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벤은 매주 월요일 지난 한 주간의 온라인 게임 순위를 집계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 11월 둘째 주 인벤 온라인게임 전체 순위
(집계 기간: 2013년 11월 4일 ~ 2013년 11월 10일)



게임계는, 특히 기자들은 지금 세 가지 때문에 정신이 없습니다. 첫째는 바로 지난 주말 성황리에 치러진 블리즈컨 2013, 2년 만에 펼쳐진 블리자드 게임쇼였지요. 블리자드 역대 걸작들의 캐릭터가 총출동하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HOTS)', 최근 가장 핫한 게임 '하스스톤' 등 다양한 신작과 확장판이 게이머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단일 게임사 기준으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블리즈컨은 어제 국내 지상파 뉴스에서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는 한국 최대의 게임 축제, 지스타 2013입니다. 개막까지 이제 사흘 남았네요. 블리즈컨의 여세를 몰아 다양한 신작을 준비시킨 블리자드, '도타2'를 앞세운 넥슨, '검은사막'을 선봉으로 추격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의 개발사가 다양한 기대작을 앞세워 부산 벡스코를 수놓을 예정입니다.

네, '꿈과 희망만이 넘치는 지스타'라고 표현한다면 양심에 좀 걸리겠네요. 예년과 다르게 무거운 분위기인 것이 사실입니다. 바로 세 번째 이유,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각종 규제 법안들 때문이지요. 그렇지 않아도 온라인게임 쪽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벌어진 논란으로 인해 관계자들의 어깨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 어떤 e스포츠 경기의 명언처럼 '망했어요~'만 외치고 있을 순 없지 않겠어요. 여전히 대한민국 게임 산업은 수많은 사람의 노력 위에서 활발한 성과를 내고 있고, 그 결과물을 더욱 수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우리는 그저 한 걸음씩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이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분보다 연합을, 비난보다 격려를 통해 시련을 이겨내는 게임계가 되길 기원하며 순위 분석을 시작합니다.



◎ 1위~15위 : "단풍놀이는 다시 시작된다" vs "동양판타지, TOP 10과 '조우'하겠다!"



■ "메이플스토리 2!" 이 한 마디면 충분했다

지난 주 깜짝 발표가 있었지요. 넥슨이 10년 만에 '메이플스토리'의 후속작을 공개했습니다. 쿼터뷰 방식의 풀 3D MMORPG로, 전작과 차별화된 게임을 준비했다고 개발측은 밝혔습니다.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 포탈 검색 순위 1위를 오랜 시간 차지하면서 여전히 살아 있는 인기를 입증했습니다. 티저 사이트의 댓글을 살펴 보면 남미 지역에서 온 리플도 많은 것이 재미있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검색량은 물론이고 기존 '메이플스토리'의 접속자 수까지 급상승, 가뿐하게 11위까지 뛰어올랐습니다. 청소년층과 여성 유저들, 그리고 해외 유저들에게 특히 관심 있게 다가올 '메이플스토리'가 어떤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 끈끈한 상승세, 어느새 12위 '아스타'

함께 경주를 시작한 라이벌 '아크로드2'가 계속 주춤하는 사이 골든 크로스가 이뤄졌습니다. 토끼 이기는 것은 거북이인가요. '아스타'는 이번주에도 세 계단을 전진하면서 12위까지 달성했습니다. 아직 10위권과의 차이는 꽤나 멀지만, 지금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면 절대 미미한 성과는 아닌 듯합니다. '에오스'에 이어 '아스타'까지, NHN엔터테인먼트가 연타석 안타를 칠 수도 있겠네요.

'아스타' 유저게시판의 반응을 보면 흥미로운 것이, 오래 즐긴 유저들일수록 평이 괜찮습니다. 특히 과금 부분에서 도드라지는데요. 이런 밸런스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장기적으로 지켜볼 만한 일입니다. 19일에 갖는 첫 대형 업데이트 '조우'가 첫 시험대일 듯합니다.



