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을 돌이켜보자.


처음 스틸독이 공개되었을 때 황규민 팀장은 어릴 때 자동차를 가지고 놀던 기억을 나눴다. 양 손에 자동차를 들고 몰던 그 때, 손 안의 장난감 자동차는 현실의 자동차와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하늘을 날기도 하고 점프하기도 했고, 옆으로 굴러가기도 했다. 뒤집히기도 했고 위에서 내려찍기도 했다. 장난감 자동차는 이동수단으로 기능한 것이 아니라, 불가능의 한계를 뛰어넘는 상상력의 도구였다.


바로 그 장난감 자동차 놀이를 게임으로 구현하겠다던 황규민 팀장. 그 꿈은 엔씨소프트의 신작 스틸독으로 현실이 되었다. 차량격투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스틸독은 '자동차'라는 소재에 치밀한 물리 시스템을 도입, 기존의 어떤 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슈팅 액션게임이 되었다. 역시 엔씨소프트! 라는 말이 나왔다.



▲ 스틸독 오프닝 영상



강력한 개성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스틸독은 그러나 캐주얼 게임임에도 개발기간이 늘어나기만 했다. 좀처럼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다. 뛰어난 물리엔진이 진입장벽을 높이고, 불가능이 없을 정도인 조작의 한계는 컨트롤이 어렵다는 느낌을 주었다는 평가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팀은 밤낮으로 고심했으리라.


그러던 중 2009년 지스타에서 개발팀에게 충격을 준 사건이 일어난다. 일반 유저와 개발팀 간의 대결을 펼치는 이벤트에서, 설마 컨트롤에 이미 익숙한 개발팀을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예상을 깨고 일반 유저팀이 승리를 하는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지스타를 찾은 1318 세대들은, 개발팀의 예상보다 훨씬 더 스틸독에 잘 적응했고 또 잘 했다.



▲ 당시 우승팀은 상품으로 받은 차량 모형을 엔씨에 기증해, 현재 전시중이기도 하다.



그 때부터였다. 아련한 장난감 자동차 놀이의 향수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1318 세대들의 눈높이에 맞게 개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이제 곧 공개할 참이다.


12월 8일 처음으로 클로즈베타를 시작하는 스틸독. 게임 매체를 대상으로 열린 사전 체험 행사에서 스틸독 개발팀은 1318 세대의 도전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 김형진 실장, 황규민 팀장, 서재영 PD



= 클로즈베타 버전을 해보니 예전의 날카로운 느낌이 아니라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건지.

▲ 예전에는 높은 연령대까지 모두 고려했었다. 그래서 진입장벽에도 신경을 썼고. 변화라면 타겟층을 좀 더 명확하게 한 점이다. 지금의 스틸독은 1318 세대를 타겟으로 하고 있다. 예전에는 그냥 내가 좋아하는 색감이나 느낌을 썼지만 이렇게 타겟층이 명확해지면서 전투차량이라는 컨셉에서 지금은 약간 메카물 같은 형태가 되었다. 그러면서 느낌도 좀 달라졌을 것이다.



= 초심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차량이 있나.

▲ 대부분 탱크 타입을 선택할 것 같다. 거리를 두지 않고 앞으로 달려오면서 쏘기만 하는 상대에게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로 가면서 컨트롤이 익숙해지면 점차 탱크의 비중은 줄어들 것이다. 물론 취향에 따라 처음부터 빠른 차량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처음에 주어지는 켈베로스, 버그베어, 바실리스크가 기본형으로, 다른 기체들은 기본형이 아니라 비교적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 싱글 플레이가 있었는데, 어느 정도의 컨텐츠량을 가지고 있나.

▲ 스틸독은 PVE보다는 PVP에 치중한 게임이다. 싱글플레이는 PVP를 위해 혼자 실력을 키워보는 과정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지만 나중에는 점프쉬쉬가 없으면 깰 수 없는 미션 등을 통해서 PVP의 중요한 기술들을 배우게 된다. 그런 목적 하에 런칭 이후에도 싱글플레이는 계속 추가할 계획이다. 물론 싱글플레이 결과로 시간을 단축한다거나 하는 기록경쟁 등의 요소도 있다.







= 실력이 높아졌음을 과시할 수 있는 요소가 있나.

▲ 우선 시험적으로 랭킹이 도입되었다. 킬데스 외에도 다양한 기준으로 랭킹을 제공한다. 어시스트를 어느 정도 이상 했을 때, 죽지 않으면서 킬을 올렸다거나 하는 플레이 결과에 따라 이모탈 점수가 올라가는데 그런 이모탈 랭킹도 있고, 승률, 주행거리, 보스전에서 얼마나 잘했는지, 적게 죽은 랭킹 등 10개 정도의 랭킹이 준비되어있다. 이후 다양한 랭킹을 준비하고 있다.

또 이후에는 업적이나 호칭 등으로도 잘하는 정도를 보여줄 수 있게 된다.




