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으로 유명한 유신 씨를 만났다. 그가 스튜디오 겸으로 사용하고 있는 부천에 있는 한 복층식 원룸에서였다.


그를 한 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장난전화를 하는 것이 아닌 장난전화에 당하는 내용을 방송한다는 발상이 재미있어보기 때문이다. 생각은 있었지만 인연이 닿지 않는 사이, 유신은 개그 방송도 하고 스포츠 중계도 하고 게임도 방송하면서 인터넷 방송국 아프리카 BJ 순위 상위권 랭크를 이어갔다.


그러나 작년 한 해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촛불집회 방송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지만, 다른 BJ들의 노출 등을 문제 삼는 UCC 클린 캠페인을 펼치며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안티로 불리는 팬들도 생겨났다. 아프리카 이용이 중지되기도하고 베스트BJ 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이렇게 재미있는 ‘개그방송’의 아이콘이었던 유신은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독선에 빠진 독설가’의 아이콘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


궁금했다.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이 그의 본 모습일까. 그에게 덧붙여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이 넘도록 인터넷 방송을 이어가는 원인은 무엇일까. 하루 24시간 세상을 향해 자신을 내보내는 힘은 어디에서 생기는 걸까.



[ ▲ 사자TV 대표 유신 ]



- 인터넷 방송을 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11년 정도 되었어요. PC통신 천리안 시절부터 시작해서 처음에는 온라이브나 세이캐스트에서 음악방송을 많이 했죠.”


- 그 때도 지금처럼 개그 스타일의 방송이었나요.

“음악방송이라는 게 사실 딱딱하거든요. 멘트하고 노래 틀고 사연 읽어주고 그러는 건데, 지루하지 않게 중간에 성대모사 같은 걸 했어요. 특별히 따로 연습한 것도 아닌데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얼굴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소리로만 전달되는 라디오 방송이다 보니 입담도 많이 늘었어요. 지금도 그래요. 내가 개그맨은 아니지만 어떤 콘텐츠를 방송하든 웃음을 줬으면 좋겠다. 약간 저속해보이고 떨어져 보이더라도.”


- 언제부터 인터넷 방송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셨나요.

“고향에서 스타크래프트 연승전 방송을 할 때였어요. 알려뷰이윤열이윤열은수달쪽쪽 이런 거 할 때 쉬지 않고 풀로 12시간을 방송했거든요. 그렇게 하니까 가족들이 걱정을 하더라고요. 제가 자는 줄 알고 어머니가 동네 아주머니랑 이야기하시는 걸 들었는데, '저러다 뭐하겠냐' 하고 걱정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독립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해서 서울로 올라왔어요. 그 때는 이스포트 관계자분이 캐스터로 활동하라는 제안도 주셨고, UCC 사업을 지분을 나눠서 같이 하자는 제안도 있었어요. 그런데 BJ들과 함께 수익을 배분하는 모델의 노는대학으로 갔죠. 서울로 오게 된 건 그래서 어머니 때문이에요. 2~3개월에 한 번 씩은 찾아뵙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네요.”


- 방송 일정 때문에 그런가봐요.

“그게 아니고 비용문제가 있어서요. 저는 방송하면서 생기는 수익을 방송에 재투자를 하거든요. 아직 풍족하지 않으니까 그 비용을 방송에 투자하면 이렇게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어떤 BJ는 방송으로 수익이 생기면 명품가방을 산다는데 저는 방송에 쓰게 되네요. (웃음)”



[ ▲ 컴퓨터, 4대 노트북 2대, 모니터 6대에 디지털 캠코더 등등 ]



- 전화 개그쇼는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 건가요.

“노는대학에서 스타크래프트 방송을 하다가 뭔가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어요. 전혀 다른 개그 쪽으로 갔죠. 아는 동생들은 ‘형 그러다가 고향 내려가야된다’고 말리기도 했는데 2주 만에 대박이 났어요. 이렇게 오래 하게 될 지 그 때는 몰랐죠.”


- 장난전화를 받고 일일이 응대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이거든요.

“처음에는 세상에 이런 인종이 있나 싶을 때도 있었는데, 차츰 이해하게 됐어요. 그만큼 놀 거리, 참여할 거리가 없었던 거죠. 옛날에는 공중파에서도 게임쇼 같은 게 있어서 전화하면 전화기 버튼 눌러서 게임하고 그런 게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엔 그냥 다 보는 거예요. 스타킹처럼 시청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심사도 거치고 예선도 통과하는 제한이 있어요. 인터넷 방송도 마찬가지로 시청자가 참여해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 그나마 스타크래프트 방송은 연승전 같은 방송이 있지만요.”


