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챔피언스 스프링 12강 조별 리그의 마지막 진출팀을 가리는 경기.


Ahq Korea와 LG-IM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한 치도 양보 없는 대결의 끝은 무승부. 두 팀은 승점 1점씩을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리 예정되어 있던 경우의 수는 정말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분당 KDA'를 따지는 마지막의 마지막으로 현실화 되었습니다.


승점 4점으로 동률을 기록한 ahq korea와 나진 실드. 1차적인 기준은 승자승 원칙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분당 KDA를 따지게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대회 주최측은 나진 실드의 KDA는 0.0168, ahq Korea는 0.0163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8강 진출은 나진 실드의 몫이 되었습니다다. 단 0.0005의 차이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값은 과연 어떻게 계산된 것일까요.


대회 주최측이 두 팀이 동률로 진출팀을 가려야 할 때 사용하는 '분당 KDA'값의 공식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는 없습니다. 다만 동률이고 승자승 원칙으로도 가려지지 않을 때 분당 KDA 값을 비교한다고만 알려져있을 뿐입니다.



▲ 리그피디아에 소개된 동률시 기준도 승자승 다음 분당 KDA



하지만 발표된 값들을 기준으로 역산해보면 어떻게 이 '분당 KDA' 값이 계산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 챔피언스 대회의 '분당 KDA' 계산 방식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당 라운드에서 특정 팀이 획득한 킬, 어시스트, 데스를 모두 합한 값을 기준으로 계산한 KDA 값을 특정 팀의 모든 경기 시간을 합산한 총 경기 시간으로 나눈 값이, 최종적으로 발표된 수가 됩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한 팀이 12강 풀리그에서 쌓은 킬과 어시스트를 합한 것을 데스로 나눈 KDA 값을, 모든 경기 시간을 합산한 총 경기 시간을 '초'로 환산해 다시 나눈 다음 100을 곱하면 주최측이 발표한 값이 됩니다. (100을 곱하는 것은 아마 너무 숫자의 크기가 작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공식으로 쓰자면 이렇습니다.

((K+A)/D)/T(s))x100



실제 계산이 초로 환산되기 때문에 사실 '분당 KDA'라는 단어는 맞지 않고, '시간대비 KDA' 라거나 '초당 KDA'라고 부르는 게 좀 더 정확한 셈인데요.


이 방법으로 계산을 해보면, 나진 실드는 12강 조별 풀리그의 10번의 경기를 통해 125킬, 309어시스트, 123데스를 기록해 KDA값은 3.528455 가 됩니다. 그리고 경기 시간을 총 합산해 초로 환산하면 20943초가 됩니다. KDA를 초로 나누면 0.000168479 가 나오고 여기에 100을 곱하면 0.0168479. 대회 주최측은 이 값에서 소수점 이하 4자리까지만 발표했습니다.





ahq korea도 계산을 해볼 수 있습니다.


ahq korea는 12강 조별 풀리그 10번의 경기를 통해 137킬, 334어시스트, 147데스를 기록했습니다. KDA는 3.204081633. 전체 경기시간을 합산해보면 19603초가 나옵니다. KDA를 초로 나누면 0.000163449가 나오고 여기에 100을 곱하면 0.0163449가 됩니다. 여기서 소수점 이하 4자리까지만 보면 0.0163입니다.





0.0163 그리고 0.0168. 사실 100을 곱해서 이렇지 실제로는 0.000005 라는 백만분의 일 단위의 매우 작은 차이가 한 팀을 진출시키고 한 팀을 탈락시키는 기준이 된 셈입니다.




■ 클럽마스터즈 때도 사용된 초당 KDA



그런데 상위 라운드 진출 여부를 결정짓는 기준으로 초당 KDA가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월에 열린 클럽마스터즈 대회에서도 조별 리그 진출팀을 가리는 데 초당 KDA가 기준이 되었습니다.


당시 KT 롤스터와 제닉스 유나이티드, 나진 엠파이어가 속해있던 B조는 제닉스와 나진이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그래도 KDA 차이가 크게 난 편이라 초당 KDA로 제닉스가 진출한 것이 별로 논란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반면 A조는 정말 근소한 차이로 진출여부가 갈렸습니다. MVP와 LG-IM이 각각 승점 1점씩을 확보하며 끝난 조별 리그에서 두 팀의 분당 KDA 차이는 불과 0.003 이었습니다.




