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0일에 발발한 서든어택 대전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계약을 할지 말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당사자가 개발사인 게임하이-넥슨 (넥슨은 게임하이 지분의 과반수를 확보한 모회사) 측이기에, 결론은 거의 정해졌다고 보아야 하지만 종료를 통해 달려가는 그 모습은 이제 진흙탕 싸움을 넘어 막장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전, 넥슨의 새로운 서든어택 홈페이지에 등록된 공지의 제목 역시 이런 판단에 일조했습니다. 아직 고소, 고발만 안했다 뿐,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이는 회사만이 취할 수 있는 'CJ E&M 의 조영기대표와 방준혁 고문은 답변하십시오'라는 제목의 공지였습니다.

완전 전쟁입니다. 대한민국 5대 게임사의 두 곳, 매출액을 놓고 보면 1위와 5위 기업이 싸우는 셈입니다. 이번주 금요일에는 서든어택 기자간담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개발사인 게임하이-넥슨에서 준비한 행사이고 아마 이번 사태에 대해 여러 입장 및 향후 계획이 제시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 전에 이제 막 CJ 로 다시 복귀한 권영식 본부장에게 최근의 서든어택에 대한 CJ 의 입장, 그리고 서든어택2 의 계약에 관련된 내용들을 물어보았습니다.


▷ 공개적인 제안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 CJ E&M 권영식 본부장
◆ 협상 과정에서 협상 조건들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것 자체는 협상의 룰을 어긴 것이 아닌가 ?

= 협상 과정에서 협의중인 내용을 공개한 것은 아니다. 먼저 게임하이측으로부터 '넥슨과 퍼블리싱 계약을 할 것이고 더 이상 협상은 없다'는 협상 종료를 통보받았었다. 협상이 중단된 상태에서 협상을 재개해야만 했던 CJ 로서는 공개적인 제안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아쉽지만 재협상을 위한 방법 자체가 없었기에 부득이하게 그런 방식을 취한 것이다.


◆ 이후에 벌어진 추가 협상에서 150억 계약금에 수익배분 7:3보다 더 상향된 조건을 제시했는가 ?

= 개발사측에 좀 더 좋은 조건을 담은 제안을 보냈지만, 여전히 거절당한 상황이다.


◆ 이미 넥슨을 통해 서비스하기로 발표된 상황인데, 그러면 협상은 이제 완전히 끝난 것인가 ?

= 게임하이의 모 회사인 넥슨 역시 게임포탈을 운영하고 있기에 넥슨닷컴을 통한 서비스는 우리도 인정하는 부분이나 CJ 의 게임포탈인 넷마블을 통해서도 여전히 서비스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일단은 넥슨과의 공동 서비스에 대해 제안을 보낸 상태이다. 아직 구체적인 조건을 보낸 것은 아니지만, 공동 서비스에 대해 게임하이-넥슨 측에서도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듣긴 했다. 일이주 이내에 게임하이-넥슨으로부터 회신이 오리라 기대한다. 공동 서비스가 이루어진다면, 그 기간 동안 원활하게, 점진적으로 관련 데이터베이스도 이전될 수 있을 것이다.



◆ 채널링 방식도 고려하고 있나 ?

= 공동 서비스의 방식에 대해 논의하다보면 채널링과 유사한 방식이 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다만 우리는 CJ 가 수용 가능한 방식을 담은 회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 수용 가능한 조건, 불가능한 조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려달라.

= 지금까지의 협상은 CJ 가 먼저 제안을 보내면 그에 대해 게임하이-넥슨이 회신하는 방식이었는데, 도저히 CJ 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들이 붙어서 오는 경우가 있었다. 다른 게임의 출시 일정 조정이나 넷마블의 서비스 자체에 대한 부대조건이 붙어 있는 경우도 있었고. 넷마블 역시 게임포탈이고 여러 게임을 퍼블리싱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개발사들과 관련을 맺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특정 개발사의 특정 조건을 수용할 경우 다른 개발사와의 계약에 위배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어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 서든어택2 는 서든어택의 정보를 그대로 이어받는 게임으로 계획되었다!


