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를 필두로 넥슨과 한게임 등 여러 대형 회사들이 모바일 게임 사업에 뛰어들 정도로 시장의 규모가 크다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사실 아이폰이 도입된 이후에도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지 않는 등 여러 문제 때문에 모바일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진 것은 불과 1년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시장의 추세에 맞춰 발빠르게 움직인 게임회사가 있었으니, 피처폰 시절부터 한국의 모바일 게임업계를 지켜왔던 대표주자, 컴투스가 그 주인공이다. 컴투스는 RPG인 이노티아 연대기 시리즈는 캐주얼 게임인 미니게임 천국, 야구 게임인 컴투스 프로야구는 물론 MMORPG인 아이모까지 피처폰 시절부터 다양한 장르에서 모험을 시도해왔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모바일 게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질 무렵, 타이니팜과 더비데이즈 - 말랑말랑 목장이라는 걸출한 소셜게임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렇게 피처폰 시절부터 발휘했던 모험정신을 통해 서서히 개발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캐주얼과 스포츠, RPG와 소셜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출시해온 컴투스가 이번에도 역시 새로운 게임으로 모험정신을 발휘할 준비를 마쳤다. 장르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도전의 결과물은 MORPG에 SNG의 요소를 더한 '리틀레전드'.

다수의 주목할만한 신작을 공개했던 7월의 기자 간담회 이후 너무 조용하다 싶었는데, 지스타를 앞둔 며칠전 별안간 지스타의 출전과 함께 그동안 꽁꽁 감춰왔던 게임들의 소식이 들려왔다. 개중에서도 컴투스의 주력 타이틀로 삼고 있다는 '리틀레전드' 가 궁금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나의 장르를 제대로 만든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과연 소셜게임과 RPG를 결합하는 시도로 태어난 '리틀 레전드'는 어떤 게임일까? 지스타의 현장에서 공개된 리틀레전드의 게임정보와 개발 뒷이야기를 듣기 위해 컴투스 개발팀의 임준석 수석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컴투스 임준석 리틀레전드 수석팀장




내 캐릭터를 '리틀레전드' 로 키워내자

컴투스의 기대작 '리틀레전드' 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리틀레전드'는 컴투스가 자체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MORPG이다. 하지만 장르를 딱 하나로 정하기는 좀 어려운 게, SNG요소와 액션RPG요소가 한 데 어우러진 게임이기 때문이다. 무슨말이냐 하면, 마을이라는 기본 틀이 있어 캐릭터를 육성하는 시설을 건설하고 장식물을 배치하는 둥 소셜게임의 재미를 즐길 수 있으며, 거기다가 사냥터, 던전 등의 전투섹션에서 액션MORPG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의미다.

리틀레전드의 기반은 '캐릭터의 성장' 이다. 마을에서의 활동, 사냥터 등의 활동의 대부분이 캐릭터의 육성 즉 RPG 요소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만, 기존의 친구와 함께 사냥 등을 통해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소셜기능도 충분히 구현되어있다.



캐릭터의 성장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우리는 캐릭터를 '영웅' 이라 부른다. 이 영웅은 3명까지 영입할 수 있으며 3개의 직업과 인앱결제로 얻을 수 있는 자원을 사용해 더 높은 스텟을 가진 날개 영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영웅을 골랐으면, 유저는 마을 밖에 마련된 사냥터와 던전을 통해 영웅의 경험치와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이렇게 서서히 성장하다보면 전직이 가능하다.

물론, 무한정으로 육성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육성 활동에는 '에너지' 가 소비된다. 여기서 말하는 육성 활동이란 사냥과 마을에 '훈련소'와 같은 육성과 관계된 건물을 세우는 활동을 말한다. 보통 소셜의 자원이 '에너지' 이지 않은가. 이 에너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회복되지만, 무제한으로 성장하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도 하여 유저간의 밸런스를 맞춰주는 시스템이다. 우리는 다 같이 어울려 놀 수 있는 게임을 원하는 것이지, 소수 인원만 특출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 육성과 전직을 통해 나만의 작은 영웅을 키울 수 있다



RPG요소는 대충 파악이 되었다. 이제 SNG요소에 대한 설명도 필요한 때인 것 같다.

