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는 abuse.
남용, 악용, 오용 등의 뜻을 가지고 있는 이 단어는,
게임에서는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하여 이득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보통 어뷰징은 보통 FPS 게임이나 대전 게임에서 많이 발생하는
한쪽이 다른쪽에게 일부러 져주는 것을 말할 때 많이 이용되고
이런 게임들에서는 상대와의 전적이나 승리가 가장 중요한 컨텐츠 중 하나이기에
어뷰징으로 여러가지 이득을 취할 경우 게임사의 제재나 유저들의 지탄을 받게 된다.



▷ 아이온에서의 어뷰징


아이온은 대전 게임은 아니지만 상대 종족과의 전투로 AP(어비스 포인트)를 습득하고
이 AP로 각종 PvP 장비와 소모품을 구입할 수 있으며
상대 종족을 쓰러트리는 퀘스트를 진행하여 희귀 아이템인 신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아이온에서 발생하고 있는 대표적인 어뷰징 위에 설명한 두가지가 주된 목적으로
상대 종족과 한번씩 죽고 죽이는 방법으로 AP(어비스 포인트) 어뷰징과
장교급 이상의 캐릭터가 죽어주고 신석 퀘스트를 깨주는 신석 퀘 어뷰징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와 같은 어뷰징 행위들은 정상적으로 게임을 진행하고 있는 다른 유저들의 의욕을 떨어트리기 때문에
어뷰징으로 적발될 경우 경고와 함께 어뷰징으로 획득한 관련 아이템들을 모두 회수하고 있다.

☞ [02.05. 공지] 어포 어뷰징 제재 시작, 관련 조치 안내
☞ [02.10. 관련기사] 신석어뷰징. AP를 키나와 맞바꾸는 사람들...


이렇게 아이온에서는 어뷰징 행위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제재를 하고 있지만
어뷰징을 하는 유저들이 줄어드는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아니, 줄어들기 보다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 테스트 서버에서도 어뷰징 광고를 목격 할 수 있다. ]





▷ 투명하지 못한 어뷰징 처리 과정


PvP나 사냥을 하다가 어뷰징 현장을 발견한 유저들은 1:1 문의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어뷰징을 신고하게 되고 그에 따른 답변으로는 확인 후 조치라는 매우 일반화된 답변을 받게 된다.


어뷰징 특성상 사실 조사에 시간이 걸리기에 즉시 제재 여부를 알려주지 못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해보이기도 하지만 문제는 이런 답변 이후에도
어뷰징 유저가 제재를 당한 것인지 확인할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어뷰징으로 제재를 당한 유저가 그 내용을 자랑스럽게 광고를 할 이유는 없기에
공식 홈페이지의 캐릭터 현황 등을 보고 장비가 회수 됐는지 혹은 어비스 포인트가 0이 됐는지
유저가 확인을 하는 수 밖에 없고 지속적으로 관심있게 지켜보지 않는 이상 사실 확인은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저가 신고한 어뷰저는 물론
개발사에서 어뷰징에 대해 자체적으로 조사를 하고 제재를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의심할 수밖에 없다.



[ 1:1 문의로 신석 어뷰징 신고 후 받은 답변 ]




지난 16일 인벤을 통해서 19레벨에 1성 장교를 달성한 캐릭터에 대한 기사가 올라갔었고
해당 캐릭터는 18일 오후 무렵에 어비스 포인트 회수와 함께 이용정지라는 제재를 받았다.

☞ [06.16] 19렙에 1성 장교?!
☞ [06.19] 19레벨 1성장교 대중 사건의 진실


조치가 취해지기 전, 만 하루가 넘도록 해당 캐릭터와 관련하여 많은 논란이 있었고
그로 인해 인벤의 게시판을 통해서 여러가지 추측들과 실험 글이 작성 되어 한바탕 몸살을 앓기도 했었다.


