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중히 밴 챔피언을 선택하는 '댄디' 최인규 선수 ]

경기를 시작하기 전 미리 이기는 방법이 밴픽입니다. 좋은 밴픽은 자신 팀의 약점을 보충하고 강점을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밴픽은 그저 내가 싫어하는 챔피언을 밴하고, 내가 좋아하는 챔피언을 픽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미리 짜온 전략을 파괴할 수 있고,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들 수 있는, 많은 연습을 해야 느는 '기술'입니다.

결승전이 확정되고 약 15일간의 기간 동안 결승전에서 맞붙을 양 팀은 많은 의견 교환과 토론을 통해서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찾아냈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꼭 밴해야 할 챔피언과 픽해야 할 챔피언을 미리 준비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방 또한 그런 준비를 미리 할 수 있는 상황이고 밴픽 싸움은 정말 해봐야 아는 것이기 때문에 막상 결승전 경기에서 자신들 최적의 조합을 선택할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미리 상대방의 조합을 알 수 있다면 어떨까요? 경기 전에 미리 유리한 고지를 먼저 점해 놓는다면 승리는 떼 놓은 당상일 것입니다. 그래서 양 팀의 최적 조합을 생각해보고, 밴픽을 예상하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CJ엔투스 블레이즈 밴픽 예상

[ ▲ 이번 시즌을 토대로 예상해본 블레이즈 챔피언 풀 ]

■ 블레이즈 챔피언 풀 요약

: 니달리, 라이즈, 신지드, 엘리스, 아칼리, 카직스, 제이스, 케넨
정글 : 나서스, 리 신, 이블린, 자르반 4세
미드 : 제드, 카직스, 오리아나, 아리, 카서스, 제이스, 트위스티드 페이트
원거리 딜러 : 그레이브즈, 바루스, 미스 포츈, 트리스타나, 트위치, 이즈리얼, 케이틀린, 코그모
서포터 : 룰루, 잔나, 소나, 자이라


'넓은 챔피언 풀로 상대에 맞춰갈 수 있는 유리함'

CJ엔투스 블레이즈는 밴픽을 잘하는 팀으로 유명합니다. 각 포지션의 선수마다 넓은 챔피언 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조합을 보고 맞춰가는 선택이 가능합니다. 특히 미드 라이너인 '앰비션' 강찬용 선수와 탑 라이너 '플레임' 이호종 선수는 그 포지션에 최적화된 거의 모든 챔피언을 수준급으로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일명 '저격밴'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 CJ엔투스 블레이즈는 후반 캐리력이 강력한 챔피언을 두, 세 개 뽑아 놓고 실수를 줄이는 플레이가 주 전략이었다면, 지금의 블레이즈는 탑과 미드 라이너의 압도적인 개인 기량을 바탕으로 초반부터 찍어 누르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 블레이즈 핵심 픽

[ ▲ 결승전에선 아마 볼 수 없을 듯 ]

블레이즈가 가장 자신 있어 하고, 가장 승률이 높은 챔피언인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아마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입니다. 하지만 블루 팀일때는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밴 하지 않고 상대방이 밴 카드를 쓰길 기다리거나 만약 쓰지 않을 때는 첫 번째 픽으로 가져갈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무조건 선택 할 것 같은 챔피언은 당연히 '헬리오스' 신동진 선수의 리 신입니다. 전 시즌 까지 신동진 선수의 리 신은 카운터 갱킹이나 라인 개입을 최소화 하면서 빈 라인 커버를 위주로 하는 초식형 플레이를 주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프로스트와 내전에서 신동진 선수는 순간적인 육식형 움직임도 가능하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줬습니다. 이번 결승전에서도 초식형과 육식형이 절묘하게 섞인 '완성형 리 신'을 플레이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 어디로 가야 할지 다 보이는 헬리오스 리 신 ]

그리고 블레이즈에서 가장 주목받는 탑 라이너 '플레임' 이호종 선수는 어떤 챔피언을 선택할 지 예상할 수 없습니다. 이번 시즌 들어서 챔피언 풀이 엄청나게 넓어졌고, 이번 시즌에서 선보여 관객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탑 라이즈 같은 깜짝 카드도 준비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 블레이즈 핵심 밴


[ ▲ 봇 듀오를 묶어라! ]

MVP 오존의 핵심 선수인 '임프' 구승빈 선수의 베인을 밴하는 선택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러스트보이' 함장식 선수는 쓰레쉬를 137경기 동안 3번밖에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함장식 선수의 챔피언 풀 밖에 있는 챔피언으로 생각됩니다. 반면 상대방 서포터인 '마타' 조세형 선수가 쓰레쉬를 잘 사용하기 때문에 쓰레쉬를 밴 해서 상대방 봇 듀오를 꽁꽁 묶는 선택을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 이번 시즌 최고의 쉔을 뽑으라면 당연 옴므 선수를 뽑을 수 있습니다 ]

그리고 남은 마지막 한 장의 밴 카드로는 쉔을 밴할 것으로 보입니다. MVP 오존의 탑 라이너 '옴므' 윤성영 선수의 쉔은 안정감도 안정감이지만, MVP 오존의 공격력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공격에 치우친 팀 성향을 수비적인 플레이로 보완하는 아주 훌륭한 플레이를 이번 시즌에서 여러 번 선보인 적 있습니다.