- 전화개그쇼 하면서 힘들 때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전화 와서 ‘야 이 바보야’ 그러면 ‘반사’ 하고 ‘꺼져’ 하고 그러거든요. 그런 데서 웃음의 코드를 잡아나갔어요. 처음에 보면 전화를 막 끊어버리고 해서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는데 조금만 보면 웃음의 코드라는 걸 알 수 있거든요. 힘든 건 방송보다는 외적인 부분이죠. 유신쇼라는 작은 공간을 이끌어가기 위한 숨은 노력. 낮에 하는 관리라던가 그런 게 스트레스가 될 때가 있어요. 그래도 밤 10시만 되면 방송을 기다려주는 애청자 분들 때문에 아파도 빠질 수 없죠. 이런 성실함은 안티 분들도 인정해주실 거예요.”


- 그런데 개그는 따로 연습하시는 건가요.

“100% 애드립이에요. 뭐가 준비해야겠다, 성대모사 연습 그런 게 없어요. 이스포츠 캐스터도 했지만 없어요. 백지상태에서 해요.. 컨티션이 좋을 때는 채팅창에 ‘ㅋㅋㅋ’ 만 계속 올라가요. 그럴 때는 방송이 잘 된 거죠. 물론 애드립 아니면 안 되는 건 아니고 대본이 있으면 대본을 따라가요. 케이블에서 방송할 때 처음에는 작가 분이 대본을 다 써주셨어요. 그런데 중간에 애드립을 하니까 아예 작가님이 대본에다 ‘애드립, 애드립’ 이렇게 적어주시더라고요.”



[ ▲ 전화개그쇼는 매뉴얼에 실리기도 ]



- 케이블 방송에서 코너를 하기 전부터 게임 방송을 많이 하셨죠.

“예전에 신의 손 스타리그라고 한 적이 있어요. 그 때는 다들 온게임넷을 따라하더라고요. 잔잔한 목소리로 해설하고 GG를 크게 외치고. 다르게 해석을 해봤어요. 스타크래프트는 오래된 게임이라 지금 드랍쉽 가야되고 정찰해야 되는 걸 다 아는데 굳이 아마추어 대회에서 온게임넷처럼 할 필요가 있을까. 재미있게 해보자. 잘 모르는 사람, 여성분들도 라디오처럼 들을 수 있게 오락적인 요소를 넣어보자고 했죠. 반응이 좋았어요.”


- ‘게임 방송은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게 있으신가요.

“고수들의 화면, 대회 화면 이런 걸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요. 그걸 깬 것이 소닉의 스타 엽기 강좌에요. 게임을 하면 이겨야 하고 누군가와 대전을 해야 하고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줘야 하고, 그런데 걔는 맨날 져. 웃긴 전략, 기발한 전략을 보여주니까 호응이 있었거든요. 온라인의 젊은 취향에 맞는 다양성이 게임 방송에도 있어야 한다고 봐요.


- 스타크래프트2에도 관심이 있으시겠네요.

“스타2는 나오자마자 기획을 해서 해야죠. 유신이 하면 어떤 게임이든 재미있다는 인식이 있으니까 관심을 어느 정도는 모을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스타2도 철저하게 웃음의 코드에 맞춰서 대중들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갈 생각입니다. 소닉의 엽기 강좌를 뛰어넘는 들이대는 방송으로.”



[ ▲ 리그K 라는 스타크래프트 연승전 방송도 콘텐츠 중 하나 ]



- 클린캠페인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10만(?) 안티가 생겨버렸죠. 사실 겪지 않아도 되는 일인데 스스로의 소신 때문에 진흙탕 싸움을 한 게 있어요. 그것만 안 했으면 지금쯤 더 잘 나가지 않았을까 싶어요. (웃음)”


- 여러 가지 사건들도 많이 겪으셨다고요.

“당할 건 다 당해봤어요. 세무서에 허위신고도 당해보고 연합뉴스를 비롯한 온갖 언론사에 제보도 당해봤고요. 시청자들의 기금을 받아 착복했다. 비리가 있다. 그렇게요. 아프리카에서 아이디가 정지되기도 하고 베스트BJ 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어요.”


