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헌터에서는 싱글플레이부터 4인까지 파티를 맺어 퀘스트를 깨는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일반적인 멀티플레이에서는 파티 혹은 레이드를 통해 몬스터를 무찌르는 경우, 기여도에 따라 보상이 차등적으로 지급된다.

하지만 몬스터헌터에서는 딜을 많이 하건 적게 하건, 몬스터를 무찌르는데 더 많이 움직이건 아니건 관계 없다. 어떻게 플레이를 하던 간에 팀으로 결성된 사람들은 동일한 보상을 받는다.

한국에서 온라인 게임을 많이 한 유저들에게 이러한 보상 시스템은 다소 생소하게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몬스터헌터'가 많은 게이머들에게 인기를 받고 오랫 동안 사랑받는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몬스터헌터의 멀티액션은 어떠한 취지로 어떠한 방향으로 구상되었는지 소개하기 위해 캡콤의 '후지오카 카나메'와 '츠지모토 료조'가 KGC2013를 방문했다.

그들은 '몬스터헌터 개발경험으로 나온 멀티액션의 사고방식'이라는 주제로 몬스터헌터 타이틀에 대한 소개부터 멀티플레이를 어떠한 방식으로, 어떠한 취지로 구상하게 되었는지를 소개했다.

[▲ 왼쪽부터 '후지오카 카나메' 디렉터, '츠지모토 료조' 프로듀서]

몬스터헌터는 '거대한 몬스터를 거대한 무기를 가지고 모두 함께 물리치자'라는 컨셉에서부터 탄생한 헌팅 액션 게임이다. 개발자들은 몬스터헌터를 개발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흥분되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으며, 이와 더불어 초보자라도 상급자들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한다.

독창적이고 광대한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몬스터헌터 내에는 다채로운 몬스터가 서식하고 있다. 게임 세계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팀을 짜고 퀘스트를 받아 사냥을 거듭하면서, 플레이어들은 지식과 경험을 쌓아가며 성장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몬스터로부터 다양한 아이템을 채취할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각종 무기나 방어구를 강화해 나간다. 몬스터헌터의 매력은 최대 4명이 협력플레이를 하면서 보다 강력한 몬스터를 공략해 나가는 '상쾌함'에 있다고 츠지모토 PD는 말했다.

일본 기준 2004년 3월 11일에 첫 몬스터헌터가 출시되었으며 그로부터 많은 시리즈를 양산, 이번 9월 14일에 출시된 '몬스터헌터4'가 12번째 타이틀로 기록되었다. '몬스터헌터3 트라이'의 경우 일본 내에서만 약 18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전세계 시장 기준으로는 210만장 가량이 판매되었다고 한다.



몬스터헌터를 개발하게 된 초기 과정에 대해서는 후지오카 디렉터가 자세히 설명했다. 몬스터헌터 초창기 개발 멤버들은 대다수가 게임센터의 게임기를 만들던 이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온라인 게임을 개발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초창기 개발팀 멤버들은 유저들이 액션을 즐기면서도 원활히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으며, 이에 등장한 것이 몬스터헌터였다고 한다. 최대 4명까지 팀을 구성해 퀘스트에 도전할 수 있으며, 모든 평가 및 보상은 동등하게 부여된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초보자가 보다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내부에서 테스트 한 결과 한 시간 이상 연속으로 액션 게임을 하다보면 지치게 됨을 확인했다. 이에 하나의 퀘스트가 50분을 넘지 않도록 구현했으며, 한 단락을 클리어하고 나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게임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것, 이것이 몬스터헌터가 중점으로 둔 컨셉이라고 할 수 있다.

몬스터헌터에는 몬스터의 체력 및 데미지 수치가 표시되지 않는다. 이는 게이머들이 게임을 하면서 몬스터를 보다 더 자세히 관찰하고, 패턴을 파악하여 공략하게끔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몬스터는 체력이 줄어들면 특정 행동을 보이며 약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을 유저가 직접 관찰하고 분석함으로써 더욱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구현한 것.

