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프로리그도 어느덧 2라운드가 끝나고 3라운드를 맞이했습니다. 대장정의 절반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에서 모든 팀이 전력을 기울였지만, 상위권을 차지한 팀과 달리 제 실력을 뽐내지 못한 팀도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 남은 경기는 많습니다. 오늘은 패자였더라도 내일은 승자가 될 수도 있지요.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각 팀이 지금까지 달려온 행보를 한 눈에 파악하고, 앞으로의 흐름을 예상해보는 시간! 한 눈으로 보는 프로리그 기상도!


※ 각 팀의 지금까지 행보를 기록으로 알아보자!


각 팀의 승/패를 표로 나타내보았습니다. 팀의 연승과 연패를 확연히 알 수가 있지요. 여기서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KT, 웅진의 6연승과 삼성전자의 6연승입니다. 연승은 바로 순위에 반영되어 KT, 웅진은 상위권을, 삼성전자는 그간의 부진을 떨쳐내며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위의 표를 바탕으로 각 팀의 순위변화를 그래프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초반 극심한 순위변화 이후, 1라운드 4주차부터 안정적인 순위변화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웅진의 수직상승과 삼성전자의 비상이 눈에 띄는 항목입니다. EG-TL과 8게임단의 격렬한 순위변화도 인상적으로 보입니다.


※ 앞으로의 날씨는 맑음? 흐림? 프로리그 기상 예보

날씨는 변덕스럽다고들 말합니다. 눈이 온 직후 한파가 몰아치기도 하고, 맑은 날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도 하지요. 프로리그 또한 별 차이가 없습니다. 팀의 순위변화는 알 수가 없죠. 변화무쌍한 프로리그의 흐름 속에서, 각 팀의 전망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지금부터 팀별로 기상상황을 알아보겠습니다.


▣ 파죽지세의 KT 롤스터 - 맑음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KT입니다. 2라운드 2주차부터 3연패를 당하며 웅진에 2위를 내주었지만, 곧 1위를 재탈환하며 꾸준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얻은 엄청난 득실은 순위권 싸움이 치열해지는 후반에도 큰 힘이 될 것입니다.

KT롤스터의 주력선수인 이영호와 주성욱이 2라운드에서 올킬을 기록했죠. 이영호 15승, 김대엽-김성대 9승, 주성욱이 8승을 거두며 주전 선수들의 활약이 쟁쟁합니다. 이변이 없다면 KT롤스터는 당분간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겠습니다.


▣ 숨은 저력의 웅진 스타즈 - 맑음, 때때로 소나기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시작했지만, 수직 상승에 성공하며 1위까지 차지한 웅진 스타즈입니다. 이와 같은 고공 행진의 일등공신은 14승을 기록한 김유진입니다. 2012년 시즌부터 두각을 드러낸 김유진은 올해 들어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팀의 승리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김유진의 뒤를 이어 김명운 11승, 윤용태 10승을 기록하며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것 역시 웅진 상승세의 주요 요인이 되었습니다. 비록 막판 2연패를 당해 현재 2위로 내려왔지만, 현재 전력이 워낙 막강한 만큼 일시적인 소나기에 불과할 전망입니다.


▣ 최근 급격한 상승세 8게임단 - 흐림 후 갬


치열한 중위권 싸움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본 8게임단입니다. 2라운드 초반까지 중위권을 맴돌았지만, 중위권 싸움이 혼전이 되면서 풍랑을 뚫고 3위까지 치고 올라온 저력을 발휘했죠. 그간 기복이 심해 어려움이 많았지만, 앞으로 중상위권 유지를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때입니다.

시즌 초반 이제동의 EG-TL 임대로 큰 전력 공백이 예상되었죠. 하지만 예상과 달리 김재훈과 김도욱의 쌍끌이에 힘입어 무사히 중위권에 안착했습니다. 다만 두 선수를 제외하면 전태양-하재상-이병렬이 5승씩 거두고 있어 중견 선수들의 분전이 필요합니다.


