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마다 많은 게임들을 해보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게임들을 찾아나간다. 그와중에 꾸준히 자신의 성향에 맞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개발사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개발사의 팬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데 그 개발사에서 내가 선호하는 장르의 게임을 내주는 일이 있다? 이건 못 참는다. 필자에게는 그게 바로 유니콘 오버로드였다. 2D 그래픽에서는 따라올 개발사가 드물고, 개발사 특유의 감성과 분위기가 잘 살아있는 바닐라웨어의 신작이자 SRPG.

큰 기대를 걸고 게임을 해보니 팬심에서는 그다지 고민조차 안했던 요소들이지만 마음에 걸리는 부분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틀라스와의 합작임에도 바닐라웨어의 감성과 분위기가 잘 살아있는 데다가 잘만들어진 SRPG라 정말 즐겁게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워낙에 호불호가 강한 게임 장르와 성격이다 보니 추천이 조심스럽다. 작년 초에도 비슷한 타이틀이 있었는데, 유니콘 오버로드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대만족이지만 추천하기는 조심스러운, 그래도 장르 팬에게는 대체불가능할 갓-게임이 될 수 있는 게임이 바로 유니콘 오버로드였다.

게임명: 유니콘 오버로드(Unicorn Overlord)
장르명: SRPG
출시일: 2024.3.8
리뷰판: 프리뷰(출시) 빌드
개발사: 바닐라웨어&아틀라스
서비스: 세가
플랫폼: PS, XBOX, NS
플레이: PS5


극찬할만한 2D 그래픽, 훌륭한 사운드, 무난한 스토리

▲ 전투와 대화씬에서 활용되는 2D 캐릭터들의 움직임은 바닐라웨어의 명성에 어긋나지 않는 훌륭함을 보여준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역시 장신정신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바닐라웨어의 명성에 모자라지 않은 미려한 2D 그래픽이다. 이만큼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2D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내는 개발사는 드물다 할 정도로, 그야말로 눈이 즐겁다라고 할 수 있는2D 그래픽을 보여준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캐릭터들과, 대화동안 미세한 변화까지 보여주는 표정 표현에 캐릭터들의 시선 처리까지. 게다가 나름대로 다양한 동작까지 신경을 쓰고 있기에 화려한 연출이 없어도 게임을 바라보고 있는 자체가 편안함하고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대신 필드와 전장 맵에서 보여지는 레트로 그래픽 캐릭터들의 느낌은 그냥 무난한 편이다. 거부감이 들지 않을 정도의 무난한 움직임들을 보여주고 있고, 큰 동작이 많지 않은 편이기도 하다. 대신 각 병종들이나 캐릭터들의 특징 자체는 확실히 잡아줘서 구분이 어렵지는 않다. 그나마 혼동될 수 있는 병종들은 확실하게 움직임이 달라 그 움직임을 보고 판단해도 될 느낌.

사실 그래픽적인 면에서는 더 이상 아쉬울 게 없었다. 후술하겠지만 전장에서 보여지는 2D 아트들의 움직임은 강력한 사운드의 서포트를 받기에 돋보이곤 한다. 이펙트도 과하게 사용하지 않았지만, 중장갑옷들과 병기들이 부딛히는 소리가 타격 사운드로 주로 잡혀있어서 전투를 보고 있으면 정말 묵직한 느낌이 잘 전달되서 바닐라웨어가 전투에서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를 알 수 있다. 대신 아쉽게도 마법에 대한 사운드는 병기들의 사운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심심할 수 밖에 없는 건 나름대로 표현의 한계 같아 보인다.

성우들의 연기 또한 게임의 분위기와 캐릭터성을 잘 살리는 느낌으로 자리잡았다. 그렇게 훌륭한 사운드와 아름다운 2D 그래픽으로 만들어내는 유니콘 오버로드의 여정과 분위기는 판타지 세계의 전장을 바닐라웨어의 느낌으로 잘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광과민성 효과도 없는 편은 아니라서 화면이 조금 번쩍거리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캐릭터'들이 미려하게 잘 그려지고 움직임이 자연스럽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강하지만 화려하고 웅장한 연출은 없는 편이다.

▲ 소소한 동료들의 이벤트도 있긴 하다. 대체 왜 드루이드가 요측수근굴근을 보냐고...

