스 아스트리스'는 처음 공개된 순간부터 '명일방주 개발사의 신작'과 동시에 "이거 그래서 뽑기 있음?"이라는 질문을 줄곧 받아온 게임입니다. '아방가르드'라는 말이 먼저 떠오르는 개발사답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패키지 게임'이라는 말은 하지 않고 'B2P'라고 해왔으니 모호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죠.

어쨌거나 양대 마켓에서 14,000원으로 판매하고 인앱결제 요소는 다 빼면서 그 질문에는 확실하게 답변한 '엑스 아스트리스'. 이제 남은 건 이 게임이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냐 하는 문제일 겁니다. 이미 작년 지스타 현장에서 해외 최초로 오프라인 시연을 한 적이 있지만, 그것만으로 패키지 게임이 보여주고자 하는 이야기와 모험의 구도를 알 수는 없으니까요.

게임명: 엑스 아스트리스
장르명: RPG
출시일: 2024.2.27
리뷰판: 1.0.3버전
개발사: 하이퍼그리프
서비스: 그리프라인
플랫폼: 모바일
플레이: 모바일(iOS)


고전적인 RPG에 턴제의 고정관념을 깬 다양한 시스템


일단 엑스 아스트리스의 표면적인 구조를 설명하자면 턴제 RPG입니다. '알린도'라는 외계 행성을 무대로 지구에서 파견 나온 조사관 '옌'과 각인을 완성하기 위해 길을 나선 도란의 공주 '비'가 겪게 되는 일련의 이야기를 클래식한 어드벤처와 RPG의 형태로 풀어낸 게임이죠.

엑스 아스트리스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클래식'과 '아방가르드'라는, 서로 대립하는 듯한 개념을 동시에 써야만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모험을 풀어가는 방법이나 기본 시스템은 고전적인 턴제 RPG인데, 전투 방식이나 아이템 개념이 고전 RPG와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죠.

스토리에 대해서는 말하다 보면 길어지니 뒤에 쓰겠지만, 어쨌거나 요약하자면 알린도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 때문에 옌과 비 그리고 다른 일행들은 미로처럼 얽힌 유적과 시설들을 돌아다니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각종 퍼즐을 풀고, 앞을 가로막는 적과 대적하면서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선형적인 구조죠. 챕터가 넘어간 뒤에는 이전 챕터의 지역으로 건너갈 수 없는데, 이런 것도 리소스 처리의 한계로 여러 지역과 미션을 한꺼번에 보여주지 못했던 고전 RPG의 느낌이 납니다. 오토 세이브를 지원하기는 하지만 일일이 수동 세이브를 하고, 클라우드 업로드까지 수동으로 꼬박꼬박 해주는 건 물론에 정해진 장소에서만 체력회복하고 정비, 제작, 도핑이 가능한 것도 옛날 JRPG의 추억이 떠오를 요소들이죠.

▲ 장비 세팅이나 용어가 조금 특이하긴 하지만


▲ 세이브부터 이전 챕터 이야기로 돌아올 수 없는 클래식한 느낌이라니

그렇지만 인카운터 전투를 한 번 돌입하고 난 뒤부터 '엑스 아스트리스'는 기존에 알던 턴제 RPG의 공식을 뒤엎어버립니다. 보통 턴제 RPG하면 너 한 방 나 한 방이 기본이고, 여기서 조금 유연해지면 자기 턴에 한 방 날릴 때 상대 턴에 상태 이상이나 디버프 누적으로 옴짝달싹 못하게 하거나 아군의 턴을 끌어와서 소위 '이기적인' 딜교환을 하는 정도입니다. 혹은 미리 반격 스킬을 켜두거나, 반격 패시브를 장착해서 적 턴에도 대응책을 마련해두기도 하죠. 그렇지만 이 역시도 어디까지나 적 턴에는 적만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턴제 RPG의 철칙 안에서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그와 달리 이 게임은 적 턴에 아예 타이밍에 맞춰서 방어를 누르면 적의 공격을 튕겨낼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모든 공격을 다 튕겨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보스나 일부 특수 개체의 필살기 정도를 빼면 다 튕겨낼 수 있으니 이론상 잘만 대처하면 노 대미지 클리어도 문제가 없죠.

물론 '이론상'이라고 했으니, 실제로는 그걸 다 막아내기 어렵게 꼬아둔 요소도 있습니다. 일단 적 공격 중 붉은색과 파란색으로 빛나는 것은 그 색에 맞춰서 방어할 수 있는 캐릭터를 지정해줘야만 하죠. 그리고 아군이 적 턴에 행동할 수 있는 것처럼, 적도 자기 턴에 한 번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 맹공을 이어갑니다. 이게 보스만 그런 게 아니고 어느 정도 급이 되는 적이면 대부분 연타를 날리기 때문에 한 번 막았어도 방심할 수 없죠.

