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게임의 국내 서비스는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 비싼 돈을 들여 가져온 해외 MMORPG들의 국내 성적은 그리 좋았다고는 할 수 없다. 게임성이 문제인 경우도 있었고, 국내 유저의 취향과 맞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다. 국내 서비스사가 운영을 잘 하지 못해 저물어간 게임도 많았다.


그러나 이런 실패들은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다. 안정적인 운영과 서비스로, 또는 합작의 형태로 올 해는 더 많은 해외 게임들이 우리나라를 찾을 예정이다. 특히 같은 동양권 문화를 가진, 그리고 국내 게이머와 성향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발 게임들의 국내 진출이 눈에 띈다.


이미 완미세계를 성공적으로 국내에 서비스했던 CJ인터넷이 새로운 중국산 MMORPG를 선보일 예정이다. 독특한 캐릭터에 다양한 탈 것이 등장하는 '심선 온라인'이 그 것.


6월 4일부터 시작하는 1차 클로즈베타를 앞두고 찾은 CJ인터넷에서 심선의 퍼블리싱을 총괄하고 있는 팽민영 과장은 '중국게임이라는 선입견을 버려도 될 것'이라며 게임성과 현지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퍼블리싱 사업부 팽민영 과장 ]



= 중국의 수 많은 게임 중에 심선을 선택한 이유를 꼽자면.


물론 가장 우선이 되는 것은 한국에서의 성공가능성이다. 심선은 굳이 분류하자면 WOW류의 게임인데, 거기에 더해 다양한 편의성과 독특한 시스템이 탄탄하게 갖춰져있었다. 중국에서 동접 50만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흥행작이다. 완미세계를 가져와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보니 CJ가 서비스 하게 되었다.



= 중국 서비스 현황은 어떤가.


작년 8월에 오픈베타를 했으니 오픈베타 기준으로 보면 1년 정도 되어간다. 중국에서는 '동양의 WOW'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대만은 우리나라보다 두 달 먼저 서비스를 했는데 동접 4만을 넘어가는 등 꽤 잘 되고 있다.



= 원작이 조롱박 형제라는 애니메이션이라고 들었다.


조금 잘못 알려진 내용이 있는데, 특별한 원작이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전래동화의 모티브들이 많이 녹아 들어갔다고 보는 게 맞다. 조롱박 형제는 조롱박을 열었더니 각기 개성있는 9명의 형제가 나타났다는 모티브만 가져온 것이다.



= 중국의 전래동화 모티브라면 중국 게이머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소재가 되겠지만 우리나라 게이머들에게는 생소할텐데.


현지화하면서 그런 내용들을 최대한 한국 실정에 맞게 수정했다. 단순히 한글화 작업을 한 것이 아니라 심선이 가지고 있는 해학과 재미요소들을 한국 실정과 문화에 맞게 변화시키는 작업을 했고, 그에 따라 한국의 전래동화들로 대체된 것도 많다.

중국어 번역 전문가와 MMORPG 전문가로 구성된 한글화팀이 다양한 아이디어로 단어를 재창조하기도 했다. '큰두꺼비'라고 되어있는 이름을 '왕꺼비'로 번역한 것이 예가 될 것이다. 게임 자체가 가지고 있는 해학적인 요소들을 현지 언어로 어떻게 살릴 것인지 많은 고민이 녹아있다.

물론 굳이 바꾸지 않아도 우리에게 익숙한 한자성어 같은 것들은 그대로 사용한 것도 있다.

현지 개발사도 이런 부분에 대해 매우 협조적이었다. 어떤 경우는 단어 하나 하나 번역하는 것을 일일이 감수받고 하는 경우도 있을텐데,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중국 게임이지만 한국적인 정서를 이질감 없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게임이 된 것 같다.



[ 클로즈 베타를 앞두고 내부 테스트가 한창이다 ]



= 신선이 되기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통의 판타지 게임은 세상을 구하기 위한 영웅이 된다거나 하는 식인데 반해 신선이라고 하니 잘 와닿지 않는데.