◆ 최초 협상 관련 내용 발표시 서든어택2에 관련된 내용이 있었다. 원래 계약상 언제까지 서든어택2를 받아야 하는 것이었나 ?

= 계약서상 서든어택2의 오픈베타 버전을 2010년 12월 31일까지 게임하이가 CJ 에 제공하기로 되어 있다. 그리고 2011년 6월까지 오픈 베타 및 정식서비스에 돌입하는 것이 계약 내용이다. 2010년 말에 서든어택2 의 개발 현황 및 일정에 관해 질문하는 공문을 게임하이 측에 보냈으나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이 공문에 대해 회신을 받지 못했다.


◆ 서든어택2의 현재 개발 현황은 ?

= 현재까지 어떤 버전도 받아보지 못했고, 지금은 서든어택2 자체를 개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엄밀히 말하면 게임소프트웨어의 납품 계약이기도 한데, 명백한 계약 위반이기도 하다.


◆ 계약 위반이라면, 아직까지 대응하지 않은 이유가 있는가 ?

= 서든어택의 퍼블리싱 계약 연장을 통해 계속 서비스하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서든어택 문제가 마무리되고 나서야 서든어택2 문제에 대해 제대로 논의할 수 있지 않겠나.


◆ 서든어택2의 퍼블리싱 계약 조건이 궁금하다. 특히나 계약금을 이미 지불했기에, 그에 따라 위약금 규모도 달라질텐데.

= 계약금 규모 자체는 시중에 알려진 것보다 높다. 다만 보통의 퍼블리싱 계약처럼 계약시 50% 를 주고 상용화에 들어갈 때 50%를 지급하는 형태라, 현재는 당초 약정된 계약금의 절반만 지급된 상태이다. 그리고 위약금에 관련된 구체적인 조항은 계약서에 없다. 사실, 단 한번도 게임을 보여주지 않고, 나아가 개발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계약 위반임과 동시에 신의나 도덕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 원래대로라면, 지금은 서든어택 분쟁이 아닌 서든어택2 오픈베타에 돌입을 했어야 하는 시기일텐데...

= 원래 서든어택2를 계약할 당시, 서든어택과 서든어택2를 같이 서비스할 생각으로 한 것은 아니다. 서든어택2의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당사자가 바로 나이기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초 서든어택2의 서비스 시기를 이즈음으로 잡았던 것은, 서든어택의 라이프사이클을 보았을 때 이즈음이면 게임의 생명력이나 수명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당시 CJ 인터넷 넷마블과 게임하이 (넥슨에 인수되기 전)의 담당자들은, 기존의 서든어택 유저들을 서든어택2로 전환시키는 것을 미리 상정했다. 즉, 서든어택2를 서비스하면서 서든어택의 유저들을 자연스레 서든어택2로 이동시키고 게임 DB 도 같이 이동시켜 게임의 연속성이 이루어지는 형태를 상정하고, 그에 기반하여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것이었다.

네오위즈에서 서비스하는 피파온라인이 피파온라인2로 전환하는 과정과 동일한 케이스로 이해하면 된다. 그런 내용을 담은 문구가 계약서상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진 않지만, 당시 게임하이와 넷마블은 그런 생각에 합의했기에 서든어택2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 데이터베이스 이전은 언제쯤 ?!


◆ 서든어택 홈페이지에는 핵 관련 게시물이 많다. 업데이트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인데, 업데이트 기능을 막은 이유는 ?

= 원래 계약상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서로 협의하고 합의해야만 비로소 업데이트가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게임정보를 담은 스크린샷을 찍을 수 있는 기능을 퍼블리셔 몰래 게임하이가 업데이트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어 업데이트 기능을 막은 것이다. 퍼블리셔 몰래 업데이트하는 것 자체가 계약 위반 사항에 해당된다.

