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환경에서 AOS를 즐긴다?

아마도 AOS게임을 한 번이라도 즐길 유저라면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말일지도 모르겠다. 매 순간 정확한 컨트롤, 빠른 판단력이 좌우되는 AOS게임에서 키보드 마우스가 아닌 터치기반 디바이스로 게임을 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와닿는 내용은 아니다. 플레이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과연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히어로즈 리그' 개발팀의 도전은 바로 이에 대한 것이다. PC온라인의 주류 장르인 MMORPG도 모바일로 넘어가는 시대 환경 속에서 AOS 장르라고 안될 이유가 없다. 문제는 역시, 터치 환경에 맞는 최적화된 조작 방법이다. 단지 PC온라인 기반의 AOS를 모바일로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 환경에 맞게 새롭게 개발하는 것. 이것이 바로 '히어로즈 리그' 개발팀의 도전 목표다.

이를 위해 '히어로즈 리그'는 모바일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작동하는 서버, 클라이언트 운영 기술을 확보해 개발하고 있다. 물론 타협의 여지는 있었다. 5:5 PVP 대전이 거의 기본 모드로 정착된 PC온라인 AOS게임과 달리 '히어로즈'는 1:1대전부터 최대 3:3까지 실시간 PVP, PVE모드를 지원한다. 통신환경에 따라 언제 어떻게 접속이 끊어질지 모르는 모바일 환경에서 어쩔 수 없이 타협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컴퓨터 인공지능을 강화하면서 PVE 모드에 비중을 높인 것이 '히어로즈 리그'만의 특징으로 다가왔다.

인벤은 '히어로즈 리그'에 대한 좀더 자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위메이드 '히어로즈 리그' 개발팀을 찾았다. 장만수 팀장과 인터뷰는 지난 1일 진행되었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히어로즈 리그' 개발팀 장만수 팀장


모바일로 AOS를 즐긴다는 발상은 상당히 흥미로운 기획인데, 어떤 계기에서 '히어로즈 리그'를 만들게 되었나?

개인적으로도 AOS게임을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처음엔 'AOS를 모바일로 만들면 어떨까'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접근했다. 물론 PC 플랫폼 자체에서도 즐기는데 문제가 없긴 하지만 모바일에서도 할 수 있다면 공간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더욱 다양한 유저풀을 가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게임을 개발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역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마우스와 키보드 컨트롤로 할 수 있는 세밀한 조작을 모바일 환경(터치 기반 디바이스)에서 어떻게 구현하느냐였다. 미니언의 막타를 먹으면서 스킬도 쓰고 이동하고 이런 상황들이 지속적으로 벌어지는데 터치 방식으로 이를 온전하게 구현하는 게 아무래도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전투를 조금 단순화하는 대신에 역습 등 전략적인 플레이에 초점을 맞췄고 좀더 원초적인 재미에 중점을 두면서 개발했다.

장시간 플레이하다보면 손목에 대한 피로감이 심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자동공격을 지원하고 가장 가까운 적을 클릭되게 한다든지 최대한 조작을 간소화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PC온라인 AOS에서는 한 판에 대략 40~50분씩 걸리는데 '히어로즈 리그'는 약 10분안에 한 게임이 끝날 수 있도록 조절했다.

그래도 조작법 부분은 계속 고쳐나갈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 개발팀에서 터치하는 방식 외에 드래그앤드롭이나 타겟팅 방법, AI 조절 등 다양한 부분에서 현재보다 개선된 버전이 나올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평균 플레이타임이 10분 전후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맵 크기는 얼마나 되나?

본진에서 상대방 기지까지 달려가면 약 10~15초 내외로 갈 수 있다. 전체적인 길이는 짧지만 폭을 넓게 만들어서 답답한 느낌없이 시원하게 전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현재 AOS게임은 1:1, 한타 싸움 등 전투방식에 따라 맵 디자인을 고려하지만 모바일에서는 전체맵이 작다보니 그럴수가 없다. 대신 단방향 길 외에 역공격을 할 수 있는 루트로 길을 만들어서 전략적으로 지형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AOS게임의 매력은 역시 다양한 챔피언이다. '히어로즈 리그'는 몇 종의 챔피언이 공개될 예정인가?

아직 개발 중이라 정확하게 말하긴 어렵지만 12~16종을 생각하고 있다. 일반적인 AOS게임에서 등장하는 서포터, AD딜러, 원거리, AP누커, 딜탱형 챔피언 등 포지션별로 챔피언을 만들었다. 이부분은 패치를 하면서 계속 늘려나갈 예정이다.

