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저녁 밥을 먹고 접속한 아이온.

최근 특별한 이슈가 없어 접속 인사 외에는 별 다른 말이 없었던
레기온 채팅 창이 오늘 따라 여러명이 대화를 나누면서 시끄럽다.


A: 그게 어째서 치유성 껀데? 옵션을 봐라 옵션을...
B: 전곤은 당연히 치유꺼 아닌가요? 치유 1순위라구요.
C: 호법성은 왜 빼세요? 저도 전곤 쓰고 싶은데...



오래 전부터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던 용신장 전곤을 두고 벌어진 우선순위 다툼이다.
이 후로도 10분 이상 계속된 채팅 혈투는 서로의 입장차이만 분명하게 드러낼 뿐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용신장 전곤을 넘어서 직업간의 결투가 벌어지려는 찰나
레기온 채팅을 유심히 보고 있던 군단장이 논쟁을 중단시킨다.


군단장: 근데 울 레기온에서 용신장 전곤 본 사람은 있나?
모두: .... 없을걸?





▷ 무기 우선 순위 논란


아이온에서 아이템에 대한 직업별 우선순위 논란은 하루 이틀 있었던 이야기는 아니다.

오픈베타 직후 크로메데 시리즈를 비롯하여 드라웁니르 동굴의 최상급 드랍템에 이르기까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최근에는 1.5의 신규 아이템들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하나 둘 생기기 시작, 각종 아이온 토론 게시판을 통해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기도 했었다.


당시에 논란이 되던 최초의 주인공은 용신장 전곤이라기보다는
암흑의 포에타에서 드랍되는 아누하르트 정예병의 비늘검이었다.


이전의 아누하르트 정예병의 비늘검은 쌍수 딜러용 세트 였지만
훌륭한 성능을 가지고 있어 별도의 탱킹용 세트가 있던 수호성이
이 장검에 탐을 내고는 했었고 결국 개발사의 옵션 수정으로 논란은 수그러 들었다.



△ 공속 옵션을 세트 효과로 이동시켜 '쌍수 딜러용' 판결을 내렸다.



그렇게 발 빠른 개발사의 옵션 수정으로 비늘검에 대한 이야기가 사라지자
이번에는 용신장의 전곤에 대한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두어달의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는 점차 확대되어 수호성과 치유성, 그리고 호법성의
직업과 직업간의 다툼으로까지 발전하였고 이제는 다른 무기에 대한 소유권 주장까지 나오면서
"돼지성"과 같은 직업 비하 발언까지 서슴치않고 있다.




▷ 직업간의 무기 분쟁, 해결 방법은 없을까?


이렇게 직업간의 다툼이 일어난 원인은 한번 나왔을 때 먹지 못하면
다음에 언제 나올지 알수 없기에 서로 양보를 바랄 수 없다는 것이 크다.

'이번에 못 먹으면 다음에 먹지'가 아니라 '나왔을 때 못 먹으면 다음은 없다'이기 때문.


그렇다면 아이템 드랍율을 상승시키면 분쟁이 해결 될까?
물론 아이템을 두고 다투는 일은 현저히 감소하겠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아이템들은 누구나 탐낼만한 최상급 아이템이라는 문제가 남는다.


이런 최상급 아이템이 마구 풀린다면 아이온의 경제 시스템이나 아이템 밸런스 등에
큰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며 아이템 분쟁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려다가
오히려 게임 전반의 큰 축을 스스로 무너트릴 수도 있는 것이다.


드랍율을 상승을 위해서는 경제나 컨텐츠 등 다른 시스템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이들의 준비 없는 드랍율 상승은
게임의 재미를 헤칠 수도 있는 너무나 큰 모험일 것이다.



△ 이런 최상급 무기가 흔하다면?



다음으로 유저들이 많이 대책으로 이야기하는 무기별 직업 제한 설정은 어떨까?


이 경우 아누하르트 방어구 처럼 각 무기마다 정해진 직업만이 사용할 수 있는 제한이 생기고
직업이 다를 경우 해당 무기를 착용할 수 없게 된다.

즉, 논란이 될만한 무기들은 게임사에서 정해준 아이템만을 사용해야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 경우 무기 분배에 따른 잡음은 줄겠지만 무기 선택의 자유를 제한 당하게 되며
애초에 직업별로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도록 해놓고 이제와서 논란이 되니 제한을 한다는 것도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닐 것이다.


또한 파티내의 직업 구성이나 아이템의 옵션과 같은 다른 변수들이 존재하기에
정형화된 아이템 분배 방식을 정하기도 어렵다.



△ 공식 홈페이지 파워북의 무기 우선순위 정리
- 상단의 안내처럼 이런 기준은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게 된다.




결국 무기 우선권에 대한 해결 방법은 논란을 발생시킨 유저에게 되돌아온다.


하나의 커다란 빵을 어떻게 나누어 먹느냐를 정하는 제로섬 게임처럼
어느 한쪽이 빵이 커지면 다른 쪽의 빵의 크기가 작아질 수 밖에 없기에
서로 간의 양보가 없다면 끝없는 줄다리기만 계속 될 뿐이다.




▷ 무기 분쟁, 실제로는 찻잔 속의 태풍?


이렇게 인벤의 게시판과 공식 홈페이지의 게시판에서 매일 격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오랜 시간 파티 사냥을 하고, 채팅 창을 둘러보아도
게임 내에서 무기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토론장이나 게시판에서는 무기 분배에 대한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는데
게임에서는 그에 대한 논쟁은 찾아볼 수 없어 찻잔 속의 태풍처럼 느껴질 따름이다.


아마도 아직 무기를 획득할 기회는 없었지만 왠지 자신의 직업만 손해보는 것 같아
억울한 마음에 게시판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밝히게 되는 것은 아닐까?



△ 아직은 실제 사건보다 자신의 생각에 대한 글이 더 많다.




물론 게임 상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사건이 아니라고 하여도
유저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확실한 만큼
무기의 우선 습득과 관련되어 한쪽에서는 전쟁이 시작되고 있거나
더 커다란 사건의 도화선이 될지도 모르니 변화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개발사에서 아누하르트 정예병의 비늘검 문제에 대해서 발 빠르게 대처한 것을 보면
이런 무기 획득 우선 순위에 대한 논란 또한 이미 파악을 하고 있으며
이 문제들에 대해서도 조정을 해야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개발사가 어떤 방식으로 조정을 할지, 혹은 개입하지 않을 것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본격적으로 조정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파티를 구성할 때 자신이 가지고 싶은 아이템을 미리 이야기하고
서로 간에 조율하는 것이 최선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어떻게하면 다른 직업의 양보를 얻어내고 양보에 대한 보답을 해줄 것인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생각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 이와 관련된 토론은 아이온 토론장을 이용 해보세요!



Inven Handi - 박경민 기자
(Handi@inven.co.kr)