기반은 영웅의 성장이지만, 최근 핫한 테마는 바로 '소셜' 일 것이다. 우리는 이에 맞춰 '마을' 이라는 큰 틀을 만들어 놓았다. 사냥터는 실시간으로 게임의 진행상황을 봐야 하지만, 마을에서의 활동은 흔히 소셜게임에서 볼 수 있는 '누르고, 기다리고… 또 누르고, 또 기다리고…' 의 시스템이다. 굳이 화면만 들여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행동이 진행되는 동안 게임을 잠시 끄고 다른 할 일을 할 수 있다.

친구와 함께 하는 활동도 없으면 섭하지 않는가. 리틀레전드에서는 친구와 함께 사냥을 즐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현해놓았다. 컴투스 허브에 연결된 친구들과 함께 사냥터와 던전을 돌며 돈독한 우정을 쌓을 수 있다.




성장도 하고, 친구와도 즐기는 모바일라이프, '리틀레전드'

친구와 함께 사냥할 수 있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파티를 맺어서 플레이한다는 의미인가?

조금 다르다. 개발 중 우리가 고려했던 건 '모험을 떠나라, 그 곳에 네 친구가 있을 것이다' 라는 컨셉을 살리는 것이였다. 예를 들어보겠다. 어떤 한 유저가 사냥을 떠나려 한다. 그러면 그 유저의 컴투스허브에 연결된, 미리 게임을 하고 있던 다른 친구가 있는 공간에 들어갈 수 있게 해준다. 그리하여 이 유저는 친구를 '우연히'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캐릭터 레벨 차이가 너무 나면 매칭이 가능하지는 않다. 고레벨 유저가 저레벨인 친구를 도와 사냥하는, 소위 '버스'를 태워주는 활동을 다른 게임에서는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리틀레전드에서는 캐릭터 육성 과정의 재미와 각 유저들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사냥터를 레벨 별로 분류해서 매칭을 시켜주는 시스템을 사용했다.


▲ 친구들을 우연히 만나 즐길 수 있는 매칭시스템



리틀레전드는 어떤 사람들을 타겟으로 삼았는가?

RPG와 소셜이 겸비된 특성상, 초기 개발 단계에서는 20대에서 30대의 MMORPG 게임을 좀 해본 유저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직장 및 주변 환경상 PC 앞에서 장시간 게임을 즐길 수 없는 연령층이다. 모바일 디바이스는 장시간 게임 플레이 보다는 간단하고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같은 기기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원하는 RPG 장르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계획했다.

하지만 컴투스의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장식 요소, 튜토리얼 식의 미션으로 주 대상 고객의 폭을 좀 넓힐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다. 이전에 게임을 즐기지 않던 비게이머도 즐길 수 있고, 저연령층도 쉽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개발방향을 수정했다.



모바일 시장에서 사실 RPG 장르는 그렇게 인기 장르는 아닌데?

물론 그렇다. 그래서 SNG요소를 많이 추가했다. 농장경영과 선물교환과 같은 단순한 SNG에서 벗어나 캐릭터 육성도 할 수 있게끔 했다. 또한 기존의 RPG보다는 좀 가벼운 진행방식에, 아까 말했듯이 친구들과 같이 즐길 수 있는 매개성도 겸비해 RPG 요소를 통해 지속적인 플레이를 하도록 꾀하고, 소셜요소를 통해 부담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두 마리 토끼를 다 노리고 있다.



사실, 소셜과 RPG 그 중간 어디쯤에 걸쳐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시각의 차이일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은 캐릭터를 키우는 재미이지, 사냥을 통해, 마을 꾸미기를 통해 얻는 재미가 아니다. 기존의 RPG들을 살펴보라. 콘텐츠를 대부분 즐긴 유저들은 궁극적으로 캐릭터의 성장을 목표로 삼고 달리지 않는가. 캐릭터 성장 자체에 재미를 주기 위해 코스튬 비주얼 강화와 같은 것도 추가할 계획이다.


