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 울티마 포에버: 아바타의 모험

제작사: 미씩 엔터테인먼트(Mythic entertainment)

장르: RPG

가격: 무료

추천이유 : RPG

"8가지 미덕과 풍부한 퀘스트, 울티마의 전통을 잇는 고전 RPG의 재미!"...를 압도하는 열쇠의 압박!

총 평점 ★★★☆(★: 1점, ☆: 0.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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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컴퓨터, 혹은 비디오 게임기로 만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RPG는 태생적으로 이 게임에 빚을 지고 있다. 1980년 등장하면서 RPG의 역사를 연 명작 게임 '울티마'. 비록 1999년 출시된 9편을 끝으로 자체 시리즈는 막을 내렸지만, 지금 우리가 즐기고 있는 RPG의 틀을 만들고 시대를 앞서가는 시스템들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울티마는 여전히 명작으로 칭송받기에 충분하다. 다만 로드 브리티쉬가 우주로 떠나면서 태운 연료가 울티마의 평판이라는 소문이...

울티마는 온라인 게임에서도 잊지못할 발자취를 남겼다. 자유도라는 점에서 전무후무하다는 평가를 얻었던 '울티마 온라인'은 출시 이후 에버퀘스트와 함께 수많은 팬들을 확보하면서 온라인 게임의 초창기를 이끌었다. 덕분에 한국에서는 내로라하는 1세대의 개발자나 게이머들 중에서 울티마, 혹은 울티마 온라인의 팬이 아닌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 지금도 울티마 온라인의 화려했던 전성기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설은 아니지만 레전드(?)쯤은 되는 울티마 시리즈도 결국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지, 이번에는 모바일에 도전한다. 개발을 담당한 곳은 워해머 온라인과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으로 유명한 미씩(Mythic) 엔터테인먼트. 고전 명작과 유명 개발사의 만남으로 캐나다 앱스토어에서는 출시 초부터 엄청난 관심을 모았다.

시리즈 최초의 모바일 도전! 한국 앱스토어에 출시되어 첫날부터 RPG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울티마 포에버: 아바타의 모험"는 과연 어떤 게임일까?




[ 플레이를 위해서는 페이스북 계정이 필요하다 ]



고전의 완벽한 부활! 게이머의 선택에 의해 변하는 8 종류의 미덕

한국에서 온라인 게임이 흥행하면서 너도나도 MMORPG를 만들었으나, RPG라는 단어의 원래 뜻에 부합하는 게임은 많지 않다. RPG가 온라인으로 넘어오면서 전투와 성장에만 모든 재미가 집중되다보니, 역할극의 재미는 퀘스트 정도로만 남게된 것이다.

고리타분하게 원래 RPG의 뜻이 어떻고 RPG는 이래야 한다는 썰을 풀고 싶지는 않다. 전투와 성장에 특화된 재미를 보여주는 온라인 게임 역시 충분히 재미있게 발전한 장르니까. 다만 고전 RPG의 추억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MMORPG는 무엇인가 아쉬운 장르이기도 하다.

롤플레잉, 역할극의 재미는 본디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어 그 상황을 체험해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시작하면 느낌표 따라 다니다 칼들고 몬스터를 써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 캐릭터라면 어떻게 할까?' 라는 의문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래서 고전 게임들은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게임내에 다양한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울티마 포에버는 고전적인 RPG의 성향을 그대로 보여주듯,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튜토리얼을 끝내고 퀘스트를 수행하는 모든 과정에서 게이머의 선택이 작용한다. 굶고 있는 자식들을 위해 도적이 된 아버지의 죄를 물어 처단할 것인가? 아니면 자비롭게 풀어줄 것인가? 온라인 게임과 달리 정답은 없다.



[ 어느 쪽을 선택해도 정답은 없는 질문들이 쌓여 아바타의 성향을 결정한다. ]




[ 캐릭터 제작 단계부터 5%에 속하는 나란 남자 ]




다만 게이머가 선택한 결과에 의해 아바타는 정의, 희생, 숭고, 명예, 자비, 정직, 용기, 겸손의 8가지 미덕이 변화하며, 결국 이런 선택의 결과가 게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용기가 최대의 미덕인 젤롬에서 겸손한 사람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더불어 울티마의 세계관에 입각하여 끊임없이 펼쳐지는 방대한 퀘스트 역시 일품이다. 다짜고짜 이유도 모른채 앞마당 멧돼지 100마리와 옆동네 산적 20명을 처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부터 세계를 위협하는 적들에 맞서야하는 동기를 부여하고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게이머는 브리타니아를 위협하는 사악한 적과 맞서 세계를 구하고 진정한 화신 '아바타'가 될 수 있을까? 울티마 포에버는 울티마 시리즈로부터 이어지는 방대한 세계관과 그에 걸맞는 풍부한 퀘스트 그리고 게이머의 선택에 의해 변화하는 세계까지, 그야말로 고전 RPG의 재미에 충실한 게임이다.




