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르면 우리가 정답이라 알고 있었던 것들이 오답이 되기도 하고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것들이 가능해지기도 한다. 온라인 게임 업계도 마찬가지, 게임을 출시하면 정액제가 전부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부분유료화라는 이름으로 정말 다양한 요금제와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게임에서 불가능할 것 같았던 기능들조차 게이머의 편의를 위해 - 혹은 게임사의 수익을 위해 - 부가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제공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중에서 캐릭터 이름 변경이나 성별의 변경, 추가 창고의 제공 등 콘텐츠나 밸런스에 큰 영향이 없는 외부 서비스들은 부분 유료화와는 약간 다르게 취급되고 게이머들의 거부감도 거의 없다.

그런데 성별이나 이름의 변경과 달리, 자칫 잘못 도입할 경우 게임의 밸런스나 콘텐츠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데도 대부분의 게임사에서 큰 고민없이 도입하는 부가 서비스도 있다. 만약 공성전이나 길드전 등 경쟁 위주의 콘텐츠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반드시 두번 세번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부가 서비스, 바로 서버 이전이다.







서버 이전은 개발사의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수익원이지만, 장비나 레벨 등이 다른 서버로 넘어간다는 특징때문에 적절한 제약이 없을 경우 서버의 시세나 상황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특히 전쟁을 메인 콘텐츠로 가져가는 온라인 게임들의 경우 무분별한 서버 이전이 콘텐츠의 밸런스를 망가트리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콘텐츠가 레벨업 위주의 경쟁을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는 MMORPG, 속칭 한국형 MMORPG의 테두리에 속하는 온라인 게임들은 서버 이전이라는 부가 서비스를 도입하기 전에 한번쯤 더 게임에 미칠 영향을 고민해야할 필요가 있다.


세계 최초로 공성전이라는 콘텐츠를 성공시키면서 후속 MMORPG들의 롤모델이 되었고 여전히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나, 서버 이전이 도입된 이후 전쟁의 의미가 사라지고 통제와 독점만 남게된 리니지의 사례를 통해 서버 이전이 경쟁 형태의 게임에 어떤 부작용을 가져오는지 알아보자.



▷ 전쟁 게임의 핵심, 힘의 균형을 무너트리는 서버 이전


모든 게임들, 특히 경쟁을 중요시하는 온라인 게임들은 시간이 흘러가면서 게이머들의 노력과 운에 따라 자연스럽게 피라미드(△) 형태의 균형을 유지하게 된다. 물론 서비스 기간이 더욱 길어지면 신규 게이머는 줄어들고 고수에 해당하는 게이머들이 늘어나지만, 업데이트를 통해 피라미드 구조는 끊임없이 유지되기 마련이다.

피라미드 구조에서는 자연스럽게 힘의 균형이 갖춰지기 때문에 자신의 힘을 믿고 함부로 행동하면 다른 게이머들의 공격을 받게 되고, 혼자 아무리 강력하다고 자부해봐야 온라인 게임의 특징상 수십명의 차륜전을 물리칠 순 없으니 결국 다수의 게이머들이 뭉쳐서 대항하기 시작하면 밀릴 수 밖에 없다.

'억울하면 강해져라'라는 말이 모토가 될 정도로 약육강식의 세계를 구현했던 리니지에는 이른바 천상계 - 요즘 말로는 넘사벽쯤 된다 - 라고 불릴 정도로 최고수급인 일당백의 게이머들이 있었지만, 그들조차도 평범한 게이머들을 무시할 수 없었던 이유가 바로 피라미드 구조에서 나타나는 힘의 균형때문이다. 고수는 언제나 숫자가 적다. 한 손으로 열 손 감당할 수 없다는 한국 속담도 있지 않은가.





[ 모 서버의 현황. 고레벨인 아크 나이트의 숫자가 가장 많다. ]




그런데 서버 이전을 이용하면 고수급 인원들이 하나의 서버에 모여들어 자연스럽게 형성된 피라미드 구조의 균형을 통채로 깨트려버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고수급 게이머 100 여명이 작심하고 한개의 서버로 몰려든다면, 기존 서버의 기득권층은 물론 서버에서 플레이하는 모든 게이머들이 한꺼번에 덤벼들어도 상대해볼만한 세력을 갖추는 것도 가능해진다.


각 서버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갖춰졌던 힘의 균형이 서버 이전이라는 부가 서비스를 통해 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서버 내부의 정당한 경쟁이 아니라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부터 경쟁의 목적은 사라진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길 수 없는 경쟁에 일부러 뛰어들 사람은 없다.


