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스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이 곧 출시된다.

블리자드의 대표 IP 중 하나인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활용한 캐주얼 카드 게임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최초 공식 발표된 Pax East 이후 하스스톤은 순차적으로 착실히 정보를 공개해왔고, 최근에는 소수 인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테스트 버전의 체험기가 공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하는 유저들이 많은 만큼 하스스톤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목마르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스컴2013 현장에 방문한 하스스톤 개발진의 핵심 인원들과 만나 게임을 한꺼풀 더 벗겨볼 기회가 주어졌다.

전반적인 개발 철학에서부터 몇 가지 구체적인 쟁점들까지, 인터뷰를 통해 조목조목 짚어보았다.

▲ 벤 톰슨 수석 아티스트(좌)와 헤밀턴 추 총괄 프로듀서(우)


만나게 되서 반갑다. 각자 맡고 있는 직책 소개를 좀 부탁한다.

헤밀턴 추 : 만나서 반갑다.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헤밀턴 추(Hamilton Chu)라고 한다.

벤 톰슨 : 하스스톤의 수석 아티스트를 맡고 있는 벤 톰슨(Ben Thompson)이다.


워크래프트 스토리의 유명한 캐릭터들 중에 아직 안나온 카드들이 많다. 이런 영웅 카드들은 언제쯤 공개될 예정인가?

벤 톰슨 : '영웅'을 기준으로 한다면 현재는 '9명의 영웅'을 기본 체제로 놓고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하스스톤의 첫 공개에서는 이 9명의 영웅만 등장한다는 의미다. 추후 카드로 나오는 것은 어떤 캐릭터든지 가능하겠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블리자드의 다른 게임에 등장하는 영웅들을 하스스톤 안에 구현할 계획이 있나?

헤밀턴 추 : 기본적으로는 워크래프트 세계관에 충실하고자 한다. 다른 게임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은 물론 재미있는 아이디어지만, 아직까지는 계획에 없다.


'하스스톤'이라는 제목에는 어떤 뜻이 담겨져 있는지 궁금하다.

헤밀턴 추 : 하스스톤은 한국말로 표현하자면 WoW의 귀환석이다. 게임을 개발할 때 '안전하고 따뜻하고 환영받는 즐거운 느낌'을 만들고 싶었다. 귀환석을 사용하면 '집'으로 돌아가듯, 편안함을 느끼는 곳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캐주얼을 지향한 게임치고는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린 편이라고 보는데, 어떤 이유가 있나.

벤 톰슨 : 하스스톤을 개발하면서 여러가지 목표들이 있었는데, 그러다보니 개발을 위한 적당한 팀을 만드는 것부터 시간이 오래 걸린 편이다. 이 게임에 맞는 적절한 사람들을 선별하는데 오랜 기간이 걸렸다는 의미다. 예전 인터뷰에서 적은 인원으로 팀을 유지하려 노력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것도 어찌 보면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

벤 톰슨 : 일단 우리 팀의 관심은 PC 버전과 Mac 버전을 올해 출시하는 것에 있으며, 내년에는 iPad 버전을 내놓으려고 계획 중이다.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다양하고 많은 안드로이드 기기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특히 한국에는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많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 역시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개발 계획은 없다.


유료로 판매되는 카드 아이템에 대해 설명을 부탁한다. 이를테면 투기장에서의 밸런스 문제라든지.

헤밀턴 추 : '투기장' 콘텐츠는 이런 시스템이다. 먼저 돈을 내고 입장해서 세 명의 영웅 중 하나를 고르고, 30장의 카드를 가지고 덱을 구성해 플레이를 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해당 유저가 어느 정도까지 갈 수 있는지에 따라 상금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유저가 기존에 구성해두었던 덱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즉, 유료 결제와는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만약 투기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그를 통해 획득한 카드들은 자신의 콜렉션으로 들어가게 되겠지만, 유료 카드를 많이 산다고 해서 투기장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채팅 기능은 왜 막았는가?

헤밀턴 추 : 게임을 개발하는 동안 수많은 생각을 했는데, 그 중에는 게임을 즐기면서 친구들을 사귀는 동시에 좋지 않은 경험을 하는 것은 막고 싶다는 것도 있다. 우리는 하스스톤이 보다 더 캐주얼한 게임, 더 많은 연령층과 더 넓은 범위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됐으면 한다.

특히, 온라인 게임을 많이 즐기지 않은 유저들이 많이 유입되길 원한다. 만약 누군가 채팅을 통해 욕설 등의 좋지 않은 표현을 하게 되면 그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부정적인 경험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채팅 기능을 막은 것은 그런 현상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기능은 살리고 부정적인 기능은 최대한 막자는 것이 개발 목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일단은 채팅기능을 배제했다. 하지만 배틀넷 친구를 초대해서 게임을 같이 즐길 수 있는 등 여전히 게임의 많은 부분을 친구들과 공유하며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종류의 미니언과 스킬들이 존재한다. 이것들을 익혀두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좀 더 수월해지나?

헤밀턴 추 : 특별히 별도의 학습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 설명해주는 부분을 쉽게 만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플레이하면서 차근차근 배워나가는 것도 하스스톤의 재미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단 5분 정도만을 즐기고 3가지의 기능을 알게 된다고 해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이고, 그 뒤로 무언가를 계속 알아가고 익숙해지는 것 역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될 것이라고 본다.


평균적으로 게임 한 판에 소요되는 시간이 어느 정도로 보면 되나

헤밀턴 추 : 대략 9~10분 정도 소요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베타 서비스에 결제 콘텐츠를 넣은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헤밀턴 추 : 내부 테스트를 진행할 때 우리는 개발자의 입장이다. 그래서 돈을 지불하고 카드를 사는 것이 어떤 느낌을 주는지를 분명히 알고 싶었다.

사내 테스트 단계인 알파 테스트 이후 마이크 모하임 CEO부터 실제 개발에 참여하는 스탭들까지 모두 돈을 주고 카드를 구매했다. 돈을 내고 카드를 구매하는 것이 하스스톤이라는 게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핵심적인 경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다.


하스스톤을 기다리는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헤밀턴 추 : 우리는 매우 열심히 개발에 임하고 있고, 쉬운 게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게임을 하지 않는 친구들이나, 그들의 어머니들 중에도 하스스톤을 처음 해보고 재밌다고 얘기하는 사례가 많이 있다.

우리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유저 여러분들이 게임을 재밌게, 재밌게 즐겨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