[ 우주로 떠난 로드 브리티쉬를 대신해 브리타니아를 다스리는 여왕님! ]




[ 각 세력마다 요구하는 미덕이 다르다. 수도 브리타니아는 모든 미덕! ]




손쉬운 클릭형 전투와 던전을 탐험하는 재미! 그러나 아쉬운 액션

퀘스트나 세계관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결국 RPG의 핵심적인 재미 중 하나는 전투와 성장이다. 울티마 포에버는 클릭으로 이동과 전투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원클릭 형태의 액션으로 초보자도 쉽게 익숙해질 수 있으며, 풍부한 퀘스트와 결합된 다양한 던전들이 등장한다.

특히 의외의 장소에 특수한 아이템을 숨겨놓거나 기대하지 않았던 퀘스트가 발동하는 등 탐험의 재미를 살렸다는 것도 울티마 포에버의 장점. 빠른 진행에 익숙한 게이머들에게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던전 곳곳에 숨겨진 간단한 트릭을 찾는 것도 고전 RPG 팬들에게는 반가운 재미의 하나!




[ 세계를 구할 주문을 가르쳐주세요! "바닥 밟지마" "네?" "아 바닥 피하라고!" ]




[ 던전의 곳곳에는 몬스터 외에도 간단한 퍼즐들이 등장한다. ]



다만 액션 RPG 형태의 전투를 채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액션은 아쉽게 느껴진다. 대다수의 하위 몬스터들은 클릭만 하면 처치가 가능한 수준이며 그나마 보스 몬스터는 다양한 패턴이 등장해 전투의 지루함을 보완해주긴 하지만 액션의 맛을 살리기에는 부족하다.

다양한 퍼즐과 함정, 컷씬 등으로 재미있게 만들어놓은 던전이 반복되면 흥미가 떨어진다는 부분도 단점. 굉장히 잘 만들어놓은 것은 분명하지만, 던전의 함정이나 퍼즐, 몬스터의 등장 위치 등이 대부분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한번 공략을 끝내고 난 후에는 재미가 확연하게 감소한다.

어느정도 온라인 게임의 요소가 있기 때문에 결국 후반에 가면 필연적으로 비슷한 던전을 반복하게 되는데, 반복의 요소가 거의 없는 현재의 상태를 유지한다면 게이머의 성장이 정체되는 시점에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 간단한 전략이 필요한 보스 전이나 타임 어택 형의 전투도 등장한다. ]



최신 부분유료화 스타일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탁월한 '고전' RPG

울티마 포에버는 온라인 게임이 없던 시절의 고전 RPG가 갖고 있는 재미를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다. 울티마의 세계관을 이어받았다는 말 그대로, 고전에 비해 가벼워지긴 했어도 울티마 시리즈나 고전 RPG를 즐겼던 추억이 있는 팬이라면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다.

다만 게임 내의 화폐이자 부분 유료화의 핵심인 열쇠는 게임의 흐름과 어울리지 않아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시리즈의 경제 구조를 모두 버리고 장비의 수리나 상자 열기 등 게임 내의 기본 기능들조차 모두 열쇠에 의존하는 방식은 너무 어색하게 느껴진다. (시약 재료가 사라진 울티마라니...)



[ 게임 내의 수많은 경제 활동에 쓰이는 열쇠! 은 열쇠까지는 노력하면 모을 수 있다. ]





모바일 환경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고 최적화가 부족하다는 점도 시급히 해결해야할 부분. 통신 환경이 불안정한 모바일에서 최적화도 덜 되어 있는데 모바일에 대한 배려까지 부족한 삼중고가 겹쳐 원활한 플레이가 쉽지 않다. 특히 상자를 열거나 퀘스트를 깨야만 보상을 얻기 때문에 던전에서 튕기기라도 하면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폭력적!으로 변하게 될 수도 있다.

고전 RPG의 방식을 그대로 간직한 울티마 에버의 재미가 현재의 게이머들에게 온전히 받아들여질지도 미지수. 특히 쉽고 간단하면서도 명확한 결과를 추구하는 게임 방식에 익숙해진 게이머라면, 정답이 없이 오로지 스스로의 선택으로 아바타를 만들어나가는 울티마는 지루하게 느껴질 가능성도 있다.






울티마와 고전 RPG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만든 게임이지만, 섣부른 부분 유료화와 최적화가 발목을 잡는다. 게임사의 수익도 중요하지만, 차라리 전통적인 울티마의 경제 구조를 따르면서 외형 꾸미기나 상자의 추가 보상, 입장 제한이 있는 던전 정도로만 부분 유료화를 도입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쨌거나 명작의 반열에 오른 울티마 시리즈의 재미를 모바일로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즐거운 일. 비록 최신 모바일 게임들과 비교해보면 높은 평가를 받기가 쉽지 않겠지만, 완벽한 한글화를 통해 한국에 서비스되고 있으니 RPG의 팬을 자처한다면 약간의 고난이야 참고 감수해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