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즈, 형제팀 내전에서 승리하다

5월 31일 금요일 용산 e스포츠 경기장은 엄숙한 분위기가 흘렀다. 결승으로 올라가는 자리는 한 자리인데, 4강에서 맞붙은 팀은 형제 팀들이었기 때문이다. CJ 엔투스 프로스트, 블레이즈는 형제 팀이지만, 서로 봐주는 것 없이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고, 승리한 팀은 블레이즈였다.

CJ 엔투스 블레이즈의 함장식 선수는 잘 쓰이지 않는 서포터인 잔나를 선택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활약했고, 신동진 선수의 날카로운 리 신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다음은 신동진, 함장식 선수의 인터뷰 전문이다.


내전의 승자! 블레이즈 신동진, 함장식 인터뷰!


결승에 올라간 소감이 어떤가?

'Helios' 신동진 : 너무 기쁘다. 제일 만족스러운 건, 예전에는 자신 있어 했던 리 신을 많이 못 썼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리 신을 많이 써서 올라올 수 있었던 게 뜻 깊다.

'Lustboy' 함장식 : 두 시즌 정도 많이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떨어졌는데 이번엔 각오가 남달랐다. 무조건 이겨야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버티면서 여기까지 올라온 것 같아서 기쁘다.


지난 시즌 프로스트에 졌는데, 이번 시즌 4강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부담은 없었나?

함장식 : 블라인드 픽은 가지 말자는 생각이었고, 블라인드 픽까지 가면 우리들의 멘탈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아서 3대0 3대1 선에서 끝내자는 생각으로 왔다. 1경기만 이기면 3대0으로 이길 것 같았다.


1세트만 이기면 3대0으로 이길 수 있다고 했는데, 준비한 전략이 있었나?

함장식 : 전략이라기보다는 프로스트에 맞춰진 운영법이 있다. 준비하면서 반신반의했지만 준비한 전략이 1경기에서 먹히면, 2, 3세트에 그 전략을 기초로 변화만 살짝 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신동진 선수에게) 오늘 리 신으로 MVP를 두 번 받았다. 왜 그동안은 리 신이 활약하지 못했나?

신동진 : 전에 하던 리 신은 숙련이 덜 됐던 것 같다. 그 이상의 리 신을 이루기 위해 인섹과 카카오를 보면서 그런 식으로 하려고 연습을 많이 했고, 숙련도를 이룬 것 같다. 아직 완성단계는 아닌 것 같고, 리 신의 한계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더욱 리 신을 정교하게 연습해서 상대가 음파를 맞으면 빼오는 콤보에 겁먹어서 점멸로 도망가는 순간 만족할 것 같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음파를 맞아도 점멸을 안 썼다. 상대가 못 빼낼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무조건 한 명은 빼 올 수 있다고 자신한다.


오늘 프로스트가 정글 세주아니를 하기도 하고, 미드 제라스를 하기도 하는 등 전략의 변화를 줬다. 예상했었는가?

함장식 : 예상 범주 안에 있던 픽이긴 했다. 딱히 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 대처가 가능했던 것 같다.

신동진 : 나도 전략의 변화를 주려고 이블린을 연습했다. 매치 히스토리에 이블린 밖에 없었다. 그래서 밴 당했다(웃음).


오늘 경기를 하던 중 언제쯤 결승에 가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나?

신동진 : 3세트에서 봇이 잘 풀려서 용을 먹은 순간 이겼다는 생각을 했다.

함장식 : 3세트 용한타에 이겼을 때 결승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게 준비해서 드디어 결승에 간다고 감상에 젖어 눈물이 났다. 하지만 (이)호종이 형이 쓰래쉬한테 짤려서 죽더라. 그때 눈물이 쏙 들어갔다.


결승에 진출했으면 엄청 좋아할 만한데, 상대가 형제 팀이라 감정을 추스렸나?

신동진 : 작년 스프링 시즌에는 서로 결승을 갔었는데 스프링 시즌 외에는 다 4강에서 만났다. 서로 이겨도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게 좀 아쉽다. 프로스트가 아니었으면 발차기하면서 돌아다녔을 것 같다(웃음). 프로스트 부스에 가서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좀 부족했다.


(신동진 선수에게)우승하면 리 신 발차기 세레머니 할 생각은 없는가?

신동진 : 발이 안 올라간다(웃음). 발차기 연습할 시간에 게임을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웃음)


결승전 상대는 MVP 오존이다. 부담감은 없는지?

함장식 : 딱히 부담되지는 않는다. 오존도 충분히 우리를 이길 수 있는 전력이 있다. 오존은 숨겨진 잠재력이 있는데, 결승까지 그 잠재력을 끌어올 수 있다면 충분히 위협이 된다.

신동진 : 오존 팀의 옴므와 댄디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결승전에서 다른 라인전에서는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정글대 정글에서 싸움이 많이 갈릴 것 같다. 누가 덜 싸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웃음).


오늘 경기는 잔나를 두 번 선택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함장식 : 케이틀린과 잔나가 좋다. 잔나가 조건부 픽인데 쓰레쉬 상대로 괜찮고 케이틀린과 궁합이 괜찮고, 한타 때 잔나가 할 게 있어야 한다. 사실 잔나 연습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 형우 형이 잔나를 하는게 어떠냐고 물어봤고, 소나를 하려 하다가 잔나를 선택했다. 그게 잘 맞아 게임이 잘 풀렸다.


(신동진 선수에게)많은 정글 챔피언을 준비했다고 했는데 리 신만 했다. 결승전에서 보여 줄 수 있는지?

신동진 : 연습한 챔피언을 방출하고 싶은데 방출을 못 하게 한다(웃음).

함장식 : 방출하다간 동진이가 방출당할 것 같다.

신동진 : 이블린을 많이 준비했고, 세주아니 노틸러스도 연습했다. 트런들도 나올 수 있는데 아쉽다. 준비는 잘 돼 있는데, 민성이가 내 제드를 보면 감탄을 할 정도다. 움직임이 좋다고 그런다(웃음). 하지만 트런들을 하면 방출당하지 않을까(웃음).


결승 무대가 작년 스프링에 우승했던 일산 킨텍스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함장식 : 감회가 남다르긴 한데 작년 섬머 결승 때가 너무 부러웠다. 전쟁기념관 야외가 진짜 멋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일산 킨텍스도 되게 멋진 무대인 것 같다.


일산 킨텍스가 숙소랑 매우 가깝다. 얻는 이점은 있는지?

신동진 : 그런 건 없을 것 같다. 좋은 점은 대회 끝나고 집이 가깝다는 것이다(웃음).

함장식 : MVP 오존은 일산에서 머니까 일찍 일어나야 하므로, 더 피곤할 것 같다는게 이점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신동진 : 프로스트 팀원들에게 항상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다 좋은 팀원들이다. CJ 엔투스는 프로스트, 블레이즈 각각의 팀이 아닌 하나의 팀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에도 좋은 모습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 후원해 주는 CJ엔투스 사무국에게 감사하고, 응원해주는 가족, 친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감독님 코치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내 코 좀 그만 물라(웃음).

함장식 : 이번 시즌 준비하면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4강 준비하면서 조금 힘들었다. 이번에도 실수로 경기를 그르치면 팀을 떠나야 하나 그런 생각도 많이 했는데 오늘 잘 풀려서 기쁘다. 이렇게 마음고생 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발전했기 때문에 이렇게 결승에 올라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