이러한 특성이 좀 영향이 있는 것인지, 게임의 전체적인 스토리 역시 무난하게, 큰 거부감이나 개연성이 어긋났다는 느낌은 들지는 않는다. 차근차근 하나씩 사건과 사건이 꼬리를 물고 결말에 다다르는 여정을 무난하게 그려낸 왕도 판타지물의 느낌이다. 나라를 빼앗긴 어레인 왕자가 오랜 세월 숨어지내던 끝에 위기에 몰리고, 봉기하여 코르니아를 재건하고 세상의 자유를 찾기 위해 제노이라와 싸우는 스토리다. 약간 주인공을 비롯해 각 국의 수장급 인물들이 마냥 착하기만 해서 좀 아쉬운 느낌이 있다. 오히려 '명확한 악역'이 극 초반부터 자리잡고 있기에 양면적인 캐릭터성을 가진 인물은 매우 적다. 분명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시작하는 여정인데 그 위기감이 전체적으로 적다고 느낀 부분도 있었다.

큰 개성이나 대단한 반전이 느껴지지 않아서 스토리적으로 기대를 한 유저들이라면 실망을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유니콘 오버로드는 SRPG에서 '전략'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 강하기에 이는 큰 단점으로 보여진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대신 이놈이나 저놈이나 뭔가 다 하나씩 사연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포인트가 있기는 하다.

메인 스토리가 진행되면서도 캐릭터들간의 소소한 대화나 일상 정도도 채워져 있고, '특별한 인연'도 나름 맺을 수 있는 소소한 서브 스토리적인 부분도 존재한다. 명확하게 밀어주고 있는 히로인은 있지만 거기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 사실 스토리는 더 멋지게 해주면 좋았겠다 정도지, 스토리가 유치하거나 억지를 우기고 있는 느낌이 아니라는 점에서 언급을 마무리 짓고 플레이하는 이들을 위한 즐거움 중 하나로 남겨두고 싶다.

▲ 메인스토리의 더빙은 환경 영향까지 느껴질 정도로 잘 되어 있지만, 전체적으로 큰 위기감이 없다.

그대신 주요 캐릭터들의 개성과 동료들의 개성들도 잘 살려두었는데, 의외로 천방지축 사고뭉치나 내부의 빌런 같은 암적인 존재들이 없어서 생각보다 사이다를 찾게 만드는 답답함은 적은 편이다. 답답한 행보를 보여주는 캐릭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그 합당한 이유를 들었고 반성도 빨리하곤 하니...어떻게 보면 캐릭터 자체를 미워할 수 없게 하는 그런 장치가 아닐까 싶기도 했다.

스토리를 진행하면 나타나는 동료들은 대부분 영입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반대로 영입을 하지 않아도 메인 스토리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다른 동료와의 소소한 이벤트나 대화가 있거나 하는 정도랄까. 물론 어차피 '고유 클래스'를 가진 핵심적인 동료들은 대부분 자신의 동료로 삼을 수 있기에 큰 부담을 가지지 않고 선택이 가능하다.


다양한 병종/스킬로 만들어지는 깊이있는 전략

▲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맵에서 부대를 이동, 인카운터로 전투가 펼쳐진다.

SRPG, 전략 RPG를 추구한 부분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이러한 전투/전개/성장 방식 자체가 매우 호불호가 있을 만한 요소다. 대표적으로 '홀 오브 페임'을 해본 유저들이라면 익숙하게 느껴질 방식인데, 기본적으로 전투는 플레이어가 지정해둔 행동을 기본으로 이뤄진다. 전장에 병력들을 배치해서 움직이고, 각 주요 거점을 점령하거나 적들을 격파하거나 저지하는 등의 다양한 목표가 주어진다.

큰 전장의 움직임은 실시간으로 적용된다. 그래서 전투에도 반드시 시간 제한이 있는데, 게임을 잠시 일시정지를 하고 나서 부대의 이동을 지정하므로 사실상 여유를 너무 부리지 않으면 다 모자라지 않는 시간들로 꽤 넉넉하다. 넓은 전장에 자신의 병력을 배치하고 조종해서 목표를 달성하면 승리하는, 기본적인 룰은 간단하다.

적대적인 부대끼리 조우하게 되면, 2D 그래픽으로 이뤄진 본격적인 전투가 이뤄진다. 전장은 최대 10인, 5vs5까지 이뤄지며 미리 지정된 진형 배치와 행동 양식에 따라서 각각의 캐릭터들이 행동하여 이뤄지는 오토 전투다. 활동에는 액티브와 패시브 개념이 있어서 특정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발동하는 패시브 스킬(PP)과 자신의 행동 차례에 활용하는 액티브 스킬(AP)로 나뉘어져서 움직인다. AP를 하나도 지정하지 않았다면 PP만 사용하는 식이고, 반대로 스킬의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다면 발동하지 않거나 하는 식이 된다.

