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 중국 쿤산에 위치한 쿤산 컨벤션 센터 VIP 컨퍼런스 룸에서 월드사이버게임즈 이수은 대표와의 간담회가 열렸다. 이수은 대표는 차기 시즌 개최지 선정 방식과 쿤산의 전폭적인 지원에 대해 언급하면서 경기 중 네트워크 지연 문제와 같은 이슈에 대해, 되도록 빨리 개선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다음은 월드사이버게임즈 이수은 대표와의 질의응답 내용이다.



Q. 쿤산에서 WCG 연속 3회 개최가 가능한가?

정책적으로는 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한 지역에서 세 번이나 연속으로 치러지는 것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WCG가 범세계적인 대회가 되기를 바라고, 그러기 위해선 계속 개최도시를 바꾸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차기 대회 개최지는 쿤산을 포함한 여러 곳을 물색하고 있는 상태다.


Q. 후보지는 어디인가?

다섯 곳에서 여섯 곳 정도다. 말레이시아나 대만도 있고 캐나다, 칠레 등도 개최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본격적인 개최지 선정 작업은 내년 1월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 대회를 유치해왔던 쿤산은 이런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쿤산은 조직적인 지원도 많았기 때문에 다른 도시들도 이를 의식하고 있다. 그렇기에 내년 후보지 선정은 어느 때보다도 꼼꼼히 따져 본 후에 결정할 것이다. 개최를 희망하는 도시들은 작년에도 쿤산의 모델을 보고, 현재도 확인하고 있으며 거리에 쫙 깔린 현수막 등 많은 부분을 파악하고 있다. 그들도 얼마만큼 지원해야 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지를 계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개최지 발표는 언제쯤 이루어지나?

2월 말에서 3월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에 발표하는 것은 우리도 부담이다. 도시의 선별작업에는 적어도 3개월 정도가 필요하지만, 일정이 빠듯해 그렇게까지 잡을 수는 없다. 1월과 2월 두 달 동안 개최 도시들에 대한 선별작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Q. 쿤산에서 내년에도 함께하자는 제의는 없었나?

굉장히 많은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쿤산시장과 미팅을 하고 저녁식사를 할 때 작년보다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한단 말도 들었고, VIP셉션에서도 내년에도 고려해달라는 요청이 계속 들어오는 상태다.

쿤산 시에서는 적어도 2년 정도는 계속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에서는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 이미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 더 하면 상하이 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춘다고 의미있게 생각하고 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전폭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거절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WCG를 기념하는 건물을 짓겠다고 당국에서 약속했는데 그 건물이 벌써 완공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내년 개최지 선정은 최대한 공정하게 임할 생각이다.



Q. 작년과 비교해봤을 때 관람 구조는 어떻게 개선되었나?

치안을 담당하는 공안을 비롯한 진행요원들과 이야기를 했다. 작년에는 굉장히 어수선한 분위기였는데 올해에는 쿤산시 당국과 협조해서 질서유지 부분을 강화했다. 지난주 수요일 쿤산시장과 자리에서 방송 및 광고 등을 통해서 관객이 현장에 왔을 때 관람에 대한 부분에 신경 써주시기를 강조했다. 앞으로 계속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은 우리가 도시에 이바지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Q. 쿤산측의 지원이 WCG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나?

그런 부분이 확실히 있다. 다음 해에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란 방향성을 잡기 어려웠는데 2년을 해오다보니 긴 호흡을 가지고 준비할 수 있었고, 영향을 많이 줬다. 긍정적인 것 같다.


Q. 그럼 앞으로도 2년 단위로 대회가 개최되나?

앞으로는 계속 2년씩이다. 쿤산이 한 번 더 유치하게 되면 4년 동안 한 도시에서 열리게 된다. 앞으로 2년씩 계속 개최하려면 시스템적인 보완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2년씩 개최할 예정이다.


Q. 동계 올림픽 처럼 작은 도시가 연합해서 분산 개최하는 방식은 고려하지 않는지?

아직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e스포츠 행사가 그 정도의 큰 규모가 되진 않기 때문에 한 도시에서 집중적으로 개최하는 것이 효율적인 면에서도 유리하다. 하지만 향후 행사가 더 커져서 분산 개최가 가능하게 된다면 훨씬 좋을 것이다. 그 만큼 e스포츠 행사가 확산이 됐고 대중에게 환영을 받는다는 뜻이니까 그렇게 표준화되었으면 좋겠다.


Q. 한국관광공사가 마련한 한국 소개 부스가 들어와있는데 이 부스는 어떻게 들어올 수 있었나?

우리가 직접 연계한 것이 아니라 소개를 받았다. 관광공사는 우리 회사를 잘 몰랐다. 좋은 취지로 참가하겠다고 해서 이루어졌다. 잘 된 것 같다. 지난 서울에서 WCG가 열릴 때 서울시에도 홍보 부스를 세우고 싶어했었지만, 그런 홍보 부스가 WCG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 고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에 한류 바람이 불고 있고, 젊은이들이 많이 오는 행사다 보니 타겟도 많았다. 이에 관광공사 측에서 부스를 마련하게 됐다. 우리도 이런 부스는 올해 처음 운영하지만 정말 좋은 효과를 거두는 것 같아 앞으로도 계속 고려할 생각이다.