레벨을 올려서 신선이 된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 신선이 되는 과정이 퀘스트나 시스템에 녹아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일반적인 MMORPG 라고 생각하면 되고, 소재가 득도를 해나간다는 과정이라서 요괴가 몬스터로 나오고 잡귀를 물리쳐야 하는 식으로 소재로 사용된다고 보면 된다.



= 캐릭터가 굉장히 코믹하다.


기존 MMORPG에서 쭉쭉빵빵하고 잘생긴 캐릭터가 일반적인 것과는 차별화되어있다. 심선에서는 우리의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소년, 소녀 부터 할아버지 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캐릭터가 굉장히 정겹고 친근하다.

특히 희노애락 시스템이 캐릭터의 생동감을 더해준다. 희노애락을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이 있는데, 이에 따라 캐릭터의 감정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20 종류의 캐릭터가 있다. 우선은 10 종류만 선보이고 오픈베타 때 나머지 10 종류를 선보일 것이다.

(기뻐하거나 슬퍼하는 모션들은 다른 게임에서도 소셜액션으로 표현되지 않나)

심선은 다른 게임과 달리 정해진 동작을 제자리에서 서서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감정상태에 따라 모든 움직임이 다르게 표현된다. 이동할 때나 사냥할 때의 모션이 감정상태에 따라 다르게 애니메이션처럼 나온다.





= 직업은 어떤 것들이 나오나. 이름이 조금 생소하던데.


크게 역사, 협객, 주술사, 법사의 4 종류다. 4 종류의 직업앞에 '금강역사'하는 식으로 이름이 붙어서 전체 8 가지의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파티플레이에서의 역할로 구분하면 역사는 탱커 개념이고 주술사가 힐러 개념, 법사는 원거리 공격을 하는 식으로 보면 된다. 직업 명칭에 대해서 고민도 많이 했지만, 기존 MMORPG의 직업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 고레벨 컨텐츠로 무엇이 있나. 만레벨이 있고 레이드도 있는지.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WOW에 있는 건 다 있고 보면 된다. 지금 중국에서는 70레벨까지 풀렸는데, 오픈베타 때는 60레벨이 만레벨이 된다. 레이드도 물론 있다.

주로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레벨업을 하게 된다. 레벨대에 맞는 인스턴스 던전도 준비되어 있다. 기존 게임에서는 인스턴스 던전에 가기 위해 파티원을 모으는 데 많은 시간을 써야했다.

심선의 인스턴스 던전은 혼자 들어가면 자동으로 용병 NPC가 생성되어 함께 사냥을 하게 된다. 인던의 난이도를 상중하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고난이도의 던전을 혼자 깰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의 솔로 플레이도 가능하게 시스템에서 지원한다는 것이다.



= 펫의 종류도 다양하더라.


일부 몬스터를 길들여 애완용으로 데리고 다닐 수 있다. 해상마을 같은 경우는 메기나 잉어에 타고 상어와 싸우기도 하는 등 펫의 종류는 무척 다양하다. 탑승용 펫과 애완용 펫을 합쳐 전체 200여 종 이상이 준비되어 있다.

탑승용 펫에는 최고 5명까지 탑승이 가능하다. 탑승용 펫도 그냥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 타고 다니는 개념이 아니라 펫이 특별한 액티브, 패시브 스킬을 가지고 있어서 펫에 탑승한 상태에서 전투도 한다. 물론 빠른 이동에 특화된 펫도 있다.

앞으로 최대 20명까지 탑승 가능한 펫이 개발중에 있다.





= WOW에 있는 건 다 있다고 했지만, 더 많은 것이 있는 느낌이다.


