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비디오 게임에서 세계 시장을 삼분하고 있는 소니와 닌텐도, MS를 떠올려보면 일종의 편견에 가까운 선입견이 있다.

이를테면 MS는 대작 규모에서 FPS 밖에 할만한 게임이 없고, 닌텐도는 마리오와 젤다 등 자사의 게임들 위주로 주요 라인업이 정해지고, 소니는 코어 게이머들을 위한 서드 파티가 가장 강력하다는 것이다. 흔히 게이머들의 뇌리에 오래 남아있는 명작이나 대작들의 목록을 떠올려보면 꼭 틀리다고만 볼수는 없는 재미있는 선입견.

그런데 소니의 경우 서드 파티도 물론 강력하지만, 그 이상으로 뛰어난 게임들을 꾸준하게 선보이는 자사의 스튜디오들을 WWS(월드 와이드 스튜디오)라는 테두리안에 보유하고 있다. 당장 기억에 떠오르는 게임만 해도 영화같은 비주얼의 언챠티드와 폭력을 예술로 승화시킨 갓 오브 워, 레이싱 게임의 팬이라면 물론 그란투리스모도 빼놓을 수 없다.

[ ▲ 예술적인 그래픽을 보여준 '언챠티드' ]


이런 멋진 게임들의 모태가 된 소니 WWS는 2005년, 미디어 제국 소니의 자회사로 설립된 이래 플랫폼의 기능을 십분 발휘하는 게임들을 개발해왔으며, 현재는 북미와 유럽, 일본까지 3개 지역에 걸쳐 무려 15개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로 성장했다.

게임스컴 2012에서도 소니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다수의 게임들을 선보였는데, 비가 내리는 환경을 독특하게 활용한 게임 '레인'이 대표적이다. 1986년 소니에 입사한 이래 플레이스테이션 프로젝트의 초창기 멤버로 활약했고, 소프트웨어의 분야에서도 다수의 명작 게임들을 배출해내는 등 게이머라면 절대 지나칠 수 없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독일 쾰른 현지에서 소니 WWS 의 요시다 슈헤이 대표와 만났다.

[ ▲ 소니 WWS '요시다 슈헤이' 대표 ]


그는 1986년 소니주식회사의 전략팀에 입사하여 PC 비즈니스를 담당했고, 이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주식회사에서 3rd 파티 라이센싱 프로그램쪽으로 옮겨가 1993년 2월의 PlayStation 프로젝트의 초창기 멤버로 참여하였다. 요시다 회장의 지휘 아래 Socom: U.S. Navy Seals, 잭앤덱스터, 트위스티드 메탈 등 수 많은 베스트셀링 게임들이 탄생했다. 또, 그가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로 참여한 스튜디오에서도 그란 투리스모와 같은 세계적인 시리즈들이 만들어졌다.


- 게임스컴에서 최초 공개된 게임, 레인의 경우 반응이 굉장히 좋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번 게임스컴에서 소니 컨퍼런스를 개최하면서 2가지의 목표가 있었다. 하나는 PS VITA였고, 또 하나는 새로운 콘텐츠. WWS(월드 와이드 스튜디오)의 게임 중에서 5개 게임을 소개했고 그중에 하나가 레인이었는데, 미디어 및 유저분들의 평판이 좋아서 개발팀들도 만족하고 있다.


- MS, 소니, 닌텐도 등 전반적인 비디오 게임 산업의 매출이 줄어드는 반면 모바일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비디오 게임의 경쟁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모바일 및 소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일본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규모적인 면에 있어서 콘솔 시장은 여전히 훨씬 거대한 시장이다.

게다가 비디오 게임 역시 네트워크 기능 등을 추가하는 등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코어 게이머들은 콘솔 시장에 있어서 굉장히 큰 동력이 되고 있고 늘 새로운 게임들을 추구하고 원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게이머들의 기대에 부흥하면서 새로운 장점이 많은 게임들을 소개해드리고 싶다.