현재는 개발사로부터 업데이트를 담은 파일을 주면 우리가 직접 업데이트 내용 외의 다른 사항이 있는지를 확인한 후에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10일 저녁 7시가 조금 넘어서, 핵을 방지할 수 있는 업데이트 파일을 게임하이가 보내와서 검토했지만, 내부에서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보니 핵을 방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지 못하고 통보받지 못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기에 업데이트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게임하이-넥슨측에 '이 업데이트 파일 안에 핵 대응 패치 외 다른 내용이 없다는 것을 보장한다는 공문을 보내달라'고 요청을 했고, 그런 내용이 담긴 공문을 수령하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보장이 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없다.


※ 편집자 주: 이 문제에 대해 게임하이-넥슨 측은 6월 11일에 올린 공식담화문 3편을 통해 'CJ측은 “CJ측과 협의를 하지 않거나 CJ에 해가 가는 패치를 하게 되었을 때 모든 손해 배상, 위약금, 법적인 책임까지 지라”는, 어떠한 개발사도 받아 들이기 힘든 각서의 작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라고 밝히고 있다.


◆ 인식표 패치도 계약 위반 사항이라 보고 있는가 ?

= 말했던 것처럼 퍼블리셔와의 사전 상의나 합의 없는 몰래 업데이트였기에, 인식표 패치나 SA 툴도 명백한 계약 위반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우리가 막고, 게임하이-넥슨이 다시 뚫는 것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상황인데, SA 툴은 단지 서든어택의 스크린샷을 찍는 것 뿐만 아니라 CJ 넷마블의 통합 런처를 변형시키거나 다른 게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 게임 운영 권한도 대부분 CJ 가 회수해서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한다는 말에 대해서 CJ 의 입장을 듣고 싶다.

= 운영과 관련해서 막혀 있는 부분이라면 웹사이트에 공지를 올리는 기능 등 넷마블의 서든어택 홈페이지 관리 기능뿐이다. 홈페이지 관리를 제외한 서비스 운영에 대한 다른 기능은 모두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게임내에서의 공지나 GM 대응은 게임하이에서 진행해왔는데, 지금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심지어는 '스크린샷을 찍어 게임정보를 저장하라' 라는 게임내 공지도 게임하이 측이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 게임 내 공지로 스크린샷을 찍으라는 메시지가 출력되는 중이다



◆ 퍼블리싱 계약 종료 이후 데이터베이스를 삭제하거나 초기화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 이미 발표했던 것처럼, 초기화는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며, 게임 데이터베이스 역시 제공할 것이다.


◆ 구체적인 이전 방법은 결정되었나 ?

= 아직 구체적은 방식은 결정되지 않았다.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에 구체적인 방안은 확정될 것이다. 데이터베이스 제공을 원하는 유저들은 다 넘겨줄 것이다. 어차피 통째로 한번에 넘겨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유저의 동의 절차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데이터베이스 제공/이전을 신청하는 페이지에서 유저가 신청하면 (마치 신용카드 요금 고지서처럼) 파일 형태로 본인에게 넘겨주고, 유저가 이를 게임하이-넥슨에 제공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는데, 유저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고 보안에도 문제가 없는 형태로 진행하려 한다.

현재 게임하이-넥슨이 스크린샷을 읽어 데이터베이스를 이전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와 유사한 방식이 될 것이기에 기술적으로도 게임하이-넥슨측에 별다른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본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 서든어택의 성공에는 개발사의 개발력도 중요하지만, 퍼블리셔도 나름 공헌했다고 생각하는데, 퍼블리셔로서의 공헌도나 권리에 대해서도 이해해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비록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아직까지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보고 있고 마지막까지 서비스 유지를 위한 협상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또 헤어졌다가 일정한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제휴하는 사례도 종종 있으니, 마지막까지 최대한 노력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