심선에는 그 외에도 낚시, 채집 같은 보조활동 뿐 아니라, 숨은그림찾기, 스도쿠, 사슴잡기대회, 벌통따오기 같은 캐주얼 느낌의 미니게임들도 들어가있다. 보통 NPC에게 퀘스트를 받곤 하는데 특별히 퀴즈를 내는 NPC도 있다. 현재 들어가 있는 퀴즈가 4천 문제 정도 되는데, NPC가 내는 퀴즈를 풀면 경험치를 얻게 된다.



= NPC가 내는 퀴즈라면 어떤 내용인가.


중국에서는 '제 17대 인민회의의 수장은?' 같은 질문이 나온다. 그런 걸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어서 중국 버전의 퀴즈 문제는 모두 배제하고 문제은행을 새로 구매해서 국내 성격에 맞는 것들로 준비했다. 정치, 경제, 상식 등 다양한 분야의 문제들이 준비되어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가끔 여가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 판타지 세계에서 현실에 대한 문제를 낸다거나 미니게임을 아예 포함시킨다거나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시도인데, 최근 중국 게임들은 그런 부분에서 별로 거부감이 없나보다.


중국은 워낙 다양한 인종이 여러 지역에 퍼져있고 각기 나름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보니, 그런 부분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다양한 컨텐츠를 활용하는 것 같다.



= 필드 PK가 가능한 걸로 알고 있다.


20레벨 이후에 가능하다. 아이템이 드랍되는 것은 아니다. 범죄치가 높아지면 마을에 들어갈 수 없고 포졸로 등록된 유저들의 공격을 받게 된다. 포졸들이 진법, 괘를 사용해서 가두는 시스템이 있다.

차후에 RVR 개념이 들어갈 예정인데, 현재는 진영을 선택하는 것까지만 구현되어 있다. 진영간의 차이는 없고 단지 다른 진영의 유저들과는 만나지 못하는 설정이다. 차후 구현될 RVR 서버에서 두 진영이 서로 만나게 된다.



[ 현재는 장터서버로 활용되는 RVR서버. 게임하다가 바로 이동할 수 있다 ]



= 특이하게 게임 영상 편집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바로 게임화면을 동영상으로 기록할 수 있다. 이렇게 기록된 영상을 게임 내 편집기로 불러와서 자막을 넣는 등 편집을 할 수 있다. 저장된 영상을 보기 위해서 게임 클라이언트가 있어야 한다는 제약이 있는데 차후 이 부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 게임플레이를 영상으로 저장할 수 있다 ]



[ 녹화된 영상 파일을 불러와 자막을 넣는 등 편집도 가능 ]



= 이번 1차 클로즈베타에서는 어떤 부분이 공개되나.


굉장히 가이드가 친절한 게임이다. 초보존에서 기초적인 조작법을 익히고 서상촌으로 이동해 스킬을 배우는 법, 펫을 얻는 법, 사냥을 하는 법들을 배우면 10레벨 정도 된다. 그 후 다른 마을로 가서 20~30레벨 정도까지 플레이하게 된다. 이번 클로즈베타는 4일 동안 진행하는데 그 정도의 플레이 시간이면 30레벨 정도를 찍을 수 있을 것이다.



= 본격적인 국내 서비스를 앞둔 소감을 말한다면.


완성도 낮은 다른 중국 게임들과 같겠거니 하고 선입관을 가질까봐 걱정이다. 심선은 굉장히 완성도가 있고 재미가 있는 게임인데 그런 부분이 알려지려면 일단 누구나 해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클로즈베타 인원도 굉장히 많이 뽑았다.

번역을 포함한 현지화의 완성도를 더 높이려다보니 인지도가 낮은 편인데, 프론티어 테스트, 프리 오픈 테스트 등을 거치면서 자주 많이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제공할 생각이다. 빠르면 6월 말 정도에 오픈베타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클로즈베타에 참여하지 못한 유저분들에게도 6월 중순에 다시 테스트 기회가 있으니 꼭 한 번 해보시고 평가를 해보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