실제 리니지에서도 경쟁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몇몇 혈맹들은 경쟁이 약한 서버를 선택하여 단체 이전을 했고, 그 결과 갑자기 늘어난 고수들의 숫자로 인해 다수의 게이머들이 힘을 합해도 결국 서버의 패권을 내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 최고수급 75명이 서버 하나로 이전한다면? 균형이 깨지는건 시간 문제. ]




이런 가능성에 주목한 몇몇 서버에서는 다수의 게이머들을 의식하여 자제할 수 밖에 없었던 사냥터의 통제와 성의 통일, 보스 몬스터의 독점 등을 시도하게 되고, 결국 성공한다. 통제에 저항하기 위해 반왕으로 불리는 세력과 일부 재야(?)의 중립 고수, 그리고 평범한 게이머들까지 힘을 합쳐보지만 이미 힘의 균형은 깨져버린 상태.

서버 이전이라는 부가 서비스를 통해 서버의 균형을 유지하던 제약이 사라지면서 리니지에서는 좋은 사냥터를 통제하려는 시도가 계속 늘어나고, 이 와중에 통제와 독점에 성공하는 서버들이 조금씩 증가하면서 평범한 게이머들은 통제와 독점이 없는 서버를 찾아 발길을 돌리게 된다.




▷ 통제와 독점의 폐해, 축 서버와 저주 서버의 역설


서버 이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사냥터의 통제가 제한적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과거 리니지에서는 통제를 시도하다가 유저들의 거센 반발과 조직적인 반격에 휩쓸려 기득권층의 세력이 약화되거나 속칭 반왕들에게 성까지 빼앗기는 일도 빈번했지만, 반대로 몇몇 서버에서는 손꼽히는 실력자들이 연합으로 사냥터의 통제를 시도해서 결국 서버 전체를 좌지우지하던 경우도 분명 존재한다.

그런데 사냥터가 통제되면서 제대로 게임을 즐길수 없다는 소문이 돌자, 서버에 신규 게이머의 유입이 끊기고 중간 계층의 게이머들까지 이탈하는 유령 서버, 속칭 저주 서버가 된다. 저주 서버가 되면 커뮤니티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아 아이템의 거래가 줄어들고 성의 세금마저 감소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손해가 될 수 밖에 없다.







결정적으로 아이템 등의 게임 내 자산이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게이머가 많고 커뮤니티가 활발한 축 서버로 남아주어야 한다. 극단적인 예로, 과거 서버 이전이 없던 당시 축 서버와 저주 서버의 현금 거래 시세는 2~3배까지 차이나는 경우도 있었으니 저주 서버가 되면 오히려 기득권층이 더 큰 피해를 입는다.

결국 서버에서 이름을 날리는 고수들조차 저주 서버로 낙인찍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가급적 서버가 저주로 여겨지지 않을 정도까지만 통제를 시도하는 암묵적이고 심리적인 제한이 발생했다. 저주 서버가 되면 자신의 아이템 가치가 급락할 뿐이고, 경쟁도 상대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니까.

만약 꼭 통제와 독점을 시도해야 한다면 서버 내의 게이머들에게 미리 채팅창이나 커뮤니티를 통해 이러저러한 일들로 인해 이런 사건이 벌어졌다고 해명하거나 미리 양해를 구하고 공지하는 일도 다반사. 권력을 가진 자가 대중을 상대로 설득을 하는, 마치 현실의 정치와 흡사한 일들이 리니지에서 벌어지곤 했다.

서버 이전이 도입되기 전까지 리니지는 힘의 균형에 더해 이런 형태로 축과 저주 서버의 균형을 맞춰갔다. 저주 서버에서는 자신들의 서버가 축 서버로 바뀌길 기대하며 통제 세력을 몰아내려고 게릴라전을 벌였고, 축 서버는 통제를 시도하려는 게이머들을 다수의 힘으로 막아내면서 균형을 유지했다. 그리고 이런 아슬아슬한 균형이 바로 리니지의 전성기를 이끈 원동력이기도 했다.







그런데 서버 이전을 계기로 힘의 균형이 깨지고, 축 서버를 꼭 유지해야 한다는 제약이 사라지면서 리니지에는 기존과 전혀 다른 세력들이 진출해 기득권층으로 자리잡게 된다. 현금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이른바 환금성이 좋은 온라인 게임이라면 항상 등장하는 그들, 바로 작업장 세력의 개입이다.

얼핏 큰 상관이 없어 보이는 리니지의 서버 이전이 어떤 형태로 작업장들의 활동에 영향을 주게 되고, 또 나아가 리니지의 콘텐츠와 밸런스를 망가트리는 영향을 주게 된 것일까?



