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2 리버스에 대해 질문하고 있는 유저]

"각오하고 왔다"

웹젠 관계자도 행사에 참여한 R2 유저도 모두 비장했다. 2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3층, 'R2:리버스 유저간담회'를 준비하는 웹젠 관계자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R2 유저간담회는 지난 2008년 첫 번째 유저 간담회 이후 무려 5년 만에 진행된 것, 강산이 절반 변하는 동안 유저들이 하고 싶은 질문도 많고 개발자들이 말하고 싶은 부분도 많았다.

사실 유저간담회란 개발자 입장에서 피하고 싶은 행사 중 하나다. 서비스를 오래한 게임일수록 묵은 불만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행사를 진행한 유명 게임자키 레나는 "저도 많은 유저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아무래도 직접 개발자들에게 피드백을 전달할 수 있는 자리다 보니 많은 불만이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며 "그래도 이런 기회를 통해 그동안 쌓은 불만을 풀 수 있는 자리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게 말했다.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노련한 게임자키 '레나'님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비교적 밝은 분위기에서 행사가 시작되었다. 사업, 운영, 개발 파트에서 개발자들이 나와 향후 진행되는 'R2:리버스' 업데이트에 대해 브리핑을 진행했고 기존 업데이트와 달리 이번 업데이트는 기존 올드 유저들을 위한 패치가 많이 진행되 관심을 받았다.


■ R2 '유저대표'로 나왔다...베테랑 유저들의 뼈있는 질문 공세

[▲무거운 분위기를 밝게 풀어주었던 VJ 레나]

하지만, 이어진 개발자와의 Q&A 시간엔 정반대의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시간이 짧은 만큼 R2 유저들의 뼈있는 질문들이 계속되었고 개발자들은 이에 대해 답변을 하기 위해 진땀을 빼야 했다. R2는 2006년 10월 정식 서비스를 실시한 게임이다. 올해로 8년 차, 그동안 개발팀은 바뀌었지만 유저들은 바뀌지 않았다. 누구보다도 R2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며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짚을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실제로 Q&A 시간에는 이런 뼈있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자신들의 질문에 제대된 답변이 나오지 않으면 다시 날카롭게 재질문이 이어졌다. 특히 현재 오픈 스피드 서버(테스트 서버)에 적용된 업데이트 중 '전리품'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전리품이란 지난 6월 업데이트된 내용으로 아이템 외 캐릭터를 강화시킬 수 있는 부가 콘텐츠 중 하나다. 테스트서버에서는 전리품 탭이 별도로 생성되어 확인할 수 있다. 전리품 제작 시에 전리품 종류가 무작위로 결정되며, 종류에 따라 착용 시 HP, MP가 상승한다.

문제는 전리품이 강화에 따라 특정 스탯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다는 것에 있다. 행사에 참여한 R2 유저는 "현재 나이트 외에 HP가 3,000이 넘어가는 캐릭이 없다. 하지만 전리품을 이용하면 HP 5,000이상의 캐릭터도 나올 수 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패치가 진행되면 게임 내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크를 받은 웹젠 R2 개발팀 채봉원 PD는 "스피드 서버에 해당 내용을 적용한지 한 달이 되었는데 그 동안 내부적으로 여러가지 테스트를 하고 변화를 줬던 부분이 있었다"며 "전리품에 대해서는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최대한 유저들이 불만없이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웹젠, 묵은 불만 다 털고 간다...질의응답 시간 연장

질문도 길었고 답변도 길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유저 간담회는 웹젠에서 주최한 행사였고 행사 목적 역시 그 동안 묵은 불만을 털고 가자는 의미였다. 그래서 정해진 질의응답 시간이 끝났음에도 손을 들었던 유저들은 모두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연장된 시간에는 R2 고객상담 센터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매크로식 답변, 오토 문제 해결 능력 부재, 전화상담원의 게임정보 부족 등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전화를 하면 게임을 전혀 모르는 직원이 받는다. 메테리얼에 대해 질문했는데 그게 뭔지 나한테 물어보니 도저히 대화가 되질 않는다. 게임 상에서 1:1 문의를 하면 답변도 늦게 오고 매크로식 답변이 대부분이다. 컨트롤 C, 컨트롤 V 할꺼면 차라리 내가 하겠다."

행사에 참여한 유저들 대부분은 30~40대 유저였다. 부부동반으로 참여한 유저들도 눈에 띄였다. 차분한 목소리로 질문했지만 R2가 당면한 문제점을 정확히 찌르고 있었다.

웹젠 R2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한재현 팀장도 현재 운영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는 점은 동의했다. 한 팀장은 "1:1 문의 및 전화 응대가 진연된다거나 이슈 상황에 대한 안내, 게임 안에서 GM이 많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며 "1:1 메일 문의는 최대 24시간 이내 답변을 처리하도록 내부 방침을 정하고 직원 교육을 강화시켜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버 점검이나 점검 연장 시 정확한 사유와 시간을 사전에 공지해 유저 불편함을 최소화 하고 인 게임 GM 활동도 강화시켜 유저들의 GM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업데이트 내용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유저들]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R2 유저]


■ 웹젠, 앞으로 주기적으로 '유저 간담회' 개최할 것

웹젠은 이번 간담회를 진행하기 위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5일까지 참가 신청을 접수했다. 업데이트에 단행하기 앞서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R2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설명하는 자리였기에 유저들의 의견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유저 간담회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5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단순히 업데이트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와 달리, 궁금증에 대해 묻고 답하는 질의응답 시간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먼 곳까지 발걸음을 옮겨준 유저들을 위한 이벤트 경품 행사도 진행되었다.

행사를 진행한 웹젠 R2 총괄 채봉원 PD는 "온라인상에서 뵙던 분들을 오프라인으로 보니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긴장하고 떨렸다"며 "이번 리버스 행사 외에도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유저와의 소통의 자리를 계속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아래는 이날 유저간담회에서 진행된 프레젠테이션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