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은 지난 22일, 사업자등록까지 하면서 대리랭크 영업을 하고 있는 사이트에 대해 보도했다.

음성적으로 카페나 블로그 등을 통해 운영되거나, 혹은 아이템 중개 사이트를 통해 1:1로 거래가 이뤄지던 것으로 알려졌던 대리랭크 영업이, 아프리카 개인 방송 수준을 넘어서 공식 사이트를 통해 운영된다는 사실에 많은 리그 오브 레전드 팬들이 충격에 빠졌다. 게다가 사업자등록을 하여 본격적인 '영업'을 한다는 사실에 많은 팬들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

※ 관련기사 : '사업자 등록까지' LoL 대리랭크 성행 중

논란이 되자 라이엇코리아 또한 즉각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포모스의 보도에 따르면 라이엇코리아는 "해당 사이트 역시 이미 (폐쇄) 경고 조치를 내린 상태"이며 "경고 조치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더욱 강력한 제재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사실 이전부터 유지되어 온 라이엇코리아의 공식입장이었다. 법무팀이 나서서 법적조치까지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문은 왜 해당 사이트가 한 달여 가까이 아무 문제없이 영업행위를 하고 있을 수 있느냐는 것.


▲ 사업자등록증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되었던 대리랭크 사이트

인벤은 23일 오후, 해당 사이트 운영자와의 통화를 통해 그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이전 기사를 보고 인벤으로 전화를 한 그는 해당 사이트에 공개된 대표의 '형'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는 대리랭크 영업이 절대 불법행위가 아니라며 '폐쇄 경고 조치'에 대해서도 다른 입장을 보였다.

아래는 해당 사이트 운영자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나도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법무팀, 세무소 다 알아보고 사업자 등록을 한 거다. 지난 5월에도 세금을 냈다. 사업자 등록까지 했는데 어떻게 불법이라는 말이냐. 마약매수나 그런 것처럼 법으로 금지된 일이면 사업자 등록이 되겠냐. 불법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기사가 나가도 좋고 논란이 되도 좋은데 정말 이것 하나만은 꼭 강조하고 싶다. 불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 라이엇은 이제까지 계속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왔다. 적어도 업무방해 혐의로 민사 소송을 걸 수는 있지 않겠나.

만약에 그렇게 한다면 소송에 응할 수밖에 없다. 맞고소하거나 무고죄로 고소한다는 건 아니다. 합의점을 찾아야지 않겠나. 하지만 그걸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 라이엇이 이번 일에 대해 폐쇄경고 조치를 했고 더 강한 제재를 가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그 기사는 상담원한테 들어서 쓴 내용이다. 그런 경고를 받은 적은 없다. 그쪽 법무팀 이XX씨와 통화를 하긴 했는데, '약관에 위배되는 일이고 논란이 많이 되고 회사에 대한 불만이 많아지고 있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으니 사이트를 닫아줄 수는 없겠나'하고 이야기하더라.

경고가 아니라 부탁, 권고 수준이었다. '자제해 달라', '사이트 닫아 달라' 그런 정도였다.


- 그래서 뭐라고 했나.

법률상 문제가 없는 부분이다. 특히 해외에서는 광고까지 걸고 연수익이 수억이 되는 큰 사이트가 공식적으로 운영중이다. 그래서 해외 사이트가 먼저 문을 닫으면 우리도 닫겠다고 했다.


- 그러면 사이트는 계속 유지한다는 건가.

일단 말은 그렇게 했는데 이게 너무 논란이 커지긴 했다. 유저들이 반감이 있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 이해가 된다. 그래서 이렇게까지 논란이 되면서까지 해야되나 하는 고민을 하는 중이다. 사실 라이엇이 애초에 대리랭을 못하게 시스템을 막으면 되는 일이다. 랭크 자체를 없애버리면 되지 않나.



▲ 해당 업체는 불법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라이엇 법무팀과 대화중임을 알리기도 했다.



- 어떻게 이 일을 시작 하게 되었나.

롤 프로게이머가 어렵다. 나이도 어리고 게임만 15년씩 한 친구들이다. 덜컥 말만 믿고 계약했다가 돈도 못받고 그런다. 이런 동생들이 있어서 사무실을 해줄테니 너희끼리 어떻게 한 번 해보라 하고 해준 거다. 처음에는 카페에서 활동했고, 외국 사이트들을 보면서 9개월 정도 준비를 했다.


- 약관 위반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 않나.

약관으로 걸릴 부분이 예전부터 없었다. 이야기 하는 게 계정 공유인데, 우리 계정을 공유해준 게 아니다. 그 약관 대로라면 대리랭을 의뢰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계정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해준 것이니까 그 쪽이 오히려 약관 위반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에 우리가 이슈가 커지니까, 약관을 수정할 움직임이 있다고 하더라. 사실 해외에는 아주 큰 대리 사이트도 운영되고 있고 라이엇 본사도 터치를 안 하는데, 한국에서 그런 클레임이 계속 들어가는 것 같다. 약관이야 언제든 바꿀 수 있으니 어떻게 될지는 또 모르겠다.


- 이용자가 많은 편인가.

정말로 많다. 단순히 사이트만 보지 마라. 아이템 중개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것도 상당하다. 재밌는건 우리를 욕하는 사람들도 의뢰를 한다는 거다. 디XX갤에서 우리를 욕하고 까는 사람들 아이디를 보게 되서 '어 그 분?' 이러면 '사이트에서 그러는 건 이해해 주세요. 입롤이라 좀 올리고 싶어요' 하면서 의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용자들도 이중성이 있다.


- 라이엇이 강경 조치를 취했다고 이야기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내용 증명이나 메일로 문서화 된 경고 내용을 받은 적이 없다는 건가.

그런 내용은 받은 적이 없다. 메일을 그 쪽에서 보내지도 않는다. 오히려 내가 먼저 뭘 물어보려고 메일을 보내야 전화로 연락이 오더라. 이쪽에서 바로 직통으로 전화 연결을 하기도 어렵다.

통화는 했다. '유저들 불만이 커지고 있으니 가만히 있기가 좀 그렇다고 방법을 찾아보겠다' 그러더라. 그래서 나도 '고민을 좀 해보겠다' 그러고 다음 주 화요일에 다시 통화하기로 했다.


- 사이트 운영을 그만둘지 말지 고민을 한다는 건가.

그렇다. 이렇게 이슈가 되니까 똑같이 롤을 플레이하는 유저로서 다른 유저들한테 피해를 많이 준 것이라면, 그만둘 생각도 하고 있는 중이다.


- 아무래도 이렇게 사업자등록까지 받고 정식으로 영업을 하는 경우가 처음이다 보니 더 논란이 된 것 같은데.

아니다. 우리 이전에도 먼저 사이트를 열고 한 곳이 있다. 다만 우리는 전직 프로게이머들이라는 타이틀이 있어서 이슈가 된 것뿐이다.


- 이 내용으로 오히려 더 논란이 커질 수 있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그런 부분은 감안하고 있다. 다만 불법이 아니라는 점은 꼭 강조하고 싶다. 이 부분은 언급해 줬으면 좋겠다.



※ 사이트 운영자의 주장에 대해 인벤은 라이엇측에 사실 관계 확인을 요청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