▲ 연타로 때리는 적들도 있으니 한 번 막았다고 방심은 금물

▲ 색상이 다른 공격은 못 막으니 다른 캐릭터로 태그해서 방어해야 한다

더군다나 방어를 하게 되면 캐릭터에게 카메라가 클로즈업되기 때문에, 그 뒤에 이어지는 적의 공격 중 일부는 일순 시야 밖에 나갔다가 들어와서 놓치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보통 턴제 RPG면 적 공격을 한 번 놓쳤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는 일은 없지만, '엑스 아스트리스'는 조금 다릅니다. 적에게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단이 있는 만큼, 적 공격 한 번 한 번이 꽤 치명적으로 다가오죠. 조금 과장하자면 소울류에서 적 공격을 피하거나 패링하지 않고 고스란히 맞아주는 정도라고 해야 할까요?

소울류에 빗댄 만큼 욕심 부리지 말고 적의 공격은 완벽히 막으면서 한 땀 한 땀 깎아내는 전투 패턴이 연상될 겁니다. 그렇지만 '엑스 아스트리스'는 자기 턴의 스킬 연계 방식도 일반적인 턴제 RPG의 상식을 변주하면서 루즈함을 덜고 속도감을 더했습니다.

▲ 콤보에 적 패턴 대응까지 신경 쓰다 보니 손이 꼬여서 삑사리가 날 줄은 ㅂㄷㅂㄷㅂㄷ

보통 턴제 RPG에서는 추가턴 스킬이나 조건부 추가타 스킬, 혹은 속도를 끌어올리는 스킬로 아군의 턴을 추가로 주지 않는 한 캐릭터가 정직하게 한 번씩 공격하는 게 국룰입니다. '엑스 아스트리스'는 조금 다릅니다. 행동력을 공유하고, 그 행동력을 소모해서 아군이 지정된 스킬을 하나씩 순서대로 발동하는 방식이죠. 그 행동력을 다 소모하거나, 행동력을 소모해서 발동할 스킬이 남아있지 않으면 적에게 턴이 넘어가게 됩니다.

이 말을 뒤집으면 '행동력이 남아있고', '그 행동력을 소모할 스킬이 남아있다면' 얼마든지 공격을 연타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처음에는 정직하게 한 번 공격할 때마다 하나씩 행동력이 소모되지만, 일종의 스탯 보드인 '오비탈 노드'를 올리다 보면 여러 조건에 따라서 행동력을 하나 회복하거나 추가타를 발동하는 등 단서들이 붙기 시작하죠. 그 조건도 공중에 띄운 적을 추격하거나 다운된 상대에게 추가타를 먹이는 등, 마치 대전 액션에서 공중 콤보나 마무리로 밀어넣는 듯한 느낌입니다. 단순히 겉으로 보기에 그런 게 아니라, 일부 추가타는 빠르게 우겨넣어야 발동하기 때문에 진짜로 격겜할 때 콤보 넣는 그런 손맛이 있었죠.

여기에 그 쾌감을 잠시나마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된 것이 '엑스 아스트리스'의 치밀한 설계입니다. 적의 공격을 튕겨내거나 적을 공격해서 일종의 슈퍼 아머를 부수면 적이 일순 무력화되는데, 이때는 행동력이 소모되지 않고 스킬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그 타이밍은 상당히 짧지만, 그 타이밍 동안 그냥 이론으로만 생각했던 극딜 콤보를 시험하면서 최고 콤보 및 대미지를 경신해보는 재미는 확실합니다. 그렇게 콤보를 먹이면서 게이지가 차면 오의와 일종의 특수 도구인 엔트로피스까지 활용, 보통은 불가능한 콤보까지 완성해서 한 번에 싹 필드를 정리하는 쾌감을 한 번 맛보면 '엑스 아스트리스'의 전투에 빠져들 수밖에 없게 되죠.

▲ 각 캐릭터의 스킬 특성을 파악하고

▲ 전투를 보조하는 도구인 엔트로피스까지 알맞게 장착하면

▲ 턴제 게임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콤보 설계와 패턴 대응이 완성된다


화법부터 용어까지 "네가 원하는 답은 해주지 않겠다"식 내러티브


물론 이런 재미가 게임의 초반부터 바로 느껴지는 건 아닙니다. 어느 정도 캐릭터가 성장하고, 유저 스스로가 시스템에 익숙해질 무렵에 비로소 빛을 발하죠. 그래도 비교적 빠른 시간 내로 시스템이 개방되고 골자가 잡히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개인차가 있으니 이를 보완해줄 또다른 요소들이 필요합니다.