- 안티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우울증도 겪고 그랬죠. 지금은 수많은 시련을 겪으면서 독설가가 되었지만요. 안티도 팬이라는 말이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유신의 팬이지만 일부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수는 있는데, 유신의 모든 것이 싫다는 건 팬이 아니지요. 안티가 그냥 안티에서 머무르지 않고 악플러가 되서 무조건 욕설하고 비방하는 쪽으로 변해갑니다. 해킹을 한다거나 방송을 하지 못하게 방해한다거나 모든 일에 비난을 한다거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은 환영이지만 무조건 유신이 하는 건 반대 하는 건 문제라고 봐요.”


-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다양한 비판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해명이나 사과를 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어서 더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방송에 전화해서 비판을 하고 하시죠. 그런데 그런 분들이 한결 같아요. 어제 분명히 30분, 40분 이야기를 했는데 다음 날 같은 시간에 같은 분이 또 전화가 와요. 이런 일들을 겪다보니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요. 해명을 하다가 시간이 다 가버리니까요. 일주일에 두세 번 시간 정해놓고 전화하시는 분도 있어요. 유신 당신도 저속한 발언을 하지 않느냐 오히려 당신이 문제다. 이렇게 나오니 어떻게 말을 해도 의견차이가 좁혀지지 않더라고요. 당연히 저도 무조건 옳은 건 아니에요. 완벽한 사람도 아니고요. 그래서 늘 말씀드려요. 판단은 시청자가 직접 하셔야 한다고요. 그래서 오해를 푼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사실이 알려질 때까지를 기다리는 편이에요.”


- 방송은 일회성이라 그런지 남는 건 의혹인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그냥 요리하는 모습을 방송한 것인데 특정 장면을 뽑아서 ‘식칼방송’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호도했다는 비판도 있어요.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오히려 정확하게 전달이 안 되고 요약되고 함축되고 원하는 요소만 전달되는 것 같아요. 요리방송인데 왜 식칼이 나오는 게 문제냐. 요리하는데 칼이 나오는 걸 문제 삼는 건 아니었어요. 요리방송을 하긴 했는데 복면을 쓰고 서든어택 흉내를 내면서 칼을 휘둘러서 사람을 죽이는 행동을 했거든요. 청소년이 볼 수도 있는 방송에서 칼을 그렇게 휘두르는 연출을 했다는 것을 비판한 거죠. 그 후로 인터넷 방송에서 장도리, 톱 이런 게 등장했거든요. 그래서 그걸 비판한 거였죠.”


- 클린 캠페인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지요. 이 부분은 해명보다는 성과가 있었는지 듣고 싶네요.

“가시적인 걸 이야기하자면, 작년에는 BJ들이 19세를 걸지 않고 흡연, 음주를 했습니다. 지금은 신고하면 제재를 받죠. 처음에는 ‘BJ들이 자유롭게 담배 피면서 방송할 수도 있지, 네가 뭔데 그걸 뭐라 하느냐’하는 저항을 받았어요. 당시에는 운영사도 ‘담배 피면서 방송해도 된다’는 답변을 하던 때니까요. 또 하나는 노출인데 얼마 전에 조선일보에 기사가 뜨고 나서, 노출이 심한 복장을 규제하겠다는 공지가 떴어요. 이걸 다 유신이 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에요. 제가 전지전능한 사람도 아니고요. 제보를 받고 이런 사실이 있었다 하고 말하는 것뿐이에요.”



[ ▲ 지난 달 말, 조선일보에 '얼짱 여성 비디오자키, 인터넷 개인방송마저 접수' 라는 기사가 뜬 다음 날, 아프리카는 ‘노출이 심한 복장에 대한 모니터링 안내’라는 제목으로 노출수위가 높은 복장이나 선정적인 방송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행동이나 자세에 경고에서 심할 경우 이용 정지까지 하겠다고 공지했다 ]



- 앞으로도 클린 캠페인은 계속 하실 계획인가요.

“많은 분들이 운영자가 있는데 왜 네가 나서느냐고 하시는데, 운영자가 기본적인 관리만 했어도 굳이 시청자의 인기를 먹고 사는 제가 논쟁의 중심에 있을 필요는 없었겠죠. 최근 들어서 명예훼손 같은 게 들어왔어요. 걱정은 많이 하지 않아요. 소신껏 일을 하다가, 사람이니까 말실수나 하는 게 생겨서 법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면 져야죠. 그런 책임의식이 없이 어떻게 방송하겠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다른 BJ들의 반발을 부르는 직접적인 비판은 하지 않으려고 해요. 노래를 개사한다거나 풍자나 해학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려고 합니다. 캠페인에 웃음을 더해서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쪽으로.”