▲ 발표는 결과값에 100을 곱해서 그렇지만, 실제 초당 KDA 값의 차이는 0.00003 에 불과



당시 상황을 다시 되짚어 보면, 먼저 펼쳐진 CJ엔투스와 MVP의 경기에서는 CJ가 2:0으로 승리하며 승점 3점을 챙겼습니다. 이어 펼쳐진 MVP와 LG-IM의 경기는 1:1 무승부가 나왔습니다. 첫 세트는 MVP가 이겼지만 두 번째 세트는 LG-IM이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CJ와 LG-IM의 경기에서 첫 세트를 CJ가 가져가면서 승기를 잡아갑니다. CJ는 승점 4점을 확보한 상황. LG-IM의 입장에서는 두 번째 세트를 CJ에게 승리해야 승점 2점이 되어 4강 진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에 진다면 MVP와 승자승을 따져야 했는데 두 팀은 무승부를 기록했기 때문에 초당 KDA로 순위를 결정하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LG-IM과 MVP의 분당 KDA 상황은 이랬습니다. MVP는 모든 경기를 마친상태로 61킬 156어시 76데스를 기록했고 총 경기 시간은 7859초였습니다. KDA는 2.855로 이를 초로 나누면 0.0003633 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경기를 앞둔 이 때, LG-IM은 55킬 120어시 55데스를 기록해 KDA는 3.182, 경기 시간은 총 6302초로 KDA를 초로 나누면 0.0005049가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는 초당 KDA에서 LG-IM이 꽤 앞서나갔던 상황



하지만 CJ와 LG-IM이 펼친 마지막 경기에서 LG-IM은 패배했습니다. 마지막 경기의 결과값들이 더해지면서 LG-IM의 최종 초당 KDA 값은 0.000332623. MVP가 근소하게 초당 KDA 값이 더 높아 4강에 진출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복잡하게 소수점 아래로 0이 몇개씩 나오는 이 숫자를 꼭 써야만 진출팀을 가릴 수 있는 걸까요.




■ 가장 심플한 방법, 재경기의 존재



사실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동률인 팀이 재경기를 하면 되는 것입니다.


클럽마스터즈 당시로 치면 각각 승점 1점씩 받은 MVP와 LG-IM이 최종 진출전을 한 판 더 하면 되는 문제였습니다. 단판승으로, 필요하면 블라인드전을 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최종전에서 승리한 팀이 진출하는 방식으로 했다면 깔끔하게 모두가 승복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는 다른 이스포츠 종목의 사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일례로 스타크래프트 종목만 하더라도 동률이 나왔을 때는 승자승을 원칙으로 하지만, 그래도 결정이 나지 않을 때는 재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재경기에서도 결판이 나지 않아 재재경기, 재재재경기를 하기도 합니다.




▲ 재재재 경기도 이제 낯설지 않다. 2013 GSL 승격강등전의 결과



하지만 모든 경우에 재경기를 하기는 사정이 허락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정이나 시간 등의 이유로 동률일 경우 무조건 재경기를 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제 2의 기준으로 진출팀을 결정하는 것은 대회 주최측이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일 것입니다.


문제는 그 기준이 얼마나 납득가능하고, 명확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가입니다.




■ 우물에서 20분 서렌하면 진출?



그럴 리는 없겠지만, 가정을 해볼까요.


클럽마스터즈에서 이전까지 유리한 시간당 KDA를 유지하고 있던 LG-IM팀이 1세트 경기에 패하고 나서, 2세트 경기에 KDA관리를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패배를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극단적인 예로 20분동안 우물 안에서 대기하다가 20분이 되자마자 항복을 했다면 말입니다. 마지막 경기의 K,D,A 는 모두 0을 기록했을 것이며 경기시간은 20분. 이를 환산해 초당 KDA를 계산해보면 최종 값은 0.0004241이 됩니다.


즉 클럽마스터즈 A조 4강 진출팀은 MVP가 아니라 LG-IM이 될 수도 있었다는 것이죠.



▲ 우물에서 대기하다 20분 서렌을 치면, 초당 KDA가 더 높아진다?



5월 3일 있었던 ahq korea 에도 이런 가정을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LG-IM과의 2세트에서 20분 서렌을 치고 우물에만 있었을 때를 가정해 최종 초당 KDA를 계산해보면 0.0001759 가 나옵니다. 나진 실드의 최종 초당 KDA는 0.0001684. 8강 진출은 나진 실드가 아니라 ahq korea가 되었을 것입니다.


물론 프로간의 경기에서 '승리'가 아닌 'KDA 관리'를 목적으로 경기가 진행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만약 우물에서 20분 동안 나오지 않다가 항복을 해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다면 상당한 비난을 받을 것입니다.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우물에서 기다리다 20분 서렌을 한 팀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요.




