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도전이었다. 도전은 성공했고, 성공은 또 다른 도전을 낳았다.

야구를 시뮬레이션한다는 것이 국내에 보편화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 선두에는 '프로야구 매니저(이하 프야매)'가 서 있었고, 그 깃발은 거대한 시장이 되었다.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이 물밀듯이 쏟아졌다. 그 다음은 경쟁이었다. 각종 시스템으로 무장한 타 게임을 상대로 '프야매'는 고군분투했고, 결국 선두 자리를 지금까지 지켜낼 수 있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 '프야매' 역시 우여곡절이 있었다. 난관을 딛고 엔트리브소프트가 새로운 작전 카드를 내밀었다. 그것은 구장 경영 시스템이었다. 시스템을 심플하게 만들기로 유명한 '프야매'에서 내놓은 경영의 요소는 뭘까. 호기심이 생겼다. '프야매' 개발 시작부터 참여해온 심재구 개발팀장, 시뮬레이션 밸런스 작업에 참여한 바 있는 김상혁 기획파트장을 만났다.



▲ 프로야구 매니저 김상혁 기획파트장, 심재구 개발팀장(오른쪽)


구장 경영 시스템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기존 '프야매'가 선수를 영입하고 육성해서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구장 경영 시스템은 거기에 자신의 구장을 설치하고 성장시키는 경영의 요소를 추가했다. 경영 정책과 내부 시설 건설을 통해 관중을 유치하고 구장을 발전시켜 수익을 얻는 컨텐츠다.


구장 경영 시스템은 언제부터 계획했는지, 그리고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에 계획했던 것은 정식으로 오픈하고 몇 달 뒤였다. 이런 요소가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는 리그 운영 쪽이 가장 시급했고, 인력을 분산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라 시도하지 못했다. 경영 부분에 대한 유저들의 요구도 커지면서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기획을 시작했다.

게임의 연식이 오래 되다 보니 플레이 패턴이 단조로워진 면도 있었다. 새로운 플레이 요소를 추가하면서 시뮬레이션으로서의 게임성도 업그레이드하고 싶었다.

▲ 프로야구 매니저 팀답게 '덕아웃'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업데이트는 한 달 가량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루어졌다. 유저들의 반응은 어떤지?

대체로 긍정적이다. 새로운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컨텐츠가 추가되어서 좋다는 유저가 많이 있다. 반면 '귀찮은 걸 왜 만드냐, 불편하다'는 유저도 존재한다.

그동안 편의성이나 접근성을 높이는 작업들은 베타에서 정식으로 들어가면서 이뤄졌고, 지금도 고민 중이다. 구장을 운영하는 것뿐 아니라 특별한 요소를 가진 부가 시설도 추가될 예정이다. 부가 시설을 활용할 일이 많이 생길 것이다. 구장 종류도 늘어난다. 지금은 네 곳 정도 있는데 여기에 돔구장 같은 특색 있는 구장과 지역을 꾸밀 수 있는 환경 시설도 추가할 예정이다.


구장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고, 특히 구장 등급이 올라갈수록 관리비가 급등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미 흑자를 기록하는 유저도 많지만 초반에는 적자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등급이 올라갈수록 결국 더 많은 PT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정책을 잘 활용하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운영 방식에 대해 정보 전달을 완벽하게 하지 못했다고 생각해서 앞으로 가이드나 UI 등을 신경 써서 개선하려고 한다.


고등급에 오르면 그만큼 기대 수익이 높아지는 것인지?

그렇다. 지금은 유저들의 최고 등급이 4등급 정도일 것이다. 최대 등급인 10등급까지 채우려면 그만큼 기간이 더 필요해서 길게 잡고 있다. 그 사이에 부가 시설이나 개선 사항도 업그레이드가 될 예정이다. 부가 시설만의 컨텐츠도 기획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킬 블록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면 스킬 연구소를 설치해서 사용하고, 원하면 기록 예측 연구소를 설치해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유동적으로 순환되는 구조로 개발할 생각이다.


적자를 피하고 수익을 최대한 올릴 수 있는 팁을 공개하자면?

관중을 많이 끌어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초반에는 인기도 쪽에 집중해야 한다. 리그 성적에 신경 써서 명성을 높이고 경영 정책으로 사인볼 이벤트 등을 이용해 올리는 방법도 좋다. 인기도를 통해 어느 정도 구장 수용 인원이 확보되면 수익에 눈을 돌릴 때다. 티켓 가격을 조절하는 등의 방법을 실행해서 실질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다.

프리미엄석, 지정석, 자유석으로 나눠진 상황에서 좌석마다 수용 인원이 넘치지 않게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만간 이벤트를 통해 선보일 환경 시설물 중에도 인기도를 올리는 것들이 있다.