Q. 일부 경기에서 회선 문제가 발생하면서 경기에 지장을 초래한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우리도 당황스러웠다. 특히, LOL은 인기가 적은 게임도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게임인데 첫날부터 회선문제가 발생해서 정말 곤란했다. 작년에 비해 시 당국에서 랜선 공사를 별도로 진행하는 등 단단히 대비했는데도 문제가 발생해 회선을 더 증설 해야할 문제인 것으로 본다. 시 당국과 함께 지금이라도 네트워크를 증설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어제도 밤 늦게까지 그 부분을 점검했는데 솔직히 고심이 깊다. 오늘부터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쓰겠다. 해당 문제는 임원들에게 계속 보고를 받고 있다. 나아지지 않을까란 생각이다. 한국의 팬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계속 신경을 쓸 예정이다.


Q. 온게임넷의 WCG 편성 시간이 다소 줄어들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온게임넷이 예전부터 개막식부터 전 행사를 주관했는데 작년부터 중계시간이 준 것은 사실이다. 지금의 중계 방식은 토너먼트 행사를 위주로 온라인 스트리밍을 보조하는 형태로 가고 있다. 이는 비용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즉 효율성의 문제다.

시청자들이 볼 수 없는 시간대에 중계하는 것보다는 팬이 볼 수 있는 중계를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인 면에서 유리하다. 올해부터 IEG가 참여해서 네이버 중계와 아프리카 중계가 진행되는 것도 우리와 방송사 간의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의 일환이다. 이러한 관계는 e스포츠 문화의 확산이라는 목표와 이해가 맞아 떨어졌다.

앞으로 미디어와의 공조는 계속 확대 해 나갈 생각이다. 온게임넷이 혼자서 다 커버 못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IEG가 들어오면서 트위치와의 관계도 좋아졌고, 팬들과의 소통도 수월한 면이 있다. 우리 뿐만이 아니라 e스포츠의 확산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러시아어, 스페인어 방송 외에도 다른 언어의 채널도 계속 확산될 예정이다. 다 채널, 다 언어로 전 세계인이 WCG를 즐길 수 있길 바란다.



Q. 워크래프트3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제외된다. 공식 종목 선정은 어떻게 되나?

종목 선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인기가 있는 게임으로 선정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내년에도 종목은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다. 스타2와 LOL, 크로스파이어는 유지가 될 것이고 워크래프트3가 빠지면 그 자리는 도타2등의 게임이 들어와야 하는지, 다른 인기 있는 게임을 받아들일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원칙은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인기 있는 종목들이 1순위다. 프로모션 종목은 성장 가능성이 있고 퍼블리싱 업체도 의욕적으로 e스포츠에 참여할 의지가 있는 게임이 있다면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이다,


Q. 공식 종목의 확정 시기는?

내년에 개최 도시 선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공식 종목 선정은 4월 초까지 완료할 생각이다. 파트너와 협의하는 부분은 올해의 라인업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 메이저 종목들은 그대로 가기 때문에 퍼블리셔들이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다. 기본 종목은 내년에도 그대로 갈 것이고, 바뀌는 종목은 4월쯤에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준비 과정에서 신작 게임이 출시될 수도 있기 때문에 내년 4월까지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태다.


Q. 올해 12월에 차세대 콘솔 게임기가 발매가 됐다. PC게임에 집중된 WCG가 콘솔게임이 활성화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콘솔 게임의 경우 업체들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 그쪽에서 과연 우리와 같은 게임 대회와 같이 가면서 프로모션을 할 수 있는 의지가 있는지가 관건이다. 그 부분은 조심스럽다. 스트리트파이터4와 같은 콘솔게임은 마이크로소프트나 소니 측의 의견을 타진해보면 그쪽의 바람이 큰 것 같지 않다.

그쪽은 그들이 이미 구축해놓은 글로벌 마케팅 플랫폼이 있다 보니 그쪽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가고자 하는 경향이 짙다. 우리도 무리해서 함께하자고 제안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슈퍼스트리트파이터4가 들어오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다른 게임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방향성을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콘솔은 어렵지 않을까란 생각이다.

콘솔업체들은 마케팅 수단으로 토너먼트 대회보다는 게임쇼를 훨씬 선호한다. 하지만 우리도 거둔 성과가 있기에 이를 알아준다면 콘솔 종목이 추가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Q. 일본쪽의 반응은 어떤가?

일본은 WCG 입장에선 어려운 국가다. 절대적으로 콘솔이 우세한 지역이고 온라인 게임이 약진하고는 있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봤을 때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거두는 지역이 아니다. 작년보다는 다양한 종목에 출전했지만, 우리 입장은 더욱 더 적극적으로 임해주기를 바란다. "일본이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란 입장으로 일본 측에 계속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입장에서는 "그 말이 맞다"라며 받아들이지는 않는듯 하다. 그렇다고 포기할 생각은 없고 더 얘기해야 한다. 일본에 글로벌 게임 트랜드가 정착하려면 4~5년 정도 더 걸리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Q. 반일감정으로 인해 일본선수가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지 않나?

최근 중국과 일본에 여러 가지 이슈가 있었고, 올해에도 항공식별 구역 등 민감한 이슈가 있다. 중국 언론에서는 이를 크게 다루고 있다. 선수들의 안전을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 시와 계속 협의를 했고, 덕분에 작년만큼 고민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반한 감정은 없다. 또 작은 도시다 보니까 그런 문제에 덜 민감한 편이다. 방 배정이라든가 그런 부분은 동선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전반적으로 신경 썼다. 일본 선수들의 이동에는 공항 측에 협력도 구해놓은 상태다. 큰 사고 없이 지나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