앞서 '엑스 아스트리스'는 고전적인 RPG와 어드벤처 게임의 모험 구도를 따왔다고 한 만큼, '모험' 파트에서는 상당히 준수한 모습을 보입니다. 퍼즐을 풀면서 앞으로 나아가거나 숨은 보물을 찾아가는 재미는 확실하죠. 점프 키나 매달리기 키 같은 건 없지만 점프가 가능한 구간에서는 대시하면 점프하는 등, 불친절하긴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탐사'의 재미는 다 갖춰두긴 했습니다.

▲ 비교적 초반부터 이런저런 도구를 구해서 길을 뚫고 숨겨진 요소를 탐색하거나

▲ 적은 자원으로 최대한 딜을 뽑아내기 위해 수단을 강구하고 적 패턴에 대응하는 재미는 갖췄다

그런데 그 불친절하다는 말이 스토리 전개, 그리고 용어와 툴팁에 적용되는 것은 상당히 다른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엑스 아스트리스'를 처음 접할 때 가장 치명적인 진입장벽이죠. 이미 개발사의 전작 '명일방주'로 단련이 된 사람이라면 이미 앞에 적어둔 켈시식 화법에 통달(?)해있을 테니 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모든 유저들이 그런 게 아니라서 이 부분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일단 '엑스 아스트리스'의 스토리를 살펴보면, '옌'과 '비'가 각자의 목표 때문에 풀타이드 싱귤래리티에 탐색을 나서게 됩니다. 그 풀타이드 싱귤래리티를 어느 정도 탐사하고 나서야 알린도에서 발생할 일련의 문제에 대해서 감을 잡을 수 있게 되죠.

▲ 아무리 조사관의 시점에서 시작한다지만 초반부터 브리핑 자료만 툭 던져놓을 줄은

전부 다 얘기하자면 스포일러가 될 테니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알린도에는 비유하자면 생명의 근원인 라일라와, 그곳에서 유래한 특유의 유동체 물질인 '아스트롬', 이로 구성된 '아스트라몰프'라는 생명체가 있습니다. 외계 주파수를 탐지한 뒤 웜홀을 타고 알린도에 방문한 지구인들은 물질이 모여 새로운 생물로 변화하는 것에 여러 가능성에 주목하게 되죠. 이에 알린도의 여러 종족과 교류하면서 이와 관련한 연구인 '라일라 라이프 프로젝트'를 전개했지만, 현지인들의 저항과 알린도에 주기적으로 닥치는 재앙인 '스톰', 그리고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무산되고 말죠.

그 뒤 지구와 교류는 끊겼지만, 새로운 세계와 접하게 된 알린도에는 조금씩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이전에는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던 것들에 적극 저항하기 시작한 것이죠.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해야만 하는 운명에 저항하거나, 알린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법칙과 부당한 재앙에서 탈피하기 위해 저항하거나, 기묘한 공전 주기와 자전 주기 때문에 극야가 계속 되어서 고통 받는 현실을 부당하게 여기는 등등. 이런저런 난관을 뚫고 알린도에 도착한 조사관 '옌'이 이처럼 알린도에서 벌어진 여러 사건들이나 알린도의 특수한 환경을 체험하면서 기록한 것이 '엑스 아스트리스'의 전말이죠.

▲ 언뜻 보기엔 가끔 불어오는 '스톰'을 제외하고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 알린도지만


▲ 탐사가 진행되면서 그 안에 숨어있던 문제들이 하나둘씩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 스토리라인을 짚어주기 전부터 소위 '고유명사 트랩'이 깔려있는 것은 마이너스 요소긴 하지만, 그것보다 더 치명적인 건 저 "네가 원하는 답은 해주지 않겠다"식으로 흘러가는 내러티브입니다. 사실 고유명사들이 많이 나와도, 이야기의 흐름이나 메시지가 잘 짜맞춰 있으면 맥락을 따라서 지레짐작하고 넘어가는 건 무리가 없습니다. 우리가 책이나 신문을 보다가 모르는 단어를 봐도, 아는 것들이 주변에 있으면 그걸 토대로 해서 대강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듯이 말이죠. 그런데 죄다 모르는 단어에, 그걸 쓰는 문장 구조나 문맥마저도 빙빙 돌려서 말하거나 생략하면 잘 안 읽히게 됩니다.