- 소니 WWS는 언챠티드나 갓오브워 등의 명작 게임들을 제작한 바 있다. 산하 스튜디오에서 꼭 나왔으면 하는 게임, 혹은 만들지 말아야 하는 게임 등 개발 전략이나 제작 방향이 궁금하다.

만들고 싶지 않은 게임은 재미없는 게임이다. (웃음) 만들고 싶은 게임이라는 것은, 게임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때 늘 새로운 아이디어와 비전을 갖고 도전하는 경우. 이런 경우라면 늘 지원해주고 싶다.

예를 들어 너티독같은 경우 언챠티드가 유명하지만 라스트 오브 어스라는 새로운 게임에 도전을 했고 결과적으로 굉장히 좋은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다른 작은 스튜디오에서도 사운드 쉐이프라고 굉장히 창조적인 게임도 나왔다.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만들어진 게임들은 독특하고 매력적인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도 계속 이런 방향을 유지하려고 한다.


- 비타의 초반 부진은 결국 플랫폼을 견인해줄 게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평이 있다. 그런데 최근 갑자기 눈여겨볼만한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어떻게 된 것인가?

비타의 경우 런칭되던 타이밍에서는 동시 발매되는 타이틀은 많았는데, 그 이후에 지속적으로 발매되는 타이틀들이 좀 줄어서 그런 평이 있었다. 지금은 월드 와이드 스튜디오 뿐만이 아니라 서드 파티들까지 함께 비타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들을 계속 발표해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좋은 게임들을 출시할테니 기대해주시길 바란다.


- 한국은 PSN의 문제로 게이머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데, 과거 철권 시리즈를 제작한 하라다 PD는 직접 한국 전용 서버를 만들어서라도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

(한국과의 인터뷰인 만큼 바쁜 시간에도 불구하고 SCEK의 카와우치 시로 대표 역시 함께하여 답변을 해주었다.)

이건 제가 답변해드려야할 것 같다. 일단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할때에는 최대한 현지의 법률을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법령을 준수하는 한도 내에서 시스템을 만들고 있고, 게임을 즐길때 문제가 없도록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한국의 게이머분들에게 이해를 부탁드린다.

너무 교과서적인 답변이라고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법률적인 부분을 포함하여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 ▲ SCEK '카와구치 시로' 대표 ]


- E3에서는 PS3이 주목받았다면 이번에는 VITA의 게임들이 많았다. 이것은 전략적인 선택의 결과인가?

일단 E3에서 비타의 콘텐츠가 부족했던 것은 소니의 컨퍼런스가 너무 길다고 해서 소개해드릴 게임들을 고르다보니 결국 PS3의 빅 타이틀들만 남게 된 것이다. 결국 E3에서 PS VITA의 소개가 부족했다는 점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티어웨이' 등 새로운 게임들뿐 아니라 크로스바이나 콘트롤러 등 새로운 서비스 등 비타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가 되었다.


- 게임스컴이 열리는 유럽은 경제적인 불안에 대한 우려가 크다. 유럽 시장에 대한 전략은 어떻게 되나?

게임의 서비스 및 판매에 대한 부분은 큰 영향이 없다. 원인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판매량 등의 실적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게임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있을 것이라 희망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 비타 위주로 게임들이 소개되다보니 기존에 비해 대작의 비중이 좀 적다는 느낌도 있다. 이번 게임스컴의 새로운 컨퍼런스에 대한 자체 평가는 어떤가?

저희 입장에서는 리틀빅플래닛이나 어새신 크리드, 콜오브듀티 등등이 모두 대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E3에서 공개되었던 비욘드나 라스트 오브 어스 등의 게임들이 나오지 않은 것은 E3와의 중복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고, 대신 언틸 다운이나 원더 북스 등의 새로운 타이틀이 소개되었다.

소니 컨퍼런스에 대해서는 저희의 소감을 밝히는 것보다 게이머 분들 및 미디어의 반응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전체적인 평가나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