◎ 15위~30위 : "우리, 지스타 특수 좀 가능할까요?"



■ '도타2'와 '모두의마블', 지스타를 향해 쏴라

'도타2'는 당연하다 싶을 정도의 약진을 매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번주는 18위. 20위권 첫 진입입니다. 상승세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가장 긍정적입니다.

이번 지스타 2013에서 넥슨이 '도타2'에 기울이는 정성은 상당합니다. 부스의 메인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이벤트에 더불어 '넥슨 인비테이셔널 슈퍼매치' 결승전을 지스타 마지막 날에 가질 예정이거든요. 전세계 최강 팀이 만나 '눈정화' 경기를 펼쳐준 슈퍼매치의 클라이막스, 이번 일요일에는 한번 눈길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최근 하락을 거듭하던 '모두의마블'은 두 계단 반등했습니다. 2013 대한민국 게임대상 네티즌 투표가 시작되면서 관심을 불러모은 것일까요. 비록 모바일 부문 후보작이긴 하지만, 각종 검색량에서 눈에 띄게 상승한 혜택을 톡톡히 입은 것 같습니다. 2013년 최고의 국산 게임은 과연 무엇이 될까요? 13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결정됩니다.



◎ 31위~50위 : 폭풍이 지나간 자리...



■ 오랜만에 신작 없는 주, 분주한 자리 재배치

기존 게임들에게는 정신 없던 한 달이었습니다. 매주 신작이 치고 올라와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곤 했지만, 모처럼 평화를 되찾으면서 크고 작은 변화만 있을 뿐이네요. 각자 자리를 찾는 데 열중하고 있습니다.

30위 언저리는 조용한 가운데 '테일즈런너'가 모처럼 두 계단 상승, 그리고 '마비노기'의 하락이 눈에 띕니다. '다크폴'은 그 바람에 순위가 올랐는데, 하드코어한 게임성에도 고정 유저층을 어느 정도 화복하면서 앞으로도 끈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프리스타일2'와 'MVP 베이스볼온라인'이 반등하면서 순위표 아웃을 거부한 것도 흥미롭습니다.

길용찬 기자 (Kavo@inven.co.kr)




* 이번주 만평 소재는 지난 주말 열린 블리즈컨 2013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올 해 지스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불안한 시작을 보였습니다. 게이머라면 누구나 알 정도로 '뜬' 중독법 문제가 얽히며 '마약 축제'라는 조소를 당한 것은 그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시장이 얼어붙자 대형 게임사가 불참 선언을 내며 그야말로 '앙꼬없는 찐빵'이 되는 듯 했지요.

출시작 라인업 역시 작년에 비해 확 줄기는 했습니다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큼직한 작품들은 꽤 된다는 사실입니다. 넥슨의 '도타2', '페리아 연대기'가 자칫 외로움에 젖을 뻔 한 지스타를 따뜻하게 지켜줬고, 다음도 '검은 사막'을 출진시켜 희망의 불꽃을 더욱 크게 키워냈습니다.

그런데 마침 천군만마가 도착했습니다. 바로 얼마 전, 블리즈컨을 통해 화려한 신고식을 마친 블리자드의 4형제가 지스타의 문을 두드린 겁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디아블로3: 영혼을 거두는 자', '하스스톤', 'WOW: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들은 각자 다양한 장르를 보유해, 보다 많은 유저 층을 지스타 현장으로 끌어들이는 일등 공신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CBT를 진행한 '하스스톤'이 상당히 좋은 평가를 얻어내며 블리자드 프랜차이즈에 대한 의구심이 약간이나마 해소된 것도 희소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날씨를 대변하듯 게임업계에도 냉바람이 쌩쌩 부나 했습니다만, 그래도 아직 타오르는 불꽃이 있다는 것은 언제나 기쁜 소식입니다. 기자이기 전에 한 사람의 게이머로써 올 해 지스타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참 다행입니다.


박태학 기자 (Karp@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