애석하게도 엑스 아스트리스는 그 조건을 다 충족하는 게임입니다. 그나마 '옌'과 '비'가 꽤나 직설적인 캐릭터라 사건이 벌어진 뒤에 서로 이야기하면서 그 맥락을 조금씩이나마 풀고, 몇몇 주요 상황들이 통념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나왔기 때문에 끼워맞출 수는 있었죠. 하지만 다른 NPC들은 대체로 직접적으로 뭘 말하기보다는 돌려서 설명하고, 단서를 알아서 찾아보라는 식으로 툭 던지고 그 단서도 불완전하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를 또 찾아봐야 합니다. 그 이야기나 흐름이 메인-서브퀘로 육성-또다른 메인퀘로 이어지는 구성도 아니고, 번역된 문장 자체도 이상해서 잘 읽히지도 않으니 그런 번거로운 절차를 수행하기도 꺼려지죠. 앞서 말한 것처럼 패턴만 알고 최적화 콤보만 짜맞출 수 있으면 이론상 클리어가 문제가 없는 구조라 서브퀘를 굳이 플레이할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거든요.

▲ 좋은 아이템이라도 나올까 싶어서 뒤져본 곳에

▲ 그냥 툭 주요 개념이나 단서들을 무심하게 던져두고 알아서 보라고 하는 아방가르드한 내러티브라니

물론 일일이 다 친절하게 이것저것 다 설명하는 스토리가 좋다거나, 그렇게 해야 한다거나 하는 의미는 아닙니다. 사람들이 스토리를 '읽게' 만들려면 일부러 생략하거나 단어를 뒤틀어서 그 맥락을 궁금하게 만드는 방법도 있으니까요. 그 맥락을 파악하게 만들 단서들은 다 갖춰두긴 했지만, 그 단서까지 찾아가게 만들 동기부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 '엑스 아스트리스'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슴에 와닿게 표현할 수 있는 상황과 주제조차도 종종 빙빙 돌려 말할 정도로 화법이 꼬여있는데다가 고유명사 트랩까지 발라져있고 번역까지도 이상하니, 그 실타래를 풀 엄두가 나지 않는 셈입니다.

▲ 심지어 툴팁마저도 종종 대체 뭐가 적용된다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면 어쩌란 말이오


클래식하면서도 공식을 깨뜨린, 아방가르드한 매력의 '엑스 아스트리스'


보통 고전적인 턴제 RPG는 전투와 스토리, 캐릭터의 삼박자가 나름의 균형을 이뤄야 할 맛이 나는 장르입니다. 턴제 전투가 특유의 재미가 있긴 하지만, 그게 루틴이 되면 지루해지는 구간이 생기거든요. 그 구간을 스무스하게 넘어가기 위한 윤활유로 스토리, 그리고 캐릭터가 어우러지면서 끝까지 플레이하게 만들 동력이 생기곤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엑스 아스트리스'는 상당히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아트야 명일방주의 아트를 담당했던 개발진 일부가 편성된 터라 캐릭터나 그들이 활약할 세계의 배경은 이색적이고 환상적으로 잘 꾸며놓았는데 정작 그들이 활약하는 이야기가 상당히 엉성하거든요. 더군다나 고유 명사로 도배한 게 설정뿐만 아니라 아이템 소개나 툴팁도 그렇고, 그 번역도 썩 좋지 않은 느낌이라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물음표가 자꾸 뜨게 됩니다. 이런 건 중국 서브컬쳐 게임들이 대부분 공유하는 문제들이라 그쪽은 이런 게 트렌드인가 싶어도, 이번 '엑스 아스트리스'는 유달리 그 문제가 심했거든요.

▲ 턴제 RPG라는 틀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구성을 더한 게임플레이는 확실하다

그러면서도 게임플레이 방식 전반은 고전적인 어드벤처 양식이니, 보통 손이 안 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엑스 아스트리스는 그것을 턴제의 한계를 깨뜨린 완성도 있는 전투 시스템으로 완전히 무마해버린 느낌입니다. 전작 '명일방주'가 "그런 건가..." 밈이 나올 만큼 공백이 있던 스토리의 디테일을 타 타워디펜스 RPG가 보여주지 못한 자신만의 유니크하고 완성도 있는 게임플레이로 커버했듯이 말이죠.

물론 명일방주가 이제는 '론트레일'을 비롯해 가슴을 울릴 만한 스토리도 내놓는 단계에 이르렀고, '엑스 아스트리스'를 쭉 하다보면 왠지 그것과 연결된 듯한 느낌이 있어서 전작의 팬이라면 충분히 감내할 만합니다. 전작을 아예 모른 상태에서 그게 얼마나 어필이 될지는 의문이긴 하지만요. 이런 문제는 개발사인 하이퍼그리프도 인지하고 피드백을 받고 있으니, 이 부분이 개선되어서 완전체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사실 시시콜콜하게 따지지 않고 돌아다니면서 퍼즐을 풀고 전투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값어치는 충분히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더 디테일을 다듬는다면, '엑스 아스트리스'는 모바일 유료 게임 중에서 손에 꼽을 만큼의 완성도를 보이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