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모코의 총괄매니저 벤 커즌(Ben Cousins)이 모바일과 콘솔의 미래에 대해 과감한 예측을 내놓았다.

벤 커즌은 EA 다이스, 소니, 라이언헤드(Lionhead)에서 근무했으며, EA에서는 '배틀필드 히어로즈'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그가 지금 몸담고 있는 엔지모코는 2008년 7월 설립된 모바일 게임 개발사로, 2010년에 일본 소셜게임 퍼블리셔인 디엔에이(DeNA)가 인수했다. 개발한 타이틀로는 '위룰(We Rule)', '터치 펫 독(Touch Pets Dogs)', '코인 푸시 프렌지(Coin Push Frenzy)' 등이 있으며 안드로이드 마켓과 앱스토어에서 서비스 중이다.

해외매체 Gamasutra에 의하면 벤 커즌은 GDC 타이페이에서 '향후 5~10년 게임 산업의 커다란 흐름'을 주제로 진행한 키노트 강연에서 무료 게임과 모바일이 사실상 콘솔 플랫폼을 밀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을 하나의 운영체제로서 바라보고 있으며, 또다른 의미의 플랫폼이 될 거라고 말하며 향후 게임 분야의 트렌드를 크게 다섯 가지로 예측했다.

▶ 모바일이 콘솔을 밀어낸다

벤 커즌은 모바일 게임이 콘솔 게임을 압도할 만한 잠재력을 가졌으며, 콘솔 시장은 점차 축소되어 다시 회복되지 못할 수준에 이를 거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그리(Gree)와 디엔에이(DeNA)만이 콘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큰 수익을 낸다고 말했다.

새로운 상품과 제품군이 나타나면 기존 콘텐츠들의 매출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시장 규모도 작아진다. 안드로이드와 iOS 기기는 빠르게 보급되고 있으며, 조사에 따르면 이들 기기의 절반 이상이 게임 기기로 사용되고 있다. Xbox360이 6천만 대 이상 팔렸다는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패키지 게임의 수입은 감소 추세이며 앱스토어의 월평균 매출은 급격히 늘고 있다.

커즌은 블루레이, 캠코더, GPS 시스템, MP3 플레이어 등 하드웨어에 전념하다 실패한 사례들을 언급하면서, 모바일은 이들의 기능을 모두 대체하면서 게임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다음으로 추락할 하드웨어는 콘솔이라고 생각한다. 모바일은 전세계적으로 수입이나 시장 점유율 모두 콘솔보다 높다. 나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소니, 닌텐도 같은 회사가 시대에 뒤처진 하드웨어를 만들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전통적인 게임사들은 현존하는 디지털 개발사를 인수하거나 문을 닫아야할 것이다."

▶ 모바일은 웹게임을 능가할 것이다

커즌은 페이스북이 모바일을 위한 플랫폼이 되었다고 말했다. 인도의 경우, 페이스북 유저의 30%가 오로지 모바일로만 페이스북을 이용한다. 페이스북과 징가의 밀접한 관련에 대해 커즌은 이렇게 말했다.

"게임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하기까지 페이스북은 연간 5억5천만 달러(약 6천3백억 원)의 수입을 얻었는데, 이중 3억7천5백만 달러(약 4천3백억 원)은 징가로부터 나온 것이다. 징가는 페이스북 매출의 약 12퍼센트를 차지하며 연간 7천만 달러를 페이스북에서의 광고에 쓴다. 징가는 페이스북 계정을 사용하는 게임들에 대해 독점 계약을 체결했으며, 페이스북은 몇몇 타이틀에 대한 징가의 성장 목표를 돕는데 동의했다."

커즌은 이런 특별한 관계가 이 분야에서의 다른 경쟁자들에게 큰 걸림돌이 될 것이며, 웹게임 수익에 의존하는 회사들은 모바일과 경쟁하거나 사라지게 될 거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MMO나 FPS 타이틀이 요구하는 사양은 모바일이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그들은 여전히 PC에 남을 거라고 말했다.

▶ 무료 콘텐츠가 지배적인 위치에 선다

커즌은 '디엔에이'와 '그리'의 시장점유율을 언급하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본에서는 콘솔이 지배적 플랫폼이었지만 지금은 모바일이 더 강력하다"고 말했다. 아시아의 경우 무료 게임들이 위력적이지만 서구에서는 여전히 유료 게임의 수익이 훨씬 높다.

하지만 그는 EA가 프리 투 플레이(Free-to-Play)를 도입하는 것이 불가피함을 인정했으며, EA가 디지털 시장으로의 진입을 추진함에 따라 힘을 잃고 있다고 말하며 서구 사회에서도 가까운 시일 내에 무료 게임이 강세를 보일 거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 3D 그래픽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예전 미들웨어가 없던 시기에는 현존하는 렌더웨어와 같은 툴의 사용료를 지불할 능력이 없는 소규모 스튜디오가 많았기 때문에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만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3D 그래픽은 제각각이었고 수익 모델은 그래픽의 차별화였다. 이것은 많은 비용이 들며 동시에 위험이 큰 일이어서 많은 프로젝트들이 완성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니티 등을 이용해 손쉽게 그래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3D는 거의 기본처럼 여겨지고 있다. 커즌은 그래픽에 대한 투자는 필수이며, 5~10년 안에 세계 대부분의 대작들은 3D로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아시아가 다시 떠오를 것이다

2000년대에 접어들고 서구의 타이틀이 지배적인 위치에 오르면서 한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모두 서양을 중심으로 발달해왔지만 최근들어 텐센트가 라이엇게임즈와 에픽게임즈에 투자하는 등 아시아 게임사들의 투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넥슨, 그리, 디엔에이보다 시가총액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서양 개발사는 액티비전 뿐이다.

"과거 한때 서구의 개발사들은 모두 아시아 전체를 바라보고 있었고, 이들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게임을 만들었다. 하지만 앞으로 시가총액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게임사 중 넷이 아시아 업체가 될 것이다. 나는 아시아 회사가 액티비전이나 EA 또는 TTWO와 같은 거대 업체 중 하나 이상을 인수할 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