▷ 서버 이전의 부작용과 현금 거래의 결합, 그리고 작업장 세력의 진출



리니지에 서버 이전이 등장하면서 축 서버를 유지해야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제약이 사라지고, 현금 29,700원만 지불하면 3개월마다 언제든지 다른 서버에서도 똑같은 고수의 입장에서 새출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서버 이전이 가능해지면 현금 거래 시세가 평준화되니 서버에 상관없이 이익을 유지할 수 있다. 심지어 저주 서버가 되면 캐릭터를 안전하게 육성하거나 장비와 아데나를 얻는 보급 서버로 남게 되니 작업장의 입장에서는 게이머들의 이탈도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고, 과거처럼 서버 하나에서만 항상 머물러 있을 필요도 없다.

결국 기득권층과 작업장들은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공성전과 전투에 참여하여 아예 자신들의 서버를 저주 서버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기존에는 최대한 있는 듯 없는 듯 활동하던 작업장들이 그야말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거리낌없이 통제를 시도하게 된 것이다.


물론 게이머들이라고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PK나 신고를 해봐도 금방 돌아오고 24시간 게임에 접속해있는 그들을 어떻게 물리칠 것인가? 결국 저항을 포기한 게이머들은 다른 게이머들을 괴롭히는 막피 혹은 작업장을 대상으로 하는 꼬장만 시도할 뿐, 진짜 게이머들이 주축이 되는 화려한 전투들은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게 된다.

이런 리니지의 상황을 정확하게 반대로 보여주는 것이 리니지의 Non-PvP 서버. 아데나의 현금 거래 시세가 원래부터 낮았고 자유로운 서버 이전이 불가능해 작업장들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Non-PvP 서버는 비주류 서버라는 과거의 편견과 달리 최근 가장 활발한 공성전과 혈맹전을 보여주는 서버가 되고 있다.




[ 최근 활발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Non-PvP 하이네 서버 ]




그러나 정작 심각한 문제는 이제부터. 서버 이전의 부작용과 현금 거래의 이익이 결합하면서 과거에는 각 서버마다 소규모로 난립하던 작업장들이 점차 통합되어 기업화되고 있고, 이제는 기반을 쌓은 몇개의 저주 서버에서 다른 서버까지 세력을 확대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음모론도 아니고, 이렇게 추측할만한 증거가 있을까? 과거 많은 서버들이 무너진 힘의 균형 때문에 통제와 독점으로 시름할 무렵, 혜성같이 등장하여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그룹이 있다.

이들은 충분한 장비와 레벨을 갖춘 정예 집단을 구성하여 통제가 심한 서버들부터 해방하기 시작했다. 방송 등 홍보까지 하면서 통제와 독점에 대항하는 이들에게 게이머들은 응원을 보냈고, 몇차례 서버 해방까지 성공하면서 영웅으로까지 여겨졌다. 이제 통제와 독점에 시름하던 시절은 모두 지나간 것일까?

그러나 환호도 잠시, 영웅들이 물러나면 기존과 비슷한 이들이 - 아마도 작업장일 것이 분명한 이들이 - 다시 사냥터를 통제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의문을 표하는 게이머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결국 영웅으로 생각했던 그들조차 작업장들 사이의 세력 싸움을 위해 등장한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고, 한여름밤의 꿈처럼 잠깐의 영웅시대는 끝을 맺는다.


실제 작업장 소속으로 추측되는 한 혈맹의 일원은 아프리카 방송을 진행하면서 "게임을 재미있을려고 하는 애들은 우리 못이기지. 우린 돈 보고 하는데 어떻게 이기나?"라는 말로 이런 일련의 상황과 작업장들의 외부 서버 진출이 현재 진행형임을 알 수 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호주나 중국에는 흔히 '괴물 메뚜기의 습격'라고 부르는 천재지변이 있다. 메뚜기떼는 워낙 많은 숫자때문에 살충제도 통하지 않을 뿐더러 이들이 지나고 남은 자리에는 풀 한포기조차 남아있지 않은 폐허가 된다. 현재 리니지가 바로 이런 위기를 겪고 있다.

게이머가 떠나도 상관없고 서버가 망가져도 상관없다. 오로지 현금 거래를 통한 이익을 노리는 작업장 세력들이 다른 서버까지 세력을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추측에 불과하다고 느껴지는가? 서버 이전을 통해 들어오는 외부 세력에 맞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쥬드 서버 발해 혈맹과의 최근 인터뷰를 확인해보자.