최대 5인의 부대를 6개의 타일에 배치하고, 배치된 캐릭터들은 속도에 따라서 순서대로 움직이게 된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전투의 구도를 예상해서 각 캐릭터들의 행동 속도를 맞춰주는 게 가장 우선적인 부대 전략 수립의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사실 난이도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서 노멀 기준으로도 중반부까지는 크게 지정하지 않아도 병력 배치만 잘 하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후반부에 들어서는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 전투는 생각보다 엄청 역동적이며, 이펙트 사운드가 훌륭해 타격감이 정말 훌륭한 병종들이 많다.

유니콘 오버로드는 다양한 병종들이 존재하는 만큼, 병종들에 대한 상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편이다. 특정 특효가 달린 병종들에게 매우 약한 것은 물론, 물리/마법에 대한 상성도 존재해 '만능'이라고 불릴만한 유닛은 고유 클래스들로 거의 한정된다. 물론 성장 타입과 장비와 패시브 등을 통해서 나름대로의 극복은 가능하다. 비병종들의 경우 명중률이 높은 궁수계열에게 매우 취약하지만 회피에 집중하고 1회 타격 무효등을 세팅하거나 다소 느린 유닛들보다 빠르게 움직여 광역으로 공격을 먼저 넣는 등의 전략 등이 예시가 될 수 있겠다.

물론 그것도 꽤 한정적인 편이다. 그래서 병종에 따른 상성 관계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적절한 곳에 적절한 병력을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각 병종/유닛 등의 리더 효과로 주변의 지원 어시스트를 받아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전투할 수 있는 횟수가 정해져있는 만큼 유동적인 병력의 전환과 휴식 타이밍, 아이템 사용 등을 이용하면 최적의 전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

더 나아가 살펴보면, 같은 계열의 병종들이라고 할 지라도 지역 혹은 종족 및 성별에 따라서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점도 흥미롭다. 엘프족의 궁수는 같은 궁수라 할지라도 마법적인 능력치가 뛰어나 오히려 방패병들에게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 필요한 동료가 없다면 직접 나서서 고용하고 키워도 된다. 네임드 병종들과 큰 차이가 없는 편이기도 하다.

같은 인간족의 궁수들이라도 순수 스나이퍼 기질이 있는 남성과 달리 여성 궁수의 경우는 향후 거대한 방패를 들어 나름대로의 방어적인 측면도 갖추면서 적들의 지원을 방해하는 가리는 역할도 맡는다. 남성 마법사 위자드의 경우는 강력한 화력만 몰빵한 스타일이라면, 여성 마법사라고 할 수 있는 위치들은 전장 어디든 지원이 가능한 텔레포트라는 최고의 유틸을 가지고 있으면서 아군의 공격을 필중 특성으로 만들어주거나 하는 등의 개성을 가졌다.

이렇게 기본적인 병종의 특성들은 가지고 있으면서도,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수행할 수 있는 역할군이 달라지는 특징으로 비슷한 구성의 부대를 만들어도 그들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달라지게 된다. 게다가 아이템으로 얻은 스킬과 행동 순서까지 조율하는 단계에 이르면 파티 구성 고민에만 수시간을 소비할 정도로 깊은 전략을 구상하게 만든다. 이를 즐기는 유저들이라면 이만한 타이틀이 없을 것 같다.

대신 고유 클래스를 가진 인물들이 부대의 중심을 잡게 되면 아무래도 해당 부대의 역할이나 특징이 확실히 잡히는 편이라 나름대로 부대 편성의 방향성을 잡아주기도 한다. 게다가 사망 패널티로 진영을 이탈하거나 하는 경우도 없기에, 자유롭고 부담없이 유닛들을 활용해볼 수 있다. 후반부에는 동료들의 친밀도 역시 스탯에 영향이 나름대로 있으므로, 식사 혹은 전투를 통해 부대원들끼리 친밀도를 올리는 행위도 소소하게 챙기면 좋다.

유닛들도 크게 3개로 나눌 수 있는데, 일반 병종과 일반 병종과 큰 외형 차이는 없지만 나름대로의 스타일을 가지면서 스토리에 영향이 있는 네임드 병종, 그리고 핵심 스토리 인물로 꼽히면서 독립적인 아트를 가지고 있는 고유 클래스를 가진 이들이다. 고유 클래스도 나름대로 특징이 있는 편이라 어느 정도 역할이 정해지기는 하는 편이다.