그래서 몬스터마다 제각각 예비 동작을 포함시켰다. 예를 들어 몬스터가 공격하기 전에 고개를 들었다가 공격 액션을 취하는 등 특정 패턴의 움직임을 보인 이후 공격하도록 디자인했다. 이를 통해 유저들은 몬스터의 움직임을 읽고 공격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스테미너가 떨어지거나 화가 난 경우에도 서로 다른 행동을 보이며, 이러한 몬스터의 행동변화를 보면서 플레이어는 자신의 공격이 유효한지, 어느 정도의 공격을 해야 몬스터의 체력이 고갈되는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4인 파티플레이를 통해 초보자가 상급자와 함께 플레이하면서 패턴을 쉽게 익힐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게임의 접근성을 높였다고 후지오카 디렉터는 말했다.


지금까지의 몬스터헌터 시리즈에서 제공된 무기의 종류는 14가지였다. 그러나 이번 '몬스터헌터4'에서는 2종의 무기가 추가되었으며, 16개의 다양한 무기로 몬스터를 공략할 수 있다. 이러한 무기는 멀티플레이를 함에 있어 팀원들의 무기를 보고 이에 맞춰 이용할 수 있다. 가령 다른 팀원이 근거리 타입의 무기 사용자라면, 원거리 무기를 이용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퀘스트를 완수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무기는 플레이어의 취향에 따라 선택 및 이용하나, 멀티플레이로 게임을 즐길 떄는 공격 사거리나 다른 팀원들의 성향 및 패턴을 고려해야 한다. 무기마다 고유의 특징이 있으며, 각 무기별로 특징이 겹치지 않도록 했다. 그는 피리를 예로 들며, 마법이 아닌 다른 형태로 팀원들을 도와주는 형태를 고민한 결과 등장한 것이 피리였다고 말했다.

무기 설명에 이어 그는 몬스터의 제작과정을 밝혔다. 몬스터헌터 내 등장하는 몬스터들은 실제 동물들의 모습에서 모티브를 따 디자인 했으며, 골격이나 질감 등 세세한 부분에서도 리얼리티를 추구하고자 했다.

하나의 몬스터를 만드는데는 기본적으로 수 달이 소요된다. 길게 걸리는 경우는 6~8개월이 소요되기도 한다. 이렇게 오래 걸리는 이유는 플레이어들이 제대로 몬스터를 파악하고 클리어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후지오카 디렉터는 밝혔다.


몬스터가 등장하는 시기를 고려하여 몬스터의 난이도 및 특성이 결정된다. 가령 초반에 등장하는 몬스터가 너무 강하면 유저들은 게임에서 금방 손을 뗄 것이다. 즉, 몬스터를 디자인 함에 있어 게임 진행을 고려하여 제작하고 있다고 한다.

몬스터헌터에 등장하는 몬스터들의 결정 기준은 그 게임에서 확고한 즐거움을 주는지 여부이다. 몬스터마다 고유의 컨셉이 있으며, 독특한 색깔의 특성으로 유저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몬스터 디자인에 있어 중시하고 있는 점이다.

가령 '쿠르페코'의 경우 독립적으로 강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몬스터의 울음소리를 흉내내는 특기가 있어 다른 몬스터를 불러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특성에 맞게 부리가 트럼펫 모양을 띄고 있으며, 거대한 성량을 위한 부풀어 오른 목을 보유하고 있다.

'베리오로스'의 경우 미끄러운 얼음 위에서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플레이어를 공격하며, 온 몸에 가시가 돋혀 있어 미끄러지지 않고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가시(스파이크)를 파괴하면 베리오로스의 움직임을 느리게 만들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또한, 송곳니로 상대방에게 데미지를 주기 때문에, 송곳니는 피로 붉게 물들어 있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발표를 마치며 츠지모토 PD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서 몬스터를 만들었다. 가공으로 만든 몬스터이긴 하나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감정이입이 될 수 있는 그런 세계와 시스템을 구현하고 싶었다"며, "유저들에게 사실감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곳에서 살면서 몬스터를 잡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몬스터헌터 2부 강연에서 진행된 '몬스터 사운드 실제 음성 맞히기' PPT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