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Epp soft 최재영 대표, 배문수 개발 총괄 이사


“회사는 작지만 직원들을 위해 삼성급 복지정책을 지향하고 있고,
언제나 남들보다 언제나 한 발 더 나가는 엔진을 개발하려는 회사”


Epp soft(eppengine.com) 최재영 대표의 말입니다. 확실한 팩트를 전달 받기 위해서는 문맥을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봐야 하지만 최 대표의 말에는 ‘일단’ 거짓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가 엔진 이름도 진화를 거듭한다는 의미로 에볼루션 플러스 플러스엔진(Epp engine)으로 지어버렸다고 말했을 때도, 애초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하고자 개발사를 설립했지만 엔진을 너무 잘 만들어버린 나머지 7개 회사에 상용화까지 해버렸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사실이니까요.


신생개발사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 손 한번 벌리지 않고 1차 CBT 빌드까지 자체 자금으로 완성한 게임을 제 눈으로 봤을 때 더 확신이 들었습니다. '아 이사람들 정말 게임을 만들고 있구나' 그리고 '끝까지 완성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Epp soft 최재영대표와 첫 만남은 지난해 5월 이루어졌습니다. 괜찮은 국산 엔진을 개발하고 있는 신생 엔진개발사가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지만 앞서 언급한 사연을 듣고 나니 놀라웠습니다. 최 대표는 당시 '현재 알파버전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완성이 되면 대중 앞에 공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일 그 역사적인 미팅이 이루어졌습니다.


그새 규모가 커져서 7명이었던 인원은 2명 더 보충돼 9명이 되어 있었고 사무실은 8층에서 7층으로 이사해 무려 ‘회의실’도 생겼습니다. 일당백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으니 마음만은 '사실상' 900명 근무하는 대형 회사와 다름이 없다는 것이 최 대표의 '마음' 입니다.



▲Epp 엔진으로 구현한 나무와 몬스터


EPP soft에서 개발하고 있는 게임은 '더 프리딕션: 예언의 날(이 프리딕션)'이라는 멀티타겟팅 기반 MMORPG입니다. 당연히 자체개발해 상용화까지 성공한 EPP엔진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1차 CBT 빌드까지 개발 기간은 무려 8개월. 그것도 초기 7명으로 시작해 여기까지 왔으니 참으로 대단한 일입니다.


"사실 FGT 수준의 테스트는 이미 진행했습니다. 게임 아카데미를 통해 5번 정도 했는데 이 정도면 1차 CBT 정도는 할 수 있게다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이것도 자체적으로 해보자라고 생각했는데 일단 운영 인력을 둘째치고 서버 비용이 만만치 않더군요(웃음). 이제 우리힘으로 할 수 있는 단계는 끝났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퍼블리셔를 구하는 중입니다"


최재영 대표가 밝힌 '프리딕션'의 핵심 콘텐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후처리 타격판정 시스템을 기반으로하는 타겟팅 방식의 전투시스템입니다. 쉽게 말해 마우스로 타겟팅할 수 있지만 전투가 일어나면 논타겟팅과 같은 느낌으로 전투를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날오는 파이어볼을 피할 수 있고 컨트롤에 따라 적의 칼질을 빗나가게 할 수 있습니다. 몰이사냥의 재미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죠.


"혹시 스타크래프트1에서 마린이 럴커 잡는 영상 보셨나요? 저희가 추구하는 액션도 비슷한 측면이 있습니다. 서로 간 상성은 있지만 컨트롤로 이를 극복하는 전투 시스템. 또 AOS 장르처럼 조작법은 비교적 단순하지만 극한의 몰입감을 제공하는 게임. 한마디로 물량보다는 질적인 콘텐츠로 재미를 줄수있는 게임. 저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이 바로 그런 것 입니다."

▲epp엔진으로 구현한 섹시한 자태의 고블린


두 번째는 바로 전장 시스템입니다. 이 부분은 배문수 개발 총괄 이사가 설명했습니다.

"기본적인 개념은 타게임의 인스턴스 전장 형식과 같습니다. 일정 규모이상의 인원(50대50) 인원이 서로 싸우게 되지만 한가지 특이점은 전면전이 아닌 국지전 형태의 전투가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AOS게임의 전략적인 재미를 추가했는데요. 가령 초기에는 특정지역을 점령하는 형태로 게임이 진행되다가 그 미션이 끝나면 곧바로 전면전이 진행되는 식이라든지 하나의 전장에 하나의 임무 개념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개발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경제 시스템입니다. 일반적인 MMORPG라면 대부분 구현하고 있는 시스템이지만 '프리딕션'에서 금융 시스템과 부동산 시스템으로 나누어 좀더 현실적이면서 유저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을 추가했습니다.

1차 CBT에서 구현하긴 힘들겠지만 현재 기획단계에 있는 내용은 이렇습니다. 금융 시스템의 특징은 저축, 보험, 주식, 리스, 할부 등 현실세계의 각종 금융상품을 게임에 도입해보자는 취지에서 설계되어 있습니다. 가령, 유저가 특정 무기를 구입하고자 한다면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유저들에게 사거나 경매장에서 입찰을하거나 아니면 상점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데 이 게임에서는 금융 시스템을 통해 몇 일 동안 빌려 쓸 수도 있고 아니면 할부로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자는 떼야죠(웃음).

부동산 시스템도 구축했습니다. '프리딕션'에서는 유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만약 지역끼리를 잇는 다리를 구매했다고 한다면 통행료도 받을 수 있죠. 개인이 구매했을땐 1개만 소유할 수 있지만 특정 유저들끼리 모여 법인을 새운다면 더 많은 건물을 살 수도 있습니니다. 부동산에 지식이 있는 유저들이라면 명당을 잡아서 장사를 하는 맛도 쏠쏠할겁니다"

게임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앞서 장황한 이야기를 하긴했지만 '프리딕션'은 일단 캐릭터를 키우고 성장시키는 것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MMORPG입니다. 재미를 느끼기 까지와 과정이 지루하거나 답답하지 않게 요즘 게임의 트랜드인 네이게이션 시스템(자동 이동)을 탑재했으며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앞서 말만 '프리딕션'만의 독특한 시스템은 물론 위탁 제작, 특산품 시스템 등 게임의 잔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포함시켰습니다.

요즘 들어 신생개발사의 신작을 찾아보기 참 힘들어 졌습니다. 대형회사들이 덩치를 키우면서 우수한 인력들을 가져가는 이유도 있고 SNG나 모바일 시장이 커지면서 소수 인력으로 게임을 개발하던 인재들이 그 쪽 시장으로 옮겨가는 까닭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갈수록 메이저회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작금의 상황에서 이런 소규모 개발사의 신작 소식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래는 1차 CBT 빌드 버전의 '프리딕션' 게임 플레이 영상입니다.

▲프리딕션을 개발하고 있는 Epp soft 직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