▲ 어느부대를 이곳에서 출격시킬까 하는 전략 게임의 즐거움은 충분하다.

이렇게 많은 병종, 세심한 설정이 필요한 요소들이 부담이 될 수 있어서 그런 것인지 상대적으로 지형지물이나 기믹에 대한 영향력은 크지 않은 편이다. 위협적인 투석기 공격이나 발리스타, 지뢰나 바리케이트 등의 특성들이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편. 지형을 넘나들 수 있는 비병종 및 유익인 병종들은 대부분의 기믹에 지상 기믹에 영향을 받지 않기에 만능 해결사로 활용하기 좋았다.

특히나 그리폰 라이더, 룰러는 아군의 이동속도를 일정시간 빠르게 할 수 있어서 텔레포트를 가진 위치와 함께 가장 많이 활용되는 병종이 될 느낌. 실제로도 필자가 플레이하는 동안 가장 많이 활용해 주요 거점을 빠르게 점령하고 지원하는 식으로 자주 활용하여 큰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어느정도 성장이 오버되어 전투 결과만 빠르게 보고 싶거나 할 때는 스킵 기능도 잘 되어 있어서, 이를 활용해서 빠르게 전투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

▲ 장비를 누가 착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건 누가 더 적합한지 찾으려면 한참 걸리는 게 좀 흠.

전투 및 유닛 성장에 대해서는 큰 불만 사항이 없었다. 다만 유닛들마다 직접 아이템, 스킬 조건을 세팅해줘야 하는데 이 부분에 있어서 검색/정렬 기능이 좀 아쉬운 느낌이 있기는 하다.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아이템, 혹은 유닛이 많이 쌓일 수 밖에 없어서 필요한 아이템을 찾고 정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패시브 및 액티브의 발동과 관련한 조건도 다양하게 있기는 하나, 세심하게 돌아보면 결과적으로 만능 역할을 수행하는 부대는 경계하려는 느낌이 드는 조건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그리고 유닛들도 구분이 되기는 하지만 색이 모두 통일 되어 있는데다가 후반에는 50명이 넘는 동료들을 관리하고 편성할 때로 적절한 요원이 놀고 있지 않으면 찾기가 힘든 상황이 간혹 있다.

요약하자면, 복잡도가 높은 깊은 전략을 원하는 유저들은 이만한 전략 게임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특히나 행동을 지정하고 자동으로 전투가 이루어지는 형태로 나오는 전략 게임 자체가 매우 드무니까. 물론 이러한 장르와 특성 자체가 허들이 낮지는 않다.

과할 정도로 복잡함을 싫어하는 유저들을 위한 장치도 충분히 있고 난이도 조절이 있긴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조건과 장비 등을 자동으로 세팅해주는 기능도 있기는 하지만, 실전 효율이 크게 떨어져서 결국 수동 지정이 훨씬 나아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나름대로 잘 챙긴 소소한 요소들, 약간 부족한 편의성

▲ 빠질수 없는 맛깔나는 음식도 여전하다!!

수려한 2D 그래픽과 뛰어난 전략으로 유니콘 오버로드는 자신만의 매력적인 세계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고 본다. 여기서 몇 가지 더 생각해야 할 요소들이 있다. 우선은 나름대로의 오픈월드를 지향하며, 맵을 탐험하고 지도를 밝히는 플레이에 대한 나름대로의 보상을 소소하게 잘 넣어두었다. 채굴장 미니게임을 통해 지역 보물 지도를 획득하고, 보물 지도를 통해 좋은 보상으로 전략적인 부분에서 이득을 가져갈 수 있기도 하다.

여기에 루트를 잘 이용하면 여러가지 방향으로 메인 스토리의 진도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간혹 내 레벨에 맞지 않는 전투들이 급격히 많아지는 현상들이 있었는데, 이는 게임사가 권장한 루트가 아닌 플레이어가 직접 개척한 루트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플레이 도중 버거운 상황에 돌입한다면, 다른 루트가 열려있는게 아닌가 고민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보인다. 물론 이렇게 직접 루트를 개척하는 재미를 느끼고 있는 플레이어들도 있다.

