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소울의 오랜 숙원이 풀렸다.

유난히 팀 리그에서 운이 따르지 않으며 고배를 마신 STX 소울이 SK텔레콤 T1에 이어 KT 롤스터까지 제압하면서 프로리그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팀 내 에이스 이신형 선수를 필두로 한 프로토스 라인의 선전은 나아가 우승까지도 노려볼 만 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래는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세트 스코어 4:1 승리를 거두며 STX 소울의 결승행이 확정된 순간, 누구보다도 환한 웃음을 지으며 기뻐했던 STX 소울의 김민기 감독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선수들에게 부담감을 만들지 않을 것" STX 소울 김민기 감독 인터뷰



오늘 경기 승리 축하드린다. 이렇게 쉽게 올라갈 수 있었는데, 왜 그동안은 실패했었나?

서울대학교에 합격한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공부가 쉬웠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것 같다. 실제로 포스트 시즌은 정말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코어만 두고 보면 낙승을 거두었다.

선수들이 자신의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에 대해서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이전에는 패배의 부담감에 자신감을 잃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고, 오히려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로 인해 불리한 경기도 이겨낼 수 있게 됐다. 오늘 승리한 4경기도 모두 불리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


KT를 상대로 이렇게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을 했었나?

준 플레이오프 상대인 SK와 KT를 비교했을 때는 전력상 KT가 약하다고 생각했다.


KT의 경우 이영호 선수 뿐만 아니라 프로토스 라인이 만만치 않다. 어떻게 준비했나?

이영호 선수 같은 경우 KT에서는 이신형 선수와 맞상대를 시키려 한 것 같다. 그래서 이신형 선수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정면 승부를 피했다. 프로토스의 경우 주성욱 선수가 잘해서 조금 걱정했는데, 동족전은 준비하기 나름이고 실제로 경기를 해 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우리 팀 프로토스 선수들이 조금 더 잘했다고 생각한다.


결승에 진출하게 된 것을 두고 조성호 선수는 이신형 선수의 공이 크다고 말했다. 감독으로서의 생각은 어떤가?

당연히 이신형 선수가 큰 도움이 됐다.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면 이신형 선수가 이겨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기 위해서는 다른 선수들이 잘해줘야 한다. 그 역할을 모든 선수들이 잘해주었다.


STX 창단 후 프로리그 결승에 진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금 어떤 생각이 드나?

크게 실감이 나지 않고 있다. 마지막 변현제 선수가 상대로부터 항복을 받아내고 난 뒤에도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 아 이제 결승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4년도 이후 약 10년 만에 단체 결승전에 진출하게 됐는데 너무 오래 걸리지 않았나 싶다. STX 창단 후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몇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놓쳐서 아쉽게 생각했다. 그 기회를 놓치고 나니 선수들의 기량도 떨어지고, 다시 그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결승 상대가 그 동안 적수가 없다고 불리던 웅진인데?

자유의 날개 시절 때의 얘기라고 생각한다. 웅진을 상대로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군단의 심장으로 바뀐 뒤 팀 분위기도 그렇지만, 최근의 우리 팀 기세를 봤을 때 웅진을 상대로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김민철 선수나, 신재욱 선수 등 쟁쟁한 선수들이 많지만 우리 팀 역시 그에 못지 않다. 물론, 자만하지 않고 결승전을 준비할 것이다.


결승전 준비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딱히 특별한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 그 동안의 연습량을 그대로 유지할 생각이다. 선수들이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 경기도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승에 대한 각오를 다진다면?

이신형 선수가 WCS 결승할 때도 지금과 같은 마음이었다. 평소와 같이 마음 편하게 경기를 해야지, 우승에 너무 집착한다면 오히려 결과가 잘 안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결승전에도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 주면서 편하게 경기하자고 다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