인기도가 리그 성적에 많이 좌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성적을 뽑기 힘든 비주류 덱은 수익 면에서 피해를 볼 수 있고, 그래서 승률 좋은 특정 주류덱에만 유저가 몰릴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고, 빠르게 개선하려고 한다. 비주류 덱도 기본적 토대는 운영한 결과에 따라 인기도와 명성에 의해 구단 수익과 관중 유치가 달라진다. 비주류 덱에도 메리트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구장 경영을 구단 수익 목적 외에 다른 콘텐츠와도 연관시킬 계획이 있는지? 특히 소셜 방면 업데이트를 예상하는 유저도 많은데.

예전에는 소셜 기능을 계획하기도 했다. 건설해둔 구장에 상대방이 들어와 임대 개념으로 같이 게임하는 등을 생각했는데 지금은 고려하지 않는다. 다만 다른 플레이어에게 자랑할 수 있게끔 내 구장 상황을 보여주는 기능을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활용할지는 더 계획이 진행되어야 할 것 같다.

▲ 관중을 잘 유치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뽑아낼 수 있다


최근 업데이트 중 '스파이 센터'가 인상적이었다.

다음 상대의 작전 카드 종류를 파악할 수 있는 시설이다. 상대방이 정확히 어떤 카드를 준비했는지는 알 수 없고 어떤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작전 카드인지만 확인이 된다. 눈치 싸움의 묘미를 살리려 했다. 상대방이 스파이 센터를 쓰고 있다면 나 역시 다른 종류의 작전 카드를 설정해놓고 경기 시작 직전에 바꾸는 등의 속임수가 가능하다.


차기에 구상하고 있는 업데이트 계획은?

경영 쪽으로는 부가 시설이 앞으로 계속 추가될 것이다. 스킬 블록이 나오고 회전시킬 수 있는 스킬연구소, 경영 정책을 더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정책연구소 등을 준비하고 있다. 그밖에 치어리더 시스템, MVP 카드, 이벤트 모드, 특수 아이템 등이 계획에 있다.


코어 유저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진입 장벽이 생긴 감이 있다. 중견 게임의 숙명이라고 할 수도 있는 현상인데, 신규 혹은 휴면 유저를 위한 계획은 있는지?

고민 중에 있다. 신규 유저는 UI 개편 등으로 접근성을 높이려 하고, 휴면 복귀 유저도 게임 적응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계약 일수를 일괄적으로 조정한다거나 보너스를 주는 등 적응하기 쉬운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휴면에서 돌아온 유저는 신고선수로 가득 찬 라인업을 보게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계약만료 선수가 있어도 일괄적으로 리그를 돌릴 수 있는 최소한의 방책을 계획 중이다. 조만간 휴면 복귀 이벤트를 할 생각이니 기다려주시길 바란다. 섣불리 진행하면 악용의 우려가 있어서 신중하게 준비하려고 한다.


정식 서비스 4년차다. 앞으로 장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프야매'를 지속적으로 즐기고, 그것에 따라 콘텐츠를 선보여서 지루하지 않게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목표다. 대한민국 정상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말에 멈추지 않고 스포츠 시뮬레이션 장르의 저변도 확대할 수 있는, 폭넓은 게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프야매'의 성공 이후 많은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이 범람했다. 이런 경쟁 구도에서 여타 게임에 비해 '프야매'만이 갖고 있는 개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첫 번째는 '여유'가 아닐까 한다. 다른 게임은 계속 붙들고 있어야 하는 요소가 많다. 경기 중 개입 같은 것이 대표적인데, 우리는 하루 두어 번 접속으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많이 귀찮게 하지 않는다. 번거롭게 하는 요소는 최대한 배제한다. 구단 운영도 하루에 한 번 정도만 경영 정책을 설정하면 홈 경기에서 자동으로 관중이 유치되고, 오늘 얻은 수익도 한 번만 접속하면 얻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기조를 잡았다.

국내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중에 가장 먼저 나왔고 시장을 선도했다고 생각하고, 그 점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 차별점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콘텐츠에서 앞서나가는 방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초기부터 GM 등의 활동으로 유저에게 친숙하게 다가간 점도 크다.


GM들의 활발한 활동은 아직도 인상에 남는다. 아직도 초창기 GM들이 많이 남아 있는지?

여전히 일하고 있다. GM매표소와 삼진왕, 주루사, 고쏠로 등이 지금까지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GM주루사는 다른 팀으로 옮겼지만, 매표소가 방송할 때 가끔 목소리로 등장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구단주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은?

구단 경영 시스템을 필두로 다양한 이벤트와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 부족한 점은 쉬지 않고 보완하려 하니 업데이트 된 것을 많이 즐기시는 한편 피드백도 많이 주셨으면 좋겠다. 게임 내적으로도 시뮬레이션 게임성을 살리는 방향을 놓치지 않겠다. 항상 유저들과 소통해서 더욱 완벽한 '프야매'가 되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