▲ 성장도 하고, 비주얼을 높여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보자




세상에 나오기까지, '리틀레전드' 의 준비

'타이니팜'으로는 SNG, '이노티아' 시리즈와 '아이모'로는 RPG 경험을 많이 쌓았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이 지금의 리틀레전드의 개발에 영향을 줬는가?

리틀레전드의 개발의도는 '스마트폰에서의 MORPG는 어떤 모습이 적절할까?' 라는 의문으로부터 나왔다. 사실, 위에 언급된 게임들이 만족스럽다고는 볼 수는 없다. 아쉬운 점이 조금씩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MMORPG '아이모' 같은 경우, 모바일디바이스 기반임에도 불구하고 그래픽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PC로 즐기던 온라인RPG에서 가져왔기 때문에 서버문제라던가 콘텐츠와 기기의 호환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사실 스마트폰을 가지고 계속 게임을 한다는 자체가 부담스럽기 그지없다. PC야 같은 자리에 앉아 계속 할 수 있다지만, 휴대용 디바이스는 조작감과 이동성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 작은 화면이라는 점도 장시간 플레이를 힘들게 하는 주요한 원인이다. 그래서 리틀레전드는 에너지 한계를 두어 장시간 플레이를 지양하고, 사람들이 너무 몰입하지 않도록 하면서 밸런스 조정과 모바일 디바이스와의 호환 모두를 꾀했다.



컴투스는 아기자기한 그래픽이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시장은 리얼한 그래픽의 게임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러한 그래픽을 계속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제 모바일 시장에서 컴투스라는 브랜드는 넓은 타겟층을 위한 게임을 만드는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리얼한 그래픽이 어필하는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 게이머들 대상인 게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화려하고 섬세할 수록, 게임에 거리가 먼 논게이머들은 그 자체를 부담스러워 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앱스토어나 구글스토어 순위에서 볼 수 있듯이, 아직은 리얼그래픽이 시장에서 환호받는 분위기는 아니다. PC는 게임을 위해 구매하긴 하지만, 게임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더 좋은 걸로 바꾸거나 하지 않는다. 그래서 리틀레전드는, 더 나아가 컴투스는 모든 예비게이머들도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컨셉의 게임으로 다가가려고 한다.


▲ 아기자기한 그래픽으로 예비게이머들의 마음도 사로잡겠다는 리틀레전드의 각오



개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시스템은 이미 구현되어 있었지만, 개발 도중 주 타겟층의 변경으로 인해 더 직관적이고 쉬운 미션 수정과 밸런스 조정 작업을 더 해야 했다. 개발 초기의 의도인 '모바일 환경에 맞는 MORPG' 를 유지하기 위해 모바일 기기에 맞는 쉬운 인터페이스와 조작법도 연구를 계속 해야 하기도 했다. 이러다보니 올해 3분기로 예정되었던 출시가 조금씩 늦어지고 있다. 하지만 연말까지는 반드시 유저들에게 보여드릴 각오로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지스타에서 준비된 콘텐츠는 어디까지인가?

일단 직업부분에서는 2차 전직까지 보여드릴 것으로 모두 합치면 약 8종의 직업이다. 차후 3차 전직, 4차 전직등으로 점차 늘려나갈 생각이니 2차까지만 전직된다고 예단하지는 말아달라. 사냥터와 던전도 레벨 별로 분류하여 약 5종, 던전은 약 4종 정도 지스타를 위해 준비했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스타에 리틀레전드를 출품한 지금, 너무 떨리고 흥분된다. 두렵기도 하다. 이제 모든 판단은 유저분들의 몫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재밌게 해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보통 게임들은 '나 이런 게임 한다, 같이 할래? 니 아이디 알려주면 친구 추가할게' 라는 등, 따로 연락을 취해서 같이 시간을 맞춰야 친구들과 플레이할 수 있지 않는가. 하지만 리틀레전드에서는 기존의 친구들과 '우연찮게' 만나 함께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높게 봐주셨으면 좋겠고, 리틀레전드 안에서 모두 함께 즐거울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