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이 19일 중국 게임산업 동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게임산업은 2023년 시장 매출액이 처음으로 3천억 위안(약 55.7조 원)을 돌파했으며, 2024년에는 미니게임 생태계 구축과 AI 투자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중국 게임산업, "마이너스 성장에서 회복세"

▲ 중국 게임산업 매출액(단위: 억 위안)

지난해 중국 게임산업 매출액은 3,029억 6,4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3.95%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에서 회복세로 전환됐다. 유저 규모는 2022년보다 0.61% 증가한 6억 6,800만 명으로 조사됐다.

콘진원은 코로나19 관련 부정적 요인이 최근 들어 뚜렷하게 감소하면서 게임 사용자의 소비 욕구와 소비력이 다소 회복된 것이 상승 요인이라 분석했다. 아울러 신작 게임과 롱런 게임이 함께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멀티 플랫폼 게임 출시 보편화도 매출 증가에 뚜렷한 도움을 줬다.

▲ 중국 게임의 해외 매출액(단위: 억 달러)

2023년 중국 게임이 해외시장에서 거둔 매출액은 163억 6,600만 달러(약 21.9조 원)로 나타났다. 중국 게임의 해외시장 매출액은 2년 연속 감소 추이다. 콘진원은 불안한 국제 정세와 경쟁 심화, 개인정보 보호 정책 변화 등으로 중국 게임이 수출의 어려움을 겪은 게 원인이라 짚었다. 아울러 운영 비용 상승도 요인으로 꼽혔다.

해외 매출액 100위 안에 드는 중국 모바일 게임의 장르별 비중을 살펴보면 전략, RPG, 슈팅 장르가 가장 많았다. 전략 장르가 차지하는 비중은 40.3%, RPG는 15.9%였다. 전략 장르는 최근 3년 중국 게임의 해외매출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 슈팅 장르가 차지하는 비율(10%)은 약간 줄어든 반면에 캐주얼 장르의 비율(5.1%)은 뚜렷하게 커졌다.

▲ 중국 e스포츠 상품 매출액(단위: 억 위안)

중국 e스포츠 상품 2023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8% 증가한 1,329억 4,500만 위안(약 24.6조 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수치는 e스포츠 상품 판매량으로, 중계료와 팀 운영 및 대회 개최를 통한 수입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 내 e스포츠 인기 증가에 따라 관련 매출이 상승했다. 새로 출시된 e스포츠 게임 및 자체 개발 게임이 이용자 인기를 끌면서 관련 시장이 성장했다. 콘진원은 지난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e스포츠 종목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중국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도 중요한 매출 증가 요인으로 분석했다.

▲ 중국 2차원 게임 매출규모(단위: 억 위안)

중국 내 2차원 게임(우리나라 서브컬처 게임에 해당) 시장이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2023년 관련 시장 매출액은 317억 위안(약 5.8조 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콘진원은 게임 유저의 소비 욕구와 소비력이 커진 덕분으로, 인기 게임의 수익성이 두드러진 성과를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중국 내 2차원 게임은 매출 편향성이 매우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인기 게임에 매출이 집중됐고, 나머지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 중국 미니게임 시장 매출규모(단위: 억 위안)

중국 내 미니게임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미니게임은 별도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특정 앱 내에서 동작하는 미니 앱 형태의 게임이다. 예로 중국 내 메신저인 위챗, 더우윈(틱톡) 내에서 작동하는 게임이다. 지난해 미니게임 시장 규모는 200억 위안(약 3.7조 원)으로 전년 대비 300% 증가했다.

위챗 미니게임은 2017년 처음 등장했다. 이후 2018년 중국 정부가 8개월간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판호 발급을 중단했는데, 미니게임은 판호 없이 서비스가 가능했다. 이 요인으로 미니게임 이용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미니게임의 수익화 모델은 인앱 광고와 인앱 결제, 이 둘을 혼합한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중 인앱 결제 방식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이며 미니게임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내 '미니게임'이 커진다

▲ 중국 내 미니게임으로 시작해 한국에 안착한 '모험대작전'(버섯커 키우기)

콘진원은 중국 내에서 미니게임이 크게 성장하고,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게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미니게임 시장은 링크를 통한 접근이 편리하다는 점, 잠재 유저가 많다는 점 등과 같은 각종 요인들로 여전히 큰 성장기회가 존재한다는 평가다. 또한, 미니게임은 클라이언트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 및 운영 비용이 저렴하고, 기존 모바일게임 대비 트래픽 확보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중국 내 정책으로 미니게임은 판호가 필요 없어 리스크가 적고, 시장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위챗이나 더우윈 등 거대 트래픽을 보유한 플랫폼에 탑재되어 제공되기 때문에 유저 유입과 마케팅 면에서 유리하다. 텐센트가 지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위챗 미니게임 이용자 규모는 10억 명 이상이고 월간 활성 이용자는 4억 명 이상이다. 위챗 미니게임 개발자 수는 40만 명 가까이 된다.

