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위험하다는 판단이 들면 사람은 누구나 당황하게 된다. 갑자기 눈을 떴는데 사방에서 혐오감 충만한 좀비들이 썩은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든다면 맞서 싸우기보다 앞뒤 분간 못하고 도망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도망칠 수는 없다. 사람은 아무리 황당하고 낯선 상황이 닥치더라도 일단 익숙해지면 무시무시할 정도로 빠르게 적응하는 생물이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이미 좀비로 가득찬 세상에 적응을 끝마쳤다. 더이상 좀비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고 쓰러트려야할 적으로만 남아 있다. 아무리 때려도 되살아나서 심장을 죄어오는 좀비의 공포를 기대하던 분이라면 실망하겠지만, 빠르고 강렬한 타격을 기대한 게이머들에게는 더할나위없는 선물이다.

데드 라이징 3. 죽은 자들이 일어서는 험한 세상에 적응해버린 남자는 단순히 살아남는 것을 넘어 불쾌한 좀비들을 쓰러트리는 쾌감을 추구하기 시작한다. 총같은 무기는 고리타분하니 뭔가 색다른 무기를 찾아보자. 길거리의 표지판? Good! 대형 스피커? Better! 게이머들에게 몰려드는 좀비들은 이제 학살의 쾌감을 선사하는 타격감의 아이콘이다.

▲ 오토바이에 거대한 강철 롤러를 연결하면? 좀비 수확 시간이다!


▲ 좀비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하는 게임 스크린샷



총이나 폭탄같은 흔한 무기류들부터 낫이나 프로판 가스, 갈퀴, 삼각대, 휠체어 등 주변에 존재하는 다양한 물품들을 조합해 무기로 만들어 좀비를 물리치는 본격 좀비 학살 오픈월드 액션! 캡콤의 데드라이징 3가 TGS 2013에서 시연 버전으로 공개되었다.

게임 시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오픈 월드를 기반으로 하는 자유로운 게임 플레이와 함께 주변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아이템들을 무기나 복장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 예를 들어 길거리의 옷가게에 있는 턱시도를 바로 입을 수도 있고, 휴지통이나 안내 간판, 손전등, 라디오, 노트북 등 수많은 아이템들이 무기나 자동차의 부품이 된다.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최대 5~6 종류의 아이템을 조합할 수 있는데, 시연에서는 스피커와 깔때기 등을 조합해 광역 음파 공격을 날리거나 휠체어와 거대한 곰인형을 조합하는 등 정말 다양하고 독특한 무기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글러브에 다양한 아이템을 조합할 경우 스트리트 파이터의 승룡권과 비슷한 모션을 사용해 공격하는 등 곳곳의 패러디 요소도 흥미 요소. 시연에서는 약 400여종의 아이템들이 공개되었는데, 발매 시에는 훨씬 더 많은 아이템들이 등장해 다채로운 무기들로 재탄생하게 될 예정이라고 한다.

아래는 캡콤 밴쿠버에서 제작중인 데드라이징 3의 시연 현장에서 오고 간 질문과 답변 내용이다.


- 게임을 하다가 아이패드를 활용하는 것이 특이하다. 어떻게 활용하게 되나?

엑스트라 미션이나 부가 콘텐츠 등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게임 내에서 통화를 할 경우 연결되어 있다면 아이패드로 전달되어 확인할 수도 있다. 주로 보조적인 용도로 활용하게 된다.


▲ 한 켠에 보이는 아이패드. 부가 콘텐츠와 연결된다고...


▲ 일부 기능이 스마트 디바이스와 연동되며, 아이패드에 전화 표시가 연결되었다는 뜻이다.



- 친구와 함께 협동 플레이를 했는데, 최대 인원은 몇명인가? 그리고 어떤 장점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허락할 경우 자기가 갖고 있는 아이템을 공유할 수도 있고, 함께 게임을 하다 얻게 된 다양한 청사진(블루 프린트 - 아이템의 제작 및 조합법)을 공유할 수도 있다. 함께 탈 것에 올라타서 한명은 운전, 한명은 공격을 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할 수도 있다.


- 게임 내에 등장하는 아이템의 숫자, 그리고 기본 차량의 숫자가 궁금하다.

현재는 시연 버전이라서 약 400여종 정도만 공개되어 있지만 발매 시에는 훨씬 더 많은 아이템들이 등장해 게이머들을 즐겁게 할 것이다. 조합할 경우 숫자는 훨씬 더 늘어난다.

게임 내의 기본 차량의 숫자는 20여대 정도 되는데, 차량 역시 아이템과 조합을 하면 기능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실제 숫자는 훨씬 더 많다.


- 게임 내에 NPC로 생존자가 등장하던데 함께 게임 속에서 플레이하게 되는지 궁금하다.

생존자의 숫자는 굉장히 많다. 시나리오 상에 등장하는 생존자 NPC만 30여명 이상이 되고, 서브 퀘스트나 무작위로 등장하는 NPC까지 포함하면 50명 이상이 된다. 이들은 게임 내에서 인공지능에 따라 게이머를 돕는데, 최대 5명까지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


▲ 세일러복에 휠체어를 탄 거대한 곰인형. 미친 것 같지만 사실이에요.


▲ 게임 내에 등장하는 생존자 NPC들. 구출하거나, 내버려두거나...




- 데드 라이징 전작들과 세계관이 이어지는지 궁금하다.

세계관은 당연히 이어지고, 전작의 캐릭터들이 카메오로 나오기도 한다. 전작인 데드 라이징 2 에서 10년후가 배경이며, 3편에서 전작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좀비들의 기원이나 발생 이유 등이 밝혀지게 된다.

메인 캐릭터인 닉이 이런 세계관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이렇게 풍부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 온라인 협동 플레이는 몇명까지 가능한지 궁금하다.

현재 온라인은 2명만 가능하다. 다만 서바이벌 보드라고 해서 NPC들이 전투에 참여할 수 있다. 각자 알아서 전투를 하기도 하고, 필요하다면 게이머가 직접 간단한 지시를 내릴 수도 있다.


- 발매일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현재 개발의 진척은 어떤지 궁금하다.

현재 베타 버전이고 발매를 기다리는 과정이기 때문에 거의 완성되었다고 보면 된다. 소소하게 발생하는 버그를 고치거나 전체적인 밸런스를 조절하는 일 정도만 남아 있다.


▲ 게임의 분위기처럼 엽기적인 복장들도 다수 등장한다.


▲ 아이템을 얻었다면 일단 조합해보자.


▲ 시연자는 캡콤 밴쿠버의 존 에어하트 PD (우측)와 마이클 존스 PD (중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