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배경으로 한 MMORPG 이브(EVE) 온라인이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타(Jita)를 비롯해 이브 온라인 내 최대 상권중심지 곳곳에서 대규모 유저 시위가 진행 중인 것. 문제는 이 시위가 과연 언제 끝날지 도저히 예측이 힘들다는 것이다.


사건의 시작은 일주일 전에 업데이트된 이브 온라인의 인카르나 확장팩. 저 사양 유저를 고려하지 않은 인터페이스 패치와 유료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샵은 유저들의 많은 원성을 낳았다.


특히, 캐시아이템 중 '외안경'(Monocle)의 판매 가격은 70달러 (한화 7만 5천 원 상당) 달해 유저들은 이브 온라인 개발사인 CCP의 운영마인드가 급선회한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품게 된다.



[ ▲ 이 외안경 하나가 자그마치 7만 5천 원짜리 ]




그런데, 바로 그때 'FEARLESS'(두려움을 모르는)라는 이름의 CCP 내부 문건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내부 문건의 요점을 정리하면 이렇다. 인카르나 확장팩에서 도입된 캐시샵을 더욱 확장시켜 게임 내 다양한 콘텐츠를 판매하겠다는 것.


논란이 된 이유는 이러한 계획이 앞으로 어떤 아이템을 판매하겠다는 등 매우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는 것이고, 내부 문건이기에 개발사의 입장에서 쓰인, 바꿔말하면 유저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상당히 화가 나는 내용이 여과 없이 드러나 있었다는 것이다.



[ ▲ 유출된 내부 문건의 일부, 스크린샷 출처: 유로게이머 ]




게다가, CCP는 1년 전 유저들에게 게임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캐시아이템은 절대로 취급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가 있어 유출된 내부 문건에 대한 반발은 극에 달했다.


결국, CCP는 이브 온라인 공식포럼 댓글을 통해 유출된 내부 문건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임을 시인하면서 추가적인 공지를 올려 CCP 나름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유저들의 분노는 전혀 사그라지지 않았고 해당 댓글에는 즉시 6,000개가 훌쩍 넘는 유저들의 반대 댓글이 달리면서 게임 내 대규모 유저 시위로까지 발전하게 된 것이다.



[ ▲ CCP 직원이 인정 "해당 문서는 가짜가 아니다." ]




현재, 이브 온라인 내 중요 거점마다 수천 명의 유저들의 몰려들어 대규모 시위를 펼치고 있어 정상적인 게임 진행이 불가능한 상태다.


또한, 일부 유저들은 CCP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사과를 한다고 해도 용서하기 어렵다는 극단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이번 이브 온라인의 대규모 유저 시위가 어떤 식으로 해결될지에 대해 전 세계 게임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 대규모 시위가 펼쳐지고 있는 지타의 모습, 스크린샷 출처: http://www.eve-kor.com ]




[ ▲ 이브 온라인, 대규모 유저 시위 동영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