그리고 해방한 지역에 수비병을 배치해 지속적으로 자원을 수급할 수도 있으며 지속적으로 동료를 영입하다보면 하나둘 씩 해금되는 요소들이 유니콘 오버로드의 세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단축 이동등의 요소들은 꽤 잘 마련해둬서 큰 불편감은 들지 않는다. 대신 해야할 메인 퀘스트는 안하고 자꾸 딴짓하는 기분이 들기는 했다. 근데 그게 오픈월드로 구현된 세상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아니던가?

▲ 여기저기 숨겨진 요소를 찾아나가는 소소한 즐거움도 있었다.

어느순간 전투에서 얻는 경험치를 배분하기 어려워 특정 부대의 레벨이 낮거나, 특정 동료들이 당장 전장에 긴급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간혹 오기도 한다. 이를 위해 프리 퀘스트 전투를 마련해두었는데, 이에 대한 보상이 매우 좋다. 그러다보니 여기서 몇 차례 반복전투로 동료들을 성장시키는 과정을 겪을 수 있는데, 이 보상이 다른 보상에 비해 지나치게 효율이 좋은 편이라, 억지로 지역에 대한 납품을 하지 않아도 수비병들을 좀 배치하고 몇 번을 전투하다 보면 수비병들이 주워오는 재화들로도 한 지역을 다 해방하고 남는 재화들이 쌓인다. 예상보다 빠르게 명성도 올릴 수 있다.

게다가 프리 퀘스트의 보상으로 얻는 경험치 재화들이 굳이 반복작업을 하지 않아도 동료를 성장시킬 수 있게 만들어 주다 보니, 이곳에서의 짤막한 반복 작업에 메리트를 크게 느낄 수 밖에 없다. 물론 후반부 프리퀘스트들은 보상은 좋지만 상당히 시간이 들어가는 전투로 구성되어 효율이 급감하고 전장이 드넓어지며 많은 부대들이 자연스럽게 활약해서 크게 활용도가 줄어드는 형태의 레벨 디자인이 잡혀있다. 초중반에 빠르게 성장하고 싶은 유저들을 위한 소소한 장치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게 장점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또 단점이 되는, 미묘한 부분이 있다.

2회차 계승 요소는 획기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더욱 고난이도가 열려 도전을 할 수 있고, 깊이 있게 파고들 만한 멀티 플레이 요소는 최소한으로 잘 갖췄다. 자신의 덱을 정해서 등록하고 정해진 횟수만큼 공격/수비를 하는 일종의 랭킹전의 수준. 물론 이를 위해서 싱글 플레이에서도 꾸준히 플레이를 하고 상대의 덱을 물리치기 위해 여러가지 전략 방안들을 고민해야 한다. 좋은 장비도 필요하지만 나름대로 장비 혹은 병종의 밴이 걸리기 때문에 이 부분도 고민해볼 요소들이다.

▲ 투기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동료와 장비들도 있고, 성능이 상당하기에 도전하는 가치가 있다.

인게임에 존재하는 투기장은 초반부터 접근이 가능하고, 최종 보스는 약 33~34레벨의 파티로도 충분히 클리어가 가능하다. 1차 보스를 클리어하고 나면 열리는 두 번째 투기장은 깊이 파고드는 유저들을 위한 요소들이고, 이곳에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보는 용도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얻은 재화나 동료도 메인 스토리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나름대로 파고드는 재미와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신 앞서 설명에서 살짝 부족했는데, 캐릭터당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스탯은 나름대로 제한을 뒀다. 이 스탯을 풀어버리는 순간 상성을 무시하는 끔찍한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경계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물론 투기장에서 얻은 재화로 한계까지 동료를 성장시키면 온라인 플레이에서도 상당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좀 더 유니콘 오버로드의 끝을 보고 싶은 유저들을 위해 남겨둔 파고들기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정말 재밌게 했지만 추천이 조심스러운 이유

▲ 스토리 연출이 멋지다곤 할 순 없다. 심심하지만 편안하게 잘 이해되는 정도.

게임을 플레이하고 리뷰를 쓰면서도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는 시간도 잊고 밤을 지새우며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한 게임이다. 그렇지만 SRPG가 현 시대에서 어떤 느낌으로 게이머들에게 다가가고 있는지를 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전형적인 과거의 영광이라고 하면 어느정도 설명이 되지 않을까.

많은 유저들이 명작으로 꼽는 과거의 게임들을 보면 SRPG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 계보가 많이 퇴색되면서 어느정도 허들이 있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깊은 전략성을 요구하는 게임들의 경우는 분명한 호불호가 존재한다. 이를 개성으로 극복하거나, 다른 새로운 요소들을 넣거나 하는 식으로 극복하고 대중적으로 다가온 게임들은 '명작'이라고 추천받는다. 그리고 드문드문, 대형 개발사 혹은 인디 개발사들도 이 추억을 되새길만한 좋은 게임들을 만들어주었다.