MVP 오존 밴픽 예상

[ ▲ 이번 시즌을 토대로 예상해본 오존 챔피언 풀 ]


■ 오존 챔피언 풀 요약

: 레넥톤, 쉔, 케넨, 문도 박사
정글 : 나서스, 자르반 4세, 리 신
미드 : 제드, 카직스, 오리아나, 카서스, 제이스, 트위스티드 페이트, 라이즈, 다이애나
원거리 딜러 : 베인, 바루스, 케이틀린, 이즈리얼, 트리스타나, 코그모
서포터 : 룰루, 블리츠크랭크, 소나, 자이라, 쓰레쉬


'최강의 봇 카드로 상대방의 밴을 강제할 수 있는 유리함'

MVP 오존은 팀 성향이 확실합니다. 강력한 봇 라인전을 중점으로 정글러인 '댄디' 최인규 선수가 온 맵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라인 커버와 갱킹을 합니다. 블레이즈의 신동진 선수보다는 조금 더 갱킹에 중점을 둔 운영을 펼칩니다. 라인전 페이즈가 종료되고 3인 이상이 뭉쳐서 팀 파이트를 할 때 MVP 오존의 진가가 드러납니다. 한타 때 미드, 봇 듀오는 공격에 집중하고 탑과 정글러가 팀을 위한 희생 플레이를 할 때 아주 강력한 시너지가 납니다.

[ ▲ 봇 듀오, 미드가 공격수. 탑, 정글이 수비수 ]

오존이 가진 밴픽의 장점은 상대방을 파괴할 수 있는 완벽한 카드가 한 장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임프' 구승빈 선수의 베인입니다. 최근 물오른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마타' 조세형 선수와 함께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상대방에게 엄청난 화력을 퍼붓는 구승빈 선수의 베인은 최근 미드 라이너가 중심이 되어 운영하는 최근 메타에 찬물을 부을 수 있는 챔피언입니다.


■ 오존 핵심 픽

[ ▲ 다이애나는 픽하지도 밴하지도 않을 듯 ]

오존은 이번 시즌에서 블레이즈와 맞붙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다이애나를 중심으로 변칙적인 돌진형 조합을 가지고 나왔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습니다. 당시 메타가 다이애나를 중심으로 한 상대방의 진영을 망가뜨리며 상대방을 하나씩 각개격파하는 메타였기도 했습니다. SK텔레콤 T1 2팀을 꺾을 때의 오존의 픽은 탱키한 탑과 정글러를 픽하여 조금 더 한타의 지속력을 늘리며 원거리 딜러의 화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조합을 선택했었습니다.

이번 결승전에서도 4강전과 비슷하게 챔피언을 선택할 것으로 보이나, 특이사항이 있다면 바로 '옴므' 윤성영 선수의 케넨입니다. SK텔레콤 T1 2팀은 4강전에서 4경기 모두 케넨을 밴 하며 윤성영 선수를 견제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브루저 챔피언을 주로 사용하는 윤성영 선수가 단 한 가지 테크니컬한 챔피언을 잘 다룰 수 있는데 그게 바로 케넨입니다.

[ ▲ 쉽지 않은 챔피언임에도 엄청난 노력을 하며 자신의 것으로 만든 '옴므식 케넨' ]

이번 시즌에서 깜짝 탑 케넨을 보여준 윤성영 선수는 그야말로 팀을 위한 한타형 케넨을 잘 보여줬습니다. 딜러로써의 케넨의 궁극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상대방 딜러의 딜 로스를 만들기 위해서 주로 사용했고, 특히 아군 딜러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타적인 궁극기 사용이 매우 돋보였습니다.

[ ▲ 가장 좋다고 평가받는 서포터 '쓰레쉬' ]

그리고 무조건 가져올 것으로 보이는 챔피언은 '마타' 조세형 선수의 쓰레쉬입니다. 블레이즈의 함장식 선수가 쓰레쉬를 즐겨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서포터 티어의 최정상에 올라서 있는 쓰레쉬를 절대 놓치지 않으리라고 생각됩니다.


■ 오존 핵심 밴

MVP 오존은 블레이즈를 상대로 할 밴이 너무 많습니다. 승률 100%의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무조건 밴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탑 라이너인 이호종 선수가 잘 사용하는 라이즈, 엘리스, 제이스 중에서도 한 두 가지 정도는 밴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글러와 봇 듀오에 대해서는 밴 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 ▲ 플레임의 탑 '오호대장군' ]

퍼플 팀일 때 MVP 오존은 하나를 주고 두 개를 가져오는 밴픽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습니다. 정글과 봇 듀오의 조합을 밴 카드로 방해한 뒤,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주고 카직스, 제이스, 쉔, 케넨 같은 좋은 챔피언을 두 개 가져오는 방법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 ▲ 제이스를 주고 케넨과 카직스? 누가 이득인가요? ]

이미 양 팀은 결승까지 올라왔다는 것 자체로도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결승전 무대에서 승패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은 경기에서 긴장하지 않는 것과 좋은 밴픽이라고 생각합니다.

LOL은 공평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그것은 상대보다 한 수 더 읽어서 조금 더 유리하게 시작하는 '밴픽'이라는 방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의 차이가 승부를 결정짓는 냉혹한 LOL 세계에서, 누가 더 한발 앞서 시작하는지 주목해 보는 것도 결승전을 보는데 한 가지 재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환사 여러분들의 예상 밴픽은 어떤 모습인가요? 여러분들의 예상 밴픽을 댓글로 달아보세요!



Inven Lubic
e스포츠팀 서동용 기자
(lubic@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