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일,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SK플래닛 프로리그 6라운드 5주차 3경기 웅진 스타즈와 삼성전자 칸의 대결에서 허영무가 2승을 달성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웅진은 1위를 확정지은 상태에서 신예들을 대거 기용,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실험적인 엔트리로 나섰지만 삼정전자는 이들을 상대로 1:3으로 쫒기며 불리한 상황을 맞이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테란라인이 불을 뿜었고, 에이스결정전에서 허영무가 또다시 승리를 거두며 팀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다음은 오늘의 승리를 견인한 허영무의 인터뷰이다.


삼성전자 칸 허영무 - '스타리그의 패배는 부산에서 전부 지우고 왔다'



오늘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어제 경기로 인해 팀의 PO 탈락이 확정되었다. 지금의 심경은?

우리 팀이 탈락은 했지만, 앞선 경기를 돌아보면 1라운드때 내가 못 했던게 정말 아쉽다. 팀도 못했고, 나도 못했다. 그때 팀 성적이 1승 6패로 기억하는데 그때가 제일 아쉽다. 당시에는 스타2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않아 실력도 부족했다. 그래도 다음 시즌에서는 더욱 잘할 수 있으니 그 점으로 위로를 삼고 싶다.


1세트에서는 아쉬운 장면이 많이 보였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내가 진 경기였다. 내 경기력이 별로였다. 핑계일수도 있겠지만 이상하게 휴가를 길게 다녀오면 연습도 안되고 게임이 잘 안된다. 상대가 신인이라 내가 더 많이 긴장했다. 휴가 가기전에는 누구를 만나도 상관이 없었지만 휴가를 다녀오니 감이 없어졌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 너무 무서웠다.

우리팀 연습생 이제현이 빌드를 추천해줬다. 상대가 신인이고 하니 점멸추적자를 보여주면 상대가 위축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 오히려 과감하게 했다. 내가 신인때는 안그랬는데(웃음) 그래서 내가 더 많이 당황했다. 순간 박대호를 상대하는 줄 알았다.

빌드가 엇갈린건 아니라서 추적자만 잃지 않았다면 할만했는데 추적자 다수를 잃으면서 상황이 정말 좋지 않았다. 하지만 역전승을 거두고 나서 생각해보니 역시 신인은 신인이더라.


홍진표가 유리한 상황을 살리지 못하고 실수를 자주 보여줬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실수라기 보다는 경험부족인 것 같다. 병력을 펼치지 않고 그냥 러시를 왔다면 내가 못 막았을 것이다. 병력을 산개하다보니 바이킹이 각각 따로있어서 각개격파 당했는데 그 러시를 막은 당시에도 내가 유리한 상황이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상대가 폭풍 연구가 끝나고 다시 오는 러시에는 고마웠다. 그 러시를 막고 이겼다고 생각했다. 역시 신인이구나란 생각을 했다.


마지막 에결에서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이유는?

상대가 뭘 할거다라고 예상하고 했기 때문에 그렇다. 이재호의 스타일을 맞춘 것이 아니라 모든 테란의 추세가 그렇다. 요즘 테란들은 4인용 맵에 대각선 위치면 먼저 멀티를 가져간다.

테란전은 예전엔 자신감이 넘쳤는데 어느순간부터 테란이 정말 강해졌다. 기갑병과 의료선을 잘 쓰면서 테란이 정말 어려워졌고, 많은 토스들이 애를 먹고 있다. 오늘 경기는 반 올인식으로 준비했다. 차원관문 10개 테크였다. 상대의 멀티 위주의 운영에 대한 맞춤이었고, 먹힐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박태민 해설이 1세트에 점멸을 못써서 에결에서 더 적극적으로 쓰는 것이란 의견이 있었는데 사실인지?

그런건 아닌데 내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 그 주도권을 놓치기 싫었다. 테란전을 상대로는 토스가 주도권을 잡을 기회가 많이 없다. 항상 수비만 하고 있어야 된다. 모처럼 잡은 주도권을 놓치기 싫어서 적극적으로 점멸을 사용했다.


경기력은 좋은데 스타리그와 프로리그 모두 성적이 좋지 않다. 이유는?

솔직히 스타리그에서 떨어질 것이라고는 단 1%도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감이 넘쳤다. 근데 하늘이 돕지 않더라. 당시 경기도 세 번 중단됬다. 게임 중에 갑자기 튕기고 중단되거나 하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잊어버리고 만다. 상대의 2의료선에 크게 휘둘렸는데 평소 같았다면 그런 피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다. 토스는 수비의 종족이라 마음가짐이 흐트러지면 안 돼는데 그 날의 경기는 무척이나 아쉽다.


송병구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응원의 말을 하자면?

병구형은 경험이 많다. 게이머 생활도 진짜 오래했고 이런 저조한 성적도 거의 처음으로 내고 있는 것이다. 병구형이 마음을 다시 추스린다면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그 만한 경력이 있고, 잘했던 선수니까 믿는다. 잘 안풀릴 때가 있다고 본다. 그런 시기가 있는 것 같다. 선수가 항상 잘 할 수는 없지 않겠나. 위기가 있어야 성장도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빌드를 추천해준 연습생 이제현에게 고맙다. 먹고 싶은 것 사주겠다. 포스트시즌과 스타리그에 떨어진 것은 지금도 무척 아쉽다. 정신적 충격을 부산으로 휴가를 가서 모두 시원하게 날려버리고 왔다. 경기에 대한 감이 떨어진 부분은 없지 않지만, 이 또한 잘 극복해서 다시 활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