▲ 정정당당한 방법은 아니지만, 시스템의 허점을 노린다면?



우물-패배의 극단적인 가정까지 가지 않더라도, 과연 초당 KDA를 비교하는 것이 두 팀의 우위를 결정할 수 있는 납득가능한 기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 짧은 경기 시간과 경기력의 상관관계



초당 KDA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KDA는 높아야 하고 경기 시간은 짧아야 합니다. KDA에는 비례하고 경기 시간에는 반비례하기 때문입니다.


KDA가 과연 경기력이나 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적당한 가에 대해서는 또 다른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단순히 KDA가 더 높은 팀이 올라간다고 했을 때 이해하기는 쉬운 편입니다. 위에서 예를 든 클럽마스터즈의 경우에 단순 KDA만 놓고 보면 MVP (2.86)가 LG-IM (2.79)에 비해 우세하기 때문에 MVP가 진출을 한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되고 수긍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 시간이 끼어들면서 계산은 복잡해집니다. MVP는 7859 초 동안 경기를 했습니다. LG는 8375 초 동안 했습니다. 이 두 숫자의 차이가 두 팀의 실력이나 경기력을 나타내는 수치로 적합한 것일까요?


경기 시간이 짧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이길 때 파죽지세로 상대방을 압살해 빠른 시간 안에 경기를 끝냈다. 이렇게 본다면 경기 시간이 짧으면 경기력이 좋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늘 이기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진 경기에서 경기 시간이 짧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제대로 반항하지 못하고 압살당했다는 풀이가 가능한 부분입니다.


경기 시간이 긴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방을 이기는 데 그만큼 애를 먹었다는 것 같기도 하고, 진 경기에서조차 상대방을 끝까지 괴롭히며 저항했다는 의미같기도 합니다.




▲ ahq korea와 KT롤스터 B팀의 경기. 경기시간은 다소 짧은 편이었다. ahq korea가 빨리 무너진 셈.



문제는 경기 시간이 짧을수록 초당 KDA에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어짜피 질 것 같은 경기면 ‘빨리 서렌을 치는 것이’ 진출에 더 유리한 상황이 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까지 승리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스포츠맨쉽에 부합되는 것이라면, '빨리 포기하고 KDA 관리나 하자'고 부추기는 초당 KDA 기준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 이해하기 힘든 소수점의 숫자들



초당 KDA가 명확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준인지도 의문입니다.


여타 스포츠들이 채택하고 있는 동률일 때의 규칙은 명확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승자승 진출이라는 규칙은 어떨까요. 두 팀이 동률이라면 서로간의 경기에서 누가 이겼는지만 생각해보면 진출팀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다득점 규칙이라면 어떨까요. A팀이 5득점을 했고 B팀이 4득점을 했으면 A팀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이해하기 쉽고 명확합니다. 골득실도 마찬가지입니다. 5점을 얻고 2점을 잃은 팀과 8점을 얻고 6점을 잃은 팀이라면 간단히 빼기를 해보면 어느 팀이 골득실에서 앞서는지 알 수 있습니다.


홈 어웨이 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규칙으로도 진출팀을 가리지 못할 때 상대 지역에서 더 잘한 팀이 올라간다는 것은 이해하기 쉽습니다. 재경기도 그렇습니다. 동률일 때는 한 번 더 경기를 해서 이기는 팀이 올라갑니다. 승부차기는 어떨까요. 승부를 가리지 못할 때는 5번씩 공을 차서 더 많이 넣는 팀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쉽게 이해가 됩니다. 결과도 명확합니다. 씨름에서 승부가 나지 않을 때 사용하는 계체량은 어떨까요. 무승부라면 몸무게가 덜 나가는 사람이 승리. 쉽습니다.




▲ 경기 결과 표만 봐도 동률팀의 진출/탈락 여부가 어느 정도 파악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초당 KDA의 값 비교는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굉장히 어려운 기준입니다.


경기 시간을 모두 합산했다가 KDA를 시간으로 나누는데 그 값이 소수점 4자리 5자리까지 내려갑니다. 숫자가 너무 작으니까 100을 곱해서 보여주긴 하는데 일반인들이 머리 속으로 쉽게 그려볼 수 없고 계산을 따로 해도 알 수 있을까 말까 합니다. 일반적으로 안내가 되지도 않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결과 발표가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이는 경기를 하는 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출 여부를 가리는 경우의 수가 게임을 하는 도중 초단위로 실시간으로 변화합니다. KDA와 경기를 마치는 시간까지 계산하면서 게임을 진행하라는 것은, 패배는 상상도 하지 않고 경기에 임할, 그리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프로팀들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일 것입니다.