= 데스매치, 팀데스매치, 보스전 외 다른 모드들도 준비되어 있나.

▲ 개발기간이 오래되다보니 개발팀 안에서 만들어봤던 것들이 많다. 모드가 너무 많으면 집중되지 않는 점이 있어 이번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타겟을 방어하는 어썰트 모드, 특별한 존에 오래 머무르는 디펜스모드, 치킨런 등 다양한 모드가 개발 완료되어있다. 또 단순히 PVP가 아니라 PVE와 결합한 모드도 고려하고 있다. 클로즈베타를 마치고 난 후 하나하나 추가할 예정이다.



= 5만 명 중에 4만 등의 랭킹은 의미가 없어, 자신을 중심으로 한 좀 더 작은 랭킹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스타크래프트2는 100명 단위로 끊어서 랭킹을 제시하고 있기도 한데, 스틸독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 준비가 되어있는 게 있는지.

▲ 게임 안에 친구맺기 시스템이 있다. 방금 한 판 한 유저와 친구를 맺을 수도 있고. 그렇게 친구들끼리의 랭킹 경쟁을 할 수 있게 계획되어 있다. 또 라이벌 시스템이라고 해서 라이벌끼리 랭킹을 비교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나를 중심으로 한 랭킹을 어떤 식으로 보여줄 지 고민중이다.









= 수평적인 구조의 맵 외에 수직적인 맵도 생각한다고 했는데.

▲ 물리가 구현된 게임이기 때문에 복층은 물론, 엘리베이터나 시소같은 구조물도 다 가능한데, 그렇게 했을 때 난이도 문제가 걸린다. 아무래도 조준과 주행에 익숙해진 후에 그런 다양한 맵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차차 공개할 생각이다. 개발팀 내부에서는 떨어지면 죽는 맵 등 다양한 맵을 만들어 즐기고 있다.



= 매치메이킹을 실력에 맞게 이어주는지.

▲ 1:1 매칭은 굉장히 치밀하다. 레이팅 포인트라고 해서 체스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그게 팀 매치에서는 그렇게 정확하게 작동하지 않더라. 그래서 지금은 초급/중급 채널로 나눠 매칭을 하고 있다. 오픈베타 이후에 매치메이킹에 좀 더 집중할 생각이다.



= 팀 전은 3:3 고정인가.

▲ 물리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상당히 오가는 패킷이 많다. 그래도 8명까지는 가능한데 게임 특성상 인원이 많아지면 난전 형태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개발팀은 2:2가 가장 전략적인 면에서 최적의 구도라고 생각하는데 3:3을 더 좋아하는 것 같더라.







= 개인적으로 공중에서 대쉬를 하면서 공격을 하고 하는 컨트롤이 어려운 것 같다. 1318을 타겟으로 한다고 했는데 컨트롤 숙련도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 2009년 지스타에서 깜짝 놀랐다. 경이로울 정도였다. 굉장히 개발팀이 충격을 받았다. 1318 유저들이 학습해가는 과정이나 플레이패턴은 우리 세대가 게임을 하는 패턴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한 번도 게임을 해보지 않은 유저들이 공중에서 대쉬하고 부딪히고 하더라. 이런 플레이가 가능하다 하는 걸 보고는 바로 따라하는 친구들이 정말 대부분이었다. 1318 세대는 적응력이 상당히 빠르다는 충격을 받았다. 지금 들어가 있는 이동하기 총쏘기 같은 기본 플레이 튜토리얼이 아니라 더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걸 알려줘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싱글 플레이로 끌어주는 것도 있겠지만, 커뮤니티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잘 하는 사람이 못 하는 사람을 끌어주고 가르쳐줄 수 있도록 게임 시스템이 받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보이스채팅을 지원하거나, 둘이서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거나 할 것이다.




= 타격판정 범위에 따른 데미지나 크리티컬 공격이 있나.

▲ 물리가 적용되어 있기 때문에 어디에 맞았느냐에 따라 차량이 뒤집히거나 밀린다. 크리티컬은 기체의 성장이나 아이템 착용에 따라 공격 크리티컬, 방어 크리티컬이 존재한다.



= 기체성장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 기체가 성장하면 공격, 방어, 속도 중 하나가 랜덤하게 올라간다. 11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하나의 스탯이 5가 될 때마다 추가 스킬을 받는다. 랜덤하게 성장하기 때문에 나중에는 성장한 과정에 따라 처음 기체의 특성이 바뀌게 된다. 이렇게 기체를 다양하게 키워보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체 구입도 부담이 없어 다양한 기체를 즐길 수 있을 것이며, 성장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키워보고 마음에 안 들면 다시 키워도 된다.








= 이번 클로즈베타에서 중점적으로 체크할 부분은.

▲ 타겟층에 좀 더 집중해서 검증을 받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또 차량 한 대가 늘어날 때마다 밸런스 잡기가 힘든 게임이기 때문에 최대한 밸런스를 위한 데이터를 모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