더우윈은 숏폼 영상, 인플루언서 라이브 영상으로 게임 홍보 동영상을 만들어 알고리즘 타겟층에 추천한다. 이를 본 시청자가 영상을 공유하거나 2차 창작을 통해 미니게임 흥행에 영향을 끼쳤다.

미니게임은 초기 소규모 게임사가 시장을 주도했으나, 현재 중대형 게임사도 시장에 진출해 경쟁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에 해당하는 중국 게임사들도 미니게임 시장에 나섰다.

콘진원은 "중국 내 정상급 게임사의 잇따른 미니게임 시장 진출로 웰메이드화 추세는 뚜렷해지고 있다"라며 "플랫폼이 보유한 강력한 생태계 및 안정적인 운영툴은 미니게임이 웹게임을 뛰어넘어 롱런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레드오션이 된 중국 게임사의 글로벌 게임시장 진출

▲ 모바일 레전드: 뱅뱅

2023년 중국 게임의 해외 매출액은 전년 대비 5.65% 감소했다. 콘진원은 "중국 게임에게 해외 시장이 점점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변화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중국 입장에서 우리나라, 미국, 일본과 같이 성숙한 시장에서의 경쟁이 힘들어지고 있다.

센서타워(Sensor Tower)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세계 모바일게임 매출액은 2021년에 비해 하락했고 게임 수 역시 2021년에 비해 3,000여 개 줄었다. 게임 개발사 역시 909곳이 감소하면서 결국 중소 규모의 업체들이 정리되고 있는 추세다.

중국 게임사는 인터넷 환경이 발전 중이고, 젊은 층 인구 비율이 높은 동남아시아, 중동, 라틴 아메리카와 같은 신흥 시장을 주목하며 돌파구를 모색한다. 중국 정부도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 예로 문톤테크놀로지는 모바일 MOBA '모바일 레전드: 뱅뱅'에 캄보디아의 크메르어, 필리핀의 타갈로그어 등 소수 언어 전용 인터페이스를 적용하며 동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중국 게임사는 적극적인 현지화 시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요스타 게임즈는 '명일방주' 일본 서비스에서 가을 감사제 행사기간 하루 매출 400만 달러(약 53억 원)를 거뒀다. 브라질에서 인기인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 '프리 파이어'는 현지 카니발 축제와 연계한 마케팅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콘진원은 "우리나라 게임사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시장을 타겟팅하는 중국 게임사의 해외시장 전략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쟁뿐만 아니라 협업 또한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 내 최고의 화두는 'AI와 게임의 융합'

▲ AI 기술이 적용된 중국 넷이즈의 '역수한'

콘진원은 "AI로 생성한 콘텐츠(AIGC, AI Generative Content)와 게임의 결합은 최근 중국 게임업계 내 최고의 화두"라며 "게임은 스토리 기획부터 아트 제작, 게임 내 상호작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개발 및 운영 과정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로 손꼽힌다"라고 전했다.

2023년 중국 게임업계의 전반적인 투자규모는 전년 대비 축소했지만, AI 관련 분야의 투자는 일정 부분 증가했다. 중국 게임사가 AI 기술을 게임 개발과 운영의 핵심요소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AI 기술은 게임 제작에서부터 사용자 경험의 개선, 게임 내 콘텐츠의 자동생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AI를 통해 게임 내 NPC의 대화나 행동을 자연스럽게 만들거나,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해 개인화된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등, 저비용으로 고효율의 운영이 가능해진다.

콘진원은 "현재 중국 게임업계에서는 이러한 AI 기술을 차세대 '군비 경쟁'의 가장 핵심적인 경쟁분야로 보고 있다"라며 "AI 영역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관련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기업들이 향후에 중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매우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