- 이런 오해는 하지 말아줬으면 하겠다 같은 게 있다면…

“국민엠씨 유재석, 강호동도 취향에 안 맞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저도 취향에 맞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즐거움을 주는 방송일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면 시청자는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니까, 굳이 열심히 방송하려는 사람에게 그러지 말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물론 비판은 환영합니다. 하지만 비판을 무조건 수용할 수는 없어요. 가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해요. ‘전 여러분의 아바타가 아닙니다’. 그냥 '저 놈 웃긴 놈이네, 새벽에 소리 지르는 놈이네' 하고 보이는 대로 다양한 시각으로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 애청자들의 유신 씨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요.

“주말에 팬 분들 매니저 분들, 또 방송으로 참가신청 해주신 분들 20명 정도가 양평에 MT를 다녀왔어요.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재미있게 놀다 왔습니다. 처음에는 방송 이미지 때문에 어려워하시기도 했는데 막상 이야기를 나눠보면 동네 아저씨, 동생, 오빠 같다 그러세요. 독설 이미지이지만, 사실 감정이 풍부해요. 드라마 보다가 눈물 흘리고 하거든요. 정에 약한 스타일이라 이용도 많이 당하고. 그런 약점 아닌 약점이 있어요.”


- 10년 후에도 인터넷 방송을 하실 건가요?

“작년에 촛불집회와 클린캠페인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어요. 경제적으로도 그렇고요. 올 후반기와 내년은 방송에 좀 더 신경쓰려고 해요. 정말 하고 싶은 게 많거든요. 노래도 배워서 싱글앨범도 내보고 싶고 운동 열심히 해서 식스펙도 만들어 보고 싶고, 피아노도 해보고 싶고 방송 출연도 해보고 싶고… 그런데 저는 방송에 대학 욕망이 있어요. 다른 데 가서 경험한 것들이 그저 독립적인 행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UCC나 인터넷 방송에 구현하고 적용할 수 있을까 하는 욕망. 오죽하면 이름이 ‘유신쇼’ 겠어요. 앞으로는 비중을 3:3:4 정도로, 3은 개그방송, 3은 게임방송, 4는 자기개발에 쓰려고 해요. 물론 사자티비가 안정화되고 인프라가 갖춰져야 겠죠. 방송을 하면서 어떻게 수익을 내느냐 하는 게 저 뿐 아니라 PCC 하시는 분들의 공통된 과제일거예요.”



[ ▲ 방문자에게 엄청난 애교를 선사하는 고양이 친구 ]



슬슬 돌아갈 시간. 때맞춰 초인종이 울렸다. 택배가 온 모양. 스티로폼 박스에서 오돌뼈, 돼지껍데기, 곱창 같은 포장음식들이 줄줄이 나왔다. ‘먹쇼’라고 음식을 먹는 내용을 방송하는 유신에게 애청자들이 가끔 보내는 ‘방송용 소품’이다. 입맛이 없던 사람들이 방송을 보면 식욕이 돌아온다고 이렇게 먹을거리를 보내기도 한단다.


직접 만나본 유신은 그렇게 기대와는 살짝 어긋나 있었다. 엄청난 독설과 자기중심의 방송으로 딱딱한 벽이 느껴질 줄 알았는데, 방송에서와는 달리 자기의 말을 끊고라도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곤 했다. 하루 종일 방 안에서 방송 생각만 할 줄 알았는데, 인터넷 방송으로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지, 다른 업체들과 어떻게 콘텐츠 제휴를 할 것인지에 대한 실존의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아는 사람들이 '이제 시집가도 되겠다'고 농을 던질 정도로 냉장고에 밑반찬을 정리해 보관하고 배달음식 쿠폰을 성실하게 모으는 생활인이기도 했다.


힘들 때면 수족관의 물고기를 멍하니 바라본다는 그는, 완벽하지도 흠이 없지도 않은 사람이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열중하고 자신의 영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그냥 그렇게... 평범한 사람이었다. 별로 특별하지 않은.



[ ▲ 열대어 키우는 것이 취미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