▣ 디펜딩 챔피언 CJ 엔투스 - 대체로 맑음


지난 시즌 우승의 주인공 CJ엔투스입니다.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하다 최근 8게임단에 3위를 내주었죠. 그래도 CJ의 전력은 우승감으로 평가됩니다. CJ의 큰 강점으로는 신동원 14승-김정우 13승-김준호 11승 등 주전 선수 세 명이 고른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죠.

하지만 삼성전자 돌풍의 직격탄을 맞은 CJ입니다. KT에 패배한 후 연달아 치러진 두 번의 삼성전에서 모두 고배를 마신 게 현재 4위 자리로 향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CJ의 전망은 대체로 맑겠지만, 더 많은 패배를 기록한다면 폭풍우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방심은 금물이에요.


▣ 전통의 명가 SK텔레콤 T1 - 안개 주의


SK텔레콤 T1은 스타2로 진행되는 이번 시즌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시즌 초반 1위를 달성하며 상위권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다른 주자들에게 점차 밀려 순위가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정명훈이 13승, 정윤종 11승, 어윤수가 8승을 거두며 팀을 위해 분전하고 있지만, 승률이 낮은 점이 약점입니다.

다른 선수들보다 많은 출전기회를 얻은 세 선수이지만, 정명훈 59%, 정윤종 57%, 어윤수 50%의 승률을 기록하며 기대만큼 높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T1의 행보가 안갯속이라도 현재의 위기를 벗어난다면 다시 예전의 명성에 걸맞은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T1은 슬로우 스타터였으니까요.


▣ 반전을 꾀하는 삼성전자 칸 - 태풍 주의보


가장 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삼성전자 칸입니다. 5위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점차 추락하며 1라운드와 2라운드 초중반까지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러나 송병구-허영무 전선의 세력이 강해지며 중대형급 태풍으로 변신, 내리 6연승을 거두자 다른 팀에게도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6연승을 거두었다 해도 모든 승리가 4:3 진땀 승을 거두었기 때문에 득실이 많지 않습니다. 다른 팀과 득실 싸움에서 크게 불리하므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승수를 차곡차곡 쌓아야 합니다. 송병구-허영무-신노열의 기복이 심한 만큼, 주전 선수의 성적만 안정된다면 충분히 상위권 도약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 최초의 해외 연합팀 EG-TL - 흐림


시즌 초반 적응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최하위권으로 출발했지만, 선수들의 선전 덕분에 확고한 중위권에 입성한 EG-TL입니다. 최근 STX에 2패를 당하며 순위가 급락하고 말았지만, 앞으로 비가 내릴지 먹구름이 개일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겠습니다.

앞으로 예정된 삼성전자와 8게임단과의 경기를 잘 풀어낸다면, 다시 중상위권 도약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EG-TL는 송현덕, 박진영, 윤영서, 이제동이 각각 9, 8, 7, 6승을 거두며 고른 승률 분포를 가지고 있죠. 주전 선수가 꾸준한 성적을 내는 부분은 장점이지만, 확실한 1승 카드가 애매한 것은 약점입니다. 결정적인 경기에서의 승리를 위하여 각 선수 모두 분전해야겠습니다.


▣ 부진의 늪에 빠진 STX 소울 - 비


STX에서의 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시즌 초반 3위까지 오르긴 했지만, 점차 하락세에 접어들어 현재 8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8게임단을 이신형의 올킬로 잡아내면서 6연패를 끊었고, 비록 웅진에는 패했지만, EG-TL을 상대로 연달아 2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리고 있습니다.

3위를 달리고 있는 8게임단과 승수가 3승 이내이므로, 기세를 올려 승수를 착실히 쌓는다면 현재 상황을 반전시킬 여력은 충분합니다. 12승을 달리는 이신형과 10승을 달리는 백동준이 선전하고 있지만, 이 두 선수를 뒷받침할 다른 선수들이 아직 부진합니다.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내는가에 따라 STX의 미래가 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