▶ [인터뷰] 필사즉생 필생즉사 쥬드서버 발해라인, 아프리카 BJ 싸울과의 만남





[ 3월 30일과 4월 6일의 쥬드 서버 이전 현황, 통일된 단어의 닉네임들이 다수 보인다. ]




쥬드 서버의 경우 위의 스크린샷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비슷한 이름으로 닉네임을 정한 일련의 게이머들이 매주 수십명씩 이전을 신청해 들어오고 있으며, 덕분에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계속 쥬드 서버의 이전 인구 숫자가 1위를 차지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즉 위에서 설명한 바대로 모종의 목적을 갖춘 외부의 세력이 한개의 서버에 몰려들어 균형을 무너트리고, 매주 수십명의 인원이 계속 추가되면 원래 서버의 게이머들은 대항하기 조차 힘든 상태에서 어느 순간부터 사냥터가 통제되고 성도 빼앗기는 악순환에 빠져들게 되는 것.


서버 이전을 무기로 기업화되어가는 작업장 세력의 활동을 계속 방치한다면, 리니지의 미래는 정해져있다.

작업장 세력들이 손길을 뻗치는 서버는 아무리 저항해봐야 결국 메뚜기 떼가 지나간 폐허처럼 평범한 게이머들이 플레이할 수 없는 저주 서버가 될 것이고, 남겨진 세력들에게 통합되어 다른 서버로 넘어간 작업장들의 세력 확대를 돕는 보급 서버로 남게 될 뿐이다.

온라인 게임을 지탱하는 것은 결국 다수의 평범한 게이머들이다. 이렇게 작업장들이 서버를 돌고돌다가 더이상 그들의 이익을 지탱할 수 없는 어느 순간이 되면, 갈 곳을 잃어버리고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게이머들의 비율때문에 리니지는 후폭풍을 감당하지 못하고 급격하게 무너져내릴 수 밖에 없다.




▷ 게이머의 손을 떠난 힘의 균형. 서버 이전의 위험성


작업장이 다른 서버의 점령을 위해 넘어갔다는 소문이 돌면서 게이머들이 통제를 풀려고 해도, 또 다른 서버에서 대기하고 있던 작업장들이 넘어와 통제를 유지한다. 서버의 세력이 힘을 하나로 합쳐 물리치는데 성공해도 어차피 3개월 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힘을 키운 작업장들로 인해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최근에는 작업장으로 추측되는 세력들과 평범한 게이머들이 섞이면서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거나, 작업장이 떠나고 난 뒤 그대로 통제와 독점을 이어받는 대신 일정한 이익을 가져가는 등 일반 게이머들의 기득권이 해체되고 작업장 위주로 최상위급 세력이 재편되는 사례까지도 발생하고 있다.

리니지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매주 서버를 이전한 인원을 발표하고 있는데 평균 매주 3천명, 한달이면 1만 2천명의 인원이 서버를 이전하고 있다. 서버 이전의 제한인 3개월을 고려해보면 3만명 이상의 인원이 계속 서버를 옮겨다닌다는 뜻. 과연 정상적인 게임에서 동시접속자의 20% ~ 30%를 넘는 인원이 계속 반복해가며 서버를 이전할 이유가 있을지 궁금하다.




[ 4월말의 서버 이전 현황. 매주 3천명 가량의 인원이 서버를 이동한다. ]




리니지의 문제는 이미 게이머의 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버린 상황이다. 결국 리니지의 게이머들은 서버 이전으로 인한 부작용들이 고착화되어버리기 전에 과거처럼 서버 이전을 금지해버리거나, 아니면 리니지 2처럼 서버 이전의 제한을 1년 이상으로 늘려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평범한 게이머들이 3개월마다 한번씩 서버를 이전할 필요가 있을지도 의문이고, 서버마다 시세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경제와 균형의 측면에서도 충분한 제약 기간이 필요하다. 부가 서비스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폐단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제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버 이전이 등장한 초기에는 속칭 저주 서버에서 플레이가 힘들다고 판단한 게이머들이 통제도 없고 활발한 커뮤니티가 가능한 축 서버로 이전하거나, 친구와 지인들이 함께 게임을 즐기기 위해 뭉치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많았다. 사실 서버 이전의 원래 목적은 이런 긍정적인 효과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서버 이전이 가능한 다른 온라인 게임들의 경우 부작용을 막기 위해 신규 서버나 인구 과밀화 서버(축 서버)로의 캐릭터 이전을 금지하고 한번 이전한 서버로는 돌아갈 수 없게 하는 등 기간 외에도 여러 종류의 안전 장치를 도입하고 있으나, 리니지는 이런 제약이 없거나 미약해 부작용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서버 이전이라는 부가 서비스는 게이머와 게임사 모두에게 이익이 될수 있는 서비스이다. 그러나 게임의 특징이나 콘텐츠에 대한 고려없이 섣불리 도입하면 자동 사냥이나 현금 거래 이상의 파괴력과 부작용으로 게임의 콘텐츠를 망가트릴 가능성도 존재하는 위험한 서비스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