게다가 경기가 끝난 다음에도 주최측이 계산해서 발표하기 전까지는 자기 팀의 초당 KDA를 바로 알거나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은, 주최측의 발표 결과에 희비가 엇갈리면서도 당혹스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초당 KDA가 아닌 좀 더 명확한 기준은 없는 걸까요.




■ 두 팀의 매치만 본다면?



두 팀의 재경기가 불가능하다면 두 팀의 지난 대결에서 어느 팀이 더 우세했는지 따져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를테면 클럽 마스터즈에서 MVP와 LG-IM 간의 두 경기만 놓고 보는 것입니다. 첫 경기에서 MVP는 LG-IM을 이기는데 43분 10초가 걸렸습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LG-IM이 이겼는데 33분 59초만에 넥서스를 파괴했습니다. 상대방에게 좀 더 오래 저항하고, 이길 때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한 팀. 경기 시간을 통해 그런 의미를 찾아낸다면 최종 승자는 LG-IM이 될 것입니다.




▲ 클럽마스터즈 두 팀의 맞대결 결과



혹은 두 팀 간의 경기에서 누가 더 압도적이었냐를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KDA를 비교해보면 MVP는 승리한 경기에서 5.29의 KDA 값을 기록했는데 LG-IM은 7.36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기준으로 봐도 LG-IM이 서로 간의 경기에서 우세한 경기력을 보여주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챔피언스 스프링의 나진 실드와 ahq korea도 이런 관점에서 다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초점을 두 팀간의 경기에만 맞추는 것입니다. 1대 1을 기록하고 있는 두 팀의 경기에서, 나진 실드는 승리할 때 31분 38초가 걸렸고, ahq korea는 28분 33초만에 나진 실드를 꺾었습니다. KDA는 나진 실드가 승리할 때는 10.5, 반대로 ahq korea가 승리할 때는 49.0 이라는 수치가 기록되었습니다. 두 팀간의 경기에서는 ahq가 확실히 상대를 좀 더 압도한 모습입니다.




▲ 챔피언스 스프링 B조 나진 실드와 ahq korea간의 맞대결 결과



물론 이것이 정답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명확하게 수긍할 수 있는 다른 기준을 찾아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또 하나 주의 깊에 봐야 할 부분은, 주최측이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동일한 경기 결과에 대해서 전혀 다른 팀이 상위 라운드로 진출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동률 시 진출팀의 기준을 무엇으로 삼느냐에 따라 굉장히 간절하게 상위 라운드 진출을 꿈꾸고 준비해왔던 팀과 선수들의 운명이 달라지는 결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 공감할 수 있는 규정을 함께 생각해볼 때



규정은 규정입니다. 챔피언스 스프링 대회에서는 동률이고 승자승으로도 진출팀이 가려지지 않으면 초당 KDA가 높은 팀이 올라갑니다. 그 결과 초당 KDA 0.000005 의 차이로 나진 실드가 8강에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는 승복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두 팀 중 어느 팀이 8강에 진출해도 이상하지 않은 일입니다. 두 팀 모두 최선의 경기를 보여주었고 8강에 진출함에 있어 전혀 손색이 없는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다만 두 팀의 우열을 가리기가 너무 어려웠고, 마련된 규정으로 진출팀을 가림에 있어 그 차이가 백만 분의 일 단위로 굉장히 작은 수치였던 것 뿐입니다.


초당 KDA라는 기준도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만약에 ahq korea가 10번의 조별 리그 경기에서 각 경기마다 1분 씩만 경기 시간을 단축했다면, ahq korea의 최종 초당 KDA는 나진 실드보다 앞섰을 것입니다.


지금에 와서 당장 규정을 바꿀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이런 문제가 지난 2월 클럽마스터즈에서부터 지적되었다는 점은 우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마냥 이대로 가는 것은 답이 아니지 않을까요.


불명확하고 이해하기 힘든 초당 KDA라는 기준이 앞으로도 계속 사용되어야 할지, 그리고 '마이크로'에 해당하는 백만분의 일 단위의 작은 숫자로 진출이냐 탈락이냐의 운명을 결정해야 하는지, 다른 대안은 없을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 IEM은 동률일 때 무조건 경기 시간을 다 더하는 것이 아니라, 패배한 경기의 경기시간은 더하고, 승리한 경기의 경기시간은 빼서 그 값을 비교합니다. 패배할 때 더 오랫동안 버티고 승리할 때는 더 빨리 상대를 압도할수록 유리한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