아이템은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나?

현재까지 구현한 아이템은 약 100여 종 정도 된다. 일반적인 방어나 공격형 아이템, 버프형 아이템이 있는데 아직 액티브 스킬을 포함하고 있는 아이템은 개발하지 못했다. 이부분은 아직 기획단계에 있어서 서비스 되는 시점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부분유료화 모델은 가지고 갈지 궁금하다.

'히어로즈 리그'에서는 특성이나 룬과 같은 콘텐츠가 없는 대신 '카드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챔피언당 레벨에 따라 최대 30개 슬롯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 자기가 원하는 카드를 장착할 수 있다. 이 카드 중 특정 카드를 부분유료화 모델로 생각하고 있다.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역시 밸런스인데 무엇보다 챔피언간 밸런스가 중요한 게임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 작업하고 있다. 상용화 기준으로 약 100개 정도의 카드를 만들 예정이다.

상대방이 어떤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 게임에서 확인할 수 있나?

어떤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특정 카드의 경우 특수한 '오오라'를 내기 때문에 대충 짐작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특수한 효과를 내는 카드는 '스페셜카드'로 등장한다.

▲룬이나 특성대신 카드장착 시스템을 지원한다


AOS게임은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이 부분을 극복하기 어려워보인다.

맞는 말이다. 우리도 게임을 개발하면서 그부분을 상당히 많이 고민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할 것도 있더라. 채팅은 기본적으로 지원하지만 PC환경처럼 전투 중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대신 매크로 등을 지원해서 터치만으로 입력된 글자를 출력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미니맵을 크게 열어 핑을 찍는 방법으로 비주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장려하고 있다.

게임을 하다가 팀원이 접속이 끊어지면 어떻게 되나? 모바일 환경이다보니 PC보다 자주 일어날 것 같다.

일단 AI로 대체된다. 아무래도 AI가 사람보다 똑똑하지 않다보니 피딩(feeding)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최대한 아군에게 피해가 없도록 AI를 조절할 예정이다. 또한, 나간 사람이 재접속하게 되면 게임을 그대로 이어서 할 수 있게 지원한다.

조작 방법이 어렵다보니 원거리와 근거리 직업간 밸런스가 우려된다. 아무래도 원거리 직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 않겠나?

우리도 처음엔 그럴 줄 알았다(웃음). 그런데 직접 만들어서 플레이해보니 일단 붙으면 근거리 클래스가 무조건 유리하다. 전체적인 스킬 밸런스도 근거리는 상대방에게 바로 붙을 수 있는 돌진형 스킬로 많이 짰다. 밸런스 부분은 계속 살펴보고 있는데 최대한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조율할 예정이다.

사운드는 어느 부분까지 지원되나?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모바일 환경이다보니 다 넣을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일단 타격, 피격음은 PC수준에 맞게 지원한다. 연속킬 같은 음성지원도 고려중이다. 하지만 챔피언마다 다양한 음성을 넣기에는 리소스 제한이 있어서 아무래도 쉽지 않다.

서포터형 챔피언도 보인다. 한국 유저들은 서포터 캐릭터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어떻게 조절할 예정인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서포터는 특정 챔피언을 키워주는 역할이 주임무다. 왜 엄마라고 부르지 않나(웃음). 하지만 '히어로즈 리그'에서는 이런 개념이 아니라 전장을 컨트롤할 수 있는 서포터다. 최대 3:3 싸움이기 때문에 서포터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전투의 흐름이 달라진다. 또한, 힐이나 버프 등 지원형 스킬도 있지만 공격형 스킬도 존재하기 때문에 충분히 홀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직업이다. 일반적인 AOS의 서포터와는 많이 다르다고 느낄 것이다.

향후 '히어로즈 리그'만의 목표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걱정했던 것은 이 게임을 대중에게 공개했을때 '도타'나 '리그오브레전드'의 짝퉁이라 불리는 오명이었다. 사실 AOS는 게임의 장르로 정착한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는 '히어로즈 리그'를 통해 이런 AOS룰의 재미를 그대로 살리고 모바일로 옮겨 플랫폼의 벽을 깨고 싶었다. 핵심은 역시 과연 '재미'를 줄 수 있느냐는 부분인데 현재 그것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게임이 공개되면 꼭 한번씩 즐겨보시고 평가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