근본적으로 SRPG는 접근성 자체는 매우 좋지만, 장르적인 특성을 강화하는 단계의 게임들에게는 꽤 높은 허들로 다가오기도 한다. 특히나 유니콘 오버로드가 보여준 방식, 플레이어가 직접 행동 조건을 정해주고 이를 토대로 전투 결과를 예상하면서 전투를 바라보는 시뮬레이션 게임은 그리 흔하지 않다. 어떻게 보면 팀 매니지먼트 개념에 더 가까운 느낌도 있으니까 다르게 바라볼 수도 있지 않을까. 다른 시각으로 보면 많은 자동전투 형식의 팀 매니지먼트 모바일 게임, 모바일 게임을 많이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는 꽤 익숙한 느낌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이 나름대로 유니콘 오버로드의 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단순히 세팅을 하지 않으면 자동 전투 게임이라고도 낮춰 볼 수 있겠지만, 스킬과 행동에 대해 지정을 하고 세팅을 통해 이 순서를 조율하면서 진형을 짜고, 적에 맞춰서 그때그때 진형이나 멤버를 바꾸기도 하는 등의 복잡성이 들어가면서 머리가 아파지니까. 장르적인 특성을 강화하는 그 단계는, '머리아픈 요소'로 다가갈 수 있다.

▲ 그래도 캐릭터들의 전투 움직임이 훌륭해서 얌전히 감상하는 재미가 참 좋다.

필자는 바닐라웨어라는 제작사의 오랜 팬이다. 그리고 SRPG라면 사족을 못쓰고 이것저것 다 해보는 스타일이다. 지난해도 그렇지만 올해도 뭔가 연초에 SRPG 팬들을 기쁘게 해줄 큰 타이틀이 하나 나왔다는 점에서는 반갑지만, 그만한 호불호가 있을 거라는 걱정도 같이 든다.

그래도 바닐라웨어와 아틀라스가 합작으로 만들어낸 유니콘 오버로드는 유저들이 이 게임의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낄지 잘 생각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마련한 좋은 게임이다. 전체적인 플레이 타임도 스킵 기능을 꽤 많이 사용했음에도 50시간 이상이 기록됐고, 2회차 플레이 이상을 노리고 있다면 여기서 수십시간 이상 몰입해서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려한 아트 스타일과 좋은 사운드로 먼저 가볍게 게임에 접근하고, 깊이있는 전투와 전략들을 서서히 맛보면서 이 세계에 머무르도록 잘 구현을 해뒀다고 할까. 메인 스토리는 큰 굴곡없이 무난하게 흘러가고, 동료와 주인공 어레인에 여러가지 이야기도 볼 수 있는 서브 대화들도 소소하게 잘 들어갔다.

전투 시스템과 성장은 깊이가 있게 접근하는 유저들이 즐기면서도 세계 이곳저곳을 나름대로 찾아다니는 일까지 마련했다. 깊이가 얕을지라도 이것 저것 많은 일들을 콘텐츠적으로 즐길 수 있는 신경을 썼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했기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게 아깝지 않았다. 물론 개발사와 장르에 대해 무관심한 유저들이라면 조금 더 눈높이를 낮추고 게임을 바라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열심히 전장을 누비는 전사들보다 당신의 머릿속의 생각과 고민이 더욱 역동적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스킬 조건을 지정하고...장비를 맞추고...이게 즐거운 과정이 아닌 사람들도 많으니...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것 같은 우려도 있고, 장르에 대한 허들도 좀 있지만 유니콘 오버로드는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 같다. 특히나 SRPG 장르 팬들에게는 올해 꼭 해보라고 할만한 게임이다. 장르 팬들에게는 올 한해 이만한 SRPG를 찾기가 힘들지 않을까.

그렇지만 다시 한번 당부의 말을 전한다. 바닐라웨어라는 개발사의 팬이라도, 장르의 팬이라도, 그리고 관심이 가는 유저들 모두 꼭 체험판(데모)을 선행 플레이 해보기를 권한다. 분량도 충분히 많고, 유니콘 오버로드라는 게임의 매력 자체를 충분히 맛볼 수 있는 분량이 준비되어 있으니, 충분히 플레이를 해보고 심사숙고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