18일 캐릭터의 제재와 어뷰징 방법의 수정으로 해당 사건은 일단락 되었지만
제재는 물론 수정 사항에 대해서도 한 줄의 공지도 올라오지 않아
캐릭터가 제재당한 이유와 비슷한 방법으로 이득을 취한 유저는 없는지,
그리고 이들에 대한 추가 조사와 제재 여부 등은 확인할 수 없었다.




▷ 안 걸리면 장땡? 불투명한 어뷰징 제제가 가져온 혼란


오랫동안 어뷰징의 기준과 처리 과정이 모호하게 지속되다 보니 유저들 사이에서는
어비스 계급이 높거나 AP관련 장비가 많은 소위 지존급 유저들에 대한 불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PvP보다는 몬스터 사냥으로 어비스 포인트를 올린 유저들은 일단 어뷰져로 의심하게 되고
정상적인 플레이로 밤을 새워가며 열심히 어비스 포인트를 올렸더니 어느 사이에 어뷰져로 낙인찍혀
자신은 결백하다는 것을 변호해야하는 웃지 못할 사태도 발생하게된 것이다.



[ 정당하게 게임을한 유저까지 의심을 받고 있는 현실. ]




또한 조용히 어뷰져들의 제재가 이루어지다보니 어뷰징임에 분명한 유저가 아무일 없다는 듯이
다시 사냥을 하고 어비스 포인트를 올리는 것을 보면서 어뷰징에 대한 마음이 전혀 없었던 유저라도
편하게 AP를 올릴 수 있다는 유혹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지속적으로 어뷰징 제재 조치 외에도
게임 상이나 홈페이지를 통해서 어뷰징의 나쁜 점과 관련 아이템 회수 등을 공지하고 있지만
이런 내용들은 어뷰징이 나쁜 것이라는 사실을 잘 몰랐던 몇몇 유저에게는 효과적일지는 몰라도
이미 알고 있는 유저들에게는 담배 겉 포장에 인쇄 되어 있는 흡연 경고 문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되지 못한다.


건강에 나쁘다는 것은 알지만 담배를 핀다고 지금 당장 폐암에 걸리거나 몸이 나빠지는 것도 아닌데
이런 문구들이 얼마나 애연가 혹은 예비 흡연가들에게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이고
이 현상은 어뷰징에서도 동일하다.


속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겉으로는 들어나지 않는 제재들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고
이런 상황에서는 제 아무리 성인군자라 하여도 어뷰징을 거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 누구나 알고 있는 담배의 유해성, 그래도 흡연자는 많다. ]




▷ 어뷰징 근절의지를 보여줘야할 때


NC에서는 지난 몇일부터 오토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지속적으로 오토 사용자를 선별하여
계정이용 정지라는 제재를 하고 제재 규모와 명단을 공식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다.

☞ [06.10 공지] 4만7264개 오토(BOT) 계정 영구 정지 안내






아직 되돌아 오는 오토들의 해결과 근본적인 오토 대책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와 같은 오토 근절을 위한 노력들은 오토를 돌리면 제재를 당한다는 인식은
확실하게 심어주고 있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렇게 오토 사용자에 대해서는 오픈 초부터 일관된 자세로 강력하게 제재를 하고 있지만
아이온의 최종 컨텐츠라 불리우고 있는 어비스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해결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 AP 어뷰징은 계급별 수치 조절이라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지만
신석 퀘스트 어뷰징은 반년이 가깝게 이야기 되었지만 달라진 점은 없다. ]




1.2 업데이트 이후 이렇다할 업데이트 없이 정체되 있는 게임내의 상황상
많은 유저들이 PvP와 최상급 아이템을 구할 수 있는 어비스를 찾고 있지만
어뷰징에 대한 미온적인 대처가 계속된다면 유저들에게 실망감만을 안겨줄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뷰징에 대한 조사와 제재가 이루어지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겉으로 들어나지 않는 은밀한 조치로는 유저들에게 믿음을 주기란 어려운 일이다.


일관화된 제재 기준과 투명한 처리 과정
그리고 확실한 어뷰징 근절의지를 보여주는 것
계속되는 어뷰징을 막기 위해서 이런 것들부